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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캠페인'행복 나누기' 총결산 함께 행복해야 진짜 행복하다
행복은 지난 1년간 ‘행복 나누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웃, 자연, 전 지구, 나아가 미래의 후손과 ‘더불어 살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세밑을 향해가는 지금, 오늘도 소신껏 ‘더불어 살 길’을 모색하는 그들의 근황을 들어본다. 또 미처 지면에 담지 못한 전 세계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1 권순영 박사는 아프간에 콩을 심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렸다.
2 문화를 뛰어넘은 닮은꼴 다문화 가족인 담비・바다 가족.


올 한 해 <행복>이 만난 ‘나눔 전문가’ 첫 시작은 헐벗은 아프가니스탄에 콩을 심는 권순영 박사의 이야기였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의 임원 자리를 그만두고, 식품영양학 박사라는 달란트를 살려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프간 사람들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헌신 덕분에 30년간 전쟁으로 피폐해진 땅에, 호밀 대신 수익성 높은 마약이 재배되던 땅에, 3년 전 처음 콩이 자랐다. 그가 조직한 ‘국제 영양과 교육 협회(이하 NEI)’는 농가에서 콩을 재배할 수 있도록 콩 씨앗을 무상 제공하고, 재배 방법을 교육하고, 콩 분말로 빵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고, 가장 빈곤한 동네에 두유 급식을 했다.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의 볼에 살이 오르고, 영양실조로 10명 중 1명의 여성이 출산 중 사망한다는 비극적인 통계 수치를 낮췄다.
권순영 박사의 사연을 읽은 <행복> 독자 최정숙 씨(벧엘기업 대표)는 NEI에 후원금 2천1만 원을 전했다(<행복> 2009년 3월 독자 편지에 소개).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딸을 둔 어머니로서, 그는 아프간의 모든 여성과 아이들에게 밥 한 끼 해 먹이는 심정으로 후원을 결심했다고. 이때 맺은 NEI와의 인연은 현재까지 이어져 얼마 전 그는 아프간에서 두유 급식용 차량을 구입하는 데 힘을 보탰다. 권순영 박사가 전화로 전한 근황에서도 희망이 보였다. “지난 2월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송웅엽 대사님의 조력으로 한국 콩 씨앗 5품종을 아프간에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한 나라의 지적 재산인 귀한 콩 품종을 기증해준 덕분에 아프간 땅에 더 잘 맞는 종자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권 박사와 NEI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후원금, 또 하나는 아프간 농민들을 한국에 초청해 우리의 콩 재배 기술과 콩 가공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다. 도움을 주고 싶다면 NEI 코리아의 신치호 회장(02-761-8601)에게 문의하도록.
자녀의 친구 중에도, 이웃 주민 중에도 다문화 가족이 부쩍 많아진 요즘, <행복>은 2월호와 5월호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족인 다문화 가족을 소개했다. 2월호에서는 한국 남자 강정필 씨와 베트남 여자 진정수 씨 슬하의 담비・바다네 가족을 만나보았고,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는 모습은 세상 모든 가족의 공통분모임을 배웠다. 5월호에서는 다문화 가족에게 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아이누리(‘경기도를 아이들이 신나게 누린다’라는 뜻) 캠페인 소식을 전했다. 경기아이누리 지원으로 올 한 해 총 280명의 다문화 가족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게 되었다. 지난 10월 24일 폐막식을 끝으로 총 9회의 1박 2일 여행과, 6회의 1일 체험 여행, 2회의 캠프가 마무리 되었다.
한편 <행복> 3월호에는 존경받는 사회적 기업가들을 다뤘다. 기업의 목표가 단지 ‘이윤 창출’이 아닌, ‘북극 생태계 보호’ 같은 사회적 목적에 뜻을 둔 선각자들의 이야기였다. 문제아를 셰프로 훈련시켜 일자리를 제공하는 영국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버와 레스토랑 피프틴, 젊은 세대의 ‘더불어 살기’ 마인드를 일깨우는 무료 타블로이드지 <제너레이션 타임스>를 발행하는 일본인 이토 다케시(디자인 기획사 ‘아소봇’ 대표), 국내 1호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가게의 이혜옥 상임이사를 만나보았다. 지난 9월 28일에는 피프틴 레스토랑에서의 고된 훈련 과정을 끝마친 젊은이 15명의 졸업식이 있었다. 이로써 현재까지 피프틴 재단에서 훈련받은 총 141명의 젊은이가 런던 유수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되었다. 청년 사회적 기업가 이토 다케시 대표는 일본에서 근황을 전해왔다. “일본도 올해 극심한 불경기에 시달렸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기획사 등 크리에이티브 관련 회사들이 많이 도산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진정한 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의 프로젝트는 라는 무가지 제작이었습니다. 쇼핑 정보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이 사회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투자’하는 카탈로그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단체를 소개하고 그 단체에 ‘기부’ 형태가 아닌 ‘투자’ 형태로 지원, 참여하는 잡지입니다.”

