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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여자, 새로운 여풍女風 2008년 프로젝트 알파우먼 되기
알파걸이 화두다. 학업·운동·리더십에서 남학생을 뛰어넘는 탁월함을 보이는 요즘 여자 아이들을 일컫는 ‘알파걸’은 새로운 여자의 탄생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계층의 출현이라며 TV나 신문에서 호들갑스럽게 신조어로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과연 ‘걸’들만의 문제일까? 21세기, 이제 세상은 남녀평등을 넘어서서 ‘여풍당당’ ‘신모계사회’라는 이름으로 여자들이 남자들을 슬그머니 넘어서려 하고 있다. 지난 20세기가 슈퍼우먼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알파우먼의 시대다. 딸들의 세상이 확실해진 21세기 여성의 이름, 알파우먼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다섯 살 아이에서 칠순 노인에 이르기까지 어깨를 살짝살짝 흔들게 만드는 원더걸스나 연일 빙판에서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김연아, 시험에서 남자들 이름을 멀찍이 두고 수석의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1등 소녀들. 바야흐로 ‘소녀 시대’다. 그런데 이 소녀 우위의 흐름이 연예계나 예·체능계처럼 단지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한때의 유행만은 아닌가 보다.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공부를 훨씬 잘한다는 얘기는 구문이 된 지 오래고 ‘남학생 회장, 여학생 부회장’ 공식도 깨진 지 오래여서 웬만한 학교와 학급의 임원들은 온통 여자들 차지다. 갑자기 등장한 이 ‘딸들의 약진’에 놀란 이들은 그래서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대체 이 소녀들은 어디에서 나타난 거야? ”라고. 그러나 최근 불고 있는 이 ‘알파걸’이라는 새로운 종種의 출현, 소녀들의 약진은 이미 10년 전부터 예고되어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각종 시험 합격자 명단 맨 윗줄엔 여성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고, 농담 삼아 ‘대통령도 시험 봐서 뽑으면 여성이 될 것’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여자 1등, 여풍 현상은 제법 오래된 역사가 되었다. 단지 우리는 그때 ‘알파걸’이라는 신조어 대신 ‘슈퍼우먼’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을 뿐이다.

20세기는 슈퍼우먼, 21세기는 알파우먼
내가 ‘걸’ 시대를 막 벗어나 ‘우먼’ 시대로 접어들 무렵은 20세기 말이었다. 그때는 ‘슈퍼우먼’이 시대의 아이콘이었고 일종의 유행이었다. 일하는 여자가 성공한 여자였고, ‘프로는 아름답다’는 이상한 카피가 여자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을 때였다. 슈퍼우먼 시대의 여자들은 남자와 똑같아지려고 죽어라 공부하고 일했다. 소녀들은 소년들보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수학을 잘하기 위해 기를 썼고 워킹 우먼들은 워킹 맨들처럼 되기 위해 자신들의 ‘여성성’을 최대한 숨기고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려고 애쓰다 ‘가랑이’가 찢어졌다. 게다가 결혼까지 한 워킹 맘들은 양육과 가사를 모두 떠맡으며 그야말로 인간 밖의 능력을 발휘하는 슈퍼 히어로처럼 전투적으로 일했다. 그러다 보니 슈퍼우먼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렇게 저렇게 왜곡되어 만들어진 여성상이 되었고, 현실 존재력 마이너스인 슈퍼우먼이 되기 위해 여자들은 나 아닌 다른 여자들의 노동과 수고를 수혈 받으며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슈퍼우먼의 동력은 빨간 팬티와 파란 망토가 아니라 친정엄마나 시어머니의 희생과 봉사에 기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슈퍼우먼들은 남성과 여성,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줄타기하며 위태롭게 자신의 ‘성공’을 지켜나갔고, 사회는 그런 여성들을 한쪽에서는 대단한 여성 파워라며 치켜 세우면서도 한편에서는 ‘피곤하다’ ‘독하다’고 수군거렸다. 그리고 슈퍼우먼이라는 말은 ‘실체’는 없이 단지 ‘슈퍼우먼 신드롬’이라는 현상과 허상만을 남기고 소리 소문 없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사실 최근 떠오른 알파걸에 관한 우리 사회의 얘기를 담은 <왜 여자 아이들이 더 공부를 잘할까>(유진규 지음, 디자인하우스)라는 책을 진행하면서 내가 가졌던 의문은 왜 요즘 여자 아이들이 갑자기 공부를 잘하게 됐느냐에 대한 이런저런 가설과 증명이 아니었다. 새로운 세계를 열 거라는 잘난 알파걸들이 과연 알파우먼으로 끝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난 더 이상 ‘걸’도 아니고 알파걸로 키울 딸도 없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똑똑한 알파걸들이 슈퍼우먼 신드롬처럼 그저 천재 소녀들의 등장으로 신화화되어 진짜 알파우먼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알파우먼_때로는 남자처럼, 때로는 여자처럼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새삼 거듭 읽으며 새로운 사회계층으로 떠오르는 엘리트 소녀 집단인 ‘알파걸’에서 지난 세대의 슈퍼우먼과는 다른 ‘알파우먼’의 단서를 발견해내고 싶었다. 남자보다 잘하는 소수의 능력 있는 예외적 여성들이 아니라, 결국 다른 여자의 희생 위에서만 성공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라 능력 있고 행복한 여자의 시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백 쪽이 넘는 분량의 알파걸에 대한 섬세한 보고서를 내 나름대로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이렇다.

