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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까? 대한민국 음식의 대명사 된장찌개 vs. 미역국 1
<행복> 독자들이 식탁에 가장 자주 올리는 찌개와 국은 된장찌개와 미역국이다. 두 메뉴 모두 쉽고 친숙한 음식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딱히 정해진 레시피 없이 열이면 열 끓이는 방법이 제각각인 된장찌개와 미역국,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먹을까?


된장찌개
재료 쇠고기(등심) 100g, 붉은 고추 1개, 대파 1대, 불린 표고버섯·풋고추 2개씩, 감자 100g, 애호박·양파·두부 50g씩, 쌀뜨물 3컵, 된장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기 밑간 국간장·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쇠고기는 납작하게 썰어 밑간 재료를 넣고 고루 무친다.
2 불린 표고버섯은 0.8cm로 깍둑썰기 한다.
3 감자와 애호박, 양파, 두부는 사방 0.8cm로 깍둑썰기 한다.
4 풋고추와 붉은 고추는 0.5cm 두께로 썰어 씨를 빼고 대파도 송송 썬다.
5 뚝배기에 ①의 고기를 넣고 볶다가 쌀뜨물 2컵을 부어 끓인다.
6 남은 쌀뜨물에 된장을 풀어 ⑤에 넣고 마저 끓인다.
7 끓으면 표고버섯과 감자, 애호박, 양파를 넣고 끓인다.
8 맛이 잘 어우러지면 두부와 다진 마늘, 고추,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쇠고기 미역국
재료 쇠고기(등심) 80g, 불린 미역 160g, 참기름 2작은술, 물 10컵, 국간장 1작은술, 소금 약간 고기 밑간 국간장·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불린 미역은 깨끗이 씻어 5cm 길이로 자른다.
2 쇠고기는 납작하게 썰어 밑간 재료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②의 쇠고기를 볶다가 미역을 넣고 볶는다.
4 참기름이 재료에 완전히 흡수되면 물을 부어 끓인다.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한다.

<행복이 가득한 집> 독자들은 어떤 음식을 식탁에 자주 올릴까? 지난 9월, 창간 20주년을 맞아 ‘기혼이며 자녀가 있는 여성 독자 1백41명의 설문조사 결과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국물 음식이 발달한 식문화인 만큼 찌개와 국이 궁금했는데 결과는 된장찌개와 미역국이 각각 1등을 차지했다. 무려 59%의 주부들이 ‘된장찌개’를 ‘가장 자주 먹는 찌개’로 꼽았고, 그다음이 김치찌개로 32.6%를 기록했다. 국 중에서는 ‘미역국’이라고 대답한 이가 39%였으며 된장국이라 말한 이는 20%에 달했다. 된장찌개와 미역국. 요리에 별다른 재능이 없어도 겁먹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그나마 다른 음식보다는 만만해 보이는 메뉴다. 할머니의 할머니, 그 할머니의 할머니 때에도 식탁에 올렸을 이 음식, 어디 정해진 레시피가 따로 있으랴. 먹는 이의 개성과 입맛에 따라 백인백색일 터.

우선 된장찌개부터 살펴보자. 주인공은 된장과 육수이고 조연으로 마늘과 두부, 풋고추, 대파 등이 있다. 된장찌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재료로는 묵은 김치나 우거지, 쇠고기, 다양한 해산물 등이 있다. 쓸 수 있는 재료의 폭이 넓은 된장찌개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조합이 가능한 음식이다. 된장은 뭐니 뭐니 해도 메주를 쑤어 옛날 식으로 만든 재래식 된장으로 끓여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 국물이 자작자작해질 때까지 오랫동안 끓이면 어렸을 적 외할머니 집에서 먹던 그 맛과 얼추 비슷하다. 시판 된장이나 일본 수입 코너에서 파는 미소로도 된장찌개를 끓일 수 있다. 요즘에는 버섯을 다져 넣은 된장, 양념 된장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이러한 시판 된장은 달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 재래 된장으로 끓인 찌개에서 떫은맛이 난다면 시판 된장을 약간 섞을 것. 시판 된장의 단맛이 떫은맛을 가려준다. 한 가지 더. 미소로 찌개를 끓일 때는 다른 재료를 미리 익힌 다음 불을 끄기 직전에 미소를 넣어야 미소 고유의 달큼함을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찌개 육수로 가장 많이 쓰는 재료는 멸치. 처음부터 멸치를 넣어 뚝배기를 불에서 내릴 때까지 끓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물이 끓자마자 멸치를 건져내는 경우도 있다. 요리 연구가들은 멸치를 푹 끓이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물이 끓으면 바로 건져낼 것을 권한다. 또 비린 맛을 없애려면 술을 약간 넣으면 된다. (국물에 대한 또 다른 정보는 다음 페이지에서 이어진다.)

미역국 역시 된장찌개처럼 이용 가능한 식재료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미역을 살펴보자. 울퉁불퉁한 모양새가 슬라브 지붕을 연상케 하는 쇠미역은 씹을 때 오도독 소리가 날 정도로 줄기가 도톰하다. 생선회나 고기를 먹을 때 쌈용으로 사용한다. 국으로 사용하는 참미역은 물에 불리면 흐늘흐늘한 느낌이 나며 두께가 얇고 부드러워 치아가 약해진 산모나 노인들에게 알맞다. 가장 고급으로 치는 돌미역은 쫄깃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강하다. 그 외에도 완도 미역, 기장 미역 등 미역이 나는 지역명을 따서 미역을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미역은 키우는 방식(자연산이냐 양식이냐)에 따라서는 맛이나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대신 바닷바람에 말리느냐, 기계의 뜨거운 열로 말리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바닷바람에 말린 것이 훨씬 맛있고 비싼 것은 당연하다. 미역국에 이용하는 재료로는 쇠고기와 멸치, 흰살 생선(도미나 옥돔 같은), 홍합, 성게알, 감자, 들깨 등이 있어 각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의 미역국을 끓일 수 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된장찌개와 미역국이지만, 한 번쯤 색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육수 한 가지만 바꾸어도 늘 같은 맛에서 변화를 줄 수 있다. 자, 옆집 된장 뚝배기와 국 냄비를 살짝 들여다볼 준비가 되었는가?

