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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가까워서 더욱 편안한 멋 플랫 슈즈
아찔한 유혹을 건네는 스틸레토 힐, 한 뼘 정도 키를 높여주는 플랫폼 슈즈가 아무리 유행한다 해도 이 반대편에 서 있는 플랫 슈즈의 입지는 흐트러뜨릴 수 없다. 키가 크든 작든 가장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플랫 슈즈의 매력. 땅에 가까이 닿고자 하는 소박한 페미니티는 급류 같은 트렌드의 틈바구니에서도 끄떡없다.
1 클래식한 체크 패턴과 빨간 리본이 프렌치 무드를 짙게 풍기는 플랫 슈즈, 대담한 검정 도트 무늬가 인상적인 플랫 슈즈는 모두 프렌치 솔&런던 솔 제품. 각 23만8천 원. 

클래식한 체크 패턴과 빨간 리본이 프렌치 무드를 짙게 풍기는 플랫 슈즈, 대담한 검정 도트 무늬가 인상적인 플랫 슈즈는 모두 프렌치 솔&런던 솔 제품. 각 23만8천 원. 

요즘 여자들은 구두를 고를 때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디자인만 조금씩 다를 뿐 블랙 일색이었던 신발장에는 이제 이별을 고하고, 보다 컬러풀해지고 장식성이 강화된 구두의 물결 속에서 달콤한 선택의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단, 한 가지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 바로 굽의 높이. 많은 여자들이 날카로운 관능미로 무장한 스틸레토 힐과 키를 10㎝ 정도는 너끈히 키워줄 웨지힐 또는 플랫폼 슈즈에 매혹된다. 하지만 실제 구두를 신고 땅을 디뎠을 때를 생각해볼 것. 바쁘게 뛰어다니는 워킹맘과 가사와 육아로 꽉 찬 스케줄에 허덕이는 전업주부 모두 신발의 중요한 조건으로 활동성을 꼽는다. 하지만 플랫 슈즈의 매력이 그저 안락하고 편하다는 사실에 있는 것만은 아님을 알아둘 것.

영원한 패션 아이콘인 오드리 헵번을 떠올려보자. 영화 <사브리나>에서 몸에 꼭 맞는 보트네크라인 티셔츠와 7부 팬츠를 입고 바닥에 딱 달라붙는 발레리나 슈즈를 신은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만약 그녀가 평범한 하이힐을 신었다면 이 단아하고 깔끔하며 귀여운 룩은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로마의 휴일>에서 그녀를 위해 구두를 제작했던 구두 장인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오드리’를 1954년에 제작해 발레 슈즈를 거리 위로 옮겨왔다. 오드리 헵번뿐만 아니라 편안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많은 패셔니스타들로부터 사랑받았던 플랫 슈즈는 아시아권에서만큼은 유독 천대를 받았다. 하지만 젠 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한 1990년대 말부터 슬슬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편안하지만 멋스러운 패션 스타일링이 보편화되고 웰빙 트렌드까지 맞물려 플랫 슈즈는 또 하나의 스타일리시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직도 키가 작다는 이유로 플랫 슈즈를 꺼리는 여성들도 적지 않지만, 아담한 체형을 지닌 동양인에게 오히려 더 잘 어울릴 수도 있다. 다만 대놓고 편한 캐주얼 룩에 굽 낮은 구두를 맞추면 실패할 수 있다. 웬만한 의상에는 다 잘 맞지만 몇 가지 스타일링 요령을 알고 매치하면 세련미를 살리면서 내추럴한 착용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발랄한 느낌을 더하려면 미니스커트나 쇼츠shorts에 맞춰볼 것. 이때 지난 시즌부터 유행한 레깅스나 이번 가을 두드러지는 블랙 스타킹을 신어야 멋스럽다. 작은 키가 걱정이라면 롱 실루엣의 상의를 입고 발등만 드러날 정도의 긴 레깅스로 시선을 연장시키는 편이 좋다. 온통 블랙 일색이 밋밋해 보인다면 검정 스타킹에 브라운 또는 골드 컬러의 플랫 슈즈를 매치해 세련된 배색을 꾀할 것. 포멀한 느낌의 의상에 맞추려면 앞코가 동그랗고 발등 위에 스트랩이 장식된 메리제인 플랫 슈즈보다는 앞코가 뾰족하고 소재가 고급스러운 것을 고를 것.

요즘은 플랫 슈즈의 디자인과 색상, 소재 등이 다양해져서 취향과 상황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만약 그 많은 플랫 슈즈 중에서 딱 세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가장 베이식한 것은 발등이 깊게 파인 미니멀한 검정 플랫 슈즈. 레깅스나 데님 팬츠, 블랙 미니 원피스 등 어디에 매치해도 무난하다. 또 하나는 장식성이 강하고 소재가 고급스러워 모임이나 파티에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 뱀피나 송치 소재에 리본이나 원석 장식 등이 달린 화려한 플랫 슈즈 하나쯤이면 파티 준비는 끝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고른다면 실버 또는 골드 플랫 슈즈. 장식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확 튀는 색상만으로도 밋밋한 스타일링에 쇼킹한 리듬감을 줄 수 있기 때문. 그 외에도 스포츠 브랜드에서 출시된 플랫 슈즈(바닥이 고무 창이라 활동성이 뛰어나다), 스타킹과 매치하면 멋스럽고 통풍성도 좋은 오픈 토 플랫 슈즈 등을 권할 만하다.