알파걸은 우리 시대 눈에 띄는 천재 소녀인 슈퍼걸이 아니라 남자의 능력과 여자의 능력을 필요에 따라 아주 유연하게 사용하는 아이들이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자신이 가진 남성적 장점과 여성적 장점을 조절, 발휘하는 것을 학문적 용어로는 ‘양성성’이라고 하는데, 이 ‘양성성’이라는 것이 21세기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니 그렇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 20세기는 온통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금기투성이였다. 그리고 그 고정관념은 여자들에게는 더 많은 금기와 족쇄가 되었다. 알파걸을 두고 새로운 종의 출현이라고 한 댄 킨들런의 말이 전혀 호들갑이 아닌 게, 그가 말한 알파걸들은 ‘나는 여자니까’로 시작하는 전제는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라는 발견 때문이다. 이런 집단적 무의식에 내재된 엄청난 무게에서 자유로운 이들은 ‘여성’이 아니라 단지 ‘사람’으로 살고 있었으며 사회가 이들에게 요구하는 여러 가지 역할 사이에서 이미 엄청난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그의 취재는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그리고 희망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알파걸이란?
알파걸은 ‘알파 피메일alpha female’에서 나온 말로, 동물 집단에서 우두머리가 되는 암컷을 일컫는다. 하버드대학교 아동심리학과 교수인 댄 킨들런Dan Kindlon 박사가 2006년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이라는 책에서 만들어낸 말이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 속에 학업,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성보다 월등히 뛰어난 엘리트 여성으로 성장하고 있는 소녀들로 이전 세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여성 집단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알파’라는 이름을 붙였다.


알파우먼의 경쟁력_유연성
남자처럼 공부하고 남자처럼 일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슈퍼우먼 시대는 이미 지났다.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라는 책 제목처럼 여자처럼 일해도 성공하는 시대, 아니 오히려 여성적으로 일해야 더 성공할 수 있는 시대이고 예전과는 달리 ‘여성성’이 지닌 장점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한 시대다. 여성성을 바탕으로 남성성을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는 알파우먼의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알파우먼 시대는 슈퍼우먼 시대보다 더 큰 희망을 발견하게 한다. 그리고 알파우먼 시대가 우리 여자들에게 가장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슈퍼우먼 시대에 여성의 동력이 또 다른 여자였던 것과 달리 알파우먼의 동력은 바로 ‘가정 내’에서 나온다는 데 있다. 다른 여자의 희생과 노동이 아닌 가정 내에서 남자와 여자의 자연스러운 협업으로 성공과 행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알파우먼은 슈퍼우먼 되기보다 쉽고, 가깝고 긍정적이다. 알파걸들이 여성성과 남성성을 자신들이 필요할 때 자유자재로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처럼 알파우먼은 단호하고 경쟁적이어야 할 때는 남성적이 되고 따뜻하고 보살펴야 할 때는 자연스럽게 여성적이 되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슈퍼우먼처럼 남자처럼 되기 위해 투쟁하듯 애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 된다는 점이 알파우먼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21세기 시장은 전쟁터가 아닌 정원
그리고 이런 알파우먼의 경쟁력이 21세기에 더 의미 있어진 것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시대가 남성들에게 유리한 ‘전쟁터’가 아니라 여성들에게 유리한 ‘정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비유는 화려한 은유나 비유가 아니라 미래학자들과 경영학자들이 다가올 세기, 아니 이미 우리가 맞이한 21세기를 진지하게 진단한 말이다. 20세기의 시장은 공격적이고 무모하다고 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체력이 강한 자가 이기는 ‘전쟁터’였다면 21세기의 시장은 고객과 평생 관계를 맺으며 꽃을 가꾸어나가는 ‘정원’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본능적으로 경쟁적이며 성취에 목말라하는 남성들보다 ‘관계’ 맺기와 섬세한 감성이 발달한 여자들이 변화된 시장에 그리고 시대에 더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알파우먼이 우리 시대 여자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단지 마케팅적 차원에서 여성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기업에서 여성들이 성공한 마케터나 좋은 CEO가 된다는 뜻만은 아닐 거다. 싱글이든, 결혼을 했든, 전업주부이든, 일을 가진 주부이든 자기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회를 위해 훨씬 건강하고 능력 있고 자신감 있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성장하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알파우먼은 어떻게 되나?
1인 가정이든 4인 가정이든 ‘나’를 디자인하고 ‘가족과 가정’을 디자인하는 데 알파우먼의 자질과 자세는 중요하다. 알파우먼이 지금 이 시대에 주목받는 이유는 이런 삶의 방식이 가정을 화목하게 이끄는 방법임과 동시에 스스로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열쇠가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알파우먼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무얼 해야 할까?

