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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사회적 기업가들]아름다운가게 대표 상임이사 전업주부에서 사회적 기업 CEO로 나서다
주부로 지내다 아름다운가게 점장을 거쳐 상임이사가 된 이혜옥 씨. 평범한 사람들의 열정과 생활 속 아이디어가 모여 사회적 기업을 이루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생활의 달인, 아줌마는 답을 알고 있다
재사용 물품 상점인 아름다운가게는 이제 꽤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서울 안국동에 1호점이 문을 연 지 7년 만에 전국에 87개 매장이 생겼고, 무엇보다 본격적인 재사용 물품 상점으로 성공한 첫 사례이다. 이 아름다운가게의 시초는 열정 많은 아줌마들이 길거리에서 시작한 ‘알뜰시장’이었다.
잡지 기자를 하다가 아이 셋을 돌보느라 전업주부가 되었던 이혜옥씨는 그중 한 명이었다. 참여연대에서 일하던 아줌마 자원봉사자 10명이 의기투합해 알뜰시장을 열었다. 버리자니 아깝고 남 주자니 망설여져 방치한 물건에 주인을 찾자는 뜻이었다. 주부라면 공감할 것이다. 누군가에겐 유용할 멀쩡한 물건을 버릴 때 죄책감과 아까운 마음을 말이다. 알뜰시장은 ‘대박’을 터뜨렸다.당시 참여연대 박원순 변호사의 눈이 알뜰시장의 잠재력을 포착했다. 그가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면서 2002년에 1호 아름다운 가게를 열었고, 이혜옥 씨는 초대 점장으로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어요. 그저 살림하는 주부의 아쉬운 심정으로 실행해봤을 뿐이에요.” 자신에게 쓸모없는 물품을 이웃과 나누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우리 선조들의 마을 단위 생활을 지금 다시 이어가 보자는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이렇게 커졌다. 주민들이 기증한 물품을 수거해 분리하고 매장에서 판매하며, 그 수익은 매년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쓴다.
현재 아름다운가게의 주요 철학인 ‘생활 속 실천을 통한 나눔과 환경 보존’은 주부들의 투철한 절약 정신과 봉사 정신에서 탄생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주부였기 때문에 이 일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누워 있어도 ‘어떻게 하면 물건을 더 많이 모을까?’하는 생각뿐이었어요. 가령 제가 살던 동네 주변에 새로운 빌트인 아파트가 들어섰을 때, 동네 주부들이 ‘쓰던 가구랑 전자제품을 버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고민하더라고요. 그때 저는 이 물건들을 기증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궁리했고, 결국 부동산과 이삿집 센터에 전단지를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가 미국의 ‘굿윌’이나 영국의 ‘옥스팜’처럼 전 세계에 재활용품 전문 숍의 대명사로 알려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안정기가 아니라 성장기예요. 굿윌은 3천여 개 점포, 옥스팜은 7백여 개이니, 우리도 앞으로 지방 작은 도시에도 아름다운가게 활동이 펼쳐질 때까지 ‘아줌마의 힘’에 박차를 가해야지요.” 기증품이 기부금으로 전환되는 행복한 발전소 아름다운가게에 주부들이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기를 기대한다.

사회적 기업가로 첫발을 내딛으려면
자원봉사부터 시작해보자
너무 막막하다면, 우선 일반적으로 주부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원봉사를 해본다. 아름다운가게의 일은 무보수이지만 참여하기 쉽고 기회가 넓다는 점에서 처음 도전하기에 좋다. 그중 특별히 잘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찾는다 관심 있는 분야를 좀 더 좁혀서 ‘어떻게 이윤을 창출할지’를 고민해본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웃이 사고 싶어하는 물건(서비스)’을 판매한다는 마음으로 구상해보자. 상담 센터나 지원 센터를 활용한다 이제 사업체를 꾸릴 차례. 노동부 사회적 기업 지원 센터(02-2110-7175, www.socialenterprise.go.kr)에 상담을 요청해보자. 사회적 기업의 기준에 합당할 경우 일정 금액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나도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