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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다 현대인의 지병, 만성피로를 잡아라
환절기에는 유난히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 대부분이 실제로 다른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피로’는 쉽게 말하면 자신이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필요량만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현대인에게 가장 많이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주원인은 바로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이다.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은 이러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선봉이 된다. 부신의 기능이 정상일 때는 코르티솔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어 무난하게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쉽게 해소 되지 않거나 같은 스트레스가 반복되는 경우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하게 갖지 못한 부신은 지치게 되고 끝내는 고갈된다. 부신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피로 이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부신이 다양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부신의 주요 기능은 첫째,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든다. 특히 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포도당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부신 기능이 저하되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갑자기 힘이 빠지며,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짜증을 많이 낸다. 둘째, 심장과 혈관 수축 작용으로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그러므로 부신 기능이 저하되면 혈압이 일정하게 조절되지 못하여 너무 낮거나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혈관 수축 및 확장 작용으로 인하여 두통이 자주 발생한다. 셋째, 염증을 방지하고 면역 기능을 유지한다. 그래서 부신 기능이 저하되면 감기와 같은 질환이 자주 걸리고 쉽게 낫지 않는다. 그리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멍이 자주 드는 현상도 생긴다. 넷째, 부족한 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부신 기능 저하로 성기능마저 저하된 갱년기 여성의 경우에는 심한 갱년기 증상과 함께 우울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면 부신 기능 저하는 왜 생길까? 부신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항상 사용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계절이 바뀌고 온도가 변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사용되고 기압이 변화하면 기압에 적응하기 위하여 필요하다. 또 인체의 해독이나 염증 제거 과정 등에 관여하며, 일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기도 해 많은 양의 부신 호르몬이 사용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히,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될 때가 스트레스 상황이다. 스트레스는 일반적으로 자기가 적응하지 못한 일을 해야 하거나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때, 그리고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일 때 발생한다. 때로 감기, 심한 운동, 맡기 싫은 냄새, 주위 사람과의 말다툼, 실내 환경 등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는 작은 것도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부신 호르몬이 분비되어야 한다. 스트레스의 원인과 종류에 관계없이 부신은 같은 반응을 한다. 부신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은 부신 호르몬을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더 이상 회복되지 못할 만큼 공격을 당하면 부신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부신 기능을 회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부신 사용을 줄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없애야 한다. 충치, 위염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고 자신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을 없애야 한다.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 등이 원인일 때가 많으며 그 외에 가장 흔한 것이 유제품이다.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 섭취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또 밀가루 반죽에 많이 들어 있는 글루텐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흔하다. 이 외에도 식재료에 들어 있는 첨가제나 방부제가 원인이 된다. 치료 기간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고갈된 부신 기능이 회복되기 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린다. 즉 부신 사용을 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부신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비타민 B・C・E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고 마그네슘(호두나 잣 같은 견과류에 많음)과 셀레늄이 부신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제철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공복에는 섭취를 피하고 당분이 많은 바나나, 파인애플, 감, 복숭아 같은 과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 외에 항산화 작용이나 항염 작용을 하는 생약도 도움이 된다. 홍삼, 당귀, 감초, 강황이 대표적인 생약 제제이다. 그러나 부신 피로가 심한 경우에는 위장 기능이 저하되므로 이러한 과일이나 음식에서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 만일 부신 피로 증상이 일반적인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 섭취로는 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자신의 병증에 맞게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글을 쓴 CHA 의과학대학교 대체의학과 김상만 교수는 현재 강남 차병원 노화의학연구소에서 만성피로(에너지 대사 장애), 비만, 임상적 영양 상태(임상영양의학)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하나양한방협진병원에서 양방원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한방과 양방의 조화로운 진단을 내려 환자의 몸의 균형을 되찾아주고 있습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