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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인의 리얼 도시락에 대한 요리 연구가의 제안 나를 위한 도시락
집밥 열풍과 더불어 도시락 싸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을 위해, 미용을 위해, 집밥을 밖에서도 먹기 위해, 그것도 아니면 식당 밥에 물려서…. 도시락만큼 사적인 음식이 또 있을까? 이유도 제각각인 도시락 생활자 11인이 ‘리얼 도시락’을 공개한다. 아울러 11인의 이야기를 반영해 요리 연구가 2인이 ‘맞춤 도시락’을 제안한다. 도시락 싸기 원칙에 입각해 영양 정보가 곳곳에 녹아 있으니 눈여겨보시길!

송현아(<행복> 편집 디자이너)
손쉽게 만드는 고단백 식사


임신한 후 외식을 삼가고 직접 만들어 안심하고 먹기 위해 도시락을 싸기 시작한 게 어느덧 7개월째다. 전날 메뉴를 정해 재료를 손질해두었다가 아침에 조리해 도시락을 싼다. 주로 밥에 콩자반 등의 밑반찬을 버무려 주먹밥을 싸는데 따로 밑간을 하지 않아도 되어 간편하기 때문. 과일과 생채소도 챙겨 와 틈틈이 먹는다.

전문가 제안
태아는 튼튼하게, 엄마 속은 편안하게 해주는 맞춤 도시락
“임신부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태아의 성장 발육을 위해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 비타민 등 영양은 풍부하면서도 소화가 잘되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한다. 특히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 소화가 잘되지 않으므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현미밥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한 연어는 식어도 비린내가 덜해 도시락 반찬으로 제격이다. 연어구이에 삶은 달걀, 콩조림을 곁들이면 단백질 섭취는 충분하다. 가지는 식이섬유가 많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일조하니 자주 먹기를 권한다.”_메이(요리 연구가)


연어구이와 가지볶음
1 연어(1토막)는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잠시 둔다.
2 팬에 식용유 (1큰술)를 두르고 노릇하게 굽는다.
3 가지(1/3개)와 그린빈(3줄)은 손가락 길이로 썬다.
4 팬에 포도씨유(1큰술)를 두르고 가지와 그린빈을 볶다가 간장 (1/2큰술), 맛술(1작은술), 후춧가루를 뿌려 볶는다. 시간이 없을 때는 먼저 양념을 한 뒤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된다.

안기덕(번역가)
엄마표 밑반찬으로 구성한 집밥 도시락


분식이나 햄버거를 자주 먹으니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되지 않아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인스턴트식품과 밀가루를 줄이려고 노력하는데도 솜씨가 부족해서 시판 떡갈비나 치킨 너겟 등을 늘 활용하게 된다. 여기에 어머니가 만들어둔 밑반찬 두어 가지를 함께 챙긴다. 메뉴가 늘 비슷해 색다른 별미 도시락에 도전해보고 싶다.

전문가 제안
냉장고 속 밑반찬이 별미로 재탄생한 맞춤 도시락
“요리가 서툰 이에게는 밑반찬이 최고 도시락 반찬이다. 일주일 내내 메뉴가 비슷해 지겹다면 아이디어를 발휘해 별미로 변신시켜보면 어떨까. 톳무침이나 콩자반 등 밑반찬을 밥에 넣어 비비면 근사한 비빔밥으로 즐길 수 있다. 또 밑반찬을 춘권피에 돌돌 말아 살짝 튀겨도 색다르다. 주말에는 다진 고기, 다진 채소 두어 가지를 넣어 동그랑땡을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자. 일주일이 수월하며 인스턴트식품이나 레토르트 음식 섭취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생채소는 손질하기도 간편한 데다 포만감도 느낄 수 있으니 도시락 반찬으로 그만이다.”_메이(요리 연구가)