3 젊은 층의 의식을 일깨우는 일본의 사회적 기업가 이토 다케시.


4 국제민주연대는 국내 최초로 공정여행 패키지를 개발했다.


5 기아대책이 설립한 재활용품 가게 행복한나눔 1호점.

기아대책이 설립한 재단법인 행복한나눔은 방송인 박미선 씨가 대표로 이끌고 있는 재활용품 가게다. 6월호에 소개한 뒤 꾸준히 기증 신청이 늘었고, ‘행복이 가득한 교실’이 마련한 ‘재능 도네이션’ 특강에 참여한 독자들이 직접 만든 미니 가방을 기증했다. 그간 행복한나눔은 서울극장에 새 직영점을 열었고,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창립 10주년 콘서트 ‘행복을 노래하다’를 공연했다. 박미선 대표의 제안에 박상민, 컬투, 신효범, 다이아, 황보, DJ DOC 등 전원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무대에 올랐으며 기아대책 홍보대사인 BMK와 행복한 공연을 선사했다.
7월호에 소개한 국제민주연대의 공정여행은 다음 휴가를 고민하게 했다. 화려한 리조트에서 즐기는 안락한 휴식 뒤에는 이곳에서 일하는 현지 주민이 당하는 착취가 자리해 있다는 불편한 진실에 반기를 든 운동이 바로 공정여행이다. 국제민주연대는 지난여름 ‘중국 윈난 소수민족 체험 공정여행’을 비롯, 총 3회에 걸친 공정여행을 진행했다. 내년 1월부터는 윈난 소수민족 문화 체험과 중국 구이저우 성의 소수민족을 찾아보는 여행을 진행할 예정이니 신청(02-736-5808~9)을 서두르자.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도 점점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11월호에서는 ㈜마임이 백혈병 어린이를 돕고자 직접 기획한 자선 공연 ‘사랑의 콘서트’를 소개했다. ‘자연, 사람, 문화의 조화가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를 주제로 한 공연이었다. 호응에 힘입어 내년의 ‘더욱 특별한’ 사랑의 콘서트를 기획 중이다.


1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최고의 팝 아티스트가 된 로메로 브리토.

더불어 살고자 지혜를 모으는 선구자들 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더 많은 이웃과 더 많은 행복을 나누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살기를 실천한 국내외 착한 이들을 소개한다.
영국 하이드 파크, 미국 JFK 공항에도 대규모 작품이 설치될 정도로 요즘 팝 아티스트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로메로 브리토 Romero Britto. 그는 ‘로메로 브리토’ 재단을 통해 어느 작가보다 열성적으로 전 세계 가난한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 10월 오페라 갤러리에서 열린 국내 첫 개인전을 위해 한국에 처음 방문한 그를 만나 재단 설립 동기를 물었다. “브라질의 아주 가난한 집 9남매 중 막내였습니다. 형제들의 싸움으로 아수라장이던 집에 있는 것보다 학교에 가는 게 훨씬 즐거웠고, 학교 교육을 통해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집에서 이름 대신 ‘아홉째’라는 숫자로 불렸던 저를 하나의 존재로 인정해준 세상에 대한 고마움을 갚기 위해 재단을 설립해 어린이를 돕기로 했습니다.” 그는 어린이들이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폐허가 된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서 집 짓기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메이크 잇 라이트 Make It Right’ 재단은 2010년까지 총 150채의 집을 지어 ‘로어 나인스 워드’ 지역(저지대로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의 이재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이 집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주택이자 홍수에 대비한 구조라는 점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5백만 달러(약 57억 원)을 기부했고, 자주 뉴올리언스를 찾아 모금 활동과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재난 지역에는 으레 스타들의 구호 활동이 따르지만, 브래드 피트는 ‘반짝’ 봉사가 아닌 4년 동안 지속적인 손길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 때문에 요즘 뉴올리언스 주민들 사이에서 ‘2010년 선거에 브래드 피트를 시장으로 추대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을 정도다.


