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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나눔 이야기]'공부의 신'을 소개합니다 '공부의 신'을 소개합니다
나라가 어지럽고 어른들 꼴은 우습지만, 혼란한 시기에도 뜻을 세우고 학업에 정진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신의 학습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과 저소득층 자녀에게도 공부를 가르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생활 도우미까지 자처하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추는 희망의 메시지, 하나고등학교 학습 공동체 ‘공부의 신’을 소개합니다.

중ㆍ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한 번쯤 ‘공신 사이트’라는 말을 들 어보셨을 겁니다. 2006년 서울대학교 학생 둘이서 만든 ‘공신닷컴’ (www.gongsin.com)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당시 서울대 기숙사 에서 생활하던 강성태ㆍ강성영 형제는 자신들의 공부 비법을 공신닷 컴에 공개함으로써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자 했습니다. 이 똑똑하고 건실한 청년들이 공신닷컴을 통해 이루고 자 한 것은 단순히 자료 공유가 끝은 아닙니다. 그들은 공신닷컴을 통해 대한민국의 교육 불평등에 당당히 맞서고자 했고, 이것을 ‘소셜 벤처기업’, 즉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키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꿈은 이루어졌지요. ‘대학생의 재능 기부로 제작된 강의 수익으로 소외 계층 학생들에게 친형 멘토링을 제공하는 서울형 사회적 기업’, 이것이 바로 ‘공신닷컴’의 현재입니다.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하나고등학교는 하나금융그룹이 설립한 학교로 대학 진학을 위한 학습뿐만 아니라, 성숙한 사회적 인격체가 되기 위해 학생이 갖추어야 할 소양을 가르치고, 가능성은 있지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인재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어 그들이 꿈과 소망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 활동으로 ‘공부의 신’ 동아리를 들수 있습니다. 하나고등학교 학습 공동체 ‘공부의 신’은 학습 멘토링 활동체 ‘공신닷컴’의 정신을 이어받아 만들었습니다. 동아리 구성원 개개인이 학습 멘토가 되어 다문화 가정이나 저소득층 자녀(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 학교 3학년생까지)에게 학습 멘토링을 해주고, 방과 후 다양 한 봉사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그들의 주요 활동입니다.


하나고등학교 학습 공동체 '공부의 신' 학생들이 신사복지관 저소득층 자녀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친 형제, 자매처럼 서로를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하나고등학교의 영어과 교사 장지현 씨는 “‘공부의 신’에서 ‘신’을 보통 신 神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신’이 의미하는 뜻은 세 가지 입니다. 믿음 信, 웃음 , 새로움 新. 즉, 멘토 mentor(새로운 인생 설계를 위해 도움을 주는 조언자 또는 후견인)와 멘티 mentee(멘토에게 상담이나 조언을 받는 사람) 간의 믿음을 바탕으로 언제나 즐겁게 웃으며, 새로운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멘토링 활동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부족함 없이 교육받으며 자신의 꿈만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며 배움의 소중함을 깨닫는것이 이 활동의 중요한 의미입니다” 라고 그 취지를 설명합니다.

‘공부의 신’ 동아리 활동은 2명의 멘토가 1명의 멘티를 담당하는 형태로 구성되며, 이는 다시 4~5명의 멘티와 그 담당 멘토가 한 조가 되는조별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각 조의 멘토는 자신이 맡고 있는 멘티와 함께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 각 과목에 도움이 되는 체험 학습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자원봉사 활동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멘토와 멘티의 활동은 철저한 평가제로 진행되는데, 한 달에 한 번, 멘티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멘토의 수업 준비 정도와 노력도 등을 평가하고 건의 사항을 받아 앞으로의 멘토링 활동에 반영하는 등 엄격한 규칙을 적용합니다. 또한 멘토 역시 매번 멘티의 ‘학습 점검표’를 작성해 멘티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합니 다. 두 달에 한 번 ‘베스트 멘토’와 ‘워스트 멘토’를 선정해 베스트 멘토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고, 워스트 멘토에게는 봉사 활동을 명하는것도 학습의 재미를 더합니다. 물론 배움 과정을 잘 따라준 멘티에게도 같은 형식으로 상과 벌칙을 적용합니다.

하나고등학교 ‘공부의 신’ 동아리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신사종합 사회복지관의 최선희 사회복지사는 “신사복지관의 많은 저소득층 자녀와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멘티는 하나고등학교 ‘공부의 신’을 만나 매주 토요일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이 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 아이들은 무미건조하던 주말을 보다 활동적이고 재미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교과별 학습 과정을 통해 학업 성적이 향상된 것은 물론,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한 예체능 활동도 다채롭게 체험하고 있습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공부의 신’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한경섭 군은 “오히려 제가 멘토링 활동을 통해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어느날 제 멘티에게 평소처럼 평범한 숙제를 내주었는데, 다음날 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숙제를 했다는 말을 듣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불과 한 살 차이인 형과의 사소한 약속이지만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멘티의 모습이 저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어요. 서로가 함께 배움을 얻는다는 것, 그것이 바로 참다운 의미의 봉사 활동이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그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지난달 베스트 멘티로 선정된 박선영 양도 “멘티는 마치 친동생 같아요. 남이 아니라 내 형제 자매와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어요”라는 어른스러운 생각을 전합니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 도움으로 누군가의 인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아주 의미 있는 일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재능 나눔의 미학. ‘공부의 신’ 동아리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
문의 www.hana.hs.kr

글 정세영 기자 사진 및 자료 제공 하나고등학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