동그랑땡
1 다진 쇠고기(1컵)에 다진 양파 (2큰술), 다진 당근(1큰술), 다진 파(1큰술), 간장(1큰술), 물엿(1큰술), 후춧가루를 넣어 버무린다.
2 달걀(1개)은 곱게 풀어 달걀물을 만든다.
3 쇠고기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떼어 동그랗게 만든 뒤 밀가루와 달걀물을 차례로 묻혀 식용유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손민지(한국인터넷진흥원 선임연구원)
주문 도시락과 초간단 샐러드 도시락을 번갈아


부모님이 소일 삼아 텃밭을 가꾸시다 보니 집에 늘 채소가 넉넉하다. 채소를 처리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도시락을 싸기 시작한 것이 벌써 5년째다. 도시락을 먹은 후론 속이 편안하고 근무할 때 식곤증으로 졸던 증상도 없어져 요즘은 일주일에 3일(월•수•금)은 주문 도시락을 배달해 먹는다. 간간이 도시락을 싸기도 하지만 요리 실력이 턱없이 부족해 간단한 샐러드 도시락을 준비하는 정도다. 주로 냉장고 속 재료에 시판 식품을 더해 만들지만 샐러드가 물리는 날이 더러 있다. 전날 만들어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먹을 수 있는 메뉴이면서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도시락이 궁금하다.

전문가 제안
식이섬유 가득한 영양 만점 맞춤 도시락
“샐러드 도시락이라고 채소로만 만들면 안 된다. 채소 위주로 단백질이 가미된 음식을 곁들여야 한다. 닭 가슴살과 콩, 두부 외에 요즘 주목받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 돼지고기 안심이다. 안심은 지방이 없는 부위로 돼지고기 중 가장 연하고 육즙이 풍부하며 채소에 곁들이면 다이어트 식단으로 제격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에 페스토를 곁들이면 맛을 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운동을 촉진해 건강에도 좋다. 도시락으로 준비해 먹기 직전에 고기를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운 후 페스토를 얹어 먹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10대 슈퍼 푸드에 속하는 귀리와 콩을 넣어 지은 밥을 곁들여 먹으면 그야말로 영양 만점 다이어트 도시락이다. 이때 곁들이는 샐러드 채소는 한 번 살짝 익히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브로콜리와 아스파라거스. 양상추나 상추 등은 쉽게 시들어 도시락을 먹을 즈음엔 푹 시든 경우가 다반사이니 피한다. 도시락을 쌀 때는 ‘언제 먹을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메뉴와 조리법, 식재료를 고려해야 한다.”_김정은(요리 연구가)


돼지고기안심구이와 깻잎 페스토
1 돼지고기 안심(100g)은 1cm 두께로 썰어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2 믹서에 깻잎 페스토 재료 (깻잎 5장, 마늘 1쪽, 들기름 3큰술, 파르메산 치즈 가루・잣 1작은술씩)를 모두 넣고 곱게 간다.
3 구운 돼지고기 안심은 먹기 직전에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깻잎 페스토를 듬뿍 끼얹어 밥 위에 올려 덮밥처럼 즐긴다.
*들기름을 두른 팬에 소금으로 살짝 간한 두부를 노릇하게 구운 두부구이와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 브로콜리와 아스파라거스를 함께 즐기면 금상첨화다.

최영주(알라딘 도서팀)
생채소 위주의 체질식 도시락


2년 전만 해도 늘 소화가 안 되어 소화제를 달고 살았으며 피부 트러블도 심했다. 내게는 인스턴트식품, 밀가루, 육류가 잘 맞지 않는다며 생채소와 해산물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라는 한의사의 처방을 받고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확실히 속도 편안해졌고 피부도 많이 좋아져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점심시간도 한결 여유로워져 앞으로도 계속 도시락을 고수할 예정이다. 해산물과 채소를 활용한 번듯한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지만 요리도 서툴고 바쁜 아침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늘 양배추쌈, 생채소 샐러드, 구운 김에 단백질 섭취를 위해 참치나 연어 통조림을 곁들인다.

