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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과 분석으로 구현하는 하이엔드 Design A3 유영훈
디자인에이쓰리는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주로 작업하는 스튜디오이다. 철저한 공간 분석,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한 디테일과 매뉴얼은 정확한 시공으로 이어져 완벽한 집을 완성해낸다. 수직 수평이 정확한 파사드, 백자처럼 깨끗한 마감, 작품처럼 놓인 자재 샘플까지. 그들이 추구하는 공간은 이곳 스튜디오에서부터 시작된다.

디자인에이쓰리가 작업한 펜트하우스의 거실. 정교하게 라인을 맞춘 마감재, 적재적소에 배치한 가구가 어우러져 그들이 추구하는 하이엔드를 완성한다.

디자인에이쓰리 사무실에서 만난 유영훈 대표.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세월이 쌓인 오브제 하나하나에서 컬러감이 느껴진다.


설립한 이후 20여 년동안 6백 건 이상의 주거 프로젝트를 작업했다고요. 하이엔드 주거 공간에 집중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주거 인테리어 시장은 하이엔드는커녕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개념조차 없었어요. 견적을 내는 일이 대부분이었죠. 그래도 꾸준히 디자인을 제안하면서 프로젝트를 쌓아왔어요. 그러다 2018년 인테리어 박람회에서 디자이너관을 작업하면서 저희 모습이 좀 더 알려졌고,그것이 계기가 되어 일하는 방식을 바꿨어요. 당시 인테리어는 제안서를 낸 다음에 계약하는 순서가 일반적이었는데, 디자인 비용을 먼저 받은 후에 제안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거죠. 대신 그때부터 프로젝트에 할당하는 인원은 그 일에만 집중하고요. 충분한 시간과 인원을 확보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졌고, 하이엔드 주거 프로젝트도 점차 늘어났어요.

디자인에이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분위기가 있나요?
공간을 통해 여유를 주려고 노력해요. 상공간을 라운지처럼, 병원을 리조트처럼 디자인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트렌드를 기민하게 따르기보다는 본질인 평안함에 집중하고, 하나의 포인트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모든 부분을 잘 정리해 거슬리지 않는 배경이 되도록 해요.


스무 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디자인에이쓰리 오피스. 벽면과 천장, 책장까지 하얗게 마감하고 수직 수평을 정교하게 맞췄다.
그 편안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디테일에서 비롯되나요?
이를테면 욕실에는 도기 가까이에 1W 정도의 아주 작은 센서등을 설치해요. 주위를 간신히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조명이 자동으로 켜져서 밤에 화장실을 가더라도 잠에서 깬 적이 없는 것처럼 편안하게 돌아갑니다. 문에도 디테일이 있어요. 좋은 호텔의 문은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져요. 여닫는 느낌이 좋고, 찰칵하고 닫히면 바깥과 완벽히 차단되어 새로운 기류가 흐른다는 느낌이 들죠. 그런데 무게감 있는 문을 달려면 문틀과 경첩이 받쳐줘야 해요. 문을 제작할 때 문과 바닥, 문과 문틀 사이에 완충재를 두고, 어느 정도 이상의 무게를 지지하는 경첩을 쓰는 등의 방식이 매뉴얼로 정리돼 있어요. 이렇게 사소한 것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하는 데 많은 디테일이 숨어 있습니다.

대리석, 카펫 등 소재의 물성을 디자인 요소로 삼는 경우도 많아요. 즐겨 쓰는 소재가 있나요?
목재는 노란 색감을 줄인 오크를, 페인트는 오프 화이트 톤의 스페셜 페인트를 주로 사용합니다. 미장 재료에 가까워서 빛을 머금은 듯 하얗고, 자세히 보면 돌의 질감이 느껴져요. 이러한 재료로 베이스를 만든 다음 벽지나 무니크 같은 소재로 가구와 문을 제작해 공간에 질감을 주고 농도를 조절합니다. 또 되도록 솔리드한 소재를 사용해요. 두께가 감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무늬목보다는 원목 마루를 택하고, 페인트도 뿌리는 대신 벽면에 두껍게 쌓아 올리는 느낌으로 시공하고요.


Project


전망 좋은 41층 펜트하우스
탁 트인 전망의 매력을 살린 도심 속 호텔 같은 펜트하우스. 거실부터 주방까지의 길이가 13m에 달하는 매우 긴 형태의 공간이어서 기다란 입면을 잘 채우는 것이 과제였다. 무늬목과 타일, 금속을 매치해 규칙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라운지처럼 연출하고, 높은 층고의 장점을 활용해 거대한 사각 틀을 이용한 간접조명으로 웅장함을 더했다.



복층 테라스 하우스
부부와 어린 자녀 두 명이 함께 사는 복층 테라스 하우스. 가족이 서로 요리하고 밥을 먹으며 소통하는 시간과 손님을 환대하는 공간이 중요했기에 거실을 2층으로 올리고, 1층은 주방 겸 다이닝 공간으로 충분한 면적을 할애했다. 열 명이 앉을 수 있는 8m 길이의 아일랜드 테이블이 포인트다.


디자인에이쓰리
2005년 유영훈 대표가 설립한 이후, 우리의 삶과 도시를 향상시키는 공간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객과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스튜디오다. 단독주택부터 펜트하우스, 프라이빗 레지던스, 주거 브랜드까지 다양한 주거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기능을 완성하는 것을 넘어 거주자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장소를 만들고 있다. 빛과 질감, 비율의 공간 원칙을 기반으로 고전 건축과 현대적 미학을 결합해 우아하고 세련된 삶의 품격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a3design.co.kr


사진 디자인에이쓰리 제공(프로젝트)

글 정경화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