된장과 미역, 맛뿐 아니라 영양에 있어서도 으뜸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음식 중 두 가지가 발효 식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이다. 특히 콩을 발효시킨 음식은 유산균이 풍부하여 장을 보호하며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미세 영양소가 풍부하다. 또한 체내 독성을 배출해주며 면역력을 길러준다. 식이섬유 역시 마찬가지. 비만과 성인병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요즘, 식이섬유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이섬유는 장에서 음식물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여 섭취 칼로리를 낮춘다. 또한 육류와 정제된 곡류 섭취로 인해 무거워진 장을 운동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발효 음식인 된장찌개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미역국은 아주 평범한 음식이지만 어쩌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효자 메뉴라고 할 수 있다.

한식 요리 연구가 박준희 씨의 제안
한 끗 차이가 맛을 좌우한다

된장찌개

1불끄기 전, 고추장 살짝 불에서 뚝배기를 내리기 직전에 고추장을 넣으면 찌개 맛이 칼칼해진다. 많이 넣으면 텁텁해질 수 있으니 된장 2큰술에 고추장은 숟가락 끝에 약간 묻을 정도로만 넣는다. 

2 기왕이면 맹물보다는 쌀뜨물 멸치나 다시마, 쇠고기 등 별다른 육수거리가 없을 때는 맹물보다는 쌀뜨물을 이용할 것. 쌀에서 빠져나온 전분기 때문에 되직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난다.


3 구수한 말린 새우 볶음 육수 낼 때 말린 새우를 쓸 경우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볶아서 사용하면 감칠맛이 강해진다. 이때 식용유를 넣지 말아야 맛이 깔끔하다. 아욱이나 근대 등을 넣으면 잘 어울린다.

4 된장에 미리 양념하기 된장을 물에 풀기 전에 미리 밑간을 하면 오래 끓이지 않아도 된장과 국물 맛이 잘 어우러지며 깊은 맛이 난다. 기본 밑간 재료로 국간장과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이 있다. 


미역국
1쇠고기, 양념에 재워두기 쇠고기를 양념에 재워두면 맛이 겉도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납작하게 썰어 국간장과 다진 마늘을 조금 넣어 재웠다가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양념한 쇠고기를 넣어 달달 볶는다.

2 들기름으로 깔끔하게 깔끔한 미역국 맛을 원한다면 미역을 볶을 때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쓸 것. 고기나 멸치 등 별다른 재료를 넣지 않아도 깊은 맛이 나는데 이때 다진 마늘을 조금 넣으면 잘 어울린다.


3 불린 미역은 충분히 볶아야 미역을 볶을 때 참기름과 국간장이 미역에 스며들 때까지 충분하게 볶아야 나중에 기름이 겉돌지 않아 맛이 개운하다. 또한 미역에 간이 잘 배어 국물 맛이 한결 풍부해진다.

4 조리고, 또 조리고 미역은 오래 끓일수록 맛 성분이 우러나온다. 소량의 미역국을 끓였을 때 맛이 겉도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 그럴 땐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여러 번 조릴 수밖에.

외할머니들의 비법 전수
같은 찌개와 국이라도 할머니가 끓여주는 것은 맛의 깊이가 다르다. 이제까지 식구들을 위해 준비했을 된장찌개와 미역국의 양,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을 것이다. <행복>기자들의 외할머니들이 알려준 그들만의 특별한 비법. ”우리 손자들은 내가 여름철에 끓여주는 된장찌개를 특히 좋아해. 두부를 넣으면 금방 쉬어버려서 멸치랑 된장이랑 풋고추만 넣지. 대신 된장을 많이 넣고 자박자박하게 끓여서 국물이 짭짤한 편이야. 그게 오히려 입맛을 돋운다고 해. 미역국엔 말린 표고버섯을 주로 써. 물에 불려서 참기름을 조금 넣고 미역이랑 같이 볶다가 끓이면 맛이 아주 깔끔해.”-정옥순 씨(나도연 기자의 외할머니)

”고향이 바다라서 된장찌개에나 미역국에나 해산물을 많이 써. 찌개 끓일 때는 디포리라는 납작하게 말린 멸치를 쓰는데 남자 손가락 두 개 합친 것만큼이나 커. 그걸 다섯 시간 동안 찬물에 우려서 육수로 쓰지. 끓는 물에 넣으면 비린내가 나거든. 미역국 끓일 때는 광어로 육수를 내. 커다란 놈을 세 토막 내서 뼈째로 푹 고면 그것만 한 보양식이 없어.”-이경덕 씨(진경혜 마케터의 외할머니)

”된장찌개 끓일 때 쌀밥 한숟가락을 물에 잘 간 데다 된장을 푸는 것도 비법이라고 할 수 있나? 참, 내 된장찌개는 두부가 안 들어가. 두부를 넣으면 어쩐지 깔끔한 맛이 없어. 대신 식구들이 워낙 칼칼한 맛을 좋아해서 청양고추는 꼭 넣어. 미역국은 미역을 바락바락 씻어서 끈적끈적한 것을 완전히 없애는 게 중요해. 그래야 비린내가 없고 국물 색깔이 탁하지 않지.”-윤희정 씨(박은주 기자의 외할머니)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