전문가 제안
상큼한 맛으로 포인트를 주는 맞춤 도시락
“채식주의자는 한 끼 식사 메뉴를 고르는 일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찌개 육수며, 반찬 속재료까지 따져야 할 것이 많기 때문. 그래서 도시락이 좋은 대안이 된다. 단, 요리가 서툴러 데친 양배추, 생채소에 쌀밥이 전부인 경우라면 밥과 반찬이 모두 담백한 맛 위주라 식욕이 떨어지고,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건강도 좋지만 인생의 큰 즐거움인 미식을 놓칠 수는 없는 일. 육류만 피하고 채소, 달걀, 유제품, 해산물은 먹는 페스토 베지테리언이니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가 풍부하다. 두어 가지 해산물을 살짝 데쳐 채소와 함께 올리브유로 버무린 해물 매리네이드는 조리도 간편해 금세 만들 수 있으며 맛도 훌륭한 일품 메뉴다. 기존 식단보다 단백질 섭취량도 늘릴 수 있는 것도 장점. 소화력이 떨어진다니 쌀밥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현미밥을 즐기면 좋겠고, 호박을 슴슴하게 조리고 연근 피클을 곁들이면 맛이 상큼해 식욕을 돋우기에도 제격이다. 식초와 올리브유를 요리에 활용하면 간을 세게 하지 않고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_메이(요리 연구가)


해물 올리브유 매리네이드
1 칵테일새우(4마리)와 오징어(50g), 관자(2개)는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해 끓는 물에 데친다.
2 미니 파프리카(1개), 토마토(1/3개), 래디시(1개)는 한 입 크기로 자른다.
3 팬에 마늘(2쪽)을 올려 볶아 향이 올라오면 ②의 채소를 넣어 굽는다.
4 볼에 데친 해물, 구운 채소를 담고 올리브유(1/2컵), 소금(1/4작은술), 후춧가루, 드라이 허브를 넣어 버무린다.

팀 알퍼Tim Alper(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캄> 기자)
채소 스틱&스프레드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회사 근처의 식당에서 매번 같은 음식을 먹는 것도 곤혹스러운 일이다. 점심 식사로 도시락을 싸 오면 정해진 시간이 아니더라도 편한 시간에 천천히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다. 도시락은 보통 주말에 일주일 치를 준비하는데, 아침 식사를 빵으로 하기 때문에 점심에는 채소 스틱과 스프레드를 가장 즐긴다. 채식을 즐기기도 하고, 소화가 잘되는 단출한 음식을 선호하다 보니 채소 위주로 준비하는 것. 잎채소로 만드는 샐러드보다 파프리카, 오이, 당근 등 식감이 딱딱한 채소 스틱을 부드러운 스프레드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만드는 시간도 5분이면 충분하다.

전문가 제안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채식 맞춤 도시락
“채소 샐러드는 채식 도시락 메뉴로 첫손에 꼽힌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침에 빵으로 식사를 했더라도 점심에 빵이나 밥 등으로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섭취해야한다. 그래야 채식하면서 외려 영양을 편식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이때 빵은 반드시 통곡식으로 만든 통밀빵이나 통호밀빵이라야 한다. 여기에 감자를 으깨 부드럽게 만든 샐러드에 채소를 굽거나 볶거나 데쳐 함께 먹어도 좋다. 마요네즈를 더하거나 치즈를 곁들이면 단백질과 지방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시금치와 버섯, 올리브유, 호두 등으로 만든 샐러드도 흠잡을 데 없다. 모두 미리 준비해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것들로 채식 도시락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또 더운 날엔 차갑게, 쌀쌀한 날엔 뜨겁게 먹어도 맛있는 채소 수프는 임기응변에 강한 음식으로 도시락 메뉴로도 그만이다. 물에 치킨 스톡을 넣고 토마토, 양파, 아스파라거스, 당근 등 각종 채소를 넣어 푹 끓인 토마토 채소 수프라면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더할 나위 없다.”_김정은(요리 연구가)


