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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도 가족이다. 1인 가족


‘쇼핑하러 갑니다’

‘혼자(1인)’라는 말 뒤에 가족을 붙이니 어쩐지 어색하다고요? 하긴 가족이란 부부처럼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ㆍ자식처럼 혈연으로 이루어진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을 말하니까요.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혼자 살기에 ‘1인 가족’이란 말이 생겼을까 싶기도 합니다. 대학 졸업 후 15년 동안 혼자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리고 현재 남자 친구도 없고 결혼 계획도 없는 대책 없는 ‘노처녀’로서 한마디 하자면, 사실 혼자 사는 건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강력한 독신주의자가 아닌 이상 제 말에 공감하실겁니다. 늦은 밤 썰렁한 집에 들어가 불을 켜는 일도,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 텅 빈 식당을 찾아 헤매는 일도, 먹는 것보다 버리는게 많은 부엌살림도 이젠 지긋지긋하니까요. 그럼에도 1인 가족으로 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그저 세상의 이치라고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혼자 살려고 사는 게 아니라 살다 보니 혼자가 됐다는 뜻이죠. 우리 주변에는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 경우는 결혼이 두려워 ‘절반쯤의 자발’로 1인 가족으로 사는 것이고, 제 아버지는 자식들이 출가했거나 따로 살고, 아내와는 이혼했기 때문에 1인 가족으로 삽니다. 나라에서 산출하는 1인 가족의 범위 안에 저와 아버지가 모두 포함됩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니 1인 가족은 온전한 하나의 가족 형태라기보다 가족 구성원에서 분리되거나 파생한 하위 개념의 가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상위 개념이냐 하위개념이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족이라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죠. 자발적이냐 비자발적이냐도 중요하진 않아 보입니다. 이왕 혼자 사는 거, 싱글의 자유를 만끽하면서 단출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가정 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은 1인 가족으로 살려면 네 가지가 필요하다고 알려줍니다. 또 시인 최영미 씨는 지난 30년간 홀로 살면서 겪은 혼자 살기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합니다. 1인 가족 에코네트워크 ‘이웃울랄라’의 이정인 씨는 혼자 살수록 활동력은 높이고 인간관계는 확장하라고 조언합니다. “혼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스마트한 가전제품은 삶의 활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적어도 이 정도면 당신도 행복한 1인 가족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작품 이미지 제공 김경민(조각가) 캘리그래피 강병인 자료 사진 제공 넵스, 세비앙

글과 구성 정세영 기자 디자인 안진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