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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채소를 이용한 건강 샐러드 만들기 뿌리 채소, 흙의 생명력으로 가을을 차리다
땅 위의 바람이 차가워지면 채소는 거칠고 투박한 땅속뿌리에 양분을 저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맘때 흙의 정기를 흠뻑 빨아들인 무, 고구마, 토란, 당근, 연근, 우엉, 참마 같은 뿌리채소는 값싸고 영양 많고 맛도 제대로여서 건강식으로 그만이지요. 뿌리채소류는 식이 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으면서 탄수화물과 비타민 A·C를 많이 함유해 특히 비만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랍니다. 뿌리채소의 생명력을 최대로 섭취할 수 있는 조리법인 ‘샐러드’로 가족들의 하루 식단을 준비했습니다.


(오른쪽) 참마전 샐러드와 참마 주스
이른 새벽, 남편 와이셔츠를 빳빳하게 다리는 건 기능 좋은 스팀다리미가 아니라 아내의 정성입니다. 남편을 위해 셔츠를 다리는 마음으로 참마로 만든 가벼운 샐러드와 주스를 준비하세요. 참마는 ‘산에서 나는 장어’라 할 만큼 강장 효과가 뛰어납니다. 참마와 순무를 갈아 만든 주스와 참마전을 이용한 가벼운 샐러드는 잠기운 남은 몸을 상쾌하게 깨워주고 원기를 회복시켜줍니다. 참마는 가열하면 소화효소의 작용이 약해지므로 생식하거나 은근한 불에서 익히세요.

참마전 샐러드와 참마 주스 레시피
재료 참마 100g, 소금·밀가루 약간씩, 달걀흰자 1개 분량, 메추리알 4개, 식용유 적당량, 샐러드용 채소 70~80g 참마·우유 드레싱 참마 30g, 메추리알 노른자 2개, 우유 50g, 꿀 1큰술, 레몬즙 1/2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참마 주스 참마 100g, 생식 두부 50g, 잣 1큰술, 마시는 플레인 요구르트 150ml, 우유 200~250ml, 꿀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참마는 껍질을 벗겨 0.5cm 두께로 썰고 소금을 뿌려 10분 정도 재운다.
2 샐러드용 채소를 먹기 좋은 크기로 뜯는다.
3 ①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흰자를 입혀서 약한 불에서 타지 않게 부친다. 메추리알도 부친다.
4 드레싱 재료를 분쇄기로 간 뒤 우유로 농도를 조절한다.
5 접시에 채소를 풍성하게 담고 따뜻한 마전과 메추리알을 얹은 뒤 ③을 뿌린다.
6 주스 재료를 분쇄기에 모두 넣고 곱게 갈아 볼에 담는다.



무와 비트 샐러드 신선한 무와 비트, 상큼한 과일을 이용한 샐러드는 활기찬 시작을 위한 아침 식사입니다. 무는 전분 분해효소인 디아스타아제가 풍부하여 속 쓰림, 더부룩함, 숙취에 효과적이고 자줏빛 비트는 해독 효과가 뛰어나답니다. 피로감과 노폐물을 무와 비트로 없애고, 아보카도와 토마토로 하루의 에너지원과 비타민을 공급받을 수 있지요. 색색의 재료를 섞지 말고 옆옆이 담아놓으면 요구르트 한 그릇에 원하는 재료를 넣어 플레이크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가을볕이 따갑게 내리쬘 때 옛 사람들은 부지런히 채소를 말려 겨우내 부족한 반찬거리를 미리 준비했습니다. 채소를 볕에 말리면 영양이 풍부해지고 맛도 좋아져 식탁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지요. 무말랭이, 호박, 빨간 고추, 산나물, 고사리, 대추, 토란대…. 부엌의 채반이란 채반은 죄다 장독대로 나와 있습니다. 통무를 잘라내고 남은 무청은 줄줄이 엮어 처마 밑에 매달아 말리고요. 쪄서 납작하게 썬 고구마를 바짝 말리면 ‘엄마표 고구마칩’이 됩니다. 참으로 정겨운 가을 갈무리 풍경입니다.

