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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들고 사람이 가꾼 지상 낙원 오클랜드로 떠나는 에코&아트 투어
“키아오라Kia Ora?(안녕하세요?)” 뉴질랜드의 계절은 우리나라와 정반대. 우리나라가 여름일 때 그곳은 겨울이다. 뉴질랜드의 옛 수도였던 북섬 북쪽의 오클랜드는 지금 겨울이 한창이다. 겨울이라 해도 연평균 온도가 13℃라 여행에 좋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마저도 운치 있고 사랑스러운 도시, 오클랜드로 에코&아트 투어를 다녀왔다.

뉴질랜드는 인간의 역사가 1천 년이 되지 않는 섬나라다. 사람의 손길이 덜 미친 까닭에 자연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원주민인 마오리 사람과 이주민인 파케하 사람의 관계도 원만하고 평화롭다. 문명이 자본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의 즐거운 교류를 통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모름지기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지는 이런 곳이어야 할 것 같다.

뉴질랜드라는 이름은 처음으로 이 섬을 발견한 네덜란드 출신의 선장 아벨 타스만Abel Tasman이 네덜란드의 해안 지방인 젤란트와 유사하다 해서 붙였다. 아벨 타스만 이전에 살고 있었던 마오리 원주민들은 이 섬을 ‘하얀 구름의 나라’라는 뜻의 아오테아로아Ao Tea Roa라고 불렀다. 1천 년 전에는 낙원처럼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마오리 사람들이, 1767년 이후에는 유럽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최근 15년 사이에는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사람들이 이주가 늘어났다.

오클랜드는 세계적인 요트의 도시요, 문화의 도시다. 오클랜드Auckland, 마누카우Manukau, 와이타케레Waitakere, 노스 쇼어North Shore가 합쳐진 광역시인 오클랜드에는 뉴질랜드 인구의 30%가량인 1백40만 명이 살고 있다. 화산 폭발과 함께 형성된 새끼 섬들이 50여 곳이며, 세 곳의 항구에는 다양한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와이너리도 많다. 유명한 섬인 와이헤케 섬에 있는 와이너리를 포함하면 모두 80여 곳이나 된다.


1 스튜어트 해밀턴 씨의 농장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양들. 여행자들은 양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2 노빌로사의 와인은 뉴질랜드에서 최대 와이너리 지역인 말보로를 비롯해 호크스 베이, 기스본 등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다.
3 스튜어트 해밀턴 씨의 농장에는 앵무새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이 있다.
4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인 공장인 노빌로 와인의 숍 매니저 아이린 모렐 씨. 뉴질랜드의 포도는 토질과 기후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순수하고 투명한 맛을 낸다. 화이트 와인은 14.90~45뉴질랜드 달러, 레드 와인은 14.90~35뉴질랜드 달러. 아이린 모렐 씨는 “가격에 따라 질의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르는 게 좋다”면서 소비뇽 블랑이나 화이트 와인인 시를랑을 추천한다.

스튜어트&도너 해밀턴 부부의 에코 투어 올해 예순여섯 살인 스튜어트 해밀턴Stuart Hamilton 씨는 부친의 뒤를 이어 1백 에이커에 달하는 부지에 양 목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한때 2천 마리까지 키웠던 적도 있지만 점차 체력이 떨어지면서 양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지금은 5백 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 도나 해밀턴Donna Hamilton 씨와 텔레비전에서 에코 투어를 소개하는 뉴스를 보게 되었고, 두 사람은 “우리도 할 수 있겠다!”며 준비에 들어갔다.

부부가 세운 회사 이름은 ‘코스트 투 코스트Coast to Coast’이고, 여행 상품의 이름은 ‘진짜 뉴질랜드를 체험하는 원 데이 투어’. 여행자들에게 1백 년 역사의 자택을 공개해 뉴질랜드 농부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에코 투어 상품이다. 이 여행에서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항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아라타키 비지터 센터Arataki Visitor Center’, 뉴질랜드에서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는 대형 쇼핑 센터 ‘크래프트 월드Craft World’, 유명한 뉴질랜드 꿀인 마누카 꿀을 포함한 수십 종의 꿀 제품과 그 꿀을 사용해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비즈 온라인Bees Online’, 흑색 철분 모래가 훌륭한 볼거리인 해변 ‘무리와이 비치Muriwai Beach’ 등 오클랜드 서북쪽에 있는 최고 명소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인 그룹인 노빌로Nobilo사를 방문해서 순수하고 깨끗한 맛의 뉴질랜드 와인을 시음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현대 사회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아직 뉴질랜드 외곽에서는 볼 수 있는 생활 형태를 만날 수 있어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이 찾아와주니 굉장히 운이 좋아요. 한국 여행자들도 만났어요.”


