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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Work의 디자이너 김훈정 씨가 제안한다 사고를 전환하면 보인다, 5가지 새로운 스타일
제안한다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어렵다. 디자이너 김훈정 씨는 패션도 학습과 같아서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고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연출하다 보면 점점 자기만의 개성을 만들 수 있다고 전한다. 패션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 김훈정 씨에게 배워본다.

왼쪽부터 H works의 디자이너 김훈정 씨, <행복> 기자, 김훈정 씨의 옷을 즐겨 입는 남순애 씨. 이들이 모여 패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삼청동 총리공관 옆길에 위치한 카페 H works. 모르는 이들은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들어오지만 아는 사람들은 디자이너 김훈정 씨의 옷과 그가 만든 장신구를 감상하러 찾아온다. 김훈정 씨의 공간은 2009년 <행복> 9월호에서 독특한 외관과 실내로 이미 한 차례 소개한 적 있다. 평생 ‘멋’을 따라 살던 그는 뒤늦게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데, 가게에 들르는 이들에게 옷만 파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링법까지 전수한다. H works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40대 이후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인데, 이날 함께 자리한 남순애 씨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 임원인 남순애 씨는 6개월 전만 해도 언제나 백화점 마네킹에 걸린 투피스 정장만 입었다. 그러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우연히 김훈정 씨를 알게 된 인연으로 스타일이 확실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몸 여기저기가 울퉁불퉁해졌지요. 당연히 ‘옷발’이 살지 않고요.” 그런 남순애 씨에게 김훈정 씨는 몸매를 커버하면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풍성한 원피스와 치마를 레이어드해주고, 볼드한 목걸이를 포인트로 착용하도록 했다. 남순애 씨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어딜 가도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옷 입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옷을 잘 입고 싶어도 어떻게 연출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이들을 돕다 보니 H works는 자연히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공간이 됐다. 70대가 되자마자 김훈정 씨를 찾아와 “나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거 할 거야.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어볼 거야”하며 평소에는 보고 가기만 하던 옷을 구입해 간 사람, 딸 옷을 사러 왔다가 김훈정 씨의 권유로 강렬한 날염 배기팬츠를 입어보고 환호성을 지른 사람, 얌전하던 대학교수 친구가 김훈정 씨가 권유한 옷을 입고 완전히 달라 보이는 자기 모습에 놀라 남편에게 보여주겠다며 쏜살같이 뛰어나간 일 등 그를 웃음 짓게 하는 일이 많았다.
“여자들은 모두 스타일리시하게 옷을 입고 싶어 해요. 하지만 어떻게 입어야 할지, 어디서 사야 할지, 그리고 정말로 입어도 될지 몰라서 시도하지 않죠. 하지만 막상 해보면 놀랍도록 멋있는 자신의 모습에 반해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김훈정 씨는 더욱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과감한 패션에 도전하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똑같이 입는 걸 누구보다 싫어하는 그는 옷과 장신구를 색다르게 매치하는 방법으로 패션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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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정 씨의 장신구에는 그만의 개성이 잘 묻어난다.2 고정관념을 탈피해 가슴과 옆구리에 브로치를 달았다. 장신구를 다는 위치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1 베스트를 겉옷에 걸쳐보라 “보통 베스트는 겉옷 안에 입지만 저는 재킷이나 코트 위에도 베스트를 매치해요. 제 옷 가운데 아주 풍성하고 길이가 긴 레인코트 겸용으로 입는 스프링 코트가 있어요. 그런 볼륨감 있는 긴 코트 위에 짧은 조끼를 입으면 윗부분은 꼭 조여주고 아랫부분은 풍성하게 살아나 아주 예기치 못한 스타일이 나옵니다.색다른 멋이지요.”
2 몸매의 결점을 감추려면 구조적인 옷을 입어라 “사람들은 허리가 굵으니까, 배가 나왔으니까 등의 이유로 날씬해 보이기 위해 슬림한 옷을 고집합니다. 하지만 몸에 착 붙는 옷은 몸의 결점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낼 때가 있어요. 이 경우 옷 자체에 형태가 있는 걸 입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제가 입은 치마도 그 자체가 불룩하게 모양이 있는 옷이에요. 옷 자체가 형태감이 있기 때문에 옷 아래 있는 몸이 어떤지 알 수가 없어 신체의 결점을 효과적으로 감춰줍니다. 또 막상 입어보면 뚱뚱해 보이지도 않고요.”
3 장신구의 위치를 바꿔라 “장신구는 펀 fun, 즉 재미예요. 그런 개념으로 장신구를 착용하면 전체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러려면 남들과 똑같이 장신구를 매치하면 안 되겠죠? 저는 브로치를 어깨에 달 때도 있고 옆구리에 달 때도 있고, 등 뒤에 달 때도 있습니다. 세상에 브로치 다는 위치가 정해진 건 아니니까요. 예전에 여성 영화감독 이혜경 씨가 시상식에 참석할 때 입은 검은색 코트 위에도 아주 큰 지퍼 장신구를 거꾸로 돌려 어깨를 가로질러 달아줬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한 손님에게는 긴 목걸이를 목에 걸지 않고 어깨에 걸어서 내보냈는데 이것 역시 독특해서 이목을 끌었지요. 긴 목걸이를 두세 줄로 꼬아서 옷 앞이나 등에 핀으로 고정해 새로운 장식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4 충돌을 일으켜보라“심플한 옷에 화려한 장식을 하라는 건 이미 누구나 다 아는 패션 공식입니다. 복잡한 패턴에 강렬한 장식을 해보는 건 어떠세요? 두 개의 강렬함이 충돌을 일으키며 의외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트라이프 블라우스에 원색 패턴의 브로치를 달아보세요. 새로운 패턴이 탄생하는 거지요.”
5 작아진 옷은 큰 옷 위에 덧대어 입어라 “정말 아끼던 옷을 잘못 세탁해 줄어들었거나 이전에 비해 살이 쪄서 못 입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다른 옷에 못 입는 옷을 덧대어 색다른 옷을 만들어보세요. 날염이 정말 예뻐서 버리지 못하고 있는 스커트를 앞뒤로 잘라 큰 스커트 위에 붙였더니 버릴 뻔한 스커트도 되살리면서 또 다른 느낌의 스커트가 만들어졌어요. 이런 식으로 리폼해 입는 것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되겠지요 .
김현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