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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아이템] 행복한 사람들이 만들어 더 맛있다, 유기농과일
유기농으로 키운 과일은 대지의 좋은 기운을 받아 번듯하게 잘생겼고 맛도 더 좋았다. 키우는 사람들을 만나보니 농사일이 흥에 겨워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일한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쓰지 않아 고생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독한 약품을 쓰지 않으니 오히려 몸도 마음도 편하다고. 우리 과일은 물론이고,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과일도 행복한 자연 농법으로 키운 것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 나른한 오후, 자연이 만든 유기농 과일로 웅크렸던 몸을 깨워본다.

딸기 체험장 대가농원 장복순 대표 유기농 딸기 씻지 말고 그냥 드세요
저희 대가농원은 딸기밭을 중심으로 몇 종류 채소밭과 주말농장을 모두 유기농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중 가장 주력하는 것이 딸기밭 체험이죠. 부지가 딸기밭을 포함해 3만 3,000㎡ 정도 되는데, 수확한 딸기는 딸기밭 체험 행사와 딸기잼 체험 행사에 모두 사용해요. 농사지은 지는 아주 오래되었고, 유기농법도 15년 전부터 했어요. 팔당유기농운동본부 창립 멤버이기도 하답니다. 딸기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다 보니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딸기가 병에 걸리기 쉽고 기르기 어려운 작물이거든요. 몇 번 밭을 갈아엎으면서 배웠지요. 지금은 직접 만든 한방 영양제, 목초액, 천해녹즙 등을 사용해요. 유기농법이 농사짓는 사람에게도 좋은 점은 지력을 회복해주어 건강한 흙만 만들어주면 어떤 작물도 잘된다는 겁니다. 저희 딸기밭은 관리하기 쉽고 딸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밭이랑을 무릎 높이로 높게 만들어 허리를 많이 숙이지 않아도 딸기를 딸 수 있어요. 그리고 딸기 모종을 심을 때 딸기가 밭이랑 가장자리로 나도록 심어서 정리도 깔끔하게 되어 있죠.
수년째 하다 보니 저희도 기술이 늘어서 딸기 싹 하나만 봐도 어떻게 자랄 것인지 알 수 있답니다. 딸기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데, 겨울을 나고 2월부터 수확하기 시작해 6월까지 해요. 비닐하우스에서는 난방 연료를 절감하기 위해 지하수를 쓰는 수막 재배를 해요. 한겨울에도 지하수 수온이 10℃ 안팎이라는 것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것이죠. 딸기 체험을 하러 오는 분들은 가족 단위가 많은데, 일단 유기농법에 대해 교육하고, 딸기 딸 때 주의할 점 등을 일러주면서 시작합니다. 저희 딸기는 씻지 말고 그냥 드시라고 권해요. 먼지도 거의 없는 깨끗한 곳에서 자라 굳이 씻지 않아도 되거든요. 딸기를 딴 뒤에는 딸기잼 만들기 체험도 해요. 이렇게 만들어서 한 병씩 가져가면 우유나 요구르트에 타서 먹거나 샐러드 소스로도 쓸 수 있답니다. 잼을 만들 때 설탕을 보통 딸기 무게만큼 넣는데, 저희 딸기는 맛이 달아 딸기와 설탕을 10:6 비율로 넣어요. 화학비료를 주지 않아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당도가 더 높답니다. 여러 농사를 지어봤지만 딸기밭만큼 예쁜 밭은 없어요. 항상 빨갛게 딸기를 익혀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저희 기쁨이랍니다.
* 대가농원에서는 딸기 따는 체험과 두부 만들기, 된장 담그기, 민물고기 잡기 등의 체험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전화로 예약한 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문의 031-576-6955

1 국내산 무농약 딸기로 즙을 내어 만든 한살림 딸기즙. 500ml, 2천3백 원.
2 무농약 딸기로 만든 아람농장 무농약 딸기 주스. 초록마을에서 판매. 1000ml, 6천5백 원.
3 유기농 원유와 유기농 딸기를 직접 발효시켜 만든 한살림 유기농 딸기 요구르트. 500ml, 4천3백 원.
4 유럽의 트라피스트 수도회에서 생활한 수녀님들이 직접 제조 기술을 익혀 국내의 유기농 과일을 이용해 만든 트라피스트 수녀원 유기농 딸기잼. 초록마을에서 판매. 410g, 8천3백 원.



