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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Material_인테리어 마감재도 자연으로 간다 흙으로 시작하는 에코 리빙
아무리 좋은 의술과 기술이 등장해도 자연만 한 치유력을 지닌 것이 없다 했다. 우리 생활에서 먹는 것과 입는 것에 친환경, 유기농이란 화두가 정착되더니, 이제는 주거 공간까지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에코 리빙’을 시도하고 있다. 자연 친화적인 삶 ‘에코 리빙’을 일상에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답을 흙에서 찾아본다.
친환경 마감재의 시대가 왔다 물, 바람, 흙, 나무, 햇빛. 이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서 가장 기본이며, 건강한 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자연을 곁에 둔다는 것부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자연을 그대로 가공해 집 안으로 들여오는 것은 어떨까? 한지나 흙 같은 자연 소재를 인테리어 마감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를 맞은 천연 인테리어 마감재 시장에서 업체들은 그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점들을 보완, 소재를 다각화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지나 흙 같은 천연 소재는 촌스럽고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인식이었다. 따라서 ‘기능을 위해서는 아름다움을 포기해야 했던’ 문제점을 안고 있어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한지의 고장 전주에서는 한지에 천연 염색 기법을 적용해 다양한 색상의 벽지로 만들고, 아트 월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질감이 있는 벽지 모듈을 개발하는 등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흙은 한지보다 한발 앞서 개발해 좀 더 대중적으로 사용되긴 했으나 찜질방의 ‘황토방’ 같은 이미지를 벗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 색상만도 13가지 이상이 나오고 다양한 텍스처를 낼 수 있다. 더욱이 그 효능과 치유력이 검증되면서 흙은 천연 마감재 시장을 대표하는 소재로 자리 잡았다.

1 토로 오리진으로 시공한 벽에 토로 오리진을 이용해 그린 흙 작품이 걸려 있다.


토로 오리진을 이용해 그린 흙 작품. 황토, 백토, 적토는 천연 흙 색상 그대로이며, 민트 색은 백토에 각섬석 가루를 섞어 만든 것이다.

자연이 내린 최고의 필터, 흙 흙은 인류의 역사에서 검증받은 가장 오래된 건축재라 했다. 사람도 결국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처럼 흙은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기에 흙집처럼 인간의 건강에 이로운 집이 없다고 하는데, 이는 흙과 나무로 지은 우리의 한옥에서 지내다보면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옥은 흙의 효능을 체험하기에 적합한 주거 형태인데, 흙의 좋은 점은 원적외선을 방출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가 있고 습도 조절과 보온 효과도 탁월하다는 것, 또 특유의 점력이 있어 접착제 같은 화학물질 없이도 자체적인 시공이 가능하다는 것 등이 있다.
흙 인테리어 마감재 개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친환경 인테리어 전문회사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토로의 조현주 대표는 흙벽 시공은 ‘흙이 지닌 자연의 에너지를 들이마시는 것’이라고 한다. 흙은 그 성분과 구조로 인해 효능이 발휘되는데, 흙의 점토 광물 성분에는 이온 교환 성질이 있어 점토 광물의 결정 구조에 존재하는 양이온과 공기 중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간의 이온 교환이 이뤄져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제거한다고 한다. 또한 점토 광물은 습도 변화에 따라 수분을 방출하고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에 습도 조절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3 가공하기 전 자연에서 숙성시킨 토로 오리진 흙 원자재.


토로 오리진의 가회동 주택 시공 사례. 거실의 벽면과 간접 조명이 매입된 천장에 토로 오리진을 시공했다.