감자 케이크
1 감자(1개)는 삶아 껍질을 벗겨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으깬 다음 마요네즈(1큰술)를 넣어 버무린다.
2 양파(1/4개)와 빨강・초록 파프리카(1/4개씩)는 가로세로 5mm 크기로 썰고, 브로콜리(1/4개)는 한 입 크기로 썬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손질한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볶는다.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데쳐 건져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4 도시락 용기에 ①의 으깬 감자와 ③의 채소를 담는다. 여기에 치즈를 더하면 더욱 맛있다.

안수정・이창연 부부
반찬으로도 좋은 보존식 샐러드가 주메뉴


출산 후 군살 빼기용으로 아내에게 샐러드 도시락을 싸주기 시작했다. 보통 주말에 일주일 치 도시락을 준비하는데, 탄수화물을 줄인 채소 위주의 샐러드로, 반찬으로도 즐길 수 있는 보존식 샐러드다. 간혹 아내가 좋아하는 생선을 찌거나 삶아 넣기도 하지만 영양소나 포만감을 고려하지 못해 내심 마음에 걸린다._이창연(마티 편집자)
솜씨가 필요한 요리는 어렵지만 간단하고 미리 만들어둬도 좋은 메뉴라면 도시락 싸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_안수정(중앙북스 편집자)

전문가 제안
생선을 메인으로, 밑반찬과 쌈을 곁들인 맞춤 도시락
“점심 도시락으로 샐러드를 즐기는 것도 훌륭하지만, 가끔은 채소와 해산물 위주의 반찬으로 밥심을 함께 키우면 어떨는지. 더욱이 육아를 병행하느라 체력 소모가 심한 맞벌이 부부라면 점심 도시락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현미밥을 기본으로 생선과 채소 위주의 반찬을 준비하면 좋은데, 이때 조리법도 구이, 찜, 무침, 조림 등으로 구색을 맞추는 것이 이상적이다. 조리법에 따라 재료가 중복되지 않도록 하면 다채로운 영양 만점 도시락이 되는 것. 생선을 구웠으면 채소는 찌거나 날것을 양념해 무치고, 단골 밑반찬인 멸치조림이나 장조림 등을 더하는 식이다. 특히 요리가 서툴다면 양배추찜이나 집된장에 매실액과 다진 마늘을 넣은 풋고추된장무침 등이 만들기도 쉽고 칼로리도 낮아 건강식으로 손색없다. 메인 요리로 가자미 데리야키 구이를 올리면 더할 나위 없는데 삼치나 연어로 대신해도 좋다. 단, 반찬이 짜면 건강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반찬보다 밥을 많이 먹게 되므로 되도록 싱겁게 조리한다.”_김정은(요리 연구가)


가자미데리야키구이
1 냄비에 데리야키 소스 재료 (간장 2큰술, 다시마 5×5cm 1장, 마른 표고버섯 1장, 물100cc, 올리고당 2큰술, 후춧가루 약간)를 모두 넣고 10분가량 약한 불에서 양이 반으로 줄 때까지 졸인다.
2 가자미(1마리)는 소금을 약간 뿌려 15분간 재운 후 한 입 크기로 썬다. 살이 단단해지고 비린 맛이 제거된다.
3 달군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②의 가자미를 올려 앞뒤로 굽는다. 노릇하게 구워지면 팬에 있는 여분의 기름을 종이 타월로 닦아내고 ①의 데리야키 소스를 부은 후 다시 한 번 살짝 굽는다.