마실촌 토마토 아저씨, 이인 대표
농사는 마음, 인증서가 필요 없더군요
농촌에 사는 것이 꿈이라 9년 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3년은 일반 농법으로 농사를 짓다가 저농약에서 무농약으로, 무농약에서 유기농으로 차츰 바꿔나갔어요. 처음에는 저희도 유기농 인증 마크를 받아서 붙이곤 했는데, 지금은 그것보다 사람들이 직접 와서 보도록 하고 있어요. 마실촌이라는 농장 이름도 ‘마실’ 오시라는 뜻에서 붙인 것이에요. 주 작물인 토마토는 3300㎡ 규모의 온실에서 키워 거의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법은 약을 쓰는 것보다 농사짓는 재미가 더 있어요. 토마토의 해충인 온실가루이는 천적인 벌을 키워서 없애고, 칠성무당벌레와 그 애벌레는 진딧물을 하루에 1천 마리씩 먹어치웁니다. 파밤나방, 담배거세미나방은 특별히 고안한 벌레잡이 통을 매달아두면 신기하게 잡히지요. 또 하나 특징은 경운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작물을 뽑고 밭을 갈아엎는 경운을 하면 땅속 지렁이와 토착 미생물들이 애써 만든 집을 잃게 된답니다. 그 집들은 땅속에 공기를 넣어주는 통로 역할도 하는 중요한 곳이라 농부에게도 잃을 수 없는 자산이지요. 그래서 경운을 하지 않는 것이 유기농법에는 더 맞아요. 저희 농장에 놀러 와 고사리손으로 토마토를 따서 바로 먹는 아이들을 위해 저부터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의상도 따로 준비했습니다. 캐릭터처럼 옷을 입고 유기농에 대해 설명하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해요. 농장의 유기농 토마토로 토마토 주스를 만들어서 회원에게 판매하는데 주스 역시 인기 제품이지요. 요즘은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농장을 자주 방문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농장을 체험하도록 처음으로 야간 개장도 준비 중입니다.
* 마실촌 유기농 농장 체험은 전화로 예약한 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문의 031-923-2240

1 마실촌의 유기농 토마토 주스와 토마토청(오른쪽). 토마토 주스는 토마토 이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 신선하고 진하다. 3병 1세트, 2만 2천 원. 토마토청은 토마토와 흑설탕을 섞어 2년 숙성시켜 그 즙을 받은 것으로 물에 희석해 마신다. 1병, 2만 원.
2 국내산 무농약 토마토를 발효시켜 만든 한살림 토마토 식초. 500ml, 3천9백 원.
3 국내산 무농약 당근과 토마토로 만든 초록마을 당근 토마토 주스. 620ml, 3천5백 원.



수입 과일도 안심하고 유기농으로 즐긴다
(왼쪽) 청정 뉴질랜드에서 온 유기농 과일 제스프리 Zespri 유기농 키위
키위의 나라 뉴질랜드. 천혜의 자원을 가진 뉴질랜드는 국토 전반에 걸쳐 청정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약 35만 톤의 키위를 생산해 세계 최대 키위 생산업체로 인정받고 있는 제스프리 Zespri에서 더욱 까다롭게 길러낸 유기농 키위를 국내에 선보인다. 제스프리의 유기농 키위는 3년 이상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제품으로, 국제유기농협회(IFOAM)의 인증과 바이오 그로 Bio-GRO 인증, 한국유기농인증원(KOACS)의 인증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골드 키위와 그린 키위 모두 유기농 제품이 따로 나온다. 유기농 키위는 포장까지 환경을 고려해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다. 보통 키위는 속만 스푼으로 떠먹는 줄 아는데, 사실 껍질까지 모두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유기농 키위를 안심하고 껍질까지 먹어 건강을 챙겨보자.

(오른쪽) 화학 처리 없이 필리핀에서 온 돌 Dole 유기농 바나나
과일 전문 브랜드 돌에서 필리핀 정부의 유기농 인증을 받은 유기농 바나나를 수입, 판매한다. 돌은 1999년부터 필리핀 사랑가니 카비간 농장에서 바나나 유기 재배를 시작했다. 현지 농장에서 코코넛 껍질로 만든 천연비료와 지렁이 사육 등으로 지력을 회복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외국 농산물의 경우 아무리 유기농으로 재배해도 유통 과정에서 보존을 위해 수많은 약품 처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돌의 프리미엄 유기농 바나나는 약한 염소 소독만 거쳐 진공상태에서 한국 전용선을 이용해 한국까지 4일 만에 도착한다. 영양가가 높은 바나나, 이제는 안심하고 유기농으로 즐기자.

이유진(프리랜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