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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 다시 보기 形形色色, 공예의 향연
“넓은 의미의 공예는 기술과 예술, 쓸모와 감상, 문화와 경계를 뛰어넘는 것 아닐까 싶어요.” 행사를 지휘한 정구호 총감독의 말처럼 2021 공예트렌드페어는 이 대립항들이 한자리에 모여 형형색색 자태를 뽐낸 시간이었다. 보는 이와 오감으로 소통하는 인터랙션까지 시도한 공예트렌드페어를 총정리한다.

작가 71명의 쇼룸처럼 연출해 ‘형형색색’의 참모습을 드러낸 주제관. 한국 공예의 세계적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 해외에서 맹활약하는 작가까지 삼고초려해 불러 모았다.

실용과 예술의 접점
주제관 ‘형형색색’
공예는 유용지물有用之物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대 기술과 전통적 손재주를 결합한 일용품이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예술품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 ㈜디자인하우스가 운영 대행한 공예트렌드페어가 지난 11월 18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다. 열여섯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공예가, 갤러리, 기관 등 3백20여 개 팀이 참여했다. 행사 주제를 ‘형형색색’으로 정한 정구호 총감독은 주제관뿐 아니라 행사 전반으로 주제를 확장했다. “다양한 배경과 경력의 공예 작가가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재료, 형태, 기법을 지닌 작품의 향연입니다. 주제관만 해도 작가 71명의 오브제를 보여주는 쇼케이스죠. 공예, 디자인, 순수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를 선정해 한 광장에서 함께 전시하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월간 <디자인> 인터뷰 중) ‘형상이나 빛깔 등이 다른 가지각색의 것’이라는 형형색색의 뜻에 부합한 전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작가들의 쇼케이스 형태로 구성한 주제관은 전시장 가운데서 현상을 나열하며 트렌드를 예측하는 쇼룸 역할을 했다. 대나무 공예가 한창균, 화각장 이재만, 옥장 엄익평의 공예 명품 옆에 디자이너 곽철안의 유체 조형 의자, 유리공예 작가 이지용의 유리 오브제가 놓이는 식이다. 주관처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김태훈 원장은 “한국 공예가 ‘이륙기’를 맞은 만큼 질적 향상을 염두에 두고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아울러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의 공예 관계자를 홍보 대사로 위촉하고 온라인으로 작품을 소개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매년 공예트렌드페어에서는 역량 있는 작가를 선정해 시상하는데, 2021년 대상(장관상)은 아트&헤리티지관에 출품한 박순덕 국가무형문화재 완초장 이수자(이삼웅 디자이너 협업)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정재희, 이슬아 작가가 선정되었다.

김유 옻칠 공예가가 지등 형태로 만든 달과 이재현 대나무 공예가가 대나무로 물결을 표현한 가곡 무대는 예인의 연주를 즐기던 선비들의 풍류 정신을 담았다.

단청 무늬 각주와 공연 의상에 사용한 원단으로 장식한 천장이 인상적인 회랑 복도.

‘허튼가락’이라는 뜻 그대로 탈격의 미를 살린 산조 무대는 류창성 공간 디자이너, 김지선 패브릭 공예가, 김한주 금속 공예가가 협업했다.

김상윤 공간 디자이너가 연출하고, 최민정 전통 매듭 공예가가 만든 수천 개의 꽃 매듭을 매달아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판소리 무대.
명인명장, 국악과 공예의 만남
국립국악원 K-마에스트로
국립국악원은 무형 예술인 전통음악과 유형 예술인 공예를 융합한 ‘K-마에스트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11월에 열린 2021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첫선을 보였다. 단계적 일상 회복 시기를 맞았지만 아직까지는 해외 공연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힘든 지금, 우리의 전통 예술을 해외에 널리 알리고자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내 프리뷰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강신재 예술감독은 국악 무대라는 공간 속에서 공예가 배경과 같은 소품으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공예’로 연출하는 것을 콘셉트로 공간을 기획했다. 해학과 풍자로 서민의 삶을 그려낸 ‘판소리’,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시조로 풍류를 즐기는 ‘가곡’, 긴장과 이완의 멋이 교차하는 ‘산조’까지 세 가지 국악 장르를 테마로 했다. 각 장르의 특성과 그 음악을 즐기던 계층의 이야기를 담아 특별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공간 디자이너, 공예 작가와 협업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을 비롯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악인들의 협연 속에 완성한 K-마에스트로 무대는 단순한 오브제 전시가 아닌 오감을 충족시켜주는 특별한 공예 전시장이자, 관객과 가장 가까운 국악 공연장이었다.

국ㆍ영문 타이틀 캘리그래피는 영묵 강병인 작가, 공연 의상은 차이킴 김영진 대표가 맡아 한글과 한복의 아름다움까지 공연의 중요한 레퍼토리가 되었다. K-마에스트로 공연 영상은 국립국악원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하고, 세계 각국의 대사관ㆍ문화원 등에 기념 도록을 배포함으로써 천년의 소리를 이어온 우리 소리가 품격 있는 예술 공예, 일상 문화가 담긴 생활 공예와 함께 세계의 마당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떼었다. 국립국악원 김영운 원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아티스트와 협업해 해외 진출을 시도해 한국의 유무형 전통 예술의 가치와 멋을 폭넓게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K-마에스트로 프로젝트는 2021 공예트렌드페어에서 단연 신선한 기획과 국악의 멋이 돋보인 무대였다. 자료 제공 국립국악원

구성 <행복> 편집부 | 사진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2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