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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마니아들의 충고 [아침식사 1] 보험처럼 든든한 아침식사
매일 아침 이부자리에서 ‘10분만 더’를 외치다가 결국 숟가락은 들어보지도 못한 채 허겁지겁 집을 나서는 것은 아닌지. 아침식사 좋다는 것, 누구나 알지만 막상 챙겨 먹는 이는 많지 않다. 순식간에 만들어서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아침식사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이 충고한다. 건강한 미래를 보장하는 보험 하나 들고 싶다면, 내일부터 당장 아침 끼니부터 챙기라고.
워킹맘 김수미 씨의 ‘익힌 과일을 곁들인 토스트’
신촌 대학가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김수미 씨는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기도를 드리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꽃 시장에 들러 레스토랑에 꽂을 꽃을 사서 집에 오면 6시 40분. 고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 시간이 7시 20분. 김수미 씨의 아침식사 준비는 늘 그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꼭 한식을 고집하지는 않아요. 메뉴가 다양한 편이지요. 밥이나 떡국은 물론 샌드위치, 토스트, 심지어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도 있어요.” 그중에서도 김수미 씨가 자주 준비하는 아침식사 메뉴는 살짝 익힌 과일을 곁들인 토스트. 공부하느라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가 과일이나 채소 등을 자주 먹지 못하기 때문에 아침식사 때만이라도 먹여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메뉴다. 복숭아나 파인애플, 배, 사과, 감 등을 진공 팩에 밀봉해 끓는 물에 넣어 잠깐 익힌다. 밀봉을 하면 과일의 신선도가 5일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한 번에 팩을 여러 개 준비해두면 요리 시간을 더 줄일 수 있다. 가끔 과일을 밀봉할 때 샴페인이나 와인을 조금 뿌려두면 좀 더 이국적인 맛이 난다. 유럽에서는 아침식사 때 식전주로 샴페인을 마시기도 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익은 과일에 시럽이나 꿀을 조금 뿌려 바삭바삭하게 구운 토스트에 곁들인다. 열기를 살짝 가한 과일은 입맛 깔깔한 아침에도 먹기에 편안하고 조직이 부드러워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복숭아나 파인애플, 배, 사과, 감 등을 진공 팩에 밀봉해 끓는 물에 넣어 5분 정도 익힌다. 그동안 토스트를 구워서 함께 먹는다.

강완선 씨와 송진택 모자의 ‘15분 죽’
한창 뒷바라지가 필요한 중학생 남자 아이와 고등학생 여자 아이를 자녀로 둔 수묵담채화가 강완선 씨. 그를 보고 있으면 슈퍼우먼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집에서는 작업을, 대학교에서는 미술 강의를 하며, 일주일에 두 번은 이천에 있는 도자기 회사로 출퇴근을 한다.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만큼 바쁜 그이지만 아침식사를 챙겨 먹는 것만큼은 철칙으로 지킨다. 너무 바빠서 생각해낸 메뉴가 죽. 강완선 씨네 가족이 먹는 죽은 전날 저녁에 끓인 국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콩나물국을 먹었으면 콩나물죽, 아욱국을 준비했으면 아욱죽이 그다음 날 아침식사 메뉴다. 대신 죽에 한두 가지 재료를 새로 더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언가를 씹어야 뇌 움직임이 좋아지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씹기를 귀찮아해서 덩어리가 큰 것들은 골라내더라고요. 그래서 죽에 새로 넣는 재료는 단단한 것을 주로 선택해요.” 예를 들어 시금치된장국을 활용한 죽에는 마른 새우를, 남은 국이 없어서 쌀죽을 끓일 때는 호두나 땅콩 등을 잘게 부수어 넣는다. “남은 국이나 밥이 없을 때는 자기 전에 흰쌀 한 줌을 물에 담가두어요. 빨리 끓인다고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으면 오히려 쌀이 퍼져서 맛이 없어요. 쌀이 자박자박할 정도로 물을 부어서 끓이는데 이때 동시에 다른 냄비에 물을 따로 끓이다가 나중에 섞으면 죽이 더 빨리 완성되지요.” 죽 맛을 돋우는 반찬 추천도 잊지 않는다. 달래나 오이를 채쳐서 초간장과 고춧가루로 무치면 김치보다 개운하고, 마른 멸치에 간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도 맛이 좋다. 아침 메뉴 결정권은 국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평소 손님 초대를 자주 하는 강완선 씨는 집에서 회도 직접 뜨는데 남은 회는 어죽으로 변신한다. 생선 머리로 육수를 내고 생선살과 미역, 다시마를 잘게 썰어 찬밥 한 덩이를 더하여 끓이면 담백한 어죽 완성. 심지어 남은 스테이크마저 활용한다. 쇠고기를 잘게 다져서 물과 우유, 생크림, 마른 식빵을 넣고 끓이면 근사한 수프가 된다.

