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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처럼 은은한 맛 녹차와 다식
해마다 4월이면 차밭이 몰려 있는 남쪽 지역은 찻잎을 수확하는 이들의 활기로 넘친다. 그들은 아침 해가 뜨기 전, 이슬이 촉촉하게 내려앉은 차밭으로 올라가 솜털처럼 보드라운 차의 새순을 딴다. 식물이 광합성을 시작하는 정오까지 작업을 마쳐야만 연하고 부드러운 녹차를 얻을 수 있기에 일꾼들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녹차는 1년 동안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 첫물차(우전), 두물차(세작), 세물차(중작), 끝물차(대작)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그 해에 가장 처음으로 따는 첫물차를 최고로 친다. 첫물차, 즉 우전을 우린 차는 투명하고 깨끗한 연녹색을 띠며 깊고 그윽한 감칠맛이 난다. 우전은 24절기 중 하나인 곡우를 전후로 수확한다. 곡우란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봄비가 내리는 날(4월 20일경)을 가리키는데 우전은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재배되는 것. 그 후로 두물차, 세물차가 나오고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따는 끝물차를 끝으로 한 해의 차 수확이 끝난다. 차 맛은 재배 시기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물의 온도와 분량, 우리는 시간에도 영향을 받는다. 녹차는 1인당 2g 정도가 알맞으며 80℃ 전후의 물에 1~2분 전후로 우리는 것이 좋다.

차에 늘 곁들이는 것이 다식이다. "다식은 원래 차로 만든 음식을 말하는데 요즘에는 차에 곁들이는 음식을 뜻하지요. 차에는 카페인과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빈속에 마시면 다소 자극을 줄 수 있지만 다식을 곁들이면 그럴 염려가 없어요. 또 많이 달지 않아서 차 본연의 맛을 돋우고 허기진 배를 채워줍니다." 인천예절원의 문정희 원장이 설명하는 다식의 장점이다. 다식은 가루녹차나 송홧가루, 콩가루, 검은깨 가루 등에 꿀을 섞어 만든다. 꿀은 아카시아꿀이 좋은데 색깔이 투명하고 냄새가 없어 주재료의 맛과 향기를 해치지 않기 때문. 만드는 방법 또한 간단하다. 가루와 꿀을 골고루 섞어 다식판에 찍어내기만 하면 된다.

4월에는 은은한 차 향기가 전해지는 가루녹차 다식이 어울릴 것이다. "가루녹차는 대부분 가장 좋은 찻잎으로 만듭니다. 가루녹차를 만들기 위해 다원에서는 차를 재배하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할 정도지요. 차단막을 쳐서 태양 빛을 피해야 잎 색깔이 더욱 선명하고 떫은맛이 없습니다. 간혹 거친 잎으로 만든 제품이 있는데 이런 것은 맛이 떫고 써서 못 먹어요." '녹차백화점'(www.teapark.co.kr)에서는 한국제다·LG생활건강·보성제다 등에서 출시하는 가루녹차를, '설록차'(www.sulloc.co.kr)에서는 제주도 한라산에서 재배한 녹차로 만든 가루녹차를 구입할 수 있다.

차를 우리고 다식을 만드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준비한 찻상을 사랑하는 이들과 즐길 때 그 차 향기는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다식 만들기
재료
가루녹차 1/2~1큰술, 녹말가루 1컵, 꿀 4큰술
만들기
1
가루녹차와 녹말가루를 섞어 꿀을 넣고 고루 반죽한다. 다식판에 꾹꾹 눌러 담는다.
2 다식판의 윗부분을 올린다.
3 다식판에서 다식을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 가루녹차를 사용할 때는 기호에 맞게 녹말가루에 조금씩 섞는다. 가루녹차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맛이 쓰다.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