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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짜름하고 향긋한 풍미에 행복해지는 강된장
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끓는 강된장의 구수한 냄새가 콧속 점막을 자극한다. 국물이 자작할 정도로 졸인 강된장 한 그릇에 풋고추와 살짝 데친 호박잎, 양배추만 있으면 수랏상도 부럽지 않다. 깨끗이 씻은 손에 호박잎을 펼쳐 보리밥 한 큰술을 올리고 강된장을 조금 올려 야무지게 싸서 한입에 쏘옥~. 볼이 미어터지도록 우물우물거리니 강된장과 호박잎의 짭짜름하고도 향긋한 풍미에 행복해진다.

강심장, 깡소주, 깡다구처럼 이름에 ‘강’이나 ‘깡’이 들어가면 의미가 세지는 것처럼 강된장 역시 된장을 좀 더 끓여서 농도를 진하게 만든 것이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만드는 정석이 없듯 강된장 역시 법칙이 없다. 좋아하는 재료를 잘게 썰어 된장과 함께 자박자박하게 끓여 밥에 비벼 먹거나 쌈으로 먹으면 된다. 전통 음식을 고수하는 ‘한국의 맛 연구회’에서 선보이는 강된장찌개는 모든 재료를 곱게 채 썰어 넣는다. 된장에 참기름과 꿀, 고추장을 섞고 쇠고기는 따로 갖은 양념을 해둔다. 그다음 표고버섯과 풋고추 등을 곱게 채 썰어 한데 넣고 뭉근하게 끓이면 완성. 이때 양지머리 육수를 이용한다. 반면 깔끔한 반찬 맛으로 워킹맘에게 인기가 많은 반찬 전문점 이소영 찬방의 이소영 대표는 된장에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재료도 큼직하게 썰어 넣는 편이다. “강된장도 지역마다, 집집마다 먹는 방법이 달라요.

강원도에서는 된장을 뚝배기에 ‘빡짝빡짝’하게 끓인다고 해서 빡짝장이라고 한답니다. 빡짝장에는 오징어를 잘게 다져 넣어요.” 이소영 대표는 ‘강된장의 매력은 식재료를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메주 냄새가 살포시 나는 설익은 된장으로 만든 강된장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중독성이 있다. 방앗간에서 파는 메줏가루로 쉽게 강된장을 담글 수 있는데 이때 곱게 간 것보다는 듬성듬성 빻은 것을 이용해야 발효가 잘된다. 기본으로 양파와 마늘, 고추, 버섯 등이 들어가며 그 외에 차돌박이나 우렁, 두부 등 입맛대로 넣는다. 차돌박이를 넣으면 맛이 더 고소하고 간이 적당히 밴 고기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부는 살짝 데쳐서 물기를 꼭 짠 다음 사용해야 하는데 간이 세다 싶을 때 넣으면 맛이 한결 슴슴해진다. 강된장은 특별한 레시피나 별난 재료가 필요한 음식이 아니지만 한 그릇만 있어도 온 가족이 밥을 맛나게 먹을 수 있다. 된장은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음식인데도 강된장 끓여 먹는 재미를 잠이 잊은 듯하다. 주말 점심 메뉴가 딱히 생각나지 않을 때 보글보글 강된장을 끓여보시길.

메줏가루로 강된장 만들기

재료
메줏가루 3컵, 물 4컵, 천일염 11/2컵, 고추씨 간 것 50g

만들기
1 볼에 메줏가루와 물을 부어 1시간 동안 둔다.
2 메줏가루가 불면 천일염과 고추씨 간 것(사진 1)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 항아리에 담는다(사진 2).
3 서늘한 곳에 두고 한 달쯤 지난 뒤 설익은 메주 냄새가 살짝 나기 시작하면 강된장으로 이용한다.

* 강된장 1500g 분량에 해당하는 레시피다.
* 강된장찌개를 끓일 때 들어가는 기본 재료로 양파와 다진 마늘, 표고버섯 등이 있다. 시판 된장을 사용할 경우에는 멸치 우린 육수를 넣고 끓이면 맛이 진해진다.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