이한나(홍보대행사 GEOCM 팀장)
간단한 요깃거리로 구성한 나들이 도시락


운동을 좋아해 주말이면 남자 친구와 등산을 즐긴다. 그러면서 서로 번갈아가며 도시락을 챙기는데, 연애 초반에는 서로 경쟁하듯 4단 찬합을 가득 눌러 채워 먹다 지치기도 했다. 곳곳의 산을 다니며 근처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도시락을 많이 먹고 한 끼를 다시 거하게 챙겨 먹으니 운동한 것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주먹밥과 수분 보충에 좋은 채소와 과일 위주로 간소하게 챙긴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김밥은 쉽게 상해 현미밥에 간을 한 유부초밥이나 주먹밥을 선호한다.

전문가 제안
야외 활동에 활력을 더하는 간단 맞춤 도시락
“등산 등 야외 활동에는 간단한 것이 제일이다. 목이 마르거나 당이 급격히 떨어질 때 마다 하나씩 꺼내 들고 먹을 수 있는 메뉴로 도시락을 싸면 가방 무게도 줄일 수 있어 더욱 좋다. 테이크아웃 용기를 모아두었다가 도시락 용기로 재활용하면 먹은 뒤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올 수 있어 뒤처리하기도 깔끔하다. 특히, 등산 후 맛집을 찾아다닌다니 간단히 허기만 달랠 수 있는 도시락이 좋겠다. 샌드위치는 만든 지 오래되면 속재료에서 물이 생겨 눅눅해지기 쉬우니 맛이 슴슴한 식사빵 몇 조각에 짭조름한 올리브를 따로 챙겨보자. 틈틈이 집어 먹을 수 있는 건빵, 초콜릿 바, 건 과일과 견과류도 빼놓지 말 것. 셀러리, 당근, 오이 등도 길쭉하게 썰어 넣으면 수분을 보충하기에 제격이다. 요리 솜씨를 뽐내고 싶다면 전날 저녁 레몬 커스터드를 만들어둔다. 만들기 쉬운 데다 달걀과 우유의 단백질, 설탕의 당분을 섭취할 수 있어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새콤달콤한 레몬을 더해 기분 전환은 물론 피로해소에도 제격이다.”_메이(요리 연구가)


레몬 커스터드
1 볼에 달걀노른자(2개분), 설탕(4큰술)을 넣어 곱게 푼 뒤 박력분(1큰술), 우유(1컵), 화이트 와인(1큰술), 레몬즙(4큰술)을 넣어 거품기로 고루 섞는다.
2 팬에 반죽을 붓고 걸쭉해질 때까지 젓는다.
3 되직해지면 불에서 내려 한 김 식힌 뒤 컵에 담아 냉장고에 넣는다.
4 ③의 커스터드가 굳으면 제철 과일을 올려 장식한다.

신승현(주부)
집어 먹기 편한 각종 쌈과 인기 메뉴로 후다닥


아이가 둘이다 보니 도시락은 나들이 갈 때 주로 싼다. 메뉴는 만들기도 간단하고 집어 먹기도 편한 쌈 요리가 주를 이룬다. 단골 메뉴는 양배추쌈과 다시마쌈, 김치말이쌈 등이다. 가족 모두 한식을 선호하는 편으로, 어릴 때부터 어른이 먹는 음식을 함께 먹어서인지 아이들도 달달한 맛이 나는 유부초밥이나 김밥은 외려 안 좋아한다. 도시락을 준비하다 쉽게 지칠 수 있는 손이 많이 가는 메뉴보다 먹음직스러우면서 잔반처리도 할 수 있는 음식이 있다면 새로운 메뉴로 솜씨를 부려보고 싶다. 야외에서 즐기는 것인 만큼 빠르고 손쉬우면서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국물 요리도 추천받고 싶다.

