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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정원 장유정 대표 오후의 밀크티를 좋아하세요?
차 마시는 멋쟁이들의 요즘 관심사는 단연 밀크티다. 일찍이 홍차와 우유가 어우러진 그 고소함의 매력에 빠져 ‘맛의 정점’을 찾아 낸 이가 있다. 그가 운영하는 티룸에서 제대로 된 밀크티를 맛봤다.

장유정 대표는 매일 아침 밀가루와 우유, 버터만 넣은 스콘을 직접 굽는다.

헤르만의 정원이 매일 아침 서촌을 고소한 스콘 향기로 깨운다. 직접 만든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으로 차린 찻상. 다구는 모두 로얄코펜하겐의 빈티지 제품으로 장유정 대표의 소장품이다.
오래 머물고 싶을 정도로 푸근하다. 기대앉기 편한 소박한 가구와 생소하고도 아기자기한 세계 각국의 홍차 틴 케이스, 빈티지 티포트로 가득한 공간 탓이리라. 아침 일찍 취재진을 맞은 장유정 대표가 스콘과 밀크티로 찻상을 차려 내왔다. 따끈한 스콘을 손으로 조금 떼어내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 잼을 한 숟갈 얹어 한 입. 따뜻한 홍차 위에는 우유를 조금 부어 티스푼으로 저은 뒤 천천히 한 모금. 헤르만 헤세는 저서 <정원 일의 즐거움>에서 “타지라 한들 정원이 있는 곳이 곧 나의 고향”이라 말했다. 장유정 대표는 5년 전 누구에게나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기를 바라며 티룸 ‘헤르만의 정원’을 열었다. 차를 마시는 동안 장유정 대표가 밀크티의 기원에 대해 들려주었다. 16세기 중엽부터 역사에 기록되기 시작한 홍차는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는 유럽 귀족의 문화였다. 그러나 귀족에게도 결코 가격이 저렴하지 않던 홍차. 귀한 차를 아껴 마시느라 가능한 한 진하게 우린 뒤 설탕과 우유를 섞어 마신 게 밀크티의 기원이라고 한다. 홍차에 우유를 넣어 마시는 나라는 영국을 비롯해 일본과 인도, 스리랑카. 으슬으슬 추운 날이 많은 영국에선 커다란 포트에 차를 가득 우려 여러 잔 마시는 문화가, 더운 인도에서는 농축액처럼 진하게 만들어 즐기는 차이Chai 문화가 발달했다. 딱 한 잔에 풍미를 가득 담아 마시는 로열 밀크티는 일본에서 성행했다. 여러 문화권에서 발생한 밀크티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헤르만의 정원에서는 민트를 넣은 ‘모로칸 밀크티’, 진하고 걸쭉한 ‘60마일 차이’, 풍미 좋은 ‘로얄 밀크티’를 선보이고 있다.


나의 멋진 티 라이프
헤르만의 정원의 시그너처 밀크티 ‘런던클래식’을 맛봤다. 고소한 우유 맛으로 시작해 쌉쌀한 홍차 향이 코 끝을 슬쩍 간질이곤 사라진다. 입안에 남는 텁텁함도 없다. 홍차에 우유를 흘려 넣었을 뿐인데. 이런 맛이라니? 장유정 대표가 20여 년간 쌓은 차 내공이 우러난 결과일 것이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살며 느낀 묘한 외로움을 이겨내고자 찻집을 열고, 사람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람 사는 정’을 좀 더 느끼고 싶어 서촌 수성동 계곡으로 이사하며 새로운 찻집을 꿈꿨다. “전통차와 녹차를 주로 다루던 그가 처음으로 밀크티 전문 홍차 가게를 기획한 것은 이화여자대학교 박정동 교수에게 홍차를 배우면서부터다. “예법이 복잡한 다도는 그 특별함 때문에 타인을 배척하기도 하지요. 제대로 마시는 방법이 비교적 간편한 밀크티라면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어요.” 이후 장유정 대표는 <홍차수업>의 저자 문기영 작가와 티 소믈리에 연구원의 정승호 교수에게 밀크티의 베이스인 홍차를 배웠다. 인도와 스리랑카, 두바이 등 차 생산지도 두루 다니며 적극적으로 차를 알아갔다. 가게 곳곳에는 온갖 생산지를 누비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그가 찍은 사진이 자격증처럼 걸려 있다.

2층에는 차를 즐길 수 있는 여러 개의 테이블과 클래스를 진행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있다.

2층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장유정 대표가 각국을 다니며 모은 틴 케이스와 빌레로이 앤 보흐의 빈티지 찻잔, 러시아식 홍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사모바르가 놓여 있다.