무와 비트 샐러드 레시피 
재료 무 200g, 비트 150g, 아보카도 1개, 체리토마토 15개, 미니 파프리카 6개, 양상추·크레송 약간씩, 채소 우린 물 3컵(무, 양파, 셀러리, 대파, 통후추 등을 넣어 30분쯤 끓인 물) 요구르트 드레싱 플레인 요구르트·키위 또는 사과 요구르트 2통씩, 레몬 제스트 약간, 레몬즙 1작은술, 사과즙 또는 우유 50ml, 다진 견과류 약간
만들기
1 무는 1cm로 깍둑썰기 해 야채 우린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7~8분 정도 삶아 아삭하게 익힌다.
2 비트는 무와 같은 크기로 썬다. 그냥 사용하거나, 혹은 야채 우린 물에 20~30분 정도 삶는다.
3 아보카도도 같은 크기로 썬 뒤 변색을 막기 위해 레몬즙을 살짝 뿌려둔다.
4 파프리카와 토마토도 무와 비슷한 크기로 썬다.
5 접시에 양상추와 크레송을 깔고 그 위에 ①~④를 섞이지 않게 담는다.
6 드레싱 재료를 섞어 요구르트 드레싱을 완성한 뒤 곁들인다.



토란과 모둠 콩 샐러드 어머니의 보물 1호인 앉은뱅이 재봉틀과 반짇고리는 요술 방망이처럼 무엇이든 척척 만들어냅니다. 소반 위 접시에 담긴 토란과 모둠 콩 샐러드는 어머니의 점심 식사입니다. 토란은 수분이 75~85%, 탄수화물이 15~17% 함유되어 있어 주식으로 손색이 없지요. 뿌리채소 중 칼로리는 가장 낮고 식이 섬유는 가장 많이 함유해 어머니의 뱃살 고민도 덜어주고, 미끈한 점액질 성분인 ‘갈락탄galactan’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니 더할 나위 없습니다. ‘드르륵 드르륵’, 오늘 어머니의 작업실에서는 또 어떤 위대한 작품이 창조될까요?

토란과 모둠 콩 샐러드 레시피 
재료 토란 10개, 모둠 콩 1컵, 베이비당근·그린 빈스·쌈배추 50g씩, 쑥갓 약간 레몬 허브 드레싱 레몬즙 2큰술, 다진 레몬 껍질 1/4개 분량, 꿀 1큰술, 올리브 오일 2큰술, 다진 타임·다진 파슬리·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토란은 껍질을 벗겨 쌀뜨물에 삶는다.
2 베이비 당근은 야채 우린 물에 삶아 익힌다.
3 모둠 콩과 그린 빈스는 끓는 소금물에 아삭하게 데쳐 찬물에 헹군다.
4 분량의 레몬 허브 드레싱 재료를 섞어 모든 재료들과 살짝 버무린 뒤 접시에 담는다.


(왼쪽) 튀긴 고구마와 알감자 샐러드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연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합니다. 청량음료보다 맛난 오미자차와 과자보다 고소한 고구마 감자 샐러드로 아이의 입맛을 사로잡아보세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밤고구마는 특히 어린아이의 비감(음식을 잘 먹으려 하지 않고 몸이 여위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함), 피부 질환 등에 효능이 있답니다. 달콤한 고구마튀김, 바삭한 연근 칩,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알감자, 새콤한 사과와 토마토구이를 잎채소와 담은 뒤 드레싱을 곁들여놓으니 어느새 깡통로봇도 흔들흔들, 백마도 놀러 와서 함께 먹네요.

튀긴 고구마와 알감자 샐러드 레시피 
재료 밤고구마 2~3개, 알감자 15개, 연근 약간, 사과·토마토 1개씩, 부드러운 상추·비타민·소금·후춧가루·올리브 오일 약간씩, 튀김용 기름 적당량 허니 머스터드 드레싱 마요네즈·우유 2큰술씩, 꿀 1큰술, 겨자 1/2 큰술, 다진 피클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고구마는 V자 형태로 썰어 160℃의 기름에서 튀겨 익힌다. 연근은 0.5cm 두께로 잘라 타지 않게 살짝 튀긴다.
2 알감자는 소금, 후춧가루,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린 뒤 180℃ 오븐에서 15분 정도 굽는다.
3 사과는 V자 형태로 썰어 그릴 팬에서 굽는다.
4 토마토는 0.8cm 두께로 납작하게 썬 뒤 110~120℃의 오븐에서 1~2시간 은근히 굽는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허니 머스터드 드레싱을 만든다.
6 그릇에 구운 채소와 과일, 부드러운 상추와 비타민을 고루 담고, 드레싱을 곁들인다.