5 해밀턴 씨가 사용했던 양모 짜는 기구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6 해밀턴 부부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펼친다. 해밀턴 씨는 여행자들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가 자라면 뉴질랜드 숲에 옮겨 심는다.

그리고 자신의 손님이었던 중년의 한국인 사업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단정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홀로 찾아왔던 손님이 그의 집 마당 큰 나무에 걸려 있는 그네를 타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아마 그 여행자에게는 자상하고 편안하게 안내해주는 해밀턴 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이 여행 상품을 이용하려면 두 명 이상이어야 하며 오클랜드 안에서는 픽업 서비스를 무료로 해준다. 소요 시간은 하루 여덟 시간 정도로 어른 다섯 명 이상일 경우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2세 이하 어린이는 50% 할인해주며, 크리스마스 휴일과 신정 연휴 등에는 쉰다. 전화, 팩스, 이메일로 예약하며 홈페이지(www.coast2coastnz.com)에 접속하면 한국어 설명을 접할 수 있다. 점심 식사로는 가정식 뷔페나 레스토랑 식사 중 고를 수 있다. 가격은 1백78뉴질랜드 달러NZD. 문의 전화 (+64) 9-411-7080, 팩스 (+64) 9-411-7080, 이메일 info@coast2coast.com

마오리 아트를 체험하는 아트 투어 마오리족의 뿌리는 4천 년 전 아시아에서 태평양으로 이주한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아시아인들은 낙원을 찾아 동쪽으로 이동하며 사모아 제도, 쿡 제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하와이 제도 등에 정착하고, 다시 이동하기를 거듭하며 뉴질랜드까지 오게 된 것이다. 실제로도 마오리족과 타이완 원주민은 유전자적으로 상관성이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마오리족은 별의 위치와 바람, 파도의 흐름을 보고 방향을 결정하는 항해술이 뛰어났다. 마오리족 조상들이 뉴질랜드에 정착할 당시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세 가지 있었는데, 문자, 철, 도자기가 그것이다. 하지만 철과 도자기 대신에 돌을 이용해 여러 가지 도구와 장신구를 만들었기 때문에 세공술이 뛰어났다.


1 30여 년 전부터 목공예 작업을 해온 블레인 테리토 씨.
2 테리토 씨는 3년 전 모코(문신)를 시작했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오리족 중에서도 하고 싶은 사람만 새기는 모코는 ‘(부족의) 전통과 역사를 계승하며 살겠다는 의식’을 수행하겠다는 뜻이다.
3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문양인 ‘코루Koru’가 새겨진 목상들.
4 전통 방식에 따라 자개에 구멍을 뚫는 스테이시 모아나 스미스 씨.
5 옷과 가방, 신발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풀인 플랙스의 섬유질을 들고 있는 스미스 씨.
6 자개로는 나무 가면의 눈동자를 만든다.

목공예가 블레인 테리토Blaine Terito 씨는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전통 목공예가로 활동한 목공예가 집안의 후손. 부친이 돌아가시던 열한 살 때 목공예를 배우기 시작해 열여섯 살 때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그리고 집안 어른에게 마오리의 역사, 언어, 족보를 도제 방식으로 배웠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하카(마오리 전사들의 춤) 공연 멤버로 한국에 다녀온 적이 있다”며 반갑게 맞는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무 조각품을 만든다. 소재로는 카우리Kauri 나무와 토타라Totara 나무를 사용한다. 그의 작품들은 2001년 열린 아메리칸 컵 요트대회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이 작품들은 제가 만들었지만 내 것이 아니라 내 조상에게 속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저 연결 고리의 일부이고, 이게 이 예술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 조상들이 제 작품을 보고 행복해하면 성공한 것이겠지요.”

스테이시 모아나 스미스Stacey Moana Smith 씨는 대학에서 인류학과 함께 플랙스flax(아마), 그린스톤greenstone 등의 재료를 만들고 사용하는 ‘마오리 재료 예술Maori Material Arts’을 공부했다. 오클랜드 시내에서 마오리 예술작품과 조각, 직물 등 관광 기념품 상점을 운영했던 부친의 영향을 받은 그는 현대 순수예술을 배우기 위해 올해 다시 오클랜드 미대에 입학한 ‘주부 대학생’. 선조들이 쓰던 공구를 사용해 작업하는 그는 유럽인들이 이주하기 이전의 마오리 직조 기법을 현대의 소재, 기법에 접목한 창조적인 작품 만들기에 열심이다. 최근 그는 오클랜드 박물관 내 마오리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작품들은 오클랜드 박물관 내 상점, 콜로니얼 박물관, 아카로아 박물관 등지에서 판매되었다. 또한 최근 6년 동안에는 페이스&보디 페인터로도 활동 중이다. 문의 전화 (+64) 9-845-5932, 무료 전화 0800-692-3836, 이메일 info@potikiadventures.com, 홈페이지 www.potikiadventures.com(포티키 어드벤처)

김선래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