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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관광 도시 담양의 새로운 매력을 담은 열일곱 가지 장소를 소개한다 담양 풍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전통문화가 풍요로운 전라남도 담양은 천혜의 관광지다. 푸르른 고목 사이로 호수에 낙조가 비추고, 고고한 정자 뒤에서 대나무 숲에 바람 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쇄원과 명옥헌원림 등 익히 알려진 담양의 전통 명소 외에, 문화 관광 도시 담양의 새로운 매력을 담은 열일곱 가지 장소를 소개한다.

01 녹색 바람이 부는 길, 죽녹원 산책로

지난 2003년 5월 개장한 이후, 죽녹원은 담양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 속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대나무 숲에 바람 이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맑아지는 느낌이다. 산림욕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죽림욕竹林浴. 대나무 숲이 발산하는 음이온은 혈액을 맑게 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살균 작용으로 공기를 깨끗하게 만든다. 비 내리는 날엔 대나무와 물이 만나 음이온 효과가 훨씬 강해진다고. 빽빽하게 자란 대나무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점점 마음이 안정된다. 죽녹원 산책로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추억의 샛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이름을 붙인 여덟 가지 주제의 길이 있다. 총길이는 2.4km. ‘이이남아트센터’와 담양 전통문화를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가문화촌’이 있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방문하길 권한다. 주소 담양읍 죽녹원로 119 문의 061-380-2680 개방 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연중무휴


02 대나무 공예의 역사를 한눈에, 한국대나무박물관

담양군청에서 차로 채 10분이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한 한국대나무박물관은 1981년 9월 개관해 35년 역사를 지닌 곳이다. 1998년 3월, 죽세공예진흥 단지 준공과 함께 대나무 공예품 전문 박물관으로 명칭을 바꿔 이전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에 대나무 공예품 3천5백여 점을 전시한 여섯 개 전시실이 있으며, 대나무 테마공원, 대나무 공예 체험 교실, 죽제품 전문 판매장 등을 갖추었다. 담양군에서 주최하는 대나무 공예대전 수상 작품과 실생활에 사용하는 생활 공예품은 물론, 무형문화재의 손끝에서 태어난 대나무 공예품과 1960~1980년대의 죽물 시장 풍경을 재현한 미니어처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나무의 쓰임과 용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시대별 죽제품도 소개해놓았다. ‘보고 즐기는 관광’보다 ‘체험하는 관광’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죽제품 체험 교실·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듣는 프로그램도 신설했으니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한 번쯤 들러보는 게 어떨까? 담양의 모든 것을 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대나무박물관을 천천히 관람한 후, 건물 뒤편에 조성한 대숲 산책로를 걷는 것도 좋겠다. 주소 담양읍 죽향문화로 35(천변리 401-1) 관람 시간 오전 9시 ~오후 6시, 연중무휴 문의 061-380-2909


03 고목이 울창한 여유로운 산책로, 관방제림, 백진강

담양읍을 지나 흐르는 백진강 북쪽 둑길 숲. 약 2km에 걸친 산책로 주변에 2백 ~3백 년 이상 된 고목이 빽빽하게 서 있다. 성인 두 사람이 팔로 안아도 모자랄 아름드리나무가, 웬만해선 오가는 사람이 부딪칠 일 없는 널찍한 산책로 중간중간에 아무렇지 않은 듯 서 있다. 둑은 17세기 중반 조선 인조 28년부터 범람하는 자연재해로부터 백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쌓았다.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제 366호로 2004년엔 산림청이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오전엔 울창한 나무의 향기가 싱그럽고, 오후엔 백진강의 낙조가 일품이다. 백진강에 놓인 징검다리를 한가로이 건너는 사람들 뒤로 붉은 노을이 퍼지는 장면은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산책로 동쪽 끝에 담빛예술 창고가 자리하고, 서쪽으로 걷다 보면 국숫집이 밀집한 국수 거리가 나온다. 주소 담양읍 객사7길 37