2004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날, 영화 ‘로스트 인 트랜슬레이션Lost In Translations’으로 시선을 모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그녀 자체가 패셔니스타)의 모습이 떠오른다. 심플한 검정 플랫슈즈를 신고 붉은 카펫을 밟는 그녀에게서 진정한 세련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한없이 공중으로만 치솟았던 패션. 하지만 이제 허리가 휘고 발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아찔한 하이힐에서 내려오자. 우리의 삶이 언제나 레드 카펫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낮은 굽으로도 얼마든지 멋지게 살 수 있음을 플랫 슈즈가 알려줄 것이다. 

1 스티치 장식과 스트랩을 가미해 귀여운 느낌을 준 러닝화 스타일의 플랫 슈즈. 라코스떼 제품. 12만9천 원. 
2 요즘 유행인 뱀피 패턴에 바이올렛 리본을 장식해 화려한 인상과 귀여운 느낌을 동시에 주는 구두는 더 슈 제품으로 19만8천 원. 
3 베이식한 디자인의 검정 가죽 플랫 슈즈는 프렌치 솔&런던 솔 제품. 
4 유러피언 감각의 멀티컬러 체크와 활처럼 구부러져 착용감이 좋은 구두는 르 씨엘 드 비키 파리 제품. 17만8천 원.




1 플랫 슈즈와 매치하기에 더없이 좋은 레깅스 룩. 미니 원피스 안에 러플 장식이 가미된 톱을 입고 아이보리색 카디건을 걸친 다음 회색 레깅스로 마무리했다. 이때 스팽글 장식의 금색 플랫 슈즈를 매치하면 캐주얼한 파티에도 무리 없이 어울린다. 톱은 손정완 제품, 원피스는 오즈세컨 제품, 카디건은 유니클로 제품. 플랫 슈즈는 호간 제품으로 45만 원, 가죽 소재 미니 백은 호간 제품으로 49만 원, 레깅스는 엘르 스포츠 제품으로 3만9천 원. 
2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블랙. 컬러풀한 구두를 선뜻 고르지 못하는 여성이라면 이번 가을 블랙 컬러의 대세가 반가울 것이다. 검정 플랫 슈즈도 소재에 따라 여러 가지 느낌으로 소화할 수 있다. (위부터) 섬세한 비딩 장식이 돋보이는 돋보이는 구두는 더 슈 제품으로 20만 원대, 검정 에나멜 소재의 구두는 나인웨스트 제품으로 15만9천 원, 하얀 시폰 카멜리아 장식이 예쁜 새틴 소재 구두는 샤넬 제품. 
3 굽이 낮아도 디자인과 소재, 컬러 등에 따라 매혹적인 파티용 패션 슈즈가 될 수 있다. (위부터) 커다란 플라워 장식의 퍼플 컬러 비딩 플랫 슈즈, 고풍스러운 느낌의 벨벳 구두, 금색 비딩 장식이 가미된 와인색 구두는 모두 지오&사만다 제품. 벨벳 슈즈는 21만8천 원, 와인색 슈즈는 20만8천 원. 송치와 에나멜 소재가 조화를 이룬 미니 토트백은 호간 제품으로 87만 원. 
4 줄무늬 니트에 풍성한 느낌의 회색 랩 스타일 카디건을 덧입고 여기에 검정 크롭트 팬츠로 소프트한 오피스 룩을 연출했다. 앞코가뾰족하고 도트 무늬로 위트를 살린 플랫 슈즈가 적절한 악센트를 준다. 줄무늬 니트, 카디건, 크롭트 팬츠는 모두 꼼뜨와 데 꼬또니에 제품. 카디건은 29만8천 원, 팬츠는 19만8천 원. 모던한 도트 무늬 플랫 슈즈는 나인웨스트 제품으로 15만9천 원. 투명한 크리스털 반지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은색 숄더백은 호간 제품으로 69만 원.


굽이 낮고 납작하며 앞코가 둥근 유선형을 띤 것이 플랫 슈즈의 기본 형태. 이제는 컬러나 소재, 장식 등이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어떤 구두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장식적 요소가 바로 리본. 플랫 슈즈 자체도 아담하고 귀여운 느낌을 주지만, 리본이 가미된 디자인이라면 신는 이를 다섯 살 정도 어려진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한다. 모델이 입은 아이보리 셔츠는 셀린 제품, 톤 다운 된 연두색 카디건은 MOGG 제품, 연한 회색 펜슬 스커트는 마렐라, 세 가지 색상이 조화를 이룬 벨트는 칵테일 제품, 오렌지 톤이 도는 브라운 컬러 숄더백은 멀버리 제품, 베이지색 시계는 게스 와치 제품으로 13만8천 원. (모델에서 가까운 쪽부터 순서대로) 선명한 그린 컬러의 슈즈는 G. 클로젯 제품, 빨간 스팽글이 화려하게 빛나는 슈즈는 지오&사만다 제품으로 19만8천 원, 검정 리본이 달린 회색 플랫 슈즈는 러브캣 제품으로17만5천 원, 핑크 리본의 브라운 컬러 뱀피 패턴 슈즈는 더슈 제품으로 19만8천 원, 지브라 패턴의 고급스러운 송치 소재 슈즈는 프렌치 솔&런던 솔 제품으로 28만6천 원, 핑크 리본이 악센트 역할을 하는 검정 에나멜 슈즈는 더슈 제품으로 20만 원대.




정유희 기자 tra@design.co.kr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