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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0세 스스로에게 실수할 기회를 줘라


‘천재’ ‘거장’ ‘전설’. 평생에 걸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앞에 따라 붙은 수식어다. 그런데 정작 스스로는 아직도 이런 수식어에 “근질근질하다”고 표현한다. “전설이라면 뭐 하나라도 쉽게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나는 지금도 도무지 쉬운 게 없어요.” 연륜이 쌓이면 무대 위도 연주도 쉽겠구나 생각했지만, 여전히 매번 살아 있는 음색을 만드는 게 어렵다고 말한다. 2005년 갑작스러운 손가락 부상으로 여섯 살 이후 한 번도 놓아본 적 없는 바이올린을 5년간 중단한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인생관 덕분이다. “견딜 수 없는 아픔도 신비로운 인생의 여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좌절하지 않고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소나타와 파르티타> 악보를 연구하고, 머릿속으로 수없이 연습을 반복한 끝에 2016년 서른두 번째 음반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올해 서른세 번째 앨범 <아름다운 저녁(Beau Soir)>을 세상에 내놓았다. “너무 힘들어서 다신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온 기력과 정성을 쏟은 결과물이다. 이처럼 매 순간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살아온 그도 올해 칠순을 맞이하며 나이 앞에 잠시 우울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칠순 생일이 되자 여전히 바이올린의 아름답고 신비한 음색에 흥분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칠순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게 없음을 깨달았다. 9월 1일부터 12일까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정경화&조성진 듀오 리사이틀’, 10월 4~5일 도쿄 필하모닉 브람스 협주곡 공연 등 앞으로 예정된 연주 일정이 그녀의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준다. 바이올린에 몰두한 삶을 살면서 물론 후회도 많지만, 연주자로서 행복과 보람이 더 컸기에 앞으로도 바이올린을 놓을 생각은 없다. 마지막으로 그가 지금의 30대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다. “자신에게 푹 빠져보고, 아낌없이 노력하세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오히려 스스로에게 실수할 기회를 주세요. 그걸 극복하면 분명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글 김현정 기자 사진 제공 뮤직앤아트컴퍼니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