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미래로 전달하는 자연 Marius Troy
AI 아티스트 마리우스 트로이의 상상은 현실이 될까? 울창한 정원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마리우스 트로이가 AI로 그린 미래 주거의 청사진.

마리우스 트로이의 ‘Residence Reimagined’ 시리즈. 우리가 사회를 형성하는 방식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상상이 실질적인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그가 자연과 더 가까운 삶의 방식을 담은, 디스토피아적이지 않은 미래의 거주지를 그렸다.
디자인과 시각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뒤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표현 경로를 탐구하는 마리우스 트로이Marius Troy. 그는 뮤지션이자 포토그래퍼, 그리고 AI와 함께 작업하는 아티스트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오슬로 피오르의 작은 예술가 마을 오스고르스트란에서 가족과 함께 살며 이 모든 일을 해내는 그는 AI 작업을 통해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상상에는 늘 자연이 있다.


유리 패널을 통해 자연을 방안으로 끌어들였다.
미래 주거지를 상상한 ‘Residence Reimagined’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었나?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미래에 우리 삶과 모든 운영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그 잠재력을 시각화해보고 싶었다. AI가 미칠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거나 기대하는 것만큼 디스토피아적이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즉 미래를 시각화하는 방식이 다가올 미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ies)처럼.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자연에 더 가까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싶었다. 대형 유리 패널을 통해 자연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따뜻한 피난처를 제공한다.

당신은 낙관주의자인가?
사회가 미래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고, 대다수가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비전을 지니고 있는 것에 지쳤다. 새로운 기술은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를 모두 가져올 수 있다. 어떻게 사용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그래서 나는 정반대 입장을 취하고 대안적 미래를 제시하고 싶었다.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모습은 아닐 수 있지만, 분명 디스토피아보다는 낫다.




마리우스 트로이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신학자 생마르탱Louis-Claude de Saint-Martin의 “모든 신비주의자는 같은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All mystics speak the same language for they come from the same country)”라는 문장과 함께 인스타그램(@mariustroy)에 게시한 작업. 그는 이 시리즈에서 미래의 종교 및 영성을 위한 공간을 상상했다.
이 작업과 함께 제시한 ‘선언문’에 미래의 사람들이 대도시를 떠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것이 이 비전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AI 기술 또는 기술 전반이 실제 인간의 노동력을 완전히 대신한다면, 우리는 왜 대도시에 머물러야 할까? 오늘날처럼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다면 커리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찾을 수 있고, 도시 밖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개인의 가치는 수익 측면이 아니라, 개인의 고유성과 커뮤니티에서 위치로 결정될 것이다.

당신이 사용하는 미드저니(생성형 AI)는 텍스트 프롬프트로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묘사해야 한다. 미래의 거주지로 어떤 장면을 적었나?
나는 모더니즘 건축의 열렬한 팬이고, 그것이 존재하는 풍경에 대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프롬프트에 1960~1970년대로 회귀를 포함시켰다. 공동체와의 조화도 중요한 키워드다. 그리고 그 장소는 내가 위안을 얻는 것을 반영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생명력이 넘치는 무성하고 활기찬 자연.

이 아이디어가 실제로 미래 건축과 주거 문화에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러길 바란다. 만약 우리가 대도시에서 ‘집’이라고 부르는 작은 상자를 주변 풍경과 공생하는 환대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면, 커리어와 소비가 목표가 아닌 놀이와 지역사회의 장이 열릴 것이고, 우리는 좋은 공간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중해 연안을 따라 펼쳐진 가상의 마을을 상상한 작업. 역시나 주거 공간과 자연의 경계가 흐릿하다.
당신이 인스타그램에서 한 것과 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 이상적인 주거의 미래는 어떤 것인가?
나의 이상적인 미래 주택은 완전히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자연 속에서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이 균형을 이루며 놀이와 활동이 중심이 되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중점을 둔 공간이다.

당신이 상상한 미래에는 늘 자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다.
맞다, 그 이면에는 더 큰 철학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이 여정에 동참시키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라기보다는 나의 마인드셋을 반영한 것이다. 복잡한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자연과 동떨어진 대도시나 스크린 앞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면 깊숙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적, 영감, 호기심을 향해 내면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있다. 나는 우리가 모두 ‘생명’이라는 거대한 구조의 일부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지구라는 거대한 유기체에 존재하는 동일한 의식의 일부라고 믿는다.


자신을 ‘멀티디스플리너리 아티스트’라고 소개하는 마리우스 트로이.
작업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내가 마주치는 모든 것에서. 나는 눈을 뜨고 걷거든. 자연은 물론 역사, 문학, 철학, 영화, 시각예술, 음악도 소중한 친구다.

현재 관심사가 궁금하다.
뉴미디어 아트의 경계를 탐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버추얼 아트를 물리적 공간으로 가져오려고 노력한다. 또한 영원의 철학(perennial philosophy)에 깊이 빠져 인생에 명확성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보편적 지혜를 찾아보고 있다. 삶은 복잡하고 변화는 빠르다. 3천~4천 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가르침에 대한 일종의 닻이 있으면 모든 것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될 거다.

글 김혜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