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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C 5기 행복 크리에이터를 소개합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는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말부터 본지와 웹사이트를 통해 ‘행복 크리에이터 콘테스트(이하 HCC)’를 시작했습니다. 7월 초까지 마감된 HCC 5기는 마지막 응모 기회여서인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었지요. 가구 리폼, 재활용 아이디어, 정원 가꾸기와 테이블 세팅, 서프라이즈 파티, 피크닉 아이디어와 리폼 도시락, 초콜릿과 케이크 만들기, 양초와 비누 공예 등 자신만의 특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행복을 깨닫게 해주는 많은 ‘행복’ 전파자들이 응모해주셨습니다. 12일간 진행된 홈페이지 공개 투표와 추천에서도 하룻밤 지나고 나면 순위가 바뀌기를 몇 번, 엎치락뒤치락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답니다.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편집부와 전문가 심사위원단의 최종 평가를 거쳐 네 명(박인정·정혜원 씨는 한 명으로 간주)이 선발됐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심사였습니다. 응모해주신 모든 분과 댓글을 통해 웹사이트를 뜨겁게 달궈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자, 이제 HCC 5기에 선발된 김정하, 박인정·정혜원, 송현자, 이원진 씨를 소개합니다.

(왼쪽부터) 가드닝과 테이블 세팅으로 선발된 이원진 씨, 피크닉 아이디어로 선발된 김정하 씨, 핸드메이드 비누와 향초, 도자기로 선발된 정혜원 씨와 박인정 씨(맨 앞), 장미를 그린 아크릴 페인팅으로 선발된 송현자 씨.


1 공예를 전공한 정혜원 씨와 박인정 씨. 각자 만든 그릇과 향초, 비누를 이용해 테이블 세팅을 했다. 
2 정혜원(위 사진 왼쪽) 씨가 빚은 그릇에 박인정 씨가 만든 향초와 비누를 올렸다. 올리브유, 밀납 등 자연 소재로 만든 향초와 비누들은 진짜 음식처럼 생김새가 정교하다.
3 일일이 붓으로 그려 완성한 접시. 정혜원 씨의 솜씨다. 
4 아이들이 흙으로 만든 햄버거와 부케, 코끼리, 곰돌이 얼굴이 재미있다. 흙을 만지는 것은 정서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말랑말랑 만져지는 행복” 박인정·정혜원 씨-비누와 향초 공예&도자기
어딘가 몰두하는 것은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상념을 단절시키고 마음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는 데 급급한 요즘 사람들이 ‘돈 안 되는’ 취미 활동, 즉 그림을 배우거나 그릇을 빚는 등 손을 쓰는 클래스에 등록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 아닐까요. 비누와 향초를 만드는 박인정 씨와 그릇 빚는 정혜원 씨도 손이 주는 그 맛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살 터울인 이 둘은 공예과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입니다. 박인정 씨의 작품은 대부분 음식을 모티프로 하는데 머핀과 초콜릿 쿠키 등을 똑 닮은 초와 비누는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입으로 가지고 갈 만큼 생김새가 정교합니다. 이렇게 완성한 초와 비누를 정혜원 씨가 빚은 그릇에 담으면 세상에 둘도 없는 합작품이 되지요. 이 둘은 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향초와 비누에서 행복의 향기를 맡고, 그릇에 음식을 담을 때 손끝으로 행복을 느낍니다. 수강생 중에는 도자기를 빚으며 갱년기 우울증을 극복한 주부도 있습니다. 흙을 만지는 동안만큼은 잡생각이 사라지고 텅 빈 마음엔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서는 것이겠지요. 박인정 씨와 정혜원 씨는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는 ‘행복 아지트’의 주인장들입니다. 

* 대학 선후배 사이였지만 이제는 든든한 동료로 함께 공방을 운영하는 박인정 씨와 정혜원 씨에게 W 서울 워커힐의 숙박권과 천상의 휴식을 경험할 수 있는 어웨이 스파 이용권을 드립니다.


1 정원에 있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는 이원진 씨. 가드닝은 그에게 일상의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2 꽃이 피는 한 늘 식탁을 꽃으로 장식하는 이원진 씨. 정원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다이닝 룸에서 방금 막 꺾은 꽃을 이용해 테이블 세팅을 한다. 검은색 테이블 매트에 붉은 꽃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3 식기와 커트러리가 두세 종류밖에 없어도 꽃을 이용하면 매번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4 잉글리시 로즈를 이용한 클래식한 테이블 세팅. 

“땀으로 가꾼 씨앗에서 피어나는 행복” 이원진 씨-가드닝&테이블 세팅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스피노자가 심겠다는 사과나무 한 그루. 그 사과나무는 쉼터와 먹이를 제공합니다. 시작은 하나의 씨앗이지만 여러 생명체에게 기쁨을 전할 존재의 가능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겠지요. 겨울이 따뜻한 일본 나고야에서 정원을 가꾸는 이원진 씨. 그는 팬지 꽃 한 송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키우는 식물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그의 생활도 더욱 풍요로워졌습니다. 꽃은 매일 송이를 잘라주어야 더욱 잘 자라는데 잘라낸 꽃으로 테이블을 장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커트러리나 그릇 종류가 많지 않아도 식탁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원진 씨는 한국 요리도 가르치는데 학생들 역시 정원의 아름다움을 함께 만끽합니다. 싱싱한 꽃을 잘라 부케를 만들어 선물하고 씨앗을 받아놓았다가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고요. 정원에는 새들도 놀러 옵니다.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에서 쉬는 새들은 퇴비를 만들기 위해 정원 한쪽에 묻어놓은 음식물 쓰레기로 배를 채우기도 합니다. 놀러 온 새들이 벌레도 잡아주니 따로 약을 쓰지 않아도 식물은 잘 자랍니다. 어느 모로 보나 여러 생명체에게 기쁨을 전하는 행복한 정원입니다.

