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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헤어스타일 어떻게 바꿀까? 머릿결을 사랑하면 스타일이 보인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일생을 살면서 서너 번 이상 집을 바꾸고, 자동차를 바꾸고, 철마다 코트를 구입할지언정 평생 시도해보는 헤어스타일의 변화는 세 종류를 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하지만 봄이 다가오자 또다시 고민한다. ‘파마를 할까 말까?’ 물론 결국 지금과 엇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게 될 거면서….

영화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길고 구불거리는 헤어스타일은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다. 손으로 쓱쓱 빗어 묶어 올린들, 길게 풀어 헤친들 어떠하랴. 등이 푹파인 드레스를 입은들,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들 어찌 안 어울릴까. 지난여름 <커피 프린스 1호점>으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채정안은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 추억이 되어버린 여자들의 로망을 되살렸다. 화가로 나왔던 그녀는 긴 머리를 아무렇게나 둘둘 말아 올리고 그림을 그리거나, 반짝이는 머릿결에 우아한 웨이브를 넣어 길게 늘어뜨림으로써 여자들에게 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여자들이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느냐는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숙제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일생을 살면서 서너 번 이상 집을 바꾸고, 자동차를 바꾸고, 철마다 코트를 구입할지언정평생 시도해보는 헤어스타일의 변화는 세 종류를 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우리 모두 숙제를 하긴 하되 평균만 유지할 뿐 눈에 보이는 향상이나 실력 저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10년 이상 알고 지낸 주변의 30~40대 여자들만 하더라도 20대에 비해 길이의 변화만 있을 뿐 지금까지 엇비슷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새롭게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두렵지 않다. 단, 미장원에서 만져준 듯, 언제나 그러할 수 있다면. 하지만 문제는 스스로 머리를 감는 그 순간부터다. 미다스의 손길이 사라진 헤어스타일은 난감하기 딱이 없다. 미장원에서 거울로 보았던 고상했던 웨이브는 부스스한 아줌마 스타일로 변하고 반짝이던 생머리는 초라하게 머리통에 눌리기 일쑤다.

봄을 맞아 헤어스타일의 변신을 꿈꾼다면 몇 가지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부스스한 곱슬머리, 빗자루처럼 쭉쭉 뻗은 생머리, 구불구불 스프링처럼 말린 웨이브 등 타고난 자신의 머릿결을 무조건 사랑하라는 것.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가꾸는 것만으로도 멋진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생물시간에 배운 것처럼 인간은 유전과 환경의 산물이다. 이 진리는 머리카락에도 적용된다. DNA의 영향으로 어머니가 곱슬머리라면 자식 역시 반드시 컬이 있는 모발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므로 이 물려받은 머리카락을 억지로 펴는 것은 오히려 머릿결을 상하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대신 곱슬머리는 적절한 헤어 커트와 스타일링으로 멋지게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여성들은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모발이 운명이라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헤어 아티스트 박지영 씨의 말이다. 여성들은 보통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싶어 하죠.” 그를 찾는 많은 여성들은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헤어 텍스처를 다른 사람과 바꾸고 싶다고 이야기한단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타고난 머릿결에 반감을 가지고 있어요. 인공적인 힘을 가하는 대신 자신의 헤어 타입에 알맞은 스타일링을 한다면 컬, 웨이브, 스트레이트, 어떤 머릿결도 아름다워질 수 있답니다.”

여성들의 첫 번째 과제는 먼저 자신의 헤어 타입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완벽하기보다 예쁘게 보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많은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은 약간 컬이 있는 헤어가 오히려 부드럽고 더 어려 보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케어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웨이브 헤어는 기본적인 스타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웨이브를 다루는 비결 중 하나는 머리카락 볼륨을 양 볼에서 시작하는 레이어 층에 맞추는 것이다. 이 헤어스타일은 쇄골뼈까지 오는 길이가 가장 시크해 보인다. 웨이브 헤어의 길이는 머리를 풀었을 때는 흐트러진 듯하면서 스마트해 보이고, 하나로 묶었을 때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적당히 깔끔하게 묶이는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는 것. 이런 모발은 수분을 공급하는 전용 샴푸를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사용해야 한다. 컨디셔너는 다소 리치한 제품을 발라준다. 또 머리카락을 말릴 때는 타월로 문지르지 말고 툭툭 털어줘야 모발의 큐티클이 상하지 않고 머리카락이 부스스해지지 않는다. 또 머리카락을 말릴 때 손가락으로 돌돌 말아주면 웨이브가 한결 탱탱하고 부드러워진다. 마지막으로 오일이나 크림 타입의 에센스를 충분히 바르는 것도 잊지 말 것. 웨이브 헤어는 숱을 자주 치지 않으면 머리 윗부분이 납작해지고 밑으로 갈수록 부풀림이 심해지므로 스타일을 유지하고 머리끝이 갈라지는 것을 피하려면 8~10주에 한 번씩 숱을 쳐주어야 한다.

