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라이프스타일 숍 월_조성림 대표 성심을 다해 차리는 한가위 식탁

정갈한 한옥 공간인 월의 쇼룸에 추석상을 푸짐하게 차렸다. 조성림 대표가 만든 떡갈비는 마지막에 아삭아삭한 식감의 마를 뿌리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디지털 마케팅 회사와 라이프스타일 숍 월을 운영하는 조성림 대표는 자타가 인정하는 살림 고수.
‘살림’에 감각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표준국어 대사전에서는 살림살이를 ‘숟가락, 밥그릇, 이불 따위의 살림에 쓰는 세간’이라 정의하고 있다. 즉, 집 안에서 쓰는 온갖 물건에 대한 감각을 지녔다고 하는 것은 공간과 취향에 어울리는 물건을 고르는 일부터 적절하게 쓰고 정리하며 관리하는 일까지 모두 아우른다는 뜻일 테다. <오래 쓰는 첫 살림>을 펴내고 라이프스타일 숍 월WOL을 운영하는 동시에 온라인 마케팅 회사 마이테이블MYTABLE을 10년 이상 끌어온 사업가이기도 한 조성림 대표는 살림의 영역이 집 안에 머무르지않고, 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음식이 있다. 어릴 때부터 이어져온 음식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렬한 호기심은 번듯하게 다니던 직장을 호기롭게 그만두게 만들었고, 요리를 배우고 미식 동호회에 가입하게 했으며, 소소한 레시피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지금의 콘텐츠 마케팅으로까지의 길을 걷도록 인도했다. “사람들과 함께 모여 먹고 마시는 일을 최대의 기쁨이라 여겨요.” 하물며 추석은 대식과 대취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아주 그럴듯한 명분이 되니 가장 신명 나는 날이다. 어릴 때면 아버지 고향인 충남 부여 지방으로 내려가 추석을 지내고 했다. 꽉 막힌 도로 안에 몸을 싣고 가야 하는 귀성길이 피곤하기도 했지만, 시골에 가면 메뚜기를 잡아 튀겨먹는 별식과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을 주우러 다니는 신나는 놀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이야 시부모님이 명절을 수수하게 보내는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인 데다 기독교 집안이라 전보다 간소하게 보내기는 하나, 추석이면 꼭 챙기는 절기 음식이 있다. 바로 송편 다음으로 많이 먹는 토란국이다. “토란이 나오는 시기는 아주 짧잖아요. 모처럼 다 같이 모이는 명절에 토란국을 먹자고 하죠.” 추석 시식 중 송편은 하늘, 밤과 대추는 땅을 대표한다면, 토란은 땅속의 결실을 상징한다.

“모처럼 다 같이 모이는 추석에는 땅속의 결실을 상징하는 토란국을 먹어요.”

갈치솥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유기 솥은 시흥에서 3대째 대를 이어 방짜 유기를 만드는 조선유기공방 제품. 정유리 작가의 옻칠 그릇과 나무 주걱도 함께 사용하면 근사한 세트 같다.

갈치 가시를 발라내는 수고로움만 감수하면 이전에 맛보지 못한 부드럽고 고소한 갈치솥밥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동글동글한 청어알젓을 곁들이면 그야말로 별미다.

사과, 배, 감 등 햇과일을 추석 선물로 준비한다면 흔한 과일 상자가 아닌 대나무 합에 담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촬영하는 날에 준비한 갈치솥밥은 바다의 산물이다. “산란기가 끝나고 가장 맛있는 가을 생선이 갈치예요. 제주도에서 1.8kg짜리 커다란 갈치를 공수해 왔어요.” 물론 잔뼈가 많아 뼈를 다 발라내야 해서 손이 많이 가기는 하지만, 갈치살의 부드러운 식감이 솥으로 지은 햅쌀밥과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린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는 청어알젓은 솥밥에 반찬으로 곁들여 먹는다. 그런가 하면 물김치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서울식 김치다. 기름진 명절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개운하게 입가심할 음식을 찾게 되는데, 이때 물김치가 제격이다. “얇게 채 썬 당근으로 김칫소를 채워 넣어요. 어머니는 복숭아청에 절여 단맛을 내셨죠.” 평범해 보이는 반찬 하나는 이름하여 더덕보푸라기. 북어처럼 더덕을 방망이로 두들겨 보푸라기를 만드는데, 식초를 살짝 넣으면 우유를 넣은 것처럼 부드러운 맛이 난다. “추석 선물로는 매실청과 사과청을 준비했어요.” 매실청을 담글 때는 5~6월쯤 수확하는 황매실을 주로 쓰는데, 향이 좋아 식초와 설탕에 재우면 반찬으로도 제격이다. 또 추석에 나는 햇과일 중 제일은 사과 아니겠는가. 사과청 한 숟가락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겨우내 따뜻한 사과차를 마실 수 있다. 이렇게 정성으로 담근 과일청을 유리병에 담은 뒤 한지로 한 번 감싸고, 담양 대나무 합에 넣어 선물한다. 뚜껑을 열면 그 지극한 마음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독자 이벤트
라이프스타일 숍 월을 운영하는 조성림 대표와 함께 보늬밤을 만들고 감각적 포장법을 배워봅니다. 자세한 내용은 본지 58쪽을 참조하세요.

일시 10월 8일(화) 오후 2시
장소 삼청동 월
참가비 6만 원(정기 구독자 5만 원)
인원 6명
신청 방법 <행복> 홈페이지 ‘클래스’ 코너 또는 전화(02-2262-7222)로 신청하세요.

이승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