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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사회적 기업가들]일본 디자인 기획사 아소봇의 이토 다케시 대표 신주쿠 젊은이의 날갯짓이 세상을 바꾼다
이토 다케시 대표는 젊을 적 배낭을 메고 세계를 누볐고, 그 경험으로 서른 살도 되기 전에 디자인 기획사 아소봇을 설립했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숍을 컨설팅하고, 이 수익으로 젊은 세대의 ‘더불어 살기’ 마인드를 일깨우는 무료 타블로이드지 <제너레이션 타임스>를 발행하는 작지만 컬러풀한 회사다. 명문대 입학, 대기업 취업, 고시 합격 등만이 성공의 길이라 믿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도전기를 들려줄 그를 만났다.
읽고, 느끼고, 실천하면 세상이 변한다
일본 도쿄의 첨단 유행 중심지 신주쿠. 리미티드 에디션의 스니커즈가 출시될 날만큼이나 타블로이드판 무가지 <제너레이션 타임스>의 출간일을 기다리는 젊은이들이 있다. <제너레이션 타임스>는 젊은이들이 빈곤, 환경, 인권 등 세계의 사회적 문제에 귀 기울여 더 나은 미래를 이끌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드는 신문이다. 연 3회 매번 4만 부 정도 발행한다.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 그중에서도 트렌드를 빨리 읽고 빨리 흡수하는 신주쿠의 젊은이들과 먼저 이런 사회 문제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주쿠에서 시작해 세계를 변화시켜나간다’는 구호로 신주쿠의 유명 백화점을 비롯해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무료로 배포하게 되었습니다.”
<제너레이션 타임스>를 기획, 편집, 제작, 배포하는 회사 아소봇(www.asobot.co.jp)의 이토 다케시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하자 센터’에서 사회적 기업에 관한 강의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잡지 출판, 숍 컨설팅, 인테리어 디자인 등의 일을 해서 그 수익으로 <제너레이션 타임스>를 무료 배포하는 청년 사회적 기업가다. 국제연합, 세계식량계획과 연계해 제3세계의 빈곤・핵 문제 등을 취재한 기사로 화제를 모았다. 아소봇은 규모는 작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왼쪽) 이토 다케시 대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없을까?’ 하는 순진한 소망을 진지하게 고민하다 사업으로 실현시켰다.


아베다, 리바이스 같은 세계적 기업의 인테리어 디자인도 맡았다.

‘진부한 소망’을 ‘진지한 소망’으로
35세의 이토 다케시 대표.그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시절 세계 각국으로 다닌 배낭여행의 경험 덕분이다. “현지인이나 세계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카페에서 일하는 저 여자애 귀엽다’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새 ‘네가 살고 있는 일본의 교육제도는 어때?’하는 질문이 나옵니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죠. 나보다 일본을 더 잘 아는 외국 젊은이도 많았습니다.” 반면 일본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는 난데없이 “이라크 사태 있잖아…”라고 말을 꺼내면 “뭐?”하는 반응이 온다. 일상에서는 이런 굵직한 문제를 논하기가 어색한 것이다. 습관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 문제를 음악이나 패션 이야기처럼 친근한 분위기로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제너레이션 타임스>를 만들었다. 해외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커피를 마시며 ‘가상 여행’을 한다는 콘셉트의 <스타벅스 프레스>(전국 스타벅스 점포에 배포하는 무가지)도 만들고 있다.‘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없을까?’ 이토 다케시 대표가 아소봇을 설립하게 된 것은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봄 직한 이와 같은 ‘진부한 소망’을 ‘진지한 소망’으로 품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40여 개 기업에 지원했으나 번번이 퇴짜 맞은 끝에 광고대행사에 입사했고 1년 만에 그만두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기업을 세우겠다는 생각보다는 관심사와 뜻이 같은 사람들과 ‘동아리’를 만든다는 기분으로 모였다. 회사 이름인 아소봇은 ‘놀자’라는 뜻의 ‘아소부 あそぶ’에서 유래했다.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더불어 살기’
“사람마다 경험과 관심사가 다 다릅니다. 이를 장점으로 살리면 즐겁게 일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는 자신처럼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숍 ‘파운드’와 여행 경험을 되살려 여성이 혼자도 올 수 있는 바 ‘우동게’를 기획했다. 1년 뒤면 사라질 트렌디한 숍이 아닌, 10년 뒤에도 고유한 색으로 남을 수 있는 숍을 컨설팅했고,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가 눈에 띄어 리바이스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인테리어도 맡게 되었다.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지요. 제 사업의 모토입니다. <제너레이션 타임스>에서 국내외 정치・경제 문제를 다루는 동시에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예컨대 누가 가게를 개업할 때 그 마을이나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어떤지 잘 모를 겁니다. 그들을 위해 주위 커뮤니티에 대한 세밀한 취재를 싣습니다.” 재일 한국인 교포가 모여 사는 마을을 다룬 특집 기사가 대표적인 예다. 지금껏 일본의 어떤 매체도 접근하지 못했던 깊이 있는 기획 기사라고 자부한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이며 세상에 이로운 것을 상상하고, 그것이 주위를 즐겁게 해준다면 저도 즐겁습니다. 발상을 조금만 전환하면 누구나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 되겠지요.”

(오른쪽) 유행에 관심 많은 젊은이들도 즐겨 보도록 디자인에 특별히 신경 쓴다는 타블로이드지 <제너레이션 타임스>.

주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국내 사회적 기업
오가니제이션 요리 청소년, 여성 가장, 이주 여성 등 다양한 구성원이 요리를 매개로 뭉쳤다. 독특한 콘셉트의 케이터링 서비스도 하고, 요리 강습도 한다. 다른 곳과 달리 50%를 재료비로 투자한다니, 바른 먹을거리에 관심 많은 주부나 이주 여성들이 관심 가져볼 만하다. 문의 02-2677-9200
아름다운가게 나눔과 환경 보존을 모토로 물건을 재사용하도록 돕는 가게. 전국에 총 87개 매장이 있으며, 이웃들의 자원봉사로 꾸려진다. 물건을 수거・분류・판매하는 등 특히 주부의 안목이 발휘될 수 있는 일이다. 자원봉사 활동을 신청하면 교육과 현장 체험을 거쳐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문의 1577-1113, www.beautifulstore.org
노리단 산업자재와 생활용품을 재활용해 악기를 만들고, 그 악기로 연주도 하며, 독특한 놀이터도 디자인한다.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사회적 기업이다. 공연, 교육, 디자인 등 재능에 맞는 다양한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곳. 문의 02-2267-0054, noridan.haja.net

나도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