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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를 채우고 나머지를 비우세요 존쿡 델리미트 LESS
고기를 좀 더 건강하게 먹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동물을 존중하면서도 지구를 위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채식은 순수하고 육식은 탐욕스럽다”라는 오류투성이 명제를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채우고, 나머지를 비우는 방법으로 제품을 만드는 육제품 브랜드 존쿡 델리미트 LESS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존쿡 델리미트 LESS의 제품은 충남 홍성의 성우농장(바이오가스 플랜트 기반의 저탄소 농장)에서 키운 돼지로 만든다.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지속 가능한 식품 생태계를 만들려는 이 브랜드의 생각은 ‘팜프레시 웨이브’라는 움직임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채식주의가 쿨하고 핫한 트렌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 세대까지 이 열풍에 가세하면서 육식의 쓸모와 가치는 심하게 왜곡되고 가려졌다. 그러나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먹거리가 무엇인지, 우리를 포함한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순환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 이 땅의 모든 육식주의자와 잡식주의자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우리는 피라미드 안에 사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속에 산다. 우리에게는 벌, 새, 뱀, 물고기, 초원, 강이 모두 필요하다. (중략) 동물을 없애버린 식단은 산업적인 농법에 완전히 의존하는 식량 시스템과 맞물려 있다. 오히려 지구를 망치는 것은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투여해 단일 작물을 생산하는 줄뿌림 농업일 수 있다.”

생화학자 롭 울프가 자신의 책 <신성한 소>에서 언급한 것처럼 근원적이고도 거시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 땅에서 동물성 지방으로 식단의 3분의 2를 채울 수밖에 없는 마사이족에게 전통적 식단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더 폭력적이고 비윤리적일 것이다. 식탁에 육류가 오르느냐, 오르지 않느냐로 지구에 해를 얼마나 끼치는지 가늠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을 수 있고 없는가’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어떻게 생산하고 먹어야 하는가’일 것이다.

바이스부어스트에 넣는 최소한의 재료 열 가지. LESS 제품의 비밀은 패키지에 쓰인 숫자에 담겨 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페이지에!

먹을 만큼만 그릇에 담고, 음식물을 남기지 말자는 LET’S LESS 빈 그릇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지구에 해를 덜 끼치는 방법으로 인쇄한 제품 패키지는 북마크로 재사용할 수 있다.
무엇을 최소한으로? 어떻게 생산했나?
국내 대표 육제품 전문 기업 에쓰푸드가 출시한 존쿡 델리미트 LESS. 1976년 창립한 에쓰푸드로부터 시작된 존쿡 델리미트의 세컨드 브랜드로, 올봄 ‘자연을 전하는 최소한의 방법’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시했다. 2008년부터 독일 DLG 국제 품평 대회에 출품한 전 품목이 수상할 정도로 햄·소시지의 본고장 독일에서도 맛과 품질을 인정받는 존쿡 델리미트의 정통성을 계승했다. 이 기반 위에서 ‘LESS’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불필요한 것을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것을 채운 제품을 선보인다. LESS 제품 패키지에 표시된 숫자에 그 ‘최소한의 재료’라는 비밀이 담겨 있다. 다른 제품들이 ‘첨가물을 얼마나 뺐는가’를 강조할 때 LESS는 ‘재료가 몇 가지 들어갔는가’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스모크 브랏’ 패키지에 쓰인 ‘8’은 돼지고기, 소금, 생양파, 생마늘, 효모 식품, 유기농 설탕, 천연 향신료, 천연 돈장까지 여덟 가지 재료만 들어 있다는 뜻이다. 아질산나트륨, 보존료, 합성향료, 에리토브산, L-글루탐산나트륨, 타르색소를 뺐다는 정보는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다른 브랜드와 조금 남다른 행보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LESS 제품에는 ‘어떻게 생산하고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 브랜드는 자연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지속 가능한 식품 생태계를 만드는 ‘팜프레시 웨이브farm fresh wave’ 정책을 표방한다. LESS 제품은 팜프레시 지정 농장인 충남 홍성의 성우농장에서 자란 건강한 돼지로 만든다. 이 농장은 바이오가스 플랜트(축산 분뇨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기술)를 통해 탄소 제로화를 꿈꾸는 곳이다. ‘돼지가 행복한 농장’에서 생산한 돼지고기에, ‘인공’ ‘합성’을 거치지 않은 본연의 재료를, 최소한으로 넣어 만든 제품이 LESS의 육제품이다.