04 뉴미디어로 표현한 담양의 대나무, 이이남아트센터

죽녹원 정문을 지나 대나무 숲길 초입에 이이남아트센터가 자리한다. 울창한 대나무 숲 사이로 마치 반구형 우주선처럼 생긴 미래적 건물이 이채롭다. 담양 출신의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작품을 모아둔 곳. 이이남아트센터를 총괄하는 신은철 센터장은 이이남 작가를 “디지털 기술과 동서양 고전을 접목하는 뉴미디어 아트를 개척한 제2의 백남준”이라고 소개한다. 다양한 매체로 작업한 이이남 작가의 작품 총 20여 점을 전시한다. 검은색 커튼으로 빛을 막은 공간에 설치한 LCD 스크린 안에서 바람에 대나무가 흔들리고, 그 위로 떨어지는 꽃잎이 겹친다. 2층엔 대나무를 표현한 작품이, 1층엔 고전 명화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과 관객 참여형 미디어 아트,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갤러리 카페 등이 있다. 주소 담양읍 죽녹원로 119 문의 061-380-2680 


05 담양 최초의 공예 미술관, 보임쉔 미술관

몇백 년 전 담양 거리에는 죽물 시장이 있었다. 대나무로 만든 각종 실용품과 공예품을 사고파는 곳. 매년 봄 열리는 담양대나무축제에서 죽물 시장을 재현하는 것도 대나무와 공예가 지역민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해 4월 개관한 ‘공예 미술관 보임쉔Bäumchen’은 담양 최초의 공예 전문 미술관이다. 공예 단체 및 작가들의 다양한 전시를 통해 공예 작품을 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 ‘아직은 작은 나무’를 뜻하는 이름답게, 지역 예술가와 함께 성장해 ‘큰 나무’로 자라나고자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보임쉔 미술관의 임보라 큐레이터는 “지역 작가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누구든 와서 작가의 작업실을 둘러볼 수 있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전시뿐만 아니라 문화 행사,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지역민과 교류에 앞장설 계획이다. 현재 전시 중인 도예가 김광길의 <연잎 이야기>는 5월 28일까지 열린다. 주소 대전면 신룡길 79-3 문의 061-383-6473


06 담양 하늘을 날다, 담양항공비행장

담양을 걷다 보면 경쾌한 엔진 소리와 함께 머리 위를 지나는 작은 경비행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곳이 바로 담양항공비행장(경비행기 투어)이다. 천변 평지에 자리한 이 비행장의 활주로는 350m 정도로 그리 길지 않다. 비행기가 뜨기엔 짧아 보이지만, 활주로 끝을 출발한 비행기는 활주로 중간쯤에서 머리를 들고 하늘로 뜨기 시작한다. 두 대의 비행기가 각각 두 명씩 관광객을 부지런히 실어 나른다. 담양항공의 대표이자 수석 교관인 박문주 씨는 국내 최초 민간인 곡예 비행사다. 13년간 화성에서 비행장을 운영하다 3년 전 이곳을 인수했다.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담양호를 둘러보는 가장 기본적인 담양 관광 코스는 15분 정도 걸리고, 지리산이 있는 남원까지 다녀올 수 있는 한 시간 코스도 있다. 미리 예약한다면 프러포즈, 축하 비행 등 특별한 항공 이벤트도 할 수 있다는 귀띔. 항공 관광뿐 아니라 청소년과 일반인을 위한 경비행기 조종 교육도 이뤄진다. 면허를 취득한 후 경비행 기를 직접 구입하거나, 이곳에서 임대해 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소 담양읍 담순로 156-46 문의 061-381-6230 www.aeromaster.co.kr


07 새로운 담양의 상징, 담빛예술창고

한동안 쓰지 않고 방치되었던 양곡 창고가 현대적 문화 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창고 건물 특유의 높은 천장과 기둥 없이 단순한 구조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설치하고 감상하기에 좋다. 융ㆍ복합 예술로서 사진 매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말하는 <이미지 스펙트럼> 전시에 이어 5월부터는 만화・애니메이션 학생 공모전 입상작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담빛예술창고를 기획ㆍ운영하는 장현우 총괄기획감독은 “이곳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예술인이 모이는 국제 예술촌을 조성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국 유일의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문예카페’는 평일 오전에도 손님으로 북적거릴 정도로 인기 있는 장소다. 차를 마시며 커다란 창으로 관방제림의 울창한 고목을 감상 할 수 있다. 주말 오후 4시경엔 대나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감상할 수도 있다. 주소 담양읍 객사 7길 67 문의 061-383-8240