가느다란 스트레이트 헤어는 관리하기 쉽다. 또한 스트레이트 헤어는 어떻게 커트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나 잦은 가위질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이트 헤어는 무게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로 머리끝에 층을 많이 내면 안 된다. 특히 보브 커트처럼 강하고 무딘 스타일이 이상적이다. 찰랑거리면서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약간의 무게감이 스트레이트 헤어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스트레이트 헤어는 다른 헤어 텍스처에 비해 빨리 기름이 끼는 경향이 있다. 두피에서 생성된 기름이 컬이나 웨이브 헤어보다 빨리 밑으로 내려오기 때문. 따라서 정화 효과가 뛰어난 클래링 파잉 샴푸로 하루에 한 번씩은 머리를 감고 라이트한 컨디셔너를 머리끝 부분에만 사용하고 머리를 말릴 때는 머리카락을 살짝 두드리듯 말려준다. 이때 절대로 머리를 타월로 싸서 올리지 말 것. 터번처럼 머리를 감아 올리면 머리카락이 상한다. 또 머리카락을 꽁꽁 묶어두면 머리카락이 끊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머리 윗부분이 납작해진다면 젖은 부분을 들어 올려 모근에 볼류마이저 스프레이를 뿌린다. 스프레이 타입은 무스나 젤처럼 단단하지 않아서 머리카락이 뻣뻣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헤어를 위로 잡아 들어 올려 모근을 말려주면 머리카락이 한층 더 두껍고 풍성해 보인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볼륨 있는 헤어를 위해서라면 무작정 헤어 제품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가늘고 힘없는 머리카락보다 더 참담하다. 헤어 제품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끈적거림이 심해지고 머리카락이 부스러지기 쉽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어 내렸을 때 걸리지 않고 부드럽게 내려가는 정도다. 가벼운 질감의 스프레이 토닉과 볼류마이저만 사용하고 밤 타입의 제품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잔머리는 라이트한 스프레이를 손바닥에 뿌려서 정돈해준다.

곱슬머리는 한국에서 저주받은 머릿결로 생각하지만 외국에선 선택받은 유전자로 여겨진다. 전략적인 레이어링과 약간의 수분 공급으로 스타일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심하게 짧고 곱슬거린다면 두상을 따라 5~8cm 정도로 자르기를 권하지만 좀 더 긴 곱슬머리는 약간의 레이어링이 더 도움이 된다. 무게감을 위해 머리 길이는 어깨 정도나 좀 더 길게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아래턱에서 시작해 목덜미에 사선으로 떨어지는 레이어링과 뒤통수 부분에 약간의 층을 만드는 것도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앞은 가벼운 느낌이 나고 뒤는 찰랑거리는 헤어가 된다. 컬이 있는 모발은 항상 목말라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먼저 머리는 최소한 안 감는 것이 좋다. 가느다란 모발은 이틀에 한 번씩, 두꺼운 헤어는 일주일에 한두 번이 적당하다.

샴푸는 시어버터, 팜 오일, 아보카도 오일 등이 첨가된 수분 전용 제품을 사용하고, 샤워할 때마다 리치한 컨디셔너로 모근 끝 부분까지 마사지해준다. 그리고 머리 위에서부터 아래로 물기를 짜내고 큰 빗이나 손가락으로 엉킨 부분을 풀어준다. 마지막으로 리브-인 컨디셔너를 두피에서 2~3cm 정도 떨어진 부분에서 끝까지 발라준다. 그 후에 무스를 약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리브-인 컨디셔너는 두피에 수분을 저장시켜 습기에 대한 저항력을 강하게 해준다. 또한 무스는 머리카락을 밑으로 잡아당기지 않으면서 부스스함을 잡아주어 컬이 탄력을 잃지 않고 풍성해 보인다. 일정한 크기의 컬을 만들고 싶다면 머리카락을 조금씩 손가락으로 돌려서 15~30초간 잡아준 뒤 자연풍으로 말린다. 만약 헤어 드라이어를 사용한다면 머리카락을 완벽하게 말린다. 그렇지 않으면 부스스함이 심해진다.

사실 헤어스타일을 바꾸기 위한 파마는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다. 각자의 모발 특성에 따라 필요할 때 드라이 세팅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더 좋다. 한국 여자들처럼 파마를 자주 하는 것은 전 세계뿐 아니라 인근 아시아 국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파마를 할 것이냐, 생머리를 할 것이냐에 대한 갈등은 평생 하고 싶다. 이 역시 분명 여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니까.

최숙희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