최소한의 재료를 넣지만 육제품 전문 마이스터의 노하우를 통해 맛 또한 놓치지 않았다. HPP(High Pressure Processing) 방식으로 미생물을 처리하는데, 이는 몸무게가 5톤인 코끼리 열다섯 마리가 누르는 정도의 초고압 살균 방식이다. 영양소 손실은 최소화하고 식감은 최대로 살리는 가공 방식(초고압 살균 처리한 제품은 잠봉, 잠봉 스테이크). 90℃에서 5분 동안 2차 살균하는 방법도 택하고 있다. LESS 제품 중 거칠게 간 돼지고기를 천연 돈장에 가득 담은 독일식 소시지가 ‘스모크 브랏’, 돼지고기와 자연 치즈 그리고 가공하지 않은 생양파·생마늘을 천연 돈장에 담아 육즙이 터지는 치즈 소시지가 ‘스모크 치즈 브랏’이다. ‘바이스부어스트’는 돼지고기·우유·파슬리를 천연 돈장에 담은 부드러운 허브 소시지이며, ‘잠봉’과 ‘잠봉 스테이크’는 돼지고기 후지를 통째로 오븐에 구워 육결이 살아 있는 프랑스식 델리미트이다.

이 한 장의 그림이 ‘자연을 전하는 최소한의 방법’이라는 이들의 생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8’‘9’‘10’처럼 패키지에 쓰인 숫자가 그 제품에 들어간 재료 가짓수이다. 바이스부어스트 패키지의 ‘10’은 돼지고기, 우유, 파슬리, 돈장 등 최소한의 재료 열 가지만 넣었다는 뜻이다. 무엇을 뺐는지는 굳이 내세워 강조하지 않는다.
지구를 위하는 LESS의 챌린지
지구에 최소한의 해를 끼친다는 개념은 LESS의 패키지에도 담겨 있다. 100% 사탕수수 섬유로 만든 종이에 콩기름으로 인쇄한 친환경 패키지가 그것이다. 최소한의 디자인만 넣고, 두 가지 색깔 이하로 인쇄하는 방식 또한 ‘최소한’의 의미를 실천하려는 노력이다. LESS는 생분해되는 종이 패키지의 오른쪽 면을 잘라 책갈피로 사용하는 ‘북마크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다. ‘#사라지는북마크’ ‘#숲으로돌아가는북마크’라는 해시태그가 딱 들어맞는다. 음식물을 20%만 줄여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LET’S LESS 빈그릇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거칠게 간 돼지고기를 천연 돈장에 담아 육즙이 톡 터지는 독일식 소시지, 스모크 브랏. 여덟 가지 재료만 넣었다. 칼집을 내지 않고 워터프라잉(프라이팬에 물을 1cm 깊이 정도 붓고 센 불에서 물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한 후 중간 불로 낮춰 10~20초간 굽는 방법)으로 조리하면 제맛을 즐길 수 있다.

스모크 브랏에 치즈만 더 넣은 스모크 치즈 브랏. 역시 칼집을 내지 않고 워터프라잉으로 조리한다.
잠봉과 동일한 재료 아홉 가지로 만든 잠봉 스테이크. 잠봉과 달리 노릇하게 구워 메이플 시럽, 구운 야채 등과 함께 먹는 것을 추천!

신선한 돼지고기 후지를 통째로 오븐에 구워 육질이 살아 있는 프랑스식 델리미트인 잠봉. 돼지고기, 소금, 메이플 시럽, 유기농 설탕, 흑후추, 효모 식품, 과일 혼합 추출 분말, 베이리브, 클로브홀 이렇게 아홉 가지 재료만 넣었다. 차갑게 해서 샌드위치나 샐러드에 넣어 즐기는 게 제맛.