2 아프리카에 나무를 심는,노벨 평화상 수상자 왕가리 마타이 박사.
3 자신이 직접 기부금을 모금해 네팔에 보육원을 지은 임현정 양.


무분별한 벌목으로 훼손된 아프리카 밀림을 되살리기 위해 끈질기게 나무를 심은 여인 왕가리 마타이 박사. 이 운동은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가난한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아프리카 여성으로는 최초로 200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평화와 희망의 씨앗을 심는 것과도 같다”며 나무 심기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그의 올해 목표는 세계인의 ‘ 70억 그루 나무 심기’였다. 이 운동은 UN 산하 환경 전문 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과 함께 2006년 처음 나무 10억 그루를 목표로 시작했는데, 올해에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총회 때까지 70억 그루 심기를 목표로 했다. 그런데 이미 9월 말 이 목표가 달성됐고, 현재 75억 그루가량 심었다. 이 수치는 유엔환경계획 홈페이지(www.unep.org/billiontreecampaign)를 통해 측정한 것이다. 홈페이지에 신청자가 나무 몇 그루를 심겠다는 서약을 하고, 실제로 나무를 심은 뒤 다시 등록을 하면 세계인이 심은 총 나무 수가 올라간다. 이 모든 과정은 누가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자발적인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21일 열린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리사 머튼 감독의 <왕가리 마타이, 나무를 심는 여인>이 관객상을 받으며 왕가리 마타이 박사가 널리 소개되었다.
세계의 거부들은 올해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독일의 갑부 44명은 독일 정부에 부유세를 다시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돈이 너무 많다며, 독일 정부가 경제 위기를 극복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부유세를 내겠다는 것이다. ‘50만 유로(약 9억 원)가 넘는 재산을 보유한 220만 명이 올해와 내년에 5%의 재산세를 낸다면 1천억 유로(약 180조 원)가량의 세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부유세 청원의 이유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자이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이끄는 빌 게이츠가 올해 주력한 것은 기아 퇴치였다. 그는 “가난한 농민들이 더 많은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아를 줄이는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사하라 이남 지역의 식량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 비용으로 1억 2천만 달러(약 1천4백억 원)를 지원했다. 그동안 말라리아나 콜레라 예방에 기부의 초점을 맞췄던 그는 최근 식량난이 악화되자 기아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로 했다. 얼마 전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억만장자의 수는 793명, 그중 10억 달러 이상 기부한 사람은 11명이며 1위는 여전히 빌 게이츠다. 올해까지 총 280억 달러(3조 2만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기부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수치는 아니지만, 올 한 해 국내에도 훈훈한 기부 문화가 이어졌다. 특히 스포츠 스타들의 조용하고 꾸준한 선행이 빛을 발했다. 최고는 얼마 전 청소년 축구팀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끈 홍명보 감독의 행보다. 아너 소사이어티(국내에서 1억 원 이상 기부한 사람들의 모임) 회원인 그는 ‘홍명보 장학재단’을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8억 원가량을 기부했다. 2003년부터 매년 12월 축구 스타들이 참여하는 자선 축구 경기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소아암 환자와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 쓰는데, 올 연말에도 따뜻한 승부수를 지켜볼 일이다.