장유정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우유를 부어 마실 수 있는 밀크티 베이스를 출시했다. 베이스와 우유를 1:6 비율로 섞으면 된다.
홍차 맛의 종착역
이른 봄에 나는 보드러운 잎으로 만들어 새순의 부드러운 맛이 도드라지는 섬세한 향미를 지닌 다르질링 퍼스트 플러시, 진하고 강한 맛을 내는 아삼, 깊고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여러 홍차를 블렌딩한 브렉퍼스트 티, 고산지대에서 일교차를 견디며 자라 진한 맛을 내는 우바까지. 홍차는 생산지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다양한 향과 맛을 낸다. 부드러운 단맛이 쓰고 떫은맛으로 이어지는 홍차 맛을 따라 연구를 거듭한 장유정 대표. 마침내 가장 맛있는 밀크티 레시피를 찾았다. 비법은 바로 ‘우바’다. 우바는 스리랑카 중앙에 위치한 피두루탈라갈라산 남동부 산면 중간 지대에서 고지대에 걸쳐 생산되는 홍차다.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건조한 바람과 고산지대의 심한 일교차를 견디며 자라 농축된 깊은 향과 맛을 낸다. 차에서 장미 향이 어렴풋이 비치는 6월 말에서 8월 말에 수확한 차가 헤르만의 정원 밀크티가 된다. “90℃ 온도의 물에서 5분 이하로 우릴 때에만 제대로 된 홍차를 맛볼 수 있어요.” 여기에 상 온에 둔 우유를 조금 넣을 때 비로소 편안한 단맛이 난다. 첫 모금에 맛있고, 한 잔을 다 마셨을 때에도 여운이 남는 헤르만의 정원 밀크티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차 마시는 시간의 본질
점심시간이 되자 서촌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발길로 가게가 만원이다. 따끈한 차 한잔으로 얻은 망중한의 즐거움은 손님의 표정에서 드러난다. “완벽한 맛은 없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계속 완벽에 도전할 거예요.” 밀크티 베이스를 만드는 까다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우유를 부어 마시는 ‘헤르만의 정원 밀크티 베이스’, 찬물에 오랫동안 우려 시원하게 마실 수 있도록 유리병에 담은낸 ‘냉침 밀크티’까지. 헤르만의 정원에는 쉽고 편안하게 밀크티를 즐기는 법을 찾아낸 흔적이 있다. 장유정 대표는 차 마시는 시간이 주는 위안과 휴식에 대한 철학을 말한다. “차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이 와닿는 순간을 즐기는 것이 차 문화의 본질이지요.” 많은 이가 좀 더 편안하게 그 자신만의 티타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장유정 대표의 연구는 오늘도 헤르만의 정원에서 계속된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62 | 문의 02-737-9220



진짜 맛있는 밀크티 레시피
밀크티 전도사 장유정 대표가 두 가지 시크릿 레시피를 공개한다.

여름에 시원하게, 모로코 밀크티


재료 체에 친 말차 15g, 페퍼민트 30g, 유기농 설탕 110g, 우유 1000ml 2개, 물 500ml

1 소독한 냄비에 물과 설탕을 넣고 끓인다.
2 ①의 베이스가 끓으면 페퍼민트를 넣는다.
3 불을 줄이고 뚜껑을 덮어 2분간 그대로 둔다.
4 ③의 냄비를 불에서 내려 8분간 식힌다.
5 얼음물에 ④의 냄비를 담그고 25분간 식힌다.
6 ⑤의 베이스에 우유 1000ml를 넣어 잘 섞는다.
7 다른 냄비에 체에 친 말차와 우유 200ml를 넣는다.
8 말차가 잘 풀리도록 핸드 블렌더로 섞는다.
9 ⑧에 우유 800ml를 넣는다.
10 ⑤와 ⑨를 섞은 후 고운체에 내린다.


진하고 풍부하게, 로얄 밀크티


재료 홍차 7g, 물 100ml, 우유 150ml, 설탕 적당량

1 밀크 팬에 물을 넣고 끓인 후 홍차를 넣고 뚜껑을 덮어 2분간 홍차를 우린다.
2 ①에 우유를 넣고 다시 한번 끓인다.
3 긴 스푼으로 ②를 저으면서 맛보며 농도를 확인한다.
4 기호에 따라 ③에 설탕을 넣어 당도를 조절한다.
5 끓어오르기 직전에 불을 끈다.
6 밀크 저그에 거름망을 놓고 ⑤의 밀크티를 거른다.
7 따뜻하게 데운 찻잔에 ⑥을 담는다.


밀크티 클래스
홍차 만들기 실습과 차 문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일시 3월 26일(목), 4월 2일(목) 오전 10시(총 2강)
장소 헤르만의 정원
참가비 16만 원(재료비 포함)
인원 6명
신청 방법 <행복> 홈페이지 ‘클래스’ 코너 또는 전화(02-2262-7222)로 신청하세요. *아삼과 우바 찻잎을 각각 20g씩 드립니다.

글 박민정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