전문가 제안
나물김밥으로 색다른 가족 나들이 맞춤 도시락
“나들이 도시락은 식어도 맛있는 메뉴여야 한다.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천연 방부 제인 설탕이나 식초 등을 이용해 음식의 변질을 막는 것이 포인트다. 더운 여름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같다. 여기에 채소 샐러드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빤한 김밥이나 유부초밥, 쌈밥 대신 색다른 음식을 준비하고 싶다면 나물김밥을 추천한다. 이때 김밥의 양념으로는 참기름 대신 단촛물을 사용할 것. 밥을 상하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속재료는 쉽게 상하는 시금치 대신 입맛을 돋우는 비름나물을 듬뿍 넣고, 햄이나 게맛살 대신 조린 두부를 올린다. 맛은 물론이고 샐러드가 필요 없는 영양 만점 도시락이 된다. 감태만 넣어 단출하게 끓인 미소국은 감칠맛이 빼어난 국물 요리고, 토마토나 가래떡에 베이컨을 말아 구우면 아이 간식으로도 제격이다. 솜씨를 부리고 싶은 날이라면 유부주머니에 우엉, 연근, 당근 등 뿌리채소를 넣고 참나물로 묶은 후 조림액에 조려내 반찬으로 즐긴다. 만들기는 쉽지만 폼 나는 메뉴로는 더없이 좋다.”_김정은(요리 연구가)


비름나물무침과 조린 두부를 넣은 김밥
1 냄비에 단촛물 재료(식초 4큰술, 설탕 1큰술, 소금 2꼬집)를 넣고 끓여 식힌다.
2 비름나물(100g)은 데쳐서 찬물에 헹궈 나물 양념(들기름 2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소금 약간)으로 무친다.
3 두부(1모)는 길쭉하게 썬다. 기름 두른 팬에 두부를 구운 뒤 두부 양념(물 1/2컵, 간장11/2큰술, 올리고당 2작은술)을 넣어 조린다.
4 따뜻한 밥(4공기)에 ①을 붓고 가볍게 섞는다.
5 김(4장)에 ④의 밥을 펴고 ③과 조린 우엉(4줄), 단무지를 올린 뒤 ②의 비름나물을 듬뿍 넣어 만다.

권정환(프로그래머)
자극적인 음식 없이 건강한 단백질&채소 도시락


도시락을 싸기 시작한 지 벌써 6년째다. 운동을 좋아해 몸을 만들기 위해 닭 가슴살과 채소, 견과류를 챙겨 먹었다. 회식도 잦고, 각종 모임에도 빠지지 않는 편이라 술배가 나와 점심이라도 채소 위주로 가볍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위해 고구마나 감자를 전날 밤에 쪄두었다가 챙기고, 닭 가슴살과 연어, 새우를 익혀 곁들인다. 도시락을 처음 먹기 시작했을 때는 담백한 맛이 익숙지 않아 초장이나 소스에 찍어 먹었는데, 소스만 줄여도 살이 빠진다는 얘기를 듣고 이제는 가볍게 소금 간만 해 먹는다.

전문가 제안
고단백 저지방 식단으로 포만감을 주는 맞춤 도시락
“삼겹살에 소주가 퇴근길 단골 메뉴인 직장 남성에게 건강한 몸 만들기란 쉽지만은 않은 일. 한 끼라도 가볍게 먹으려고 노력한다니 훌륭한 시도다. 다이어트 식단의 대표 주자인 닭 가슴살, 고구마, 채소를 골고루 싸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지만 메인 요리가 없어 포만감을 느끼기 어려운 도시락이다. 만족감이 들지 않으니 필요 이상으로 많은 종류를 싸는 것. 아무리 저칼로리 음식이어도 많이 먹으면 소용없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곡물인 키노아를 도시락에 포함하면 좋겠다. 당분과 전분은 적은 대신 섬유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필수 무기질과 비타민도 많이 함유했다. 단백질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맛도 잘 변하지 않아 한 번에 넉넉하게 삶아두고 먹을 수 있어 도시락 메뉴로도 제격. 여기에 닭 가슴살과 채소를 팬에 굽고 간장과 식초로 맛을 낸 간장 소스만 곁들여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고단백 저지방 고칼슘 식품인 새우까지 구워 넣으면 영양 균형도 잘 맞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한 끼가 완성된다.”_메이(요리 연구가)


