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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에이징 주거공간 제안]공간 디자이너 전시형 씨 지금 도심형 실버타운에 주목하는 이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나 장애인 복지시설 등 특별한 타깃을 위한 보편적인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다고 말한 공간 디자이너 전시형 씨. 그가 얼마 전 시니어를 위한 레지던스 하우스 ‘더 클래식 500 The Classic 500’을 선보였다. 지난 몇 년간 일본과 유럽, 미국 등 세계 곳곳의 시니어 타운을 탐방한 후 벤치마킹해 계획한 더 클래식 500은 호텔식 서비스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실천한 도심형 시니어 타운의 대표 주자다.
시니어들은 대부분 무직자다. 퇴직 후 사회적 지위와 조직을 잃었을 때, 사회적으로 혼자가 된 그들에게 ‘함께’가 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건축가 전시형 씨. 직업이 없다는 것은 소일거리가 없다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친구를 잃는다는 것과 직결되는 문제다. 여가 시간에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혼자서 전념할 수 있는 취미나 여유로운 문화 활동을 하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결국 ‘함께 즐길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매일 만나는 사람은 같이 늙어가는 남편 또는 아내뿐, 여행을 가도 부부 혹은 가족 동반이 고작이다. 10년 전에는 실버타운 최적의 입지 조건이 공기 좋은 곳이었다면, 미래의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계’이다. 즉, 커뮤니티가 건강한 삶을 만든다는 것이다.“제가 지금 골프 여행을 가려고 해도 4명을 모으기가 힘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친구 만드는 일이 참 힘들거든요. 그런 만큼 그들에게 친구를, 가까운 이웃을 묶어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모르는 이웃이 친구가 되어 4명, 6명, 8명 부부 동반, 혹은 남자끼리, 여자끼리 단체 여행을 갈 수 있는 것. 전시형 씨는 이것이 바로 시니어의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지탱해주는 커뮤니티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또한 시니어 타운은 도심도 그냥 도심이 아닌 시내 한복판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직 기운이 넘치는 40대 때에는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50대는 아름드리나무 아래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반대로 60대가 되면 다시 도시로 나와야 합니다. 70대가 되면 도심 한복판에서 지내야 하고요.” 몸이 아프면 당장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병원이 있고, 극장이 있고,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는 도심 한가운데로 나와야 한다. 사람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백화점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눈으로 보이는 상대방의 움직임이 활발할수록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긴자의 가장 값비싼 땅에 떡하니 시니어 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심 속에 백화점, 주거 공간, 커뮤니티 시설까지 모두 마련하는 일은 엄청난 계획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더 클래식 500은 수익 구조에 덜 민감한 학교 재단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우리나라는 시니어 타운을 복지시설이라 생각지 않고 요양 시설이라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노인 주택, 장애인 주택, 환자 주택 등으로 특정하기보다 불특정 소비자가 유연하게 받아들 수 있도록 일반형 주택으로 제안해야 합니다.” 지금의 60대는 비교적 세대 차이를 적게 느낀다고 한다. 정신적 나이는 육체적 나이보다 무려 스무 살이나 어리다. 자신은 아직도 혈기 왕성한 40대인데 주변에서 너무 나이 든 노약자로 보는 것은 아닐까. 시니어가 젊은 브랜드를 택하기보다 시니어 브랜드 자체가 젊어지는, 사회의 전반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전시형 씨. 시니어 브랜드를 떳떳하게 즐기는 것! 더 클래식 500은 주거 공간으로써 이를 실천한 모범 사례이다.

품격 높은 문화 커뮤니티, 더 클래식 500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아들 내외도 예전보다 더 자주 놀러와요. 손주 녀석은 특히 야외 수영장을 좋아하지요.” 삼각 구조물이 웅장한 느낌을 주는 1층 로비는 오전부터 지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로비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 광진구 자양동에 오픈한 스타시티 더 클래식 500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도심형 주거 공간이 어우러진 시니어 레지던스다. 대학교, 백화점, 극장 등 복합 문화 시설이 단지와 연계되어 있어 거주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곳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특별한 호텔식 서비스 덕분이다. 집 안은 주 2회 하우스키핑 서비스로 언제나 쾌적한 상태로 관리된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세탁과 식사 등 모든 종류의 룸서비스가 가능해 가사 노동에서 해방된 시니어들은 남는 시간을 운동이나 댄스 교습, 독서 등 여가 생활에 활용한다.


1 거실과 통화는 효과적인 동선
거실과 주방은 통합 시스템으로 동선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현관에서 주방, 주방에서 거실, 거실에서 침실, 침실에서 욕실, 욕실에서 다시 거실, 모든 부실이 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휠체어가 이동 가능하도록 문을 벽면에 매입하는 슬라이딩으로 제작하고 기존보다 폭을 넓혔다.

2 단순함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인테리어
“나이가 들수록 노안이 진행되다 보니 점점 화려한 옷을 고르곤 해요. 하지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오히려 보수적입니다. 하루 입는 옷은 화려한 것을 원하지만 오래 머무는 공간은 점잖기를 바라지요.” 설계와 인테리어를 맡은 전시형 교수는 이를 ‘신선한 보수’라 말한다.
내부는 대리석과 나무 소재, 네틀 등 천연 패브릭 벽지를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베이지 컬러 톤으로 통일해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더했다.


3 주거 공간과 취미 공간의 분리
모든 가구와 가전제품, 필요한 것은 모두 빌트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홍보 담당자 한성희 씨는 거실과 주방, 침실로만 이루어진 공간을 보고 생각보다 좁아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북 카페, AV 룸, 피트니스 센터 등 다양한 취미 공간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시설로 빠져 있기 때문이다. 주거 공간은 단순히 휴식의 기능만 해야 하는 것.


4, 5 응급 시스템 24시간 가동
기능적인 부분은 노화로 인한 불편함에 초점을 맞췄다. 침대, 욕실 등 주요 생활 동선에 응급 콜 버튼을 설치해 회원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버튼만 누르면 의료진이 출동하도록 돼 있다. 첨단 인체 감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 실내에서 장시간 동안 인체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에도 즉각 출동하는 등 위급 상황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 안전사고에 완벽한 대비책을 갖춘 셈이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