* 계절마다 꽃 대궐을 이루는 정원에서 요리와 테이블 세팅으로 행복을 나누는 이원진 씨에게 독일 주방용품 브랜드 휘슬러의 피암마 냄비 2종과 프라이팬, 주방 도구 세트를 드립니다.


1 아크릴 물감, 붓, 팔레트만 있으면 어디에서도 금세 장미 몇 송이를 그려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송현자 씨.
2 오래된 시계와 촛대로 만든 섀비 시크 스타일 소품.
3 아크릴 페인팅은 어떤 소재에도 쉽게 그릴 수 있는 것이 장점. 금속 펜던트나 도자기 브로치에 조그마한 장미를 그려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4 현관 입구의 휑한 벽에 나무 한 그루와 풀밭을 그려 넣었다. 문패에 새겨진 'Romatic House'는 송현자 씨가 그의 집에 직접 붙여준 이름.

“행복은 장미 향기를 닮았다” 송현자 씨-아크릴 페인팅&리폼
송현자 씨 집은 온통 장미로 뒤덮여 있습니다. 현관을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문패에도 작은 들장미를 그려 넣었습니다. 장미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한눈에 반하게 된 작은 접시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살림하는 주부에게는 너무 비싼 가격인 탓에 직접 집에 있는 그릇에 장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러던 것이 이제는 전문가가 다 되었다네요. 버려진 물건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너무 낡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가구, 길가에서 발견한 사과 상자도 모두 캔버스가 되기 때문이죠. 장미를 그리는 일은 아무 의미 없던 사물에 새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지요. 홈이 파인 곳을 메우고 색을 칠하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뿌듯해집니다. 무심한 사물에 표정을 만들어주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지요.  얼마 전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의 낡은 핸드백에 장미꽃 몇 송이를 그려 선물했더니 이젠 앞집, 뒷집 할 것 없이 운동화도 의자도 들고 찾아온다고 합니다. 저마다 그 물건을 처음 만나게 된 사연을 풀어놓다 보면 누구라도 가슴 깊이 있던 소중한 추억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되지요. 의미 없던 사물에게도, 이웃들의 소중한 추억에도 장미 향기를 전하는 송현자 씨를 행복 전도사로 임명합니다.

* 의미 없던 사물에 장미 옷을 입혀 이웃에 기쁨을 전하는 송현자 씨에게 앞으로 가방만큼이나 더 큰 행복 나눠주라고 세계적인 패션 명품 브랜드 MCM의 고급 빅 숄더백을 드립니다.


1 남매 나희와 용희, 조카 준영이와 함께 피크닉을 나온 김정하 씨. 오늘 피크닉의 주인공은 바로 세 명의 아이들이다.
2 부직포와 리본을 이용해 만든 과자 주머니. 과자나 사탕을 담아 아이들 팔에 걸어주면 좋다.
3 일회용 주스병에 아크릴 물감으로 글씨와 그림을 그려 넣어 젤리와 사탕을 담았다.
4 우유 곽을 잘라 만든 일회용 도시락. 우유 곽 윗면을 잘라 뚜껑을 만들고 예쁜 그림이 그려진 냅킨으로 표면을 싼다. 아이는 2백ml, 어른은 1천ml짜리가 적당하다.

“도토리 점심 가지고 행복한 소풍을 간다” 김정하 씨- 피크닉 & DIY 도시락
김정하 씨는 손님 초대하기가 특기이자 취미입니다. 손님을 초대하는 순간부터 머릿속은 CF 감독이 콘티를 짜듯 바쁘게 돌아갑니다. 전체적인 데커레이션 콘셉트는 어떻게 잡을지, 메인 메뉴와 디저트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그릇은 어떤 것을 쓸 것인지 등등. 냅킨 한 장, 커트러리 하나도 소홀할 수 없습니다. 김정하 씨가 차리는 식탁이 특별한 이유는 소박하고 사소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남다른 손맛과 세심한 배려 덕분입니다. 된장국 한 그릇이라도 정갈하게 테이블 매트를 깔고, 작은 꽃 한 송이 꽂은 화병과 함께 내는 식이죠. 솜씨 좋은 엄마를 둔 덕분에 나희와 용희는 동네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바로 외국 잡지에 나올 법한 요란한 가족 피크닉 때문이죠. 피크닉에서 그의 솜씨는 여느 때보다 빛이 납니다.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데, 김정하 씨는 도시락은 물론 놀잇감까지 직접 만들어 준비합니다. 봉을 이용해 동굴처럼 만든 텐트 하나로 아이들이 행복해지니 엄마, 아빠가 함께 즐거운 것은 당연한 것.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이 모든 것이 작지만 큰 행복을 줍니다. 김정하 씨는 ‘당신을 위해 마음을 쏟고 있다’는 메시지만 전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행복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 피크닉 나설 때마다 예쁜 재활용 용기에 도시락을 푸짐하게 준비하는 김정하 씨에게 주방에서 똑똑한 도우미 역할을 해줄 에코포유의 전자동 음식물 처리기 네오매직싱크를 드립니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