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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전문가 72명이 추천한 2007 문화예술계의 30대 기수들
올 한 해를 돌아보는 기획으로 30대의 활동을 통해 2007년 정해년丁亥年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공자에 따르면 30대는 자신의 뜻을 세워 자립하는 때, 이립而立이라고 합니다. 약관의 20대를 마감하고 불혹의 40대를 준비하는 다리인 셈이지요. 무릇 꿈과 이상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좌충우돌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며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며 자기 세계를 만들어가는 때입니다. 머릿속에서 몽글몽글 망울지는 독창적인 상상력을 실험적인 작업으로 표현하는 실천의 시절이기도 합니다.

<행복> 편집부에서는 문학, 영화, 음식, 미술, 뮤지컬, 패션,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아홉 분야의 평론가, 기자, 종사자 등 72명에게 ‘올해의 성과이자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30대’를 물었고, 복수 추천을 받았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는 ‘올해의 30대’의 윤곽이 금세 드러났지만, 어떤 분야에서는 오리무중 상태처럼 한 치 앞의 결과를 내다보기 어려웠습니다.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집계한 결과, 공동으로 최다 추천을 포함한 30대를 포함해 열두 분이 선정되었습니다. 멋진 30대와 함께 정해년을 기쁜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추천은 물론 이분들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주신 추천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소설 보여주는 문단의 희망 김연수·정이현 씨
“김연수는 소설의 정의, 소설에 대한 독자의 기대나 편견을 바꾸는 글쓰기를 새롭게 시도한다.”
- 정여울 (문학평론가)
“정이현은 30대 직장 여성이 체감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쓰는 작가다.”
- 이명원 (문학평론가)


[문학] 올해 장편소설집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문학동네)을 펴낸 소설가 김연수 씨(사진 오른쪽)와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문학과 지성사)을 펴낸 정이현 씨는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 올해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김연수 씨는 ‘가장 화려한 문학적 평가를 받은 작가’이자 ‘탄탄한 인문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소설 장르의 가능성과 한계를 뚜렷이 의식한 가운데 전업 소설가로서 프로 의식에 투철한 70년대산 작가군의 기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래 여성의 세태를 능숙하게 잡아내는’는 정이현 씨는 ‘경쾌하면서도 쿨한 문체’로 문학성과 대중성, 양면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선배 김연수 씨와 후배 정이현 씨가 ‘분당 책 테마파크’에서 만났다. 이들은 최근 발간한 책을 매개로 전국의 독자들과 만나느라 바쁜 상황. 내년에도 계속 바쁠 것 같다. ‘읽고 듣고 달린다’가 모토인 김연수 씨는 여행기를 묶은 산문집과 장편소설집 <밤은 노래한다>를 펴낼 예정이고, 정이현 씨는 한집에 사는 다섯 사람을 통해 고독과 소통을 말하는 장편소설 <하우스h.o.u.s.e>를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다. 조만간 산문집 두 권도 펴낸다.

- 추천인 김동식(문학평론가, 인하대 교수), 박해현(<조선일보> 기자), 손민호(<중앙일보> 기자), 이명원(문학평론가), 정여울(문학평론가), 조용호(소설가, <세계일보> 기자), 최재봉(<한겨레신문> 기자), 하응백(문학평론가)

(왼쪽)천만 명보다 귀한 관객 10만 명과 소통 영화감독 김명준 씨
“김명준 감독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올해 한국 영화계의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놀라운 연출력과 집념 어린 끈기를 보여주었다.” 임준택_<무비위크> 편집장

[영화] 지난 3월 29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학교>의 김명준 감독은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흥행 감독이다. 김명준 감독이 아내(고故 조은령 감독)와 훗카이도 조선 학교의 인연을 이어 받아 3년 동안 머물며 일본 땅의 조선 아이들의 성장기를 담은 이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뒤 지금은 영화의 촬영지인 일본에서 상영되고 있다. 총 관객 10만 명을 돌파한 이 영화는 독립 영화계의 올해의 영화이자 희망을 보여준 작품. ‘다큐멘터리로 흥행과 작품 완성도 모두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작품’이자 ‘극장 상영과 공동체 상영 등을 통해 많은 관객들과 만난 뚝심’으로 기억된다.
<우리 학교>의 개봉관이었던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만난 그는 ‘이 영화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촬영감독에서 영화감독으로 분야를 옮긴 것이나 <우리 학교>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었던 기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3년 동안 촬영하며 알게 된 재일동포의 문제가 그의 향후 활동에 주요한 영향을 끼칠 듯해서다. 앞으로 그와 재일동포는 떼어놓을 수 없을 듯하다. 내년 1월 <우리 학교> DVD가 출시된다.

