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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우아하게 레이스 입기
레이스는 보통 인견이라고 하는 레이온으로 짠 경우가 많은데 울이나 실크처럼 드라이클리닝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세탁하려면 중성세제를 사용해 가볍게 손세탁한 다음 그늘에 눕혀 말리도록 한다. 면으로 짠 레이스는 세탁 후 수축될 수 있으므로 세 번 정도 드라이클리닝을 한 뒤 가정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관리하면 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동의 영화<염소자리 Under Capricorn>(1946년)출연 당시 고풍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한 레이스 의상을 입은 잉글리드 버그만의 모습.(맨 오른쪽 인물) 사진 에버렛.

유행은 돌고 돌아 다시 레이스의 시절이 왔다. 발렌시아가,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패션의 흐름을 이끄는 리더 프라다가 기퓌르guipure 레이스(아플리케로 입체감을 더한 화려함이 돋보이는 레이스)로 컬렉션을 채운 덕에 레이스가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정확히 2년 반 전, 그러니까 2006년 봄에도 레이스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레이스가 순수의 시대를 대표하는 소녀였다면 2008년의 레이스는 잘 자라서 여인이 되었다. 드라마 <연애결혼>에서 프라다의 기퓌르 레이스 페플럼 슈트를 입은 김민희를 보고 남자들은 ‘10년은 더 나이 들어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 올가을 레이스와 함께라면 나이 든 티를 내도 좋다. 팔랑거리는 레이스 대신 육중한 레이스를 선택한 프라다의 키워드는 풋내기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여성적인 강건함이다. 패션쇼 초대장에 잠자리를 프린트했던 지방시는 잠자리 날개 같은 레이스를 선보였다. 주일마다 성당에 가고, 성당에서 치러지는 세례식과 결혼식, 장례식이 일생의 가장 큰 이벤트인 이탈리아 남부 여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 레이스는 경건하고 주술적이며 ‘어덜트’하다. 좀 더 쉽고 단박에 세련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스텔라 매카트니의 펄럭거리는 아일릿 롱 드레스. 올가을 레이스를 즐기기 위해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첫째, 소심하게 가장자리 트리밍 정도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많은 면적에 레이스를 할애할 것(레이스 펜슬 스커트+실크 블라우스, 또는 온통 레이스로 덮인 하프 코트). 둘째, 아무리 그래도 레이스 코트는 너무하다 싶으면 레이스로 덮인 실크 슈즈나 클러치백 같은 액세서리를 선택할 것. 셋째, 옷차림이 나이 들어 보이는 대신 얼굴 피부는 어느 때보다 맑고 촉촉하게 유지할 것. 넷째, 레이스와 발레리나 걸을 연관 짓지 말고 잉그리드 버그먼이나 그레이스 켈리가 나오는 옛날 영화를 생각할 것. 마지막으로 ‘나는 우아하다’라고 50번쯤 외칠 것.

1 스텔라 메카트니 2 프라다 3 지방시 4 샤넬

“올가을에는 어머니나 할머니의 옷장과 서랍장 안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레이스로 집안 곳곳을 꾸며보세요. 작은 액자에 아름다운 레이스를 오려 넣거나, 거울이나 액자 테두리에 레이스 리본을 두르면 최근 유행하는 빈티지 소품으로 그만이에요. 학창시절 만들어둔 레이스는 화분이나 화장품 받침으로 이용하고요. 손재주가 있다면 레이스를 활용해 오래된 앞치마나 커튼을 리폼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보경(b-project.co.kr)

“레이스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에요. 저렴한 것은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한 마, 즉 90cm당 2천5백 원에서 3천 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어요. 레이스로 유명한 프랑스 브랜드 소르티스, 구타렐의 경우에는 1m당 50만 원에서 1백만 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있습니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레이스일수록 정교함이 뛰어나 다른 장식이 없어도 우아한 느낌을 살릴 수 있습니다.” -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서승연(데니쉐르 by 서승연)

황진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