시금치된장국으로 끓인 죽. 국에 마른 새우나 견과류 등을 잘게 부수어 넣고 밥을 더해 끓이면 된다. 일부러 단단한 재료를 더하는 것은 씹는 동안 뇌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가족과 아침식사를 함께 하는 아이가 공부 잘한다
아침식사는 오전 시간에 이루어지는 육체 활동과 두뇌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점심과 저녁에 폭식하는 것을 막아주며 체질량지수를 낮추는 기능을 하여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그런데 아이의 경우 아침식사를 혼자 먹느냐, 가족과 함께 먹느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아이가 혼자 식사하는 아이보다 A학점을 받는 비율이 2배가량 많았다. 또한 튀긴 음식이나 탄산음료를 덜 먹고 과일과 채소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들의 언어 능력은 가족과 식사할 때가 책을 읽을 때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발전을 한다. 게다가 함께 아침을 먹으면서 가족 간에 느껴지는 끈끈한 유대감이나 사랑은 그 어떤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


프리랜서 한나사 씨의 ‘누룽지 해물탕’
‘의사의 불양생(의사가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는다)’이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정도로 해석이 되겠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한나사 씨도 사실 그렇다. 음식을 해서 먹음직스럽게 꾸미는 일을 하지만 케이터링하랴, 방송과 잡지 촬영하랴, 정작 자신은 끼니를 거르는 일이 다반사다. 점심은 차에서 김밥으로 해결하고, 새벽까지 이어지는 촬영 때문에 저녁 거르기는 예삿일이다. 이렇듯 식습관이 다소 불규칙하지만 건강만큼은 자신 있는 것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식사하는 습관 덕분. 밥과 국, 3첩 반찬을 제대로 차려서 먹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누룽지와 포장된 해물 팩으로 만드는 누룽지 해물탕이 그의 단골 아침 메뉴. 누룽지와 해물에 물을 부어 끓이다가 달걀과 참깨를 뿌리면 간단하게 완성된다. 해물 자체에 간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소금이나 간장은 맛을 보면서 넣도록 한다. 우유를 이용한 수프도 바쁜 그가 생각해낸 유용한 아이디어. 우유에 달걀과 치즈를 넣고 끓여 잡곡빵을 곁들이면 된다. 체다 슬라이스 치즈를 쓰는데 좀 더 깊은 맛을 원한다면 블루 치즈를 넣기도 한다. 냉장고에 무장아찌나 멸치볶음이 있으면 뜨거운 밥과 섞어 주먹밥을 빚기도 한다. 운전하면서 먹을 수 있도록 한입 크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유가 있을 때는 과일도 챙긴다. “아침에 주로 챙기는 과일은 케이터링할 때 자주 이용하는 오렌지나 감, 파인애플, 포도, 키위예요. 이런 과일은 깎아두어도 색깔이 잘 변하지 않거든요.”

시중에 판매하는 바삭하게 구운 누룽지와 300g 단위로 포장된 해물로 만드는 누룽지 해물탕.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누룽지와 해물을 넣고 끓이다가 달걀과 참깨를 넣으면 완성된다.

싱글남 김진우 씨가 만드는 ‘우유와 달걀 오븐 구이’
수입식품 회사 코스위스에 근무하는 김진우 씨. 불과 1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생활하던 유학생이었다. “어려서부터 아침은 꼭 먹어야 하는 것이었어요. 아침밥을 안 먹는다는 것은 어머니께 반항하는 것과 같았으니까요.” 7년간의 유학생활을 통해 조식의 힘을 몸소 체험했다고. “밤 9시부터 아침 9시까지 방송국에서 프리랜서로 일했어요. 집에 들어가서 아침을 먹고 10시까지 학교를 가지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3시 정도예요. 그때부터 잠을 자고 집 안 청소도 하고 다시 일을 하러 직장에 가곤 했습니다.” 학교 가기 전, 그 짧은 시간이 그에게는 하루의 영양 섭취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고추기름을 내어 양배추나 양파, 닭가슴살 등을 볶아서 밥에 곁들이거나,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곱게 다진 마늘과 녹말을 발라서 구워 먹는 등 스스로 터득한 요리 솜씨는 당시 ‘생존’을 위해 습득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일주일에 두 번은 꼭 해 먹는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우유와 달걀을 넣은 오븐 구이’다. 냉장고 청소를 하기 위해 개발한 음식이지만 의외로 맛있고 영양도 풍부했다. 오븐용 틀에 빵을 뜯어 넣고(오래되어서 딱딱해진 것도 상관없다) 여러 가지 재료를 마저 넣는다. 따로 컵에 우유와 달걀, 디종 머스터드 등을 섞어 준비해놓은 재료에 부은 뒤 오븐에 익히면 된다. 남자들은 집 떠나면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님이 물려주신 좋은 습관 덕에 김진우 씨는 다부지게 자신을 관리할 수 있었다.

우유 200g과 달걀 2개, 디종 머스터드, 소금, 후춧가루를 섞어 식빵과 브로콜리, 소시지 등의 재료에 부어 175℃의 오븐에서 30분 동안 굽는다.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