- 추천인 김영진(영화평론가, 명지대 교수), 김조광수(청년필름 대표), 남동철(<씨네21> 편집장), 양성희(<중앙일보> 기자), 이동진(영화평론가), 임준택(<무비위크> 편집장), 장병원(<필름2.0> 편집장), 장윤현(영화감독)

(오른쪽)부티크 레스토랑이 몰고 온 조용한 변화 셰프 어윤권 씨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에오는 흔히 알고 있는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오해(파스타와 스테이크가
요리의 전부라고 하는)를 무너지게 한다. 그는 자신의 요리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 고형욱_와인음식평론가

[음식] 2006년 8월, 어윤권 씨는 서울 청담동에서 테이블이 네 개인 부티크 레스토랑 에오EO를 오픈했다. 예약한 손님의 특성에 맞는 메뉴를 준비하기 위해 아침마다 장을 봐온 지 1년 3개월. 좋은 재료를 충분히 사용한다는 그의 생각에 따라 운영하느라 경영상 어려운 적도 있었지만 에오는 확실한 자기 색깔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 ‘이탈리아 정찬을 한국에 전파한 셰프’이자 ‘손님들이 셰프의 이름을 보고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문화를 이끈 선두주자’라는 평을 받는다.
‘잘 만든 음식은 누가 먹어도 맛이 있습니다. 맛은 국적이 아니라 질이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정서가 그윽한 에오는 그가 이탈리아 현지에서 익힌 기본과 자신의 느낌을 결합한 요리를 선보인다. ‘다양한 한 입 요리’ ‘오늘의 가장 좋은 전채요리’ 등 그날 그가 선택한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만든 메뉴가 매일 새롭게 탄생한다. 지금까지의 메뉴를 정리한 노트만 6권. 이 가운데 80%는 새로운 것이다. ‘손님이 정말 기분 좋게 식사할 때 저도 기쁩니다.’ 에오에서는 1백40~1백50종의 와인도 맛볼 수 있다.

- 추천인 강지영(음식평론가), 고형욱(음식평론가), 구선숙(<행복이 가득한 집> 기자), 김성윤(<조선일보> 기자), 노영희(푸드 스타일리스트), 송희라(세계미식문화연구원 원장), 스스무 요나구니(요리연구가, 미식평론가), 이성곤(<바앤다이닝> 대표), 이은숙(<쿠켄> 편집장)

그리고 주목해야 할 30대

[문학] 문단에서 30대들은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설가 김연수·정이현·김영하 씨 등이 줄줄이 신작을 발표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김연수 씨는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올해 황순원문학상을, 윤성희 씨는 <하다 만 말>로 이수문학상을, 편혜영 씨는 <사육장 쪽으로>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김선우(시인) ‘올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시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김선우 씨는 등단한 지 11년째인 올 한 해 많은 책을 펴냈다. 풍부하고 섬세한 감수성, 본질을 꿰뚫는 시선과 거침없는 시어를 통해 자유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그는 시와 에세이를 결합한 <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미루나무), 4년 만에 발표하는 세 번째 시집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인가>(문학과 지성사), 칼럼집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새움), 80편의 우리 시에 감상을 곁들인 <우리 사랑할래요?>(샘터) 등을 펴냈다.

신형철(문학 평론가) ‘분석의 깊이와 아름다운 문장을 겸한 데다 다독과 다작의 습관까지 ‘김현의 재림’이라는 평을 듣는 평론계의 기대주’인 그는 발표한 평론집은 없지만 여러 매체의 기고를 통해 자기 색깔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윤성희(소설가) ‘동화 같은 감수성으로 독자를 흡인하여 결코 동화 같지 ‘않은’ 끔찍한 세상의 이야기를 너끈히 해내는 작가’라는 평을 듣는 소설가. 그에게 올해 ‘제14회 이수문학상’을 안겨준 <하다 만 말>을 비롯해 총 11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 <감기>(창비)를 펴냈다.

