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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핸드 박혜심 작가 다닝으로 메꾸는 일상의 기쁨
구멍 난 양말을 꿰매어 신고, 해진 청바지를 기워 입는, 자칫 구차스럽게 느낄 법한 일이 ‘다닝’이라는 니팅 기법을 통해 창작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매일 착용하는 앞치마나 양말은 금세 해지기 마련이다. 다닝으로 구멍을 메운 소품들. 알록달록 색을 더하거나 어우러지는 색을 입힌다.

다닝 머시룸을 양말 안쪽에 대고 고무줄을 감아 고정한 뒤 다닝 작업을 한다.
뜨개질의 매력은 실과 바늘을 이용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아닐까. 실과 바늘로 한 땀 한 땀 직물의 면적을 짜다 보면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이치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일까? 시간과 정성을 들여 뜨개 작업을 하고 나면 어떤 물건이든 더욱 귀히 여기게 된다. 2012년 공예트렌드페어에 참여한 후 대바늘부터 코바늘, 그리고 첨예한 집중도가 필요한 마이크로 크로셰까지 이 분야의 여러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박혜심 작가. 그는 다양한 뜨개 경험이 조각보처럼 모여 다닝 작업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한다. “어릴 적 엄마가 떠주신 스웨터, 직접 짠 양말…. 일상생활에서 쉽게 쓰고 버리는 물건을 소중히 대하는 법을 고민했어요. 그러다 ‘다닝’을 알게 됐죠.”

다닝darning은 구멍이 나거나 해진 부분을 실로 꿰매는 작업으로, 양말 뒤꿈치를 깁기 위해 전구알을 넣어 모양을 잡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수선할 부분 뒷면에 버섯 모양의 다닝 머시룸을 대고 씨실과 날실을 서로 교차해 메우는 작업인데, 컬러풀한 실을 이용하거나 특정 모양을 만들 수 있어 조금 더 장식적 느낌을 더하는 손맛 나는 것이 포인트다.

뜨개 중인 박혜심 작가. 실과 바늘만 있으면 공간 제약 없이 어디든 작업실이 된다. 

다닝에 필요한 도구. 아래 세 가지 다닝 머시룸은 모두 작가가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것. 
“목수 친구들과 함께 다닝 머시룸을 제작해 텀블벅 프로젝트를 열었어요. ‘순환’ 작업을 공유하는 의미로 도시에서 벌목한 나무를 사용해 다닝 머시룸을 만들었죠.” 이후 나무로 다닝 머시룸을 만들고, 수선하고 싶은 물건을 가져와 다닝 스티치를 하는 클래스를 진행했다. 버려지는 것에 한번 더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같은 생각을 지닌 이들과 함께 이러한 경험과 쓰임을 공유해온 것이다.

박혜심 작가의 ‘슬로우핸드’도 같은 결을 지니고 있다. 0.4mm의 가느다란 실로 자아내는 마이크로 크로셰로 토끼풀, 은방울 등 액세서리를 만든다. 평범한 우산 손잡이에 홍학 모양 커버를 뜨고, 요즘 심취한 책에 네잎클로버 책갈피를 만들어 끼운다. 소소해 보이지만 이 모든 작업이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내가 가진 물건을 더욱 소중히 만든다니! 슬로우핸드라는 이름처럼 느리지만 천천히 수선하는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닝 워크숍
구멍 난 니트와 잉크가 묻은 에코백 등에 다닝 작업을 해 나만의 심벌을 더해보세요.

일시 8월 26일(수) 오후 2~4시
장소 장충동 디자인하우스
참가비 3만 원
인원 4명
신청 방법 44쪽 참고(2020년 8월호)

글 손지연 | 사진 이창화 기자 | 장소 협조 오브젝트 서교점(02-3144-7738)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