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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함께 읽는 글] 타인과 함께 호흡하며 내 아이가 만들어가는 멋진 세상

‘하마 물통’이 변화시킨 세상 지금도 아프리카에선 수천만 명의 여인과 아이가 물 한 통을 긷기 위해 하루에 8km를 걷는다고 합니다. 20리터나 되는 물통을 머리에 이고 다니려면 척추와 목이 휘어질 지경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들을 위해 작지만 위대한 발명품이 보급되었습니다. 하마처럼 생겼다 하여 ‘히포워터 롤러 Hippo Water Roller’라고 부르는 이 물통은 90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으며, 물통 자체가 굴러가게 돼 있습니다. 손잡이를 밀면 어린 소녀라도 손쉽게 물통을 나를 수 있는 것입니다. 하마 물통의 발명은 단순히 물을 쉽게 나르는 편리함만 가져다준 것이 아닙니다. 여성과 아이는 물을 빨리 긷고 남은 시간에 생산적 노동을 하거나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 분쟁 당시 군수품으로 개발한 이 물통은 어떤 착한 사람에 의해 그 쓰임새가 달라졌습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멋진 세상을 만든 것입니다.

때로는 가만히 앉아 있기 “저는 여인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알지요.” 이 도발적 광고 카피의 주인공은 ‘Rent-a-Husband(남편을 빌려드립니다)’라는 회사입니다. “저는 TV도 보지 않습니다. 밥을 해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변기에 흘리지도 않지요. 하지만 남자가 집 안에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드립니다.” 수도 고치고, 전기 만지고, 페인트칠하는 일을 대신해주는 남편 대행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카일 워런은 심한 곱슬머리에 툭 튀어나온 이마, 둔탁한 몸의 남자입니다. 그는 공사판을 전전하는 일용직 노무자였지요. 매일 술을 마시고 싸움질이나 하던 대책 없는 건달이었습니다. 어느 날 참다 못한 아내가 집을 나가자 그는 초라한 자기 인생을 돌아봤습니다. 밤새 울며 괴로워하던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여자도 남자가 없으면 이렇게 힘들까?’ 며칠 전 신문에서 보았던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여자는 남자가 떠난 것보다 남자가 처리한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며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음 날 그의 낡은 봉고차에는 “남편을 빌려드립니다”라는 광고판이 붙었습니다. 며칠 후 식당에 세워진 그 차를 보고 TV 프로듀서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카일의 이야기가 <인생 극장>으로 방영되자 그의 휴대폰에 불이 났습니다. 그는 지금 봉고차 수십 대를 굴리는 어엿한 회사의 사장님이 되었습니다. 미국에는 수없이 많은 수리공이 있지만 남편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는 카일의 회사뿐입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촐싹대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한 가지 생각에 빠져들다 보면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평소에 호기심을 갖고 본 것들, 잊힌 줄로만 알았던 일들이 팥죽에 새알심 뜨듯 동실동실 떠오릅니다. 당신의 머리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성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함께 노는 게 최고의 창의력 훈련 2006년 7월 16일 일본 사이타마 현 오케가와 비행장에 한 무리의 대학생
이 상기된 얼굴로 모여 있습니다. 도쿄 공업대 학부생인 이들은 이날 세계 최초로 건전지를 동력으로 한 비행기를 날려볼 작정입니다. 날개 길이 31m, 중량 54kg의 초미니 비행기 조종석에는 같은 무게의 대학생이 앉아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1903년 라이트 형제가 가솔린 엔진 비행기로 날아간 거리인 260m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이윽고 청년들은 함성을 지르며 비행기 날개를 붙잡고 달렸습니다. 둥실 떠오른 비행기가 고도 5m까지 올라가더니 미끄러지듯 391m를 날아갔습니다. 성공입니다! 세계 신기록입니다. 이 비행기 안에 장착된 160개의 건전지는 이륙할 때 필요한 800와트의 동력을 거뜬히 냈습니다. ‘마쓰시타 전기’가 개발한 옥시라이드 건전지. 이 회사는 신제품 홍보를 위해 이 프로젝트를 후원한 것입니다. 청년들의 꿈을 싣고 날았던 이 비행기는 국립과학박물관에 전시되었고, 이 과정을 TV 광고로 제작해 전 세계에 방영했습니다. 혼자 놀면 재미가 없습니다. 함께 놀아야 신이 나고, 신이 나면 몰입하게 마련입니다. 해 지는 줄 모르고 끼니를 걸러도 배고프지 않습니다. 함께 놀면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됩니다. 어떻게 하면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지 알게 되고, 더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비행기도 띄우고, 로켓도 쏘고, 로봇도 만듭니다. 혼자 커서 잘된 아이는 없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지금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습니까?

이규창(모그에듀케이션 코치, blog.naver.com/jace1123) 캘리그래피 강병인

담당 정세영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