이기호 ‘소설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가, 하는 소설가로서의 고민을 다뤄온 탁월한 이야기꾼’인 그는 지난해 가을 소설집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문학동네)를 출간했다. 굉장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괴물급 작가로, 글을 쓸 때는 축구 유니폼을 즐겨 입는다고 한다.

[영화] 올해 영화계는 IMF 위기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영화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30대 감독들의 활약이 지난해에 비해 두드러지지 못했다. 새해에는 왕성한 활약과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기담>의 정가 형제 사촌지간에 의좋게 영화를 연출하는 정범식·정식 형제가 만든 <기담>은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평단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데뷔작’으로 꼽힌 데 이어 ‘전형적인 한국 공포영화의 공식에서 살짝 빠져나와 자기 목소리를 가진 영화였다. 재기가 있어 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1942년을 배경으로 한 <기담>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에 가장 두려운 공포를 만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슬픈 공포’ 영화다. 현재 DVD로 출시되어 있다.

<좋지 아니한가>의 정윤철 감독 영화 <말아톤>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마친 정윤철 감독이 올해 두 번째 영화 <좋지 아니한가>를 개봉했다. ‘현대 한국 사회의 가족상과 그것에 대한 변화된 가치관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주제를 파고드는 디테일과 연출력, 영화적 감각이 모두 믿음직스럽다’, ‘흥행에 실패했지만 한국 대중영화의 지평을 한 뼘 넓힐 가능성을 지닌 감독. 야심이 있어 보인다’ 등의 평가를 들었다. 요즘 그는 황정민, 전지현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촬영하고 있다. 영화 <좋지 아니한가>는 DVD로 출시되어 있다.

<우아한 세계>의 한재림 감독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를 통해 관객과 만났던 한재림 감독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높았다. 그는 ‘<연애의 목적>으로 데뷔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한재림은 두 번째 연출작 <우아한 세계>를 통해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감독임을 입증’했고 ‘극적 리얼리티를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영화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감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아한 세계>는 기러기 아빠의 애환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로, 제목은 반어적인 의미가 더 강한 것 같다. DVD로 출시되어 있다.

[음식]
음식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셰프의 존재감이 높아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레스토랑의 명성이나 수준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다. 셰프를 보고 레스토랑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차로 늘고 있다.

권영민(버즈 알 아랍 호텔 수석 주방장)
권영민 씨(영어 이름 에드워드 권)는 지난 5월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수석 주방장으로 취임해 화제가 되었던 인물. ‘한국 기준으로 보면 그리 좋지 않은 학력을 성실함과 열정으로 극복하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갔고, 최근 한국의 젊은 요리사 열한 명을 데려감으로써 한국 요리사가 세계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2003년 미국요리협회가 선정한 ‘젊은 요리사 톱10’으로 뽑혔던 그는 새로 문을 여는 아시안 레스토랑에서 물김치, 젓갈, 산적, 불고기, 전, 잔치국수 등 한국 음식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에는 한국인 인턴사원도 뽑을 계획이라고.

신동민(슈밍화 셰프) 재료의 질감이나 조직, 요리법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요리하는 분자 요리는 올해 외식 업계의 화두 가운데 하나. 신동민 씨는 국내에 분자 요리를 처음으로 선보인 주인공이다. ‘일본 음식이 기본이고 음식의 맛과 멋, 그리고 재미까지 더한 새로운 분야의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달걀 공예를 하는 세심함이 음식에도 묻어나는 듯해 젊은 요리사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을 듯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외식 업계가 세계 외식 업계의 트렌드에 발맞춰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젊은 셰프.

최현석(테이스티 블루바드 셰프)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스테이크가 명물인 테이스티 블루바드의 셰프 최현석 씨도 주목받는 30대. ‘미식가들의 입에서 빈번히 오르내리는 그의 요리는 새로운 조리 기법의 요리들로 더욱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일반인 및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서울 지역 레스토랑을 평가해 책으로 펴내는 <서울의 레스토랑 2008>에 ‘최고의 레스토랑’ 중 한 곳으로 선정되었다.