하나, 아빠는 부엌으로 엄마는 집 밖으로
알파걸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하버드대학교의 댄 킨들런 교수는 알파걸이라는 신인류가 우리 시대에 탄생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로 알파걸들이 가정 밖에서 일을 갖고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어머니와 여성의 역할 모델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그것보다 중요한 요인은 바로 아버지와의 관계였다. 아버지와의 관계는 딸들이 남자들을 다루는 법, 특히 경쟁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은 여자 아이들은 덜 수동적이고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스스로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가사노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집일수록 그걸 보고 자란 아이가 알파걸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별것 아닌 일인 듯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남녀가 모두 같은 일을 한다는 생각은 아이를 고정관념이 없는 사람으로 키우는 가장 쉽고도 강력한 방법이다. ‘부엌의 아빠, 일터의 엄마’ 라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알파걸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엄마가 꼭 전문직에 종사하는 워킹 맘일 필요는 없다. 엄마의 사회적 성취는 꼭 엄마가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업주부라도 봉사활동 같은 가정 밖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집에서 살림만 하지 않고 자기계발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에게는 그것 자체로 능력 있고 자신감 있는 알파걸로의 성장을 보장받고, 이런 알파걸들은 자연스럽게 알파우먼이 된다. 그러니 아주 간단하다. 아버지는 좀 더 부엌 친화적인 남자가 되고, 엄마는 집 밖으로 나가 사회적 성취에 더 적극적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알파맘과 알파파더 사이에서 자라난 알파걸은 자연스럽게 알파우먼이 되고, 알파맘은 또 자연스럽게 알파할머니로 행복하게 진화할 수 있는 것이다.

둘, 관계를 ‘힘’으로 만들어라
남녀의 차이가 많지만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의 차이는 놀랍게도 ‘모빌’을 통해 발견된다. 생후 6개월 된 남녀 아기들에게 모빌을 달아주면 남자 아기들은 엄마 얼굴 대신 모빌만을 쳐다보고 여자 아기들은 모빌 대신 모빌을 매달아주는 엄마나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고 한다. 이런 남녀 차이에 대해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 루안 브리젠딘는 흥미로운 말을 한다. “보통 여아들은 사람의 얼굴에, 남아들은 얼굴보다는 사물에 더 관심을 가져요. 그건 호르몬 때문으로 남자 아기들은 엄마의 자궁 속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증가를 겪게 되는데, 이때 의사소통과 타인의 감정을 관찰하는 능력을 처리하는 중추는 위축되고, 공간과 사물을 지각하는 능력을 관할하는 중추는 확장돼요.

그런데 여자 아기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증가를 거치지 않고 태어나기 때문에 정서 중추가 훨씬 발달하게 되죠.” 이렇게 감정 중추의 발달 상태는 남녀가 커가면서 더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더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남녀의 차이가 중요한 것은 남녀가 무엇을 ‘권력 power’으로 보느냐 하는 차이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계급을 권력으로 보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오르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여자들은 관계를 권력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다른 사람과 좋은 유대 관계를 맺고 친구가 많고 인기가 있는 것을 권력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들의 심리적 특성이 21세기의 경쟁력이 되었다. 타인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피라미드형 군대식 조직은 백 년 이상 비즈니스 세계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이제 피라미드형 조직으로는 현대 사회에서 승리하기 어렵게 됐다. 관계와 감성, 그리고 나이와 경력에 관계없이 서로 평등한 팀워크로 일하는 데서 경쟁력이 생기는 팀플레이가 21세기의 롤 모델이 되다 보니 오히려 여성이 이끄는 기업이 더 경쟁력을 갖게 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부엌의 아빠, 일터의 엄마’라는 첫 번째 방법이 알파가족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면, 관계를 ‘힘’으로 만드는 두 번째 방법은 일하는 여자들에게 더 큰 의미가 될 것 같다. 그러니 ‘타인’의 감정을 살피고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적인 섬세함을 단지 교우 관계나 가정 내에서의 따듯함에만 쏟지 말고 자신이 속한 조직 내에서 ‘관계’를 ‘파워’로 만들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파우먼이 될 수 있다.