소프라노 조수미 씨는 동물 보호 시민단체 카라에서 발행하는 동물 보호 전문지 <숨> 2집의 출판비 전액을 기부했다. 이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은 내 자식, 내 가족, 내 친구들과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살잖아요. 그 동그라미를 좀 더 크게 그려서 ‘내’가 아닌 ‘우리’, 더 넓혀 ‘동물’에 이르기까지 아끼고 사랑했으면 합니다”라고 기부의 취지를 밝혔다. 더불어 살기의 범위를 좀 더 넓혀서 생각해보게 한 선행이었다.
우리나라의 한 중학생이 자선 모금 행사를 기획해 네팔 보육 시설을 건립한 일도 있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임현정 양은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다가 뜻 깊은 일을 하고자 구호단체 플랜 코리아(www.plankorea.or.kr)에 이 행사를 제안했다. ‘한 명이 1m 걸을 때마다 1백 원을 기부한다’는 걷기 모금 행사로, 친구 10명과 그 가족들이 함께 강화도 해안도로를 따라 1박2일 동안 90km를 걸어 9백만 원을 모았다. 이 기부금은 임 양의 뜻에 따라 네팔 남서부의 산골 마을에 보육 시설을 짓는 데 사용할 것이며, 이를 위해 임 양은 얼마 전 플랜 코리아와 함께 네팔에 답사에 다녀올 정도로 야무진 모습을 보였다. “매년 여름 이와 비슷한 행사를 열어 네팔에 보육원 5백 개를 세우는 게 목표”라는 임 양의 포부에서 더불어 살기의 희망이 느껴진다.

일상 속에서 더불어 살기를 실천하려면 이기적이고 소비지향적이라고만 알려졌던 20~30대 젊은 층이 일상적인 나눔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반가운 보도(<한국일보>, ‘2030 기부를 즐기다’ 시리즈)가 있었다. 이들은 생활 속 기부나 봉사를 하나의 쿨하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로 여기며, 기부나 봉사가 거창하고 희생적이라는 오해를 깨고 있다. 한편 평소 환경 보호에 앞장서며 환경 오염을 줄이는 제품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일컫는 ‘에코 레이디’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비닐봉지 대신 캔버스 백 장바구니를 쓰고, 오가닉 코튼 제품을 구매하는 ‘그린 라이프 스타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래에 더불어 살기를 자발적으로,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가능한 모은 것을 세상과 나누자. 누구나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 그리고 전 세계에 모두 함께 나서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나눔은 언제 시작해도 결코 늦거나 이르지 않다”라는 빌 클린턴의 말처럼, 바로 오늘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다.