(왼쪽) 탄탄한 기본기에 완숙미를 갖춘 파워 우먼 뮤지컬 배우 김선영 씨
“김선영은 노래와 연기가 모두 훌륭한 몇 안 되는 배우다. 특히 그의 가창력은 비교할 배우가
흔치 않을 정도로 단연 독보적이다.” 박병성_<더 뮤지컬> 편집장


[뮤지컬] 요즘 모노뮤지컬 <텔미 온 어 선데이>에서 세 번의 사랑과 이별을 겪는 데니스 역을 열연하는 김선영 씨. 한 해 동안 뮤지컬계 양대 시상식인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과 제1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동시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그 이유는 ‘결정적으로 <에비타>의 에바 페론 역으로 압도적인 노래와 연기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성악과 출신으로 드라마틱한 노래로써 연기하는’ 배우이자 ‘에바 페론처럼 복합적인 캐릭터를 원숙하게 소화하는’ 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그 비결은 ‘음악이나 연기 스타일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성실하게 연습’하기 때문.
<텔미 온 어 선데이>를 공연하는 두산아트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명성에 욕심내던 20대를 지나고 이제 겸허하게 맡은 배역에 충실하고자 노력한다는 그는 ‘관객이 공감하는 가운데 김선영다운 자유로운 노래와 연기를 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내년 1월에 뮤지컬 <나인>으로 또 한 번 의미 있는 도약을 하고자 한다.

- 추천인 김일송( 편집장), 김주연(<객석> 기자), 남경주(뮤지컬 배우), 박병성(<더 뮤지컬> 편집장), 원종원(뮤지컬 평론가, 순천향대 교수), 유희성(서울시립뮤지컬단장, 뮤지컬 칼럼니스트), 이유리(뮤지컬 평론가,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장지영(<국민일보> 기자), 조용신(뮤지컬 칼럼니스트), 최정원(뮤지컬 배우)

(오른쪽) 패션에 문화를 입히는 실험적인 감수성 패션 디자이너 서상영 씨
“실험성이 강한 서상영 씨의 작업은 진부하지 않아 좋다. 그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자극받는다” 박지혁_패션 사진가
“아주 독특한 캐릭터와 감성을 지닌 남성복 디자이너” 이명희_<보그 코리아> 편집국장


[패션] 패션 브랜드 ‘서상영’의 디자이너 서상영 씨의 이름 앞에는 ‘실험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올해 베를린에서 찍어 온 패션 사진을 카페에서 선보이는 것으로 패션쇼를 대신하거나 ‘안양 공공 미술 프로젝트’ 등의 문화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장식이나 치장에 의존하지 않은 유럽적인 감각’이 담긴 그의 패션은 이제 ‘패션 이상의 무엇을 보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남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고 실험정신도 강한’ 서상영 코드로 발전하는 중이다.
그는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파리에서 패션을 공부한 늦깎이 패션 디자이너. 출발이 다른 만큼 패션을 고민하는 지점도 다르다. 패션도 문화의 일부인데 아직은 소유하는 데서 머물고 있는 국내 실정을 안타깝게 여기는 점도 그를 차별되게 하는 요소. 오는 12월 7일 그는 서울 대학로 쇳대박물관에서 2008 S/S 컬렉션 ‘장식Ornament’을 개최한다. 미니멀한 스타일을 견지해온 이전 작업에서 더욱 발전한 작업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쇼를 마친 뒤에는 서울 인사동의 갤러리 사루비아 다방에서 퓨전 전시를 열 계획이다.

- 추천인 박명선(패션 스타일리스트), 박지혁(패션 사진가), 서영희(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은영(패션 스타일리스트), 손정완(패션 디자이너), 이명희(<보그 코리아> 편집국장), 이상봉(패션 디자이너), 이충걸( 편집장), 정욱준(패션 디자이너), 정유희(<럭셔리> 패션·뷰티 수석 기자)


차갑고 뜨거운 젊은 예술가의 초상 조각가 이형구·사진가 노순택 씨
“이형구 씨는 200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단독 선출된 작가” 서진수_강남대 교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
“노순택 씨는 현장성과 조형미를 고루 갖춘 사진가” 반이정_미술평론가


