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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디저트 1] 유리에 담아 더 시원한 디저트
아름답고 경쾌한 울림,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함은 유리그릇만이 지닌 미덕이다. 그런 유리그릇에 요리를 담으면 뜨뜻미지근한 음식도 왠지 시원해질 것 같다. 산뜻한 디저트, 얼음 닮은 유리그릇에 담기.


1 깊은 바다의 푸른빛을 연상케 하는 ‘베르나 디저트 볼’은 화채나 팥빙수를 담기에 좋다. 2만 4천 원.
2 물이나 주스를 담기에 좋은 ‘베르나 글라스’는 2만 1천 원.
3 유려한 곡선이 돋보이는 화병은 정소영식기장 제품.
4 파란색 회오리 줄무늬가 시원한 아이스크림 볼은 LSA 제품으로 피숀에서 판매. 2만 4천 원.
5 스템 부분에 장식된 반투명한 새 조형이 돋보이는 ‘노젠트’는 라리끄 제품. 72만 6천 원.
6 ‘마리볼 샌드’는 묵직하고 두께가 두꺼워 차갑게 두었다가 셔벗 등을 담으면 쉽게 녹지 않는다. 4만 8천 원. 1, 2, 6은 모두 이딸라 제품.
7 문양을 일일이 깎아 넣는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만든 크리스털 와인글라스 ‘로한 글라스’. 동양적인 테이블 세팅에도 잘 어울린다. 15만 원. 바카라 제품.
8 우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밀레너츠 글라스’. 12만 원. 바카라 제품.

지문 하나 없이 깨끗하게 닦아놓은 유리그릇에는 기분을 청명하게 만드는 신비한 기운이 서려 있다. 유리는 밀도가 촘촘해서 기름기 많은 음식이나 진한 김치 국물을 담아놓았다가도 깨끗이 닦으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오염물질이 낄 틈새가 없는 위생적인 재질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웰빙 그릇으로도 눈길을 끈다. 투명한 질감 때문에 얼음을 닮은 유리그릇은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릇이다. 유리는 모래(규사라고도 하는)와 탄산소다, 탄산석회 등을 녹여서 만드는데 여기에 산화납을 20% 이상 더한 것이 크리스털이다. 엄밀히 말해서 크리스털은 보석의 한 종류인 수정을 의미하므로 ‘크리스털 유리’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한동안 크리스털 유리에 들어 있는 산화납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식기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말도 있었지만 납은 1100℃ 이상의 고온에서 녹으면 독성이 사라지므로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냉동실에 잠깐 넣어 뽀얗게 김이 서린 맥주잔에 맥주를 부어 마시면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그릇에 담긴 화채는 왠지 시원함이 덜한 것 같지 않은가? 음식을 시원하게 즐기기에 유리만 한 용기가 없다. 찬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모양이 보기에도 시원하지만, 음식의 찬 기운이 그릇에 빨리 전달되어 입술과 손에 닿는 촉감이 차갑다. 팥빙수나 셔벗, 아이스크림, 얼린 과일 등 무더위를 잊기 위해 여름날 가장 ‘잘 팔리는’ 음식들도 유리그릇에 담으면 더욱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바지를 입느냐 스커트를 입느냐에 따라 앉음새가 달라지듯 그릇을 사용하는 것도 매한가지다. 부엌에 놓인 유리그릇을 보면 안주인이 살림에 들이는 정성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너무 흔한 게 유리지만 6백 년 전, 유리 세공법이 발달한 이탈리아의 무라노 섬에서는 섬 밖으로 도망치는 이는 극형에 처할 정도로 제조 기술의 보완을 중요하게 여겼다. 찬장 안쪽에 포개어져 있는 유리그릇이 있다면 이 기회에 한번 꺼내어 보듬어보자. 알라딘이 램프 문지르듯 정성껏 닦다 보면 지미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얼굴을 말갛게 닦는 듯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좋은 크리스털 유리 제품은 아기 다루듯 살살
크리스털 유리 제품은 일반 유리보다 밀도가 높지만 재질은 무르기 때문에 섬세한 조각으로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깨끗하게 사용하려면 관리와 보관이 중요한데, 구입하자마자 식초를 2방울 떨어뜨린 미지근한 물로 씻어 사용하고, 서로 포개어놓으면 표면에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으니 하나하나 따로 세워두는 것이 좋다. 또한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투명도가 낮아질 수 있으니 가능하면 손으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로 씻어 온기가 남아 있을 때 마른 천으로 닦아야 흔적이 없다. 또 크리스털 유리는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릇에 담는 음식의 온도와 비슷한 상태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크리스털 유리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으면 닦을수록 빛이 나므로 시시때때로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보관 방법이다.


1 독일의 크리스털 전문 브랜드 나흐트만의 손으로 무늬를 깎아 만든 텀블러. 이브컬렉션에서 판매. 15만 원. 2 깨끗한 느낌의 크리스털 잔 ‘에트나 하이볼’은 들었을 때 손바닥 전체에 잡히는 느낌이 좋다. 바카라 제품. 13만 5천 원.
3 두께가 얇지만 유리의 강도가 강한 까멜리아 블루 텀블러는 크리스탈레리아 제품으로 3만 8천 원.
4 불투명한 빗살무늬가 컵 아래쪽을 심플하게 장식한 ‘킴세이버트 롱 텀블러’는 피숀 제품으로 5만 3천 원.
5 크랙 같은 작은 무늬들이 시원한 파도를 닮은 ‘울띠마 텀블러’는 미끄러짐을 막아준다. 2만 2천 원. 이딸라에서 판매.
6 여러 개의 줄무늬가 그릇 전체에 방사형을 이루어 화려한 ‘밀레너츠 플레이트’는 바카라 제품으로 13만 5천 원.
7 녹색 그러데이션이 고급스러운 ‘부꼴리끄 컬러 볼’은 라리끄 제품으로 28만 6천 원.
8 모던한 분위기의 ‘알바알토볼그레이’는 이딸라 제품으로 소스를 담기에 좋다. 1만 8천 원.
9, 10 꽃을 형상화한 은은한 느낌의 유리 제품은 스웨덴 수입품으로 정소영식기장에서 판매. 큰 것 4만 5천 원, 작은 것 3만 2천 원.
11 비대칭 형태의 푸른 접시는 이탈리아 유리 브랜드 아이브브 제품으로 피숀에서 판매. 2만 9천 원.
12 빙하에서 모티프를 딴 ‘울띠마 115볼’은 강도가 높은 것이 특징. 이딸라에서 판매. 1만 8천 원.
13 하늘색 도트가 경쾌함을 더하는 볼은 LSA 제품으로 피숀에서 판매. 2만 5백 원.
14 나뭇잎을 모티프로 한 접시는 아이브브 제품으로 피숀에서 판매. 2만 1천 원.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