1 지구를 지키는 저금통
잔돈을 모아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폐지로 만든 ‘종이 저금통’을 가득 채워 기부하면, 이 저금통 하나로 비무장지대 약 0.5평의 땅을 매입할 수 있고, 약 1평의 멸종 위기 식물 매화마름의 자생지를 보존할 수 있고, 전통 가옥의 기와 두 장을 보수할 수 있고, 원흥이방죽 두꺼비를 보존하기 위한 참나무 묘목 20그루를 심을 수 있다. 전화로 신청하거나 내셔널 트러스트 사무처에 방문해 종이 저금통을 받은 뒤, 여기에 이름을 적고 저금을 시작한다. 저금통이 꽉 차면 무통장 입금(신한은행 100-014-159270 예금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을 하거나 사무처에 직접 방문해 전달한다. 문의 02-739-3131, www.nationaltrust.or.kr
2 신생아를 살리는 모자 뜨기 캠페인 시즌 3
전 세계 2백만 명의 아기들이 태어난 날 사망하며, 4백만 명의 신생아들은 태어난 지 한 달 안에 목숨을 잃고 있다. 아주 조그만 털모자를 떠서 보내면, 심한 일교차 때문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위험에 있는 아프리카의 아기를 살릴 수 있다. 2007년에 시작해 첫해에 6천 명이 참여해 2만 5천여 개, 2008년에 2만 4천여 명이 참여해 8만여 개의 모자를 아프리카로 보냈다. 올해 시즌 3 캠페인은 내년 2월까지 계속되며, GS쇼핑을 통해 털실과 바늘 등이 든 키트(1만 2천 원)를 구입해 모자를 뜬 뒤 세이브더칠드런으로 보내면 된다. 이렇게 뜬 모자는 내년 3~4월경 아프리카 말리의 신생아들에게 전달된다. 문의 02-6900-4400, www.sc.or.kr
3 공정무역으로 구입하는 원두커피
멕시코 치아파스에서 수확한 커피 원두는 품질이 훌륭해 스타벅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에 커피 원료로 판매하고 있다. 그중 치아파스 주 야할론 지역은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 원두 생산지다. 이곳은 커피 원두가 유일한 소득원인데, 전체 인구 중 5%를 차지하는 백인이 커피 판매권을 장악하고 있어 원주민들은 생계를 유지하기가 빠듯하다. 공정무역을 통해 원두커피를 구입하면, 생산자인 원주민에게 이윤이 돌아가고 그 수익금의 일부로 학교, 간이 보건 시설, 식수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기아대책이 설립한 사회적 기업 재단법인 행복한나눔에서는 이 치아파스 원두커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을 많이 구입할수록 치아파스의 어린아이들이 노동 착취에서 벗어나 학교에 다닐 있게 될 것이다. 문의 02-2085-8243~6, www.kfhi.co.kr
4 에코파티메아리에서 친환경 소비 하기
에코파티메아리는 우리나라 1세대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가게가 만든 재활용 제품 브랜드. 세상만사를 전하던 현수막, 헌 소파의 가죽, 아직도 빛깔이 고운 헌 옷, 기타 소품들을 재료로 재기 발랄한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인사동에 1호 매장이 생겼는데, 이곳에서 팝아트 같고, 빈티지 매력이 느껴지고, 실용성이 돋보이는 가죽 가방, 재활용 현수막으로 만든 소품, 지갑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나를 데려가세요’라고 적힌 박스에 담긴 오랑우탄 인형은 이곳의 트레이드마크 제품인데,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색과 문양이 다양하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 가방은 안전벨트로 마감해 내구성이 우수하고 디자인도 독특해 인기다. 문의 02-743-1758, www.mearry.com
5 그리고 당신의 관심으로 창조하는 나눔
82세의 이종숙 씨는 자신을 소개할 때 명함 대신 작은 우유팩을 내민다. 180ml짜리 우유팩 아랫부분을 잘라 만든 조그만 상자를 열어보면 ‘행운의 꽃신’이 나온다. “어머나!”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손가락 하나가 겨우 들어갈 작은 꽃신이다. 꽃신을 꺼내보면 우유팩 바닥에 이렇게 적혀 있다. “행운의 꽃신/ 버리면 쓰레기/ 이용하면 환경 보호/ 쓰레기 반으로 줄이기 운동가 이종숙”. 버려지기 마련인 자투리 실로 틈날 때마다 꽃신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는 ‘통일의 꽃신’이었는데 ‘평화의 꽃신’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2년 월드컵 때 16강을 기원하며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25켤레를 보낸 것을 계기로 ‘행운의 꽃신’이 되었다고. 1만 켤레까지는 꽃신에 일일이 ‘시리얼 넘버’를 썼는데, 언제부턴가 숫자가 너무 커져서 적을 수도 없을 정도다. 그는 하루에 잠을 세 시간씩 자면서 밤새 꽃신을 만들고, 웬만큼 모이면 그가 살고 있는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 산골에서 차를 네 번 갈아타며 인사동으로 가지고 나와 지나가는 외국인이나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버리면 쓰레기, 이용하면 환경 보호’라는 메시지를 기억하는 데 이보다 더 재미있고 감동스러운 방법이 또 있을까? 강요하지 않는 구호, 소리 나지 않는 구호, 잊을 리 없는 구호다. 이종숙 씨의 꽃신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전세계 60억 명의 인구수만큼 더불어 사는 방법이 다양할 것이라고. 자신의 재능, 관심사, 취향에 따라 수많은 더불어 살기 레시피가 나올 수 있다고.

나도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