흙으로 완성하는 자연주의 인테리어 흙의 효능을 몸소 체험한 사람이 있다. 화가인 전형주 씨는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시달리던 어느 날, 시골길을 걷다 세 개의 흙더미를 발견했다. 햇빛에 비친 흙의 빛깔이 이 화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후 흙으로 그림을 그리고 흙이 빚어내는 다양한 색감에 심취하며 치유 효과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보통은 유화 물감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렸어요. 유화 물감은 그야말로 화학물질 덩어리죠. 정말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후유증으로 유화 물감 특유의 냄새를 견디지 못해 한동안 작업을 못했는데, 흙으로 그림을 그리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 아픈 것도 다 사라지더군요. 흙이 인체에 얼마나 이로운지 과학적, 의학적으로 아는 게 없었는데 막상 이런 변화를 겪고 나니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우리 집은 물론 지인들의 집 벽에도 칠해보며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전형주 씨는 현재 ㈜토로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가 주로 하는 일은 좋은 흙을 찾아내서 제품으로 개발해내는 것.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흙을 찾아다녔기에 이제는 그 지역의 사람만 보아도 어떤 성질의 흙이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주로 서해안, 호남 지방의 흙을 사용하는데 이유는 저 멀리 태백산맥에서부터 물을 타고 흘러 내려온 흙이 거르고 걸러져 퇴적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2 사간동 H갤러리 내 게스트룸 시공 사례.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벽과 천장에 토로 오리진을 사용했다. 조명을 이용해 흙의 질감을 돋보이게 한 것이 인상적이다.
3 청담동 E&S갤러리 시공 사례. 작품이 부각되도록 벽면을 흰색 페인트나 회벽으로 마감하는 것이 갤러리 인테리어의 법칙과도 같은데, 옅은 회색의 토로 오리진으로 시공해 간결하면서도 천연의 질감이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었다.


흙을 바르는 것은 화장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얼굴의 잡티를 가리겠다고 화장을 두껍게 하면 주름살이 더 선 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것처럼 흙도 한 번에 두껍게 바르면 그 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토로의 흙, ‘토로 오리진’의 시공 과정은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다. 파이처럼 쌓인 각 층은 각기 다른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살고 있던 아파트 벽을 토로 오리진으로 시공할 때, 기존 마장재를 제거한 뒤 밑작업을 하고 그 위에 먼저 황토색 흙을 분사해 유해 물질 차단층을 만든다. 그리고 다시 붉은색의 단열 및 방음층→제1 바깥층(허브 기능성층)→제2 바깥층의 순서로 시공하게 된다. 가장 마지막에 분사하는 흙이 벽의 색상을 결정하는 것이다. 토로에서는 13가지 색상을 기본으로 하는데 흙끼리의 조합 또는 천연 첨가물을 넣어 다양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다.
전형주 이사는 아토피, 스트레스, 호흡기 질환 등 현대인들이 시달리고 있는 수많은 질병이 흙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토로에서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한국원적외선협회,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인 운화과학기술원의 도움으로 그 효능과 성분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과잉과 결핍을 조절하는 최상의 건강 소재”조현주 ㈜토로 대표

흙이 인테리어 소재로서 어떤 효과가 있을까? 요즘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넘치는 것은 스트레스와 체중이고 부족한 것은 수면과 집중력, 휴식입니다. 토로 오리진은 개인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을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받으며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수면과 집중력, 휴식을 제공해줄 수 있는 천연 소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로 오리진을 집이나 사무실에 시공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깨끗한 물과 공기를 공급받기 위해 정수기와 청정기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죠.

흙이 어떻게 유해 물질들을 차단할 수 있나? ‘토로 오리진’은 주로 점토 광물과 산화철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점토 광물은 그 자체 성분 때문에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습도 조절 기능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여러 겹의 판상 구조(넓은 벌집 모양)로 되어 있어 흙을 통해 얇은 층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속에 생긴 수많은 공극과 넓은 표면적의 판상 구조가 필터 역할을 하며 공기 중의 유해 물질을 차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흙이 각각 다른 특징을 갖고 있을까? 토로 오리진은 황토를 기본으로 백토, 흑토, 연갈색, 카키 등으로 색상이 구분됩니다. 흙은 출토지의 퇴적물 성분과 양에 따라 색이 달라지므로 일정한 색상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 자연스러운 맛이 흙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 본래 흙은 무지개처럼 화려한 색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로에서는 원칙적으로 염료(천연 염료일지라도)를 섞어 비자연적인 색상을 만들지 않지만, 꼭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색을 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트 색상을 원하시면, 초록빛 각섬석 돌가루에 백토를 섞어 만듭니다. 흙 반죽에는 분말 한약재를 넣고 해초풀을 섞은 뒤 지하 1300m에 서 끌어 올린 암반수를 넣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료의 농도와 향도 함께 조절합니다.

토로의 흙벽 시공의 작업 기간과 예상 비용은?
시공 면적과 조건(구조, 시공 색상의 가짓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0평형 주택 시공 시 두 가지 컬러를 사용할 때 밑작업 포함 4~6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비용은 1㎡ 당 11만 원으로 여기에는 자재비는 물론 일체의 시공비가 포함됩니다. 문의 02-5757-107, www.toroliving.co.kr

김명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