[미술] 이형구 씨(사진 오른쪽)는 격년으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올해 행사에 단독으로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가하며 주목받았다.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동안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는 등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널리 떨친 작가’다. 사람 몸에 관심이 많은 그는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뼈 작업물들을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만화영화 <톰과 제리> 같은 친숙한 캐릭터를 뼈 구조로만 보여줌으로써 대중적인 미의 인식에 메스를 들이댄다. 이 작품들은 스위스 바젤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개인전(내년 5월)을 통해 해외에도 소개된다. 실제 그의 작품들은 실제 뼈보다 더 진짜 같아서 보는 이의 마음을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방황하게 한다.
분단 문제를 소재로 한 사진을 발표해온 노순택 씨는 ‘맹활약했던 사진가’. 사진기자 생활을 접고 ‘5년 동안 매진하겠다’며 작업에 몰두했던 그에게 올해는 그 5년의 마지막 해. 다행히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폭력과 독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사진집 <레드 하우스>(청어람 미디어)를 출간했고, 내년 2월 독일에서 개인전을 연다.

- 추천인 김달진(<아트 가이드 서울> 발행인), 김준기(미술평론가, 경희대 겸임교수), 박영택(미술평론가, 경기대 교수), 박천남(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반이정(미술평론가), 서진수(미술시장 전문가, 강남대 교수), 신수진(사진평론가, 연세대 교수), 이선정(<행복이 가득한 집> 아트 디렉터), 편완식(<세계일보> 기자)

그리고 주목해야 할 30대

[뮤지컬] 올 한 해에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뮤지컬은 1백50여 편이었다. 2000년 이후 뮤지컬 시장은 매년 15~20% 정도 성장했다니, 바야흐로 뮤지컬의 전성기다. 뮤지컬계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대 인물들 역시 무척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배우뿐 아니라 30대 연출가 및 음악감독의 약진이 두드러진 해였다.

장유정(극작가 겸 연출가) ‘장유정 씨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김종욱 찾기> 등 현대인의 감성을 섬세하게 건드린 작품마다 장기 공연으로 이끌며 소극장 뮤지컬의 대중화를 이끈 주인공’이다. ‘뮤지컬 <송산야화>에 드러났듯 한국적 소재 및 감성에 대한 고민도 신선했다’는 칭찬도 들린다. 명실공히 ‘젊은 뮤지컬 창작자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 잡은 그는 올해 제1회 더뮤지컬 어워즈에서 작사·극본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동아일보>가 설문을 실시한 결과 ‘뮤지컬계 영향력 있는 작가’ 1위로 뽑혔다.

정성화(뮤지컬 배우) 개그맨 출신인 정성화 씨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아이 러브 유>에서 활약하며 뮤지컬 배우로 변신했다. ‘극성을 가지고 노래하는’ 그는 ‘결코 미남형 인물은 아닌데도 출중한 연기 및 노래 실력으로 객석의 심금을 울리는’ 배우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역에 조승우 씨와 더블 캐스팅되어 열연한 그의 모습에서 ‘정상급 주연으로 우뚝 올라선’ 것을 관객들은 확인할 수 있었다.

류정한(뮤지컬 배우) ‘오로지 실력 하나로 이미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류정한 씨는 올해 뮤지컬 <스릴 미> <스위니토드> 등을 통해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노래를 정말 잘하는 배우’로 알려졌던 이미지를 벗고 ‘노래로 연기를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다른 분야로 외도하지 않고 한 길을 굳건히 지킨’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올해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 수상했다.

[패션] 올해 패션계는 <맨즈 헬스> 등 남성을 타깃으로 한 잡지들의 시장성이 커지면서 남성복 시장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남자 패션 디자이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활동도 더욱 활발해졌다. 여자 패션 디자이너 가운데서도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김재현(자뎅 드 슈에뜨) 그의 작품에서는 부드러운 여성성과 세련된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만 나이로 치면 30대지만 우리나이로는 40줄에 들어선 주목받는 디자이너. 감수성이 풍부하다. ‘테일러링과 동시대적 감각이 뛰어난 실력파 디자이너’또는 ‘한국의 디자이너들에게서 부족했던 스타일링을 세련되게 조화시킨다. 프랑스적인 감성과 그녀만의 날카로움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언제나 기대하게 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분더숍 등에 진출한 그의 옷은 테일러링이 빼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송자인(제인 바이 자인송) ‘울티모’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김동순 씨의 딸이기도 하다. 이미 주목받는 30대 디자이너로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의 색을 닮지 않은 자기만의 색이 있는 국제적인 감각의 소유자’이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라인을 만들어 작업하는 등 형식을 새롭게 하는 면에서 자기 정체성이 확실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티하면서 소녀적인 컬렉션으로 각광받는 차세대 디자이너’로 미래가 촉망된다.