08 죽물 시장의 맥을 잇다, 담양 오일장

담양 오일장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대나무 공예품 거래 시장인 죽물 시장의 맥을 잇는 것으로, 매월 끝자리가 2ㆍ7 일인 날 국수 거리에서 담주 거리 하천로로 이어지는 길에 선다. 죽제품은 물론 먹거리로도 유명한 담양에서 재래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는 일. 지금은 죽제품보다 먹거리와 생활용품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담양 인근의 농부들이 농사지은 신선한 과일ㆍ채소는 물론 싱싱한 해산물, 닭과 오리를 판매하는 상인도 있다. ‘생활 밀착형’인 오일장답게 갖가지 맛깔스러운 반찬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일장에 빠지지 않는 품목인 옛날 과자를 파는 30대 젊은 상인도 있다. 집 안에 들여놓을 크고 작은 화분 등 현대식 오일장에 어울릴 법한 생활 소품도 많아졌다. 오랜 시간 동안 장날마다 만나온 시장 상인과 지역민들 사이의 허물없는 흥정은 정겨운 시장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옛날 죽물 시장의 풍경을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현재 담양 지역민들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롭다. 주소 담양읍 담주2길 일원 시간 매월 끝자리가 2ㆍ7일인 날


09 어머니의 손맛, 기순도전통장

‘딸기고추장’으로 큰 인기를 끈 한국 전통 식품 명인(제35호) 기순도 선생의 기순도전통장. 창평 슬로시티(삼지내마을)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 바로 아래에 넓은 터를 잡고 자리한다. 슬로시티에서는 차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들어오는 건 바로 엄청난 규모의 장독이다. 정갈한 흰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조심스레 뚜껑을 열고 장의 상태를 체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몇 번 방송에 방영된 이후 식당으로 오인해 들르는 여행객도 있다고. 이곳에서 담그는 장류를 판매하지만 일반인이 자유 롭게 출입할 수는 없다. 된장, 고추장, 간장 외에도 설탕이 아닌 감초로 단맛을 내 뒷맛이 깔끔한 댓잎식혜, 생강식혜 등도 추천한다. 찾아갈 때 내비게이션에서 ‘기순도전통장’으로 검색되지 않는다면 ‘고려전통식품’으로 검색하면 된다. 주소 창평면 유천길 154-15 문의 061-383-6209 www.ksdo.co.kr


10 시골 마을 속 미술관, 명지미술관

좁다란 마을 길을 따라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변 풍경과 전혀 다른, 탁 트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80년 된 한옥을 전통 찻집과 한식당으로 만들고, 옆에 가로로 긴 현대 건물을 지어 조각과 사진 작품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꾸몄다. 원로 사진작가 강봉규 씨와 전남대 예술대학 교수이던 메조소프라노 명지선 씨 부부가 문을 연 복합 문화 공간.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주변 마을 풍경과 전혀 다른 탁 트인 풀밭에 조각 작품을 전시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옥과 현대 건물, 너른 정원과 미술관 뒤쪽 울창한 숲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담양읍과 거리가 꽤 떨어져 있지만 식당과 정원, 갤러리를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 너른 정원에서 미술관 뒤편 울창한 대나무 숲을 바라보면 마음이 탁 트인다. 명지미술관은 지역 주민의 예술 활동을 발전시키기 위해 미술 전시뿐 아니라 공연과 교육, 세미나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주소 고서면 독촌마을 182-2 문의 061-383-2577


