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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식품 명인]항생제 1%도 없이 건강하게 살찌운다 유기농 돼지 명인 이연원
때론 선구자처럼, 때론 바보처럼 꿋꿋하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작품을 짓는 식품 명인 12인. 그들이 구슬땀 흘려 생산한 믿을 수 있는 우리 먹을거리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일반 돼지고기는 ‘똥’ 위에서 살아온 돼지들의 고기다. 자신의 배설물을 철망 바닥 아래 분뇨통에 떨어뜨리는 일반 돼지는 각종 세균 때문에 항생제를 꼭 투여해야 한다. 사료나 주사로 항생제를 투여하며 간신히 키운 돼지가 그대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것이다. 충남 예산‘가나안 농장’의 이연원 씨는 국내에서 드물게 100% 무항생제 양돈을 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행된 무항생제 인증 제도를 보면 엄마 돼지의 치료용으로 쓰는 항생제나 호르몬제는 허용하고 있는데도 그는 이조차도 전혀 투여하지 않는다. 이연원 씨는 100% 무항생제 돼지를 고집하며 유기농 사료로 키운 유기농 돼지까지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일반 돼지고기의 두 배 이상. 그러나 건강 먹을거리를 찾는 사람들로 공급이 달린다.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조리 후 식어도 지방이 하얗게 굳지 않아요.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1997년에 양돈업을 시작한 이연원 씨는 2000년 구제역의 아픔을 겪으면서, 소비자 중심의 양돈을 하자고 결심했다. 항생제 없이 돼지를 키우자니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는데, 새끼 돼지의 60%를 폐사시킨 경험도 있다.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현재는 5%로 폐사율이 줄었어요. 이는 일반 양돈 농장의 폐사율 30%보다 훨씬 낮은 수치예요.” 그가 찾은 방법은 친환경 돈사와 단백질 성분이 적은 먹이. 돈사 바닥에 볏짚과 톱밥을 깔아주니 분뇨가 썩지 않고 분해되는 것은 물론, 1km 반경에서도 맡을 수 있던 돼지 분뇨 냄새가 싹 사라졌다. 또 마리당 차지하는 면적을 넓게 해 마음껏 뛰어다니도록 했으며, 돈사 천장을 개폐형으로 만들어 돼지에게 햇빛과 바람을 선물했다. 이처럼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니 돼지 스스로 저항력이 높아져 항생제 없이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

(왼쪽) 돈이나 항생제와 타협하지 않는 친환경 축산의 선두 주자 이연원 대표.


1, 2 이연원 대표가 운영하는 가나안 농장 돈사 바닥에는 볏짚과 톱밥을 깔았다. 덕분에 냄새가 나지 않고 분해되면서 쌓인 퇴비는 친환경 농법을 위한 훌륭한 거름이 되니 일석이조다.
3 천연 거름을 준 유기농 토양에서 기른 상추는 하얀 진액이 나올 정도로 신선하다.
4 한 눈에 보기에도 깨끗해 보이는 가나안 농장은 지난 2005년 HACCP 인증을 받았다.


손다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