홍승완(스위트 리벤지) 지난 7월 서울역에서 열린 홍승완 씨의 패션쇼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높은 천장과 클래식한 곡선의 건축물과 어우러진 현대적 감각과 의상이 이루어낸 조화로움 때문. 덕분에 이 쇼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서울역’이라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평을 들었다. ‘올해 본 쇼 중의 최고’라는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미술] 올해 미술계를 설명하자니 즐거운 비명이 들리는 것 같다. 미술 시장이 커지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물로 작가들의 해외 나들이도 그만큼 잦아졌다. 덕분에 페어, 옥션 행사가 늘었으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전시회도 늘었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4대 대기업 미술관의 전시회 중 절반 이상이 30대 작가들의 전시회였다고 한다.

정연두 사진·영상·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독특한 자기 세계를 펼쳐온 정연두 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로 전시회를 열었다. 1995년 ‘올해의 작가’가 시작된 이래 중견작가 또는 원로작가가 선정되었던 관행을 생각하면 30대 젊은 작가의 발탁은 미술계에 놀라운 충격을 주었다. 이렇게 그는 지난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 2007-정연두>전을 열고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내사랑 지니’ ‘원더랜드’ ‘보라매 댄스홀’ 등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들은 대개 현실과 허구의 관계 또는 현실과 꿈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든다.

홍경택 올해 미술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경매. 그리고 그중에서도 홍경택 씨의 그림 ‘펜과 연필’일 것이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열린 ‘홍콩 크리스티 아시아 컨템포러리 경매에서 한국 작품 중 최고가 낙찰(7억 6천8백만 원)’(서진수)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홍경택 씨가 1995년부터 3년여 동안 그렸던 ‘펜과 연필’ 시리즈 가운데 하나. 대형 화면에 연필과 펜이 기하학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그림으로, 연필 꽂힌 모습이 꽃봉오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왼쪽) 다양성을 표현하는 ‘하이브리드 하우스’ 건축가 김찬중 씨
“30대 건축가 중에서 실험적인 세계를 현실로 옮기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작가” 최욱_건축가
“실험적인 건축 작업을 많이 하는 점에 주목한다.” 장윤규_건축가


[건축] 건축가 김찬중 씨(건축사 사무소 ‘시스템 랩’ 공동 대표, 경희대 교수)는 2006년 열린 베니스 비엔날레 제10회 국제건축전에 참가한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도시인의 마지막 주거지’인 납골당을 새로운 시각으로 제안했다. 그리고 올해 카자흐스탄의 리조트와 사무실을 비롯해 10여 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경기도 용인의 창고를 찾았다. 삼각형 모양의 유리 건물이 도무지 창고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40평부터 2만 평까지 규모가 다양하다. 평수만큼 넓은 스펙트럼을 펼치는 그의 작업의 특성은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는 점. 다른 생각을 잘 받아들여 체화하는 데서 그의 실험적인 설계도가 출발한다. 예를 들면, 거제도에 지은 주택은 사람이 집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 집이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처럼 공간을 디자인했다. “일을 하다 보며 자연스럽게 잡종이 되는 거지요. 그리고 그 잡종성이 새로움이 되고. 잡종은 순종보다 강합니다.” 그의 실험정신은 바다처럼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 추천인 김용삼(<마루> 편집장), 박성태(<공간> 편집총괄 상무), 배형민(서울시립대 교수), 이용재(건축평론가), 장윤규(건축가, 국민대 교수), 전봉희(서울대 교수), 정기용(건축가, 성균관대 교수), 조정구(건축가, 구가건축 대표), 최두남(건축가, 서울대 교수), 최욱(건축가, one o one architects 대표), 최혜경(<행복이 가득한 집> 기자), 함성호(건축평론가)

(오른쪽) 좋은 디자인은 진실에서 나온다 ‘mmmg’ 배수열 씨
“한마디로 재미있는 디자인을 하는 소신 있는 디자이너면서 mmmg사를 열고
디자이너와 소비자의 접근성을 원활하게 하면서 디자인의 입지를 넓혔다.” 정도성_국민대 교수