(오른쪽) 구운 수삼과 참송이버섯 샐러드 뒷마당에 차린 저녁 식탁 위로 가을이 내려앉았습니다. 늦가을에 캐서 채 마르지 않은 수삼은 영양 성분을 넘어서 최고의 ‘약효’를 자랑하는 뿌리채소지요. 오븐에 구워 질감과 향을 살린 통통한 수삼을 주인공으로 해서 가을철 대표 선수인 참송이버섯과 밤호박 퓌레를 곁들여 맛과 영양을 더했습니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양파, 항암 기능과 장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마늘도 통째로 구워 수삼·두유 드레싱을 뿌려내니 온 가족 저녁 식사로 든든한 영양식이 완성됐습니다.

구운 수삼과 참송이버섯 샐러드 레시피 
재료 수삼(큰 것) 1개, 참송이버섯 5개, 미니 적양파 10개, 통마늘 30개, 밤호박 2개, 두릅 또는 샐러드 채소 적당량, 참기름·소금·올리브 오일·다진 타임 적당량 수삼·두유 드레싱 수삼 잔가지 남은 것, 구운 마늘 3~4개, 두유 70~100ml, 깨·참기름 1작은술씩, 꿀 1/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수삼은 깨끗하게 씻고 잔가지를 잘 다듬어 소스용으로 따로 둔다. 수삼의 겉면에 참기름과 소금을 살짝 바른 뒤 170℃ 오븐에서 타지 않게 굽는다.
2 미니 적양파와 마늘은 솔로 흙을 잘 털어낸 다음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춧가루, 타임을 섞어서 170~180℃의 오븐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3 호박을 푹 삶아서 하나는 속의 씨를 파내고, 또 하나는 껍질을 벗겨 으깬 뒤 체에 내려 퓌레를 만든다. 씨를 파낸 호박 안에 퓌레를 채운다. 퓌레 만들 때 기호에 따라 구운 마늘이나 견과류 다진 것을 조금 넣어도 좋다.
4 참송이버섯은 팬에 살짝 굽는다. 두릅은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거둔다.
5 드레싱 재료를 분쇄기로 곱게 갈아 수삼·두유 드레싱을 만든다.
6 큰 접시에 채소를 깔고 구운 수삼과 채소들을 먹음직스럽게 담은 뒤 드레싱을 뿌려 낸다.

* 모든 레시피는 4인 기준이며, 모든 채소는 손질해서 얼음물에 1~2시간 정도 담갔다 건져 물기를 거둔 상태입니다.


1 채소 중 비타민 A를 가장 많이 함유한 '당근' 2 소화가 잘 되고 해독 효과가 뛰어난 '무' 3 뿌리채소 중 칼로리는 가장 낮고 식이 섬유는 가장 많은 '토란' 4 어린아이의 만성 소화기 질환에 효과적인 '고구마'

날씨 칼칼한 이른 아침, 채소밭은 꽃밭처럼 예뻤습니다. 하늘하늘 가느다란 잎줄기를 쏙 뽑아내면 수줍은 듯 붉게 물든 얼굴을 내미는 당근 밭은 왜 그렇게 사랑스러운지,노란 속이 꽉 찬 배추 밭과 흙 위로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무 밭은 어찌나 싱그럽고 대견스러운지요. 그래서 시인 이상국은 ‘무밭에서’라는 시를 노래했나 봅니다. “무는 제 몸이 집이다 / 안방이고 변소다 / 저들이 울타리나 문패도 없이 / 흙 속에 실오라기 같은 뿌리는 내리고 / 조금씩 조금씩 생을 늘리는 동안 / 그래도 뭔가 믿는 데가 있었을 것이다 / 그렇게 자신을 완성해 가다가 / 어느 날 농부의 손에 뽑혀나갈 때 / 저들은 순순히 따라 나갔을까, 아니면 / 흙을 붙잡고 안간힘을 썼을까 / 무밭을 지나다가 / 군데군데 솎여 나간 자리를 보면 / 아직 그들의 체온이 남아 있는 것 같아 / 손을 넣어보고 싶다.”

강아지가 우산으로 써도 좋을 만큼 잎사귀가 커다란 토란 밭은 낭만적이기까지니다. 토란대를 베어내고 삽으로 밑둥을 퍼내 흙을 털어내면 몽글몽글한 알뿌리가 덩어리째 탐스러운 모습을 드러내지요. 고구마 밭은 잔잔한 파도처럼 푸른 물결이 일렁입니다. 촉촉한 흙을 호미로 조심조심 긁어내면 덩이뿌리에 자줏빛 고구마가 달려 있습니다. 대지의 위대한 생명력과 자식 돌보듯 채소를 가꾸었을 농부의 부지런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고맙습니다. 맛있게 먹겠습니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