보마켓 서울숲점에서 만나요
최근 ‘핫플’로 떠오른 보마켓에서도 존쿡 델리미트를 만날 수 있다. 생활 밀착형 동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보마켓이 9월 초 서울숲에 4호점을 열었는데, 이곳에서 존쿡 델리미트의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존쿡 델리미트의 베스트 제품인 킬바사와 이베리코 하몽, 까챠토레, 초리조 등 다양한 건조육을 구입할 수 있고, 로즈메리로 뒤덮인 일명 ‘털복숭이 치킨’과 잠봉뵈르 샌드위치 등 매장에서 다양한 메뉴까지 즐길 수 있다. 낮에는 브런치, 저녁에는 다이닝을 위한 공간으로 시시때때 변신하는 보마켓 스토어와 존쿡 델리미트의 다양한 제품군이 어우러진 공간.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83-21


지정 목장에서 건강하게 자란 고기로 제품을 만들고, 식물성 고기를 선보인 에쓰푸드가 이번에는 식용 곤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단백질’을 제안한다. 바로 프로틴 바. Better.

(왼쪽부터) 프로틴 바 넛츠, 프로틴 바 초코, 프로틴 바 베리. 왼쪽 곤충 단백질인 고소애와 분리 유청 단백에 크랜베리와 건블루베리를 넣어 만든 프로틴 바 베리. 새콤달콤한 맛과 기분 좋은 식감이 특징으로 부모님 영양 간식으로 추천!
식용 곤충으로 만든 플래닛 베러
세계의 단백질 대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곤충식이다. 영양은 풍부하고, 키울 때 넓은 땅과 대량의 사료가 필요 없으며, 온실가스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미래의 식량 위기 해결책으로 인정받고 있다(동일한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필요한 물은 소·돼지·닭 등 다른 동물군의 약 4분의 1 수준, 사료량은 약 19분의 1 수준, 이산화탄소 배출은 3~7배 절감). 곤충 단백질은 인체에 꼭 필요한 아미노산 9종이 들어 있고 (대부분의 식물성 단백질은 하나 이상의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다), 다른 동물성 단백질보다 글루타민 함량이 높다. 말 그대로 고영양식으로, 어린이의 지능 발달, 수술 후 환자의 회복,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뚜기, 누에, 귀뚜라미 가루의 항산화 성분은 신선한 오렌지 주스의 다섯 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식용 곤충을 대체 단백질로 지정하고 있다.

존쿡 델리미트의 또 다른 브랜드 ‘플래닛 베러 planet BETTER’는 곤충식의 영양학적 가치를 바탕에 두고 2020년 경상북도와 MOU를 통해 ‘고소애’ 지정 농장의 원료를 사용한 지역 상생 개발 상품이다. 9월 7일 곤충의 날에 첫선을 보인 플래닛 베러의 ‘프로틴 바. Better’는 곤충 단백질 ‘고소애’와 분리 유청 단백으로 만든 제품으로 넛츠, 초코, 베리 3종으로 구성했다. 고소애와 오트밀을 기본 베이스로 함유하고, 넛츠 제품에는 호박씨를, 초코 제품에는 초콜릿 칩과 코코아 분말을, 베리 제품에는 크랜베리와 건블루베리를 넣어 각각 고소한 맛, 달콤한 맛, 쫄깃한 식감을 낸다. 단백질 함량은 넛츠 15g, 초코 13g, 베리 14g로, 성인 남성 기준 단백질 하루 권장량(50~60g)의 25%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 직장인의 간식, 아이의 영양 간식, 단백질 지수를 체크하는 운동족·다이어트족·질 좋은 영양 섭취가 필요한 부모님의 단백질 보충식으로 제격이다.

플래닛 베러의 프로틴 바. Better 3종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9월 23일까지 사전 펀딩, 9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본 펀딩이 진행된다. 에쓰푸드는 식용 곤충을 이용한 마들렌, 떡갈비, 미트큐브 등 신제품도 개발 중이다. 뉴욕 ‘반주’ ‘곳간’의 총괄 셰프를 지낸 데이비드리의 말처럼 “늘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에쓰푸드의 행보”,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글 최혜경 | 자료 협조 에쓰푸드(1588-6071)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