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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전략_남편에게 보여주는 페이지 2009년, 아내를 우아한 여자로 만드는 법
세상에 ‘남편 기 살리는 법’은 많고도 많지만, ‘아내 기 살리는 법’은 좀처럼 드물다. 이렇게 안팎으로 추운 시절에는 아내들의 기가 살아야 가정도 튼튼해진다. 아내가 개미처럼 일하면서 이효리처럼 섹시하기를, 이영애처럼 우아하기를 원하는 남편들이여,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고까 서비스(고객 까무러치기 서비스)’에 돌입하라. 당신 앞에 아내표 이효리, 이영애가 당도해 있을 것이다.
2009년, 아내를 우아한 여자로 만드는 법세상의 남편들은 투덜거린다. “결혼하기 전엔 매력 덩어리였던 아내가 왜 저렇게 변했는지 모르겠어요. 그 풋풋하던 향기가 완전 쿰쿰한 냄새로 변했다니까요.” 그러나 모든 아내들은 소리치고 싶다. “내 안에 우아한 이영애 있다. 내 안에 섹시한 이효리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난상토론을 한번 해봐야 한다. 남편의 불평은 사실인가? 아내의 주장은 진실인가? 그렇다면 아내는 왜 그렇게 완벽하게 다른 여자로 변해야 했는가?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가족의, 가족을 위한, 가족에 의한 삶을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우선순위에서 항상 아내는 자신을 ‘끝’ 자리에 둔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영원한 미스터리다. 그러나 파릇파릇 싱그럽던 아내가 누릇누릇 삭은 아줌마로 변한 것은 미스터리가 아니다. 확실한 이유가 있다. 사람처럼 복합적인 존재는 없다. 똑같은 사람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진다. A를 만나면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순해빠진 사람도 B를 만나면 무협소설에서 튀어나온 칼잡이처럼 돌변할 수 있다. 인간은 그렇게 상대적이다.

(왼쪽) 오순환 작, ‘포옹’(2008)

결혼 후 아내가 변했다면 8할 이상은 남편 책임 덤프트럭처럼 터프 걸이던 아내도 로맨티스트 남편을 만나면 나풀나풀 나비가 되어 예쁜 춤을 춘다. 순한 양처럼 나긋나긋하던 아내도 귀차니스트 남편을 만나면 코뿔소가 될 수 있다. 자, 이쯤에서 머리가 좋은 남편이라면 어떻게 해야 아내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물론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콘셉트는 딱 하나다. 아내의 기를 팍팍 살려주는 것! 이른바 마법사가 되는 것이다. 해리포터만 마법 하라는 법은 없다. 남편들도 수시로 마법사에 도전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마법의 스위치’가 있다.
하루 종일 살림하랴, 아이들 뒷바라지하랴 기운 쏙 빠져 있는 아내에게 유혹의 멘트를 날려보라. “자기야, 오늘 저녁 나랑 데이트 어때? 자기 좋아하는 쌀국수 집 예약해놨어.” 이 한마디에 아내는 언제 피곤했나 싶게 갑자기 눈에 별이 반짝이고 이영애의 우아한 미소를 날릴 것이다. 남편은 그 순간 마법사 해리포터가 되는 것이다. 파김치처럼 쓰러져 있는 아내를 벌떡 일어나게 만든 남편이야말로 최고의 마법사가 아니겠는가.

두 개의 에너지 창고, 조이 에너지와 워크 에너지 아내는 하루 종일 일한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의 조이 에너지 joy energy를 풀가동시켜줘야 한다. 그것이 기를 살려주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런데 모든 남편들은 아내가 개미처럼 일하면서 이효리처럼 섹시하기를, 이영애처럼 우아하기를 원한다. 얼마나 무데뽀, 무매너에 무식한 희망인가. 아내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더구나 남편들은 대개 휴일이면 삼식이들이다. 하루 세끼 밥을 꼬박 챙겨줘야 한다. 사자성어로 과격하게 말한다면 밥.덩.어.리!
그래 좋다. 하루 세끼 밥까지는 이해한다. 식사를 하면서 아내는 남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글쎄 앞집 여자는 왜 그렇게 얌체 같은지 모르겠어. 우리 집에 오면 냉장고를 자기 맘대로 열어서 밑반찬까지 가져간다니까.” 이때 남편은 그 순간 아내 편만 들어주면 된다. “뭐 그런 여자가 다 있어? 내가 당장 뛰어가서 한 대 때려줄까?” 아내는 까르르 뒤집어지면서 행복해할 것이다. “아유, 우리 남편이 최고라니까?” 자기편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내는 기가 팍팍 살아나서 해롱거린다. 그러나 남편들은 그 쉬운 ‘짓’을 못한다. 밥 먹다 말고 갑자기 소리를 꽥 내지른다. “그러니까 그런 여자들하고 왜 놀아? 당장 끊어!”

아내는 머리를 자르고 와서 남편 앞에서 헤어 쇼를 한다. “자기야, 나 오늘 머리 잘랐는데 어때?” 이때 남편은 “우와, 10년은 더 젊어 보인다! 내가 당신 첨 만나서 필 꽂혔던 바로 그 모습이야!” 딱 한마디만 해주면 만사 오케이~. 그런데 대한민국의 남편들은 대부분 ‘미운 오리 새끼’들이다. “어디서 잘랐어? 그 미장원 다시는 가지 마!” 그 한 마디에 기가 죽은 아내는 어떻게 될까? 쌈닭이나 투사로 변한다. 그래서 아내들의 예쁜 입에서 “저 웬수…” 같은 과격한 총알이 날아오는 것이다.
이 시대는 ‘고까 서비스’ 시대다. 아내야말로 남편에게 최고의 고객이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는 고까 서비스를 해준다면 아내의 기가 팍팍 살아날 것이다. 기가 살아난 아내는 어디로 갈까? 가족을 위해 이 한 몸 기꺼이 바치고자 주방으로 향한다! 엉덩이춤을 추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최윤희(행복 디자이너), 최혜경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