셋, 악바리가 아닌 자유로운 리더가 되라 진정한 남녀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던 슈퍼우먼 시절, 페미니즘으로 무장한 여성들은 자신의 사회적 성공을 위해 결혼, 임신, 출산을 포기하고 악바리처럼 일했다. ‘자신이 뭘 원하는가’보다 성공을 위해 뭘 감수하고 포기해야 하는가가 중요했다. 그러나 알파우먼은 그렇게 악바리처럼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고 위장하며 애쓰지 않아도 된다. 능력을 바탕으로 공개적인 경쟁을 거치며 성장한 알파걸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즐기듯 알파우먼은 자신의 여성성을 적극 드러내면서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시대다. 말장난 삼아 21세기는 3D 시대라고 한다. 당연히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힘든 Difficult 3D는 아니다. 21세기의 3D는 디지털Digital, 디자인Design, 생명공학DNA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꿈의 사회’를 실현시킬 이 3D가 모두 여성적 기질, 여성성이 가진 장점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어렵고 고단하게 악바리처럼 일하면서 ‘완벽한 여성’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만이 가지는 장점과 능력으로 충분히 현대 사회의 경쟁력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여기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꼭 사회 활동을 통해 어떤 한 기업의 간부가 되고 CEO가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욕망과 욕심에 솔직하고,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이끌어가는 삶의 리더가 되는 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건강하고 행복한 알파우먼이다.

알파 가족 만들기 5계명
21세기는 집안일이든 바깥일이든 모든 것을 최대한 공유하는 ‘양성적 부부’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다. 당연히 알파걸과 알파보이는 알파맘과 알파파더 사이에서 성장하게 된다. 내 자녀 알파걸, 알파보이로 키우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알파맘과 알파파더의 5계명을 소개한다.

1 부엌 친화적인 아빠가 되라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아빠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양성성을 배우게 된다. 알파걸과 알파보이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부장적이지 않고 가사노동을 즐겁게 하는 아빠의 모습이다.
2 욕심을 부추기는 엄마가 되라 딸들에게 양보나 배려의 덕목을 가르치는 동시에 항상 ‘욕심을 가지라’고 말해주는 엄마를 통해 딸들은 능력 있고 자기계발에 충실한 여자가 정말 매력적인 여자라는 걸 몸으로 배우게 된다.
3 가족 모두 스포츠를 즐겨라 스포츠는 단지 체력을 기르기 위한 취미가 아니다. 아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이기는 기쁨, 승부, 전체를 위해 하는 팀플레이를 배울 수 있다. 21세기는 ‘팀워크’가 중요한 경쟁력이다.
4 말 속에 성별 구분을 없애라 부모들은 무의식적으로 ‘여자라서’, ‘남자니까’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자주 하게 된다. 은연중에 모든 일에 ‘성별 구분’을 하는 것이다. 칭찬이든 야단이든 ‘여자니까’ ‘남자라서’라는 말은 피해라.
5 아들도 21세기형으로 키워라
알파걸의 약진에 따라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요즘 남자 아이들을 베타보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딸은 21세기에서 키우고 있지만 아들은 여전히 20세기에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딸의 잠재된 남성성을 키우는 것만큼 아들에게 숨겨진 여성성을 깨우는 것도 중요하다.

글을 쓴 김은주 씨는 디자인하우스 출판편집부 차장으로 <왜 여자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할까-알파걸 베타보이 이야기>(디자인하우스)를 진행했다. 그가 이 책에서 생각의 방점을 찍은 것은 ‘알파걸이 과연 알파우먼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였다고. 편집자이자 <행복> 독자인 그는 책 속 행간의 내용들이 알파우먼을 위한 참고서로 발효되기를 바라며 새해 프로젝트, ‘알파우먼 되기’를 제안했다.

김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