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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아이템 더 젊어진 모피, 패션으로 입는다
모피와 주얼리는 닮았다. 둘 모두 여자를 귀하게 만들어주는 것. 특히 추운 겨울철, 모피는 여자의 든든한 동반자다. 이번 시즌 모피는 벨트로 라인을 살린 베스트, A라인 실루엣에 7부 소매로 복고적인 매력을 더한 디자인부터 화사한 컬러로 시선을 사로잡는 코트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모피 브랜드 퓨어리 Fury의 이유형 디자이너는 모피 디자이너 오영자 씨의 딸. 1964년부터 일본을 오가며 모피를 공부한 디자이너 오영자 씨는 1976년 명동에 처음 ‘오영자 모피’를 오픈했고, 1982년 신사동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28년째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 디자이너이다. 모피 디자이너 엄마 밑에서 자라 두 살 때부터 모피 코트를 입었다는 이유형 씨는 학창 시절 실내화 안쪽에 밍크를 덧댈 정도였다고. 생활 곳곳에서 모피를 몸소 체험하고 누구보다 다양한 모피 의상을 접했기에 트렌드부터 스타일링, 관리까지 모피 전문가답게 좔좔 꿰고 있다.
“모피를 구입하는 것은 집 안에 가구를 들여놓는 것처럼 작은 행사예요. 고가인 데다 관리만 잘하면 대물림해서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 일은 아니죠. 그래서 매장에도 혼자 오시는 분보다 남편이나 자매, 또는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와 함께 들러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그가 말하는 올겨울 모피 트렌드는 복고풍 느낌이 나는 여성스러운 디자인과 자유로운 보헤미안 감성을 담은 히피 스타일. 복고풍의 7부 소매나 넓은 칼라, 밑단과 소매 부분이 A라인으로 퍼지는 모피 재킷은 페미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꼬물꼬물한 몽골리안 양털로 보헤미안 감성이 물씬 풍기는 모피 코트 역시 눈여겨보라는 것. 물론 지난해부터 인기몰이를 한 베스트는 여전히 패셔너블한 아이템이다. 패턴이 있는 것이나 후드가 달린 것, 벨트 장식이 있는 것 등 좀 더 스타일리시해진 베스트가 이번 시즌 대세다. 모피 베스트를 입을 때 이너는 부피감이 있는 니트보다는 실크나 시폰 등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의 의상을 매치하는 것이 잘 어울린다.

1 그린 컬러의 기모노 슬리브 밍크코트와 핑크와 그린이 믹스된 폭스 머플러는 모두 퓨어리 제품.
2 핑크 컬러가 그러데이션된 몽골리안 양털 베스트는 퓨어리 제품.
3 네이비 컬러 밍크 베스트와 연한 핑크와 그레이 컬러가 믹스된 머프로도 활용 가능한 폭스 백은 모두 퓨어리 제품.
4 브라운과 블랙이 멋스럽게 매치된 실버 폭스 베스트와 크로커다일 벨트, 폭스 백은 모두 퓨어리 제품.


오랫동안 입을 모피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자신의 얼굴형이나 목 길이, 체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달걀형 얼굴에는 플랫 칼라, 라운드 칼라 등이 무난히 잘 어울리지만, 얼굴이 각지거나 목이 짧은 편이라면 브이 네크라인이나 칼라가 없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배에 살이 있다면 모피 안쪽에 가죽을 덧대 볼륨감을 줄인 것이 좋다. 또 키가 작다면 엉덩이를 푹 덮는 길이로 짧은 다리를 커버하고, 반대로 키가 크고 다리가 길다면 쇼트 스타일로 입어 긴 다리를 강조하는 것이 멋스럽다. 모피와 가죽은 궁합이 잘 맞아 가죽 소재 롱부츠나 앵클부츠와 함께 코디하면 좋다. 또 모피 코트가 부담스럽다면 모피가 트리밍된 재킷이나 슈즈, 모피 머플러 등의 패션 소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모피, 젊고 활기찬 에너지를 내뿜다 올겨울에는 모피 베스트와 함께 볼레로, 반소매 모피 코트 등 기존의 올드하고 부담스러웠던 모피 스타일에서 벗어나 좀 더 캐주얼한 감각으로 활동성을 높인 것이 특징. 돌체앤가바나의 이번 시즌 키 아이템은 고불고불한 양털 텍스처를 살린 모피 베스트. 매니시한 팬츠 슈트나 롱스커트와 무난하게 매치되어 우아하면서도 펑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드리스반노튼은 털이 긴 모피를 사용하되 소매와 기장은 짧게 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느낌을 경쾌하게 풀어냈다. 매 시즌 개성 있는 모피 아이템으로 주목받는 마르니는 이번 시즌 베스트부터 볼레로, 판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컬러와 소재를 믹스 매치해 모피의 다채로운 향연을 보는 듯하다. 특히 칼라 없이 둥근 네크라인이 주를 이루며 별다른 여밈 장치 없이 루스하게 흐르는 실루엣으로 캐주얼한 감각을 더했다. 퍼의 부드럽고 포슬포슬한 텍스처를 잘 살린 세린느의 모피는 ‘익스트림 스포츠’라는 이번 시즌 테마에 걸맞게 활동성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before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핫 트렌드였던 실버 폭스 코트. 볼륨감이 강하고 어깨가 강조된 스타일이라 다소 부담스럽다.
after 디자이너 이유형 씨는 기존 코트의 소매 부분에 가죽을 매치해 빈티지한 분위기의 베스트를 완성했다. 정장이나 캐주얼 웨어 모두에 잘 어울린다.

모피 리폼, 이제는 디자인이 관건이다 최근 모피를 리폼하는 것은 단순히 소매를 없애거나 길이를 줄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실루엣 자체를 새롭게 디자인하거나 모피에 다른 소재를 매치해 전혀 새로운 옷과 패션 소품을 탄생시키는 것. 특히 최근에는 모피에 가죽이나 니트를 덧대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모피 베스트로 리폼하는 것이 유행이다. 리폼 비용은 모피 상태와 디자인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40만 원에서 1백20만 원 사이. 디자이너 이유형 씨는 “모피를 보관할 때는 어깨가 넓고 목이 긴 옷걸이를 사용해 옷 형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좋아요. 또 모피는 사람의 모발과 같아서 숨을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성섬유나 비닐 커버 대신 잘 입지 않는 블라우스나 스카프 등으로 먼지가 쌓이기 쉬운 어깨 부분만 둘러주세요”라고 설명한다. 모피는 5년에 한 번 정도 드라이클리닝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 반드시 모피 전문가에게 모피 상태를 점검 한 뒤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옷이 손상될 염려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김경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