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에 조금이라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푸른 눈의 사나이 에이제이 가르시아 셰프는 이태원에서 ‘허거스’라는 비건 햄버거집의 셰프이자 동물 보호 활동가다. 고려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그는 2011년 동물 보호 단체 케어에서 2년 동안 국내 개고기 실태 조사를 맡았다. 그해 10월 18일, 난생처음 개를 잔인하게 도살하는 모습을 목격한 그는 동물 보호 활동가가 됐고, 비건으로서 새로운 삶에 몸을 던졌다. 2016년 10월에는 서울대공원 내 전시 동물로 이용되던 사슴이 도축장에 매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관 앞에서 9일간 단식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작년부터 비건 햄버거집 허거스의 셰프로 일하며 도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동물과 인간의 따뜻한 공존입니다. 동물을 희생하지 않고 충분히 즐거운 맛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허거스에서 판매하는 버거와 빵, 음료 등 모든 제품에는 고기와 달걀, 우유 같은 등물성 식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밀과 유기농 비정제 설탕을 사용하며, GMO가 들어간 재료도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햄버거의 패티 같은 경우는 현미와 렌틸콩, 병아리콩 등을 넣고 갈아 만든다. “흔히 비건 하면 채소만 먹어서 어떻게 건강을 챙길 수 있냐며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기도 합니다. 저를 보세요? 건강해 보이지 않나요? 최근에는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물성 단백질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어요. 우유나 달걀노른자, 육류 속에 필수영양소인 비타민 B가 풍부해 채식을 하면 부족해지기 쉽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비타민 B를 풍부하게 함유한 시리얼도 있고, 콩과 두유로 비타민 B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지요.” 에이제이 셰프는 5년 전과 달리 건강과 개인적 신념으로 채식주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여전히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재료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지만, 유럽과 미국은 슈퍼마켓에 비건 섹션이 따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다. 소시지와 치즈부터 아이스크림, 다양한 과자 등 선택의 폭이 훨씬 다양하다는 것. “한국에서는 같이 먹고 마시는 문화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먹는 것에 있어 주관을 갖고 존중하는 사람도 늘고 있지요. 전 세계 인구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반면, 동물을 기를 땅은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요. 식량이 부족해지면 결국 실험실 안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음식을 먹을 거고요. 그게 과연 건강할까요? 올해 네 살 된 제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물론 선택은 개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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