키노아 샐러드
1 냄비에 물(1 1/2컵)과 깨끗이 씻은 키노아(1/2컵)를 넣고 끓인다.
2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물이 없어질 때까지 익힌 다음 식힌다.
3 삶은 달걀(1개)과 토마토(1/2개)는 잘게 다진다.
4 볼에 식힌 키노아, 잘게 다진 달걀, 토마토, 새잎 순 (한 줌)을 넣고 화이트 와인 식초(2큰술), 올리브유(3큰술), 소금(1/3작은술), 후춧가루를 넣어 고루 버무린다.

권오순(주부)
도시락은 내게 집밥의 연장이자 나눔의 자리


아침에는 주로 과일을 먹고 저녁도 간단히 해결하다 보니 점심 도시락을 하루 끼니 중 가장 푸짐하게 먹는다. 딸이 하는 그릇 가게(정소영의 식기장)로 매일 함께 출근하는데, 자취하는 직원들이 있는 데다 숍에서도 집밥을 먹고 싶어서 도시락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준비할 정도. 장아찌를 좋아해 매일 세 가지씩 달리 구성해 싸고, 나물을 좋아해 밥으로 지어 즐기도 한다. 밑반찬으로 나물 요리와 멸치볶음은 꼭 넣는다. 여기에 메인 요리로 생선이나 두부를 지져 넣거나 가끔은 찌개를 끓여 냄비째 싸 가기도 한다. 단, 건강상의 이유로 해초류는 먹지 않는다.

전문가 제안
카레로 변주 가능한 나눔 맞춤 도시락
“꼭꼭 눌러 담은 나물밥에 장아찌와 멸치볶음, 먹음직스러운 두부조림과 된장국까지…. 솜씨는 둘째치고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져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이것이 도시락의 힘이 아닐는지. 사 먹는 밥이 집밥만 할 리 없다. 매일 싸기는 어렵더라도 어르신의 도시락처럼 동료들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양도 넉넉하게, 종류도 다양하게 준비하면 나를 위한 도시락이 더욱 의미 있을 듯하다. 메인 요리로는 한 냄비 가득 끓여서 푸짐하게 나눠 먹기 좋은 카레를 추천한다. 주성분인 강황에는 커큐민curcumin이라는 항암 작용 성분이 있으며, 특유의 매운맛이 위장을 적당히 자극해 소화액의 분비를 돕기도 해 입맛을 돋우기에 그만이다. 나물밥에 양념장으로 장아찌만 곁들여도 맛있지만 여러 사람이 즐기는 만큼 입맛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마, 파프리카, 연근, 가지, 버섯 등 다양한 채소를 그릴 팬에 구워 토핑용으로 준비한다. 도시락은 혼자 먹을 때보다 여럿이 모여 함께 나눌 때 더 맛있는 법이다.”_김정은(요리 연구가)


부지갱이나물밥
1 쌀(2컵)은 씻어 30분간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물(2컵)에 다시마 (가로세로 10×10츠 1장)를 넣어
30분간 둔다.
2 부지갱이나물(10g)은 뜨거운 물에 30분간 불린 뒤 물(2컵)을 붓고 20분간 삶는다.
3 냄비에 들기름(2큰술)을 두르고 물기를 꼭 짠 부지갱이나물과 불린 쌀을 넣어 볶다가 다시마 우린 물(2컵)을 부어 중간 불에서 끓인다.
4 ③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15분간 끓이다가 불을 끄고 10분간 뜸을 들인 후 주걱으로 가볍게 섞는다.


요리 김정은, 메이 

진행 신민주 수석기자, 박유주 기자 | 사진 이우경, 김동오,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