[디자인] 기존의 문구 상품과는 차별화된 가치를 담은 상품을 만들어 ‘잘 쓰고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온 mmmg는 ‘생활용품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무지하게 힘든 상황에서도 아주 열심히’ 일해온 디자인 그룹이다. ‘지난 3월 ‘MMMG 카페&스토어’를 열었는데 디자인의 일상화를 자연스럽게, 그러나 파급력 있게 주도하는 재간둥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mmmg는 ‘작은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작은 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가치를 추구한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조직이 커지면서 그는 제품이 아니라 공간과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도모하기 위해 카페를 열었고, 어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예스터데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여기에 뉴욕 현대미술박물관MoMA의 숍에서도 mmmg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좋은 디자인은 진실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더 넓힐 계획”이라며 포부를 전했다.

- 추천인 김명연(<행복이 가득한 집> 기자), 김명환(aA 디자인 뮤지엄 대표), 김상규(디자인 기획자), 김신(<디자인> 편집장), 신승원(서울디자인페스티벌 오가나이저), 심의주(<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 양승무(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도성(국민대 교수), 최병훈(가구 디자이너, 홍익대 교수), 황의두(인디자인 대표)


국제적인 감성을 지닌 부부 디자이너 ‘보이드 플래닝’ 최희영·강신재 씨
“최희영 소장이 30대이고, 강신재 소장이 40대라서 절반은 부적격이지만 세계적인 디자인 잡지
<프레임FRAME>에 작품 게재를 시도한 자신감과 실력을 높이 평가해 추천한다.” 서영희_<인테리어> 기자


[인테리어] 1997년 설립한 보이드 플래닝은 남편 강신재 씨와 아내 최희영 씨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찰스&레이 임스 부부처럼 좋은 파트너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쟁력 있는 디자이너’인 두 사람은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국제적인 감성을 지니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대목에서도 높이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최근 네덜란드 디자인 잡지 <프레임>이 주최한 ‘2007 그레이트 인도어 어워드The Great Indoors Award’ 컨선트레이트&콜라브레이트Concentrate&Collabrate’ 부문에 ‘넥슨 쇼룸(2006)’을 응모해 다섯 편의 작품만 선정되는 최종심까지 올랐다. 올해부터는 설계에만 집중하는 보이드 플래닝의 올해 작품으로는 멀티숍 ‘티오도(t.odo)’, 세계실내건축가대회IFI에 출품한 ‘영화배우의 방’ 등이 있다. ‘항상 사람들에게 자연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기 위해 생각합니다.’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카리스마를 겸비했다는 평을 듣는 최희영 소장의 설명이다. 이들은 점차 활동 영역을 더 넓혀갈 계획이다.

- 추천인 마영범(인테리어 디자이너, 경원대 교수), 박영순(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회장, 이화여대 교수), 서영희(<인테리어> 기자), 소재구(LG화학 디자인연구소 소장), 심의주(<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 최시영(한국실내건축가협회 회장), 최혜경(<행복이 가득한 집> 기자), 추두원(삼성래미안 주택사업본부 선임)

그리고 주목해야 할 30대

[건축] 올해 건축계에서는 40대의 활동이 두드러졌고, 30대의 경우 조용한 편이었다. 건축 분야의 특성이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일정한 실습 기간을 거친 뒤 독립을 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을 듯. 그렇다 해도 빛나는 30대는 있다.

문훈(문훈건축발전소 소장) 2006년 홍대 앞 상상사진관 작업으로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던 문훈 씨는 ‘기괴하면서도 안정적이고, 현대적이면서 고답적이다. 올해 완성한 그의 양평 주택은 이러한 극단을 과감하게, 그런 한편 건축의 내용과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조화롭게 화해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축가. 좀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그의 작업은 ‘관습에 갇힌 사회, 또는 건축계를 향해 금기적 코드(에로티시즘이든 유교적 엄숙주의의 파괴든)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그의 건축 문법을 보고 있으면 속 시원’하게 해주는 독특한 세계를 갖고 있다. ‘기발한 착상의 건축,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그의 건축이 어떻게 영글어갈지 기대된다.