11 시간이 멈춘 고요한 마을, 창평 슬로시티

담양 지역민에게는 ‘삼지내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창평 슬로시티. 고재선 가옥 등 고씨 일가의 전통 가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마을 입구에서 두 사람이 걷기 좋은 돌담길 안으로 들어서자 곧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운 마을 전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슬로시티의 명물이 된 ‘약초밥상’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한 번쯤 모두 들르는 곳. 두레박자연생활연구소 최금옥 소장이 직접 산에서 채취한 서른여섯 가지의 약초를 뷔페식으로 맛볼 수 있다. 1인당 1만 원인 식사에는 서른여섯 가지 약초장아찌, 천연된장국, 발아 현미밥, 댓잎보리차가 포함되었다. 말린 죽순, 생강나무꽃차, 댓잎소금, 발효 돼지감자, 댓잎건강보리차 등 다양한 건강식품도 판매한다. 고택을 개조해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한옥에서’는 하룻밤 꼭 묵고 싶은 정갈한 앞마당이 인상적이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창평 교회 맞은편 ‘달팽이가게’가 나오는데, 문을 닫는 월요일을 제외하면 전통 쌀엿, 한과 등을 만드는 식품 명인을 만날 수도 있다. 매년 10월마다 창평시장 일대에서 열리는 ‘창평전통슬로푸드축제’에서는 도자기 만들기, 쌀엿 만들기 체험 교실을 진행한다. 향촌 마을의 정서와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몇 안 되는 곳, 2006년 등록문화재 제265호로 지정된 삼지내마을의 돌담길을 걸어보시길. 주소 창평면 돌담길 56-24 문의 061-383-3807


12 담양의 전통문화를 한곳에, 죽녹원 시가문화촌

죽녹원 정문으로 들어서 울창한 대나무 길을 걷다 보면 야트막한 동산을 넘어 널찍한 평지가 나온다. 면앙정과 식영정, 소쇄원 광풍각, 명옥헌원림 등 담양의 누정문화를 대표하는 이름난 정자를 한곳에 재현해놓은 시가문화촌이다. 죽녹원 후문을 통해 바로 입장할 수도 있는 이곳은 담양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담양군이 조성한 문화 역사 공간이다. 각각의 건물 사이에 거리를 넉넉히 두어 산책하듯 자연스럽게 담양 특유의 누정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정자 외에도 명창 박동실의 판소리 무대를 재현한 우송당에서 판소리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지친 다리를 쉬어 갈 수 있도록 대나무로 만든 독특한 형태의 라운지체어를 곳곳에 배치했다. 한옥 카페 ‘추월당’에서 잠시 목을 축이는 것도 좋겠다. 일찌감치 예약한다면 일곱 채의 한옥이 있는 한옥 체험장에서 민박을 할 수도 있다. 주소 담양읍 죽향문화로 378 문의 061-380-2690 개방 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연중무휴


13 사계절 아름다운 예술 체험, 아트센터 대담

국수 거리에서 백진강 너머 맞은편을 바라보면 숲 속에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낸 현대 형태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 예술을 사랑하는 두 자매가 운영하는 아트센터 대담이다. 노출 콘크리트로 지은 갤러리를 중심으로 주변 여러 건물이 작은 단지를 이루는 복합 문화 공간. 지방 문화 공간은 대개 지역별로 비슷하게 마련이지만, 이곳은 카페의 음료수 메뉴조차 주변과 현격히 다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담양 문화의 품격을 높이고 싶었어요.” 정춘희 대표는 동생인 서양화가 정희남 관장과 함께 아트센터 대담을 지었다.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아트센터 대담엔 이곳에서 그림을 배운 담양 주민의 작품을 곳곳에 전시해두었다. 40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정춘희 대표는 무엇보다 미술관의 교육적 역할을 강조한다. 메인 갤러리에서는 이곳에 상주하는 전문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가 열리고, 교육동 2층에서는 이우환 작가의 후원자로 잘 알려진 재일 컬렉터 하정웅 씨가 기증한 작품을 전시한다. 이곳을 짓기 전 있던 전통 가옥은 젊은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로 사용하며, 미술 작품을 전시한 아트 민박도 운영한다. 주소 담양읍 언골길 5-4 문의 061-381-0081


14 담양의 작은 유럽, 메타프로방스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옆 도로변에 색다른 유럽풍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마을이 들어서고 있다. 메타프로방스는 메타세쿼이아와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프로방스의 합성어. 붉은색 지붕에 노란색 벽, 색색의 창틀 아래 벽돌길을 걷고 있으면 처음 가본 낯선 도시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지금은 음식점과 커피숍, 기념품 가게 등 상가가 문을 연 상태. 뒤이어 가족 호텔과 펜션, 메타세쿼이아 농촌테마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직 일부만 개장한 상태지만 작년 관광객 1백50만 명이 찾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소 담양읍 깊은실길 2-17 문의 061-383-1710 14