이규상·장기욱(보이드아키텍트 건축사사무소 공동 소장) 2006년 새건축사협의회가 주최하는 신인건축가상을 수상한 기대주. ‘주택 등 작품이 많지만 완공된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주는 두 사람의 작업을 기대해보자.

신승수(디자인 그룹 오즈)·조임식(공간문화 기획 그룹 ACIA) 30대 중반의 젊은 건축가 부부인 두 사람은 최근 서울시의 공공미술 작업인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공모의 당선작인 ‘인왕산에서 굴러온 바위’ 작업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건축과 사회 혹은 도시, 문화 등의 문제를 고민하는 건축가’이자 ‘좋은 도시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좋은 구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걸 보고 깜짝 놀랐다’는 추천사가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활약상을 궁금하게 만든다.

지승은(A20플래닝 대표)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여성 건축가. 서울시 공공미술 작업인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당선된 옥수역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인테리어] 웰빙 트렌드에 힘입은 친환경·친자연적인 경향이 강세를 보였던 올해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30대의 활동이 왕성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왕성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윤영권(때 컴포지션 대표) 역발상 아이디어로 독특한 공간 분위기를 연출하는 윤영권 씨는 2006년 월간 <인테리어>에서 주최한 ‘명가명인상’의 수상자. ‘올해 작업 가운데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없지만 지난봄 열린 ‘2007 리빙디자인페어’에서 아메리칸 하드우드 전시 부스 디자인 등 전시 디자인으로 창의력이 입증된다’는 평을 들었다.

[디자인] 생활 관련 용품을 디자인하는 실력은 나날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가구, 가전제품, 전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이 성장하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기쁘다. 그러나 아직까지 개인이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인프라 조성에서 미흡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30대 디자이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엄세영(엔토디자인 대표) ‘일찍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길을 선택한 젊은 디자이너. 까다로운 유럽 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두었다. 한국 디자인이 어떻게 국제화하고,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주는 케이스’에 속하는 엄세영 씨. 홍콩 지사 설립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대형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2005년 산업자원부가 육성하는 차세대 디자인 리더 3기에 뽑혔던 그는 커피를 쏟은 듯한 모양의 마우스 패드 ‘웁스OOOPS!’, 자동차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탁상용 시계 등 상큼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인물. 공간을 환하게 살려주는 감각이 돋보이는 ‘벽시계 디자인이 해외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한다.

검건태(노네임노샵 대표) 2003년 홍익대 가구제품디자인과 졸업생 여섯 명이 뭉쳐서 만든 노네임노샵 대표. 5년 사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전시 <아르코 2007>에 참가했고, 지난 8월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스누피전>에 참가한 데 이어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공공디자인엑스포 등의 전시 디스플레이에도 참가했다. 그러니까 전시 설치와 그래픽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하는 전방위 디자인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리서치를 토대로 스토리를 담아서 디자인하고 자신들의 디자인을 직접 제작하고 전시하면서 올해도 아트·공예·디자인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 생산 활동을 성실히 해온’ 열정의 30대다.

조수정(공책 디자인실장) 우유팩 달력, 비스킷 포스트잇, 룰드 노트북, 스프링 스케줄 노트, 플라스크 편지지 등 앙증맞으면서도 손맛이 담긴 제품을 선보여온 공책의 조수정 실장. 단순하고Simple 놀라우며Surprise, 미소Smile를 뜻하는 ‘3S 정신’으로 디자인한 아기자기한 제품들은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실용적인 디자인과 여성의 감성을 잘 아는 따뜻한 감수성에 주목해보자.

강명선(디자인 칼로리) 올해 4월에 열린 제13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강명선 씨는 ‘눈에 띄는 작품상’을 수상했다. 자개를 현대적 디자인의 가구에 접목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를 이끌어낸 것이다. 그가 만든 소파는 언뜻 거대한 조각 작품처럼 보여 더욱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조각 작품과 달리 앉았을 때 아주 편안하다. 가구의 몸체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반짝이는 천연 자개로 장식했다. 뿐만 아니라 자개로 만든 각종 생활 오브제는 때론 쟁반으로도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제작했다. 이처럼 그는 전통을 세련되게 재해석하는 역량과 완성도 높은 실력을 자랑하는 가능성과 희망의 디자이너다.

김선래, 나도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