15 세계로 뻗어나가는 담양대나무축제

‘천년의 대숲, 미래로, 세계로!’라는 염원을 담아 열여덟 번째로 개최하는 담양대나무축제. 지난해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치른 후 첫 번째 대나무 축제라 지역민은 물론 담양을 찾는 여행객들의 관심도 뜨겁다. 오는 5월 3일부터 8일까지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대에서 펼쳐지는 대나무축제는 대표 프로그램인 ‘추억의 죽물 시장 가는 길’을 더욱 생동감 있게 재현해 소규모 토속 음식점을 운영하는 등 전통 시장의 정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또 온 가족이 즐기는 대나무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나무로 제작한 카누 체험을 신설하고 친환경 농특산품관, 대나무 생태 체험, 대나무청정생태관, 영어 방송과 연계한 대숲 속의 외국인 원정대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 했다. 또한 담양군이 올해부터 새로 기획하는 ‘인문학 기행’의 첫 시작으로 ‘죽녹원 인문학 산책’ 투어도 진행한다. 담양대나무축제를 찾은 명사, 작가와 함께 담양의 역사 속에 깃든 인문학적 의미를 함께 찾아가는 시간을 마련한 것. ‘대나무 디자인 비엔날레’를 준비하는 국제적 축제의 도시로서 그 초석을 다지는 마음으로 대나무 비엔날레관도 선보인다. 축제 기간 중 국수 거리에서는 지역 예술인 상설 공연, 죽취竹醉 아리랑 공연, 국악 공연, 난타 공연 등이 열린다. 죽녹원 일대에서는 담양 음악회, 빛담 국악 공연, 남북하나로 예술단 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장소 담양읍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원 기간 5월 3~8일(6일 간) 


16 고적한 숲과 충신의 정자, 독수정원림

담양을 대표하는 정자인 소쇄원과 환벽당, 식영정 등이 있는 증암천(옛 지명은 자미탄) 가장 상류에 자리한 독수정과 그 주변 숲을 독수정원림이라 한다. 독수정獨守亭이란 홀로 지키는 정자라는 뜻. 막역한 사이던 포은 정몽주가 선죽교에서 죽은 후, 서은 전신민은 개경을 떠나 이곳에 정자를 짓고 쓰러진 고려 왕조를 기리며 살았다. 그때가 1390년경으로,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담양의 많은 정자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정자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가 풍부하고 주변 숲이 아름답지만, 찾는 사람은 좀처럼 없다. 원래의 건물을 허물고 1970년대에 다시 지어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한 탓일 것이다. 동쪽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천변으로 이어지는 좁은 산책로는 다소 짧지만, 싱그러운 자연의 향기가 가득하다. 북적대는 관광객의 틈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임금이 살던 방향인 북쪽으로 문을 낸 정자에 앉아 푸른 숲을 바라보는 충신의 마음을 짐작해본다. 주소 남면 독수정길 33


17 숲과 호수 사이를 걷는 담양 용마루길

추월산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담양호를 가로지르는 기다란 나무다리가 보인다. 목교를 건너 삼국시대 성곽인 금성산성을 지나 생태 공원이 자리한 용추산 가마골계곡까지 이어지는 편도 4km 정도의 산책로가 담양 용마루길이다. 호숫가 산허리에 나무 데크로 길을 내 경관이 그야말로 아주 그만이고, 왕복 두 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는 경사 없이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할 만하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젊은 부부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띌 정도. 군데군데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화장실까지 배치했다. 2012년 여름에 목교와 나무 길만 부분 개장한 뒤 작년 가마골계곡 쪽으로 흙길을 이어 산책로를 완성했다. 한쪽 푸른 숲엔 꽃이 한창이고, 그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가슴 탁 트이는 호수 풍경이 펼쳐진다. 단풍 지는 가을의 색은 또 얼마나 찬란할지 문득 궁금해진다. 주소 용면 추월산로 981 문의 061-380-3063


★ 담양의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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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규영, 유주희 기자 | 사진 박찬우, 임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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