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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재료로 차린 밥상]8월의 재료로 노영희 씨가 차린 밥상 오늘 저녁에 뭐 먹지?
제철에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꾸준히 먹으면 보약 한 재보다 몸에 이롭다. 요리 연구가이자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노영희 씨가 딱 지금이 제철인 재료로 ‘맛도 있고 멋도 있는’ 계절 메뉴를 제안한다. 8월에 가장 제 맛이 드는 전복, 복숭아, 옥수수, 깻잎, 아욱, 고구마, 풋고추 등으로 무더위에 잃은 입맛을 살려보자.

고구마버터구이와 과일와인시럽절임
천상의 과일로 불리는 탐스러운 복숭아와 풍성한 포도는 향기로운 여름 과일의 대명사. 제철에 난 과일이 맛있는 건 당연하지만, 특히 복숭아와 포도는 여름의 절정에서 맛보아야 그 맛이 제대로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와인과 시럽을 넣고 과일 화채를 만들면 좀 더 색다른 디저트로 즐길 수 있다. 복숭아는 니코틴 해독과 항암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피부 미백에도 좋고, 피를 맑게 하며, 간 기능과 위장 기능도 개선해준다. 포도는 피로 해소에 좋고, 비타민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또한 빈혈에 효과적이며 항암 기능,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질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변비와 신경통에 좋은 고구마는 맛있는 간식거리인 동시에 디저트 식품으로도 훌륭하다. 계핏가루와 슈거파우더를 뿌려 구운 뒤 아이스크림을 얹기만 하면 시원하고 달콤한 디저트가 완성된다.

고구마버터구이
재료(4인분) 고구마 4개, 슈거파우더·버터 2큰술씩, 계핏가루 1/2작은술, 아이스크림 적당량

만들기
1 고구마는 껍질째 깨끗이 씻어서 2cm 두께로 썰어 물에 한 번 더 씻는다. 김이 오른 찜통에 얹어서 10분 정도 찐 뒤 한 김 식힌다.
2 슈거파우더와 계핏가루를 섞어 ①의 양면에 충분히 묻힌 다음 팬에 버터를 두르고 굽는다.
3 고구마 구운 것을 접시에 담고 아이스크림을 얹어 낸다.

과일와인시럽절임
재료(4인분) 복숭아 2개, 오렌지나 자몽 1개, 거봉·청포도 20알씩, 체리 8개, 라임 1개나 레몬 1/2개 시럽 설탕 100g, 화이트와인이나 산사춘 150cc, 물 300cc

만들기
1 냄비에 설탕, 화이트 와인이나 산사춘, 물을 넣고 끓여서 설탕을 녹인 다음 얼음물에 담가 식힌다.
2 복숭아는 끓는 물에 2분 정도 데쳐서 찬물에 담가 식혀 껍질을 벗기고 살을 발라낸다. 오렌지나 자몽은 껍질을 벗겨 알맹이만 발라내고, 거봉과 청포도, 체리는 껍질째 반 잘라서 씨를 빼낸다. 라임이나 레몬은 얇게 썬다.
3 ①에 손질한 과일을 넣고 섞어서 냉장고에 넣어 차게 만들어 먹는다. 하루 정도는 두었다 먹어도 된다.

꽃게아욱국
물에 된장을 풀고 철마다 나는 푸성귀를 넣어 끓이는 토장국.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아욱이나 배추속대를 많이 넣어 끓이는데, 아욱은 유난히 맛이 좋아 “싸리문을 닫고 아욱국 먹는다” “도미 대가리와 가을 아욱국은 마누라를 내쫓고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 아욱으로 된장국을 끓일 때는 줄기를 꺾어 껍질을 벗기고 잎은 풋기를 빼서 끈적끈적한 기운을 없애야 한다. 꽃게와 함께 끓이면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며, 꽃게 대신 2~3cm 길이의 마른 보리새우를 넣고 끓여도 맛있다. 아욱이 누렇게 되고 푹 무르도록 오래 끓여야 깊은 맛이 난다.

재료(4인분) 냉동 꽃게 500g, 아욱 250~300g, 물 적당량, 쌀뜨물 4컵, 된장 3큰술, 고추장·다진 마늘·액젓 1큰술씩, 생강즙 1작은술

만들기
1 냉동 꽃게는 미리 냉장고로 옮겨 해동한다.
2 냄비에 게 껍데기와 다리를 넣고 물을 부어서 푹 끓여 4컵 분량의 국물을 만든다.
3 아욱은 껍질을 벗기고 바락바락 주물러 풋내를 뺀 다음 물기를 꼭 짠다.
4 냄비에 살뜨물과 ②를 붓고 아욱을 넣어 끓인다. 아욱이 푹 무르면 꽃게를 넣은 뒤 된장과 고추장을 풀고 마늘과 액젓, 생강즙을 넣어 계속 끓인다. 아욱국은 아욱이 누렇게 될 때까지 끓여야 부드럽고 구수하다.

옥수수크림수프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름 곡식, 옥수수. 성장 속도가 빨라 봄에 심어 가장 먼저 먹을 수 있는 알곡이다. 삶아서 하모니카 불듯 돌려가며 통째로 먹는 건 풋옥수수. 푹 삶아서 뜨거울 때 먹는 옥수수는 달고 맛있다. 옥수수 가루가 아닌 옥수수 낟알을 떼어내서 크림수프를 끓이면 고소함이 다르다. 부드러운 수프에 빵을 곁들여 내면 간단한 아침 식사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 영양 간식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재료(4인분) 옥수수 6개(옥수수 알 450g 정도), 양파 100g, 버터 2큰술, 물 2컵, 우유 11/2컵, 생크림 1/2컵, 소금 2/3작은술, 흰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옥수수는 껍질을 벗기고 칼로 깎아서 알만 발라낸다.
2 양파는 굵게 다진다.
3 냄비에 버터를 두르고 양파와 옥수수를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인다.
4 옥수수가 푹 무르면 우유를 붓고 믹서에 갈아 체에 내린다.
5 ④를 다시 냄비에 붓고 소금으로 간하고 흰 후춧가루를 뿌린 다음 약한 불로 끓인다. 마지막에 생크림을 넣고 섞어서 그릇에 담는다.

전복냉채
중국의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해 먹었다는 전복은 조개류의 제왕답게 지방질은 적고 단백질은 풍부하다. 또 비타민, 무기질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고, 노인의 신경쇠약이나 간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산모의 젖을 잘 나오게 해줄 뿐만 아니라 스태미나 증진에도 탁월하다. 전복은 특히 글루탐산, 글리신 등의 성분이 있어 오도독한 살을 씹으면 감칠맛과 달콤한 맛이 난다. 산란기 전인 8~10월에 가장 맛이 좋고 겨울에는 살이 빠져 맛이 떨어진다. 3~4월에는 내장에 독성이 있으므로 먹지 말아야 한다. 삼각형의 두툼한 생식소 빛깔로 암수를 구별하는데, 짙은 녹색을 띠는 것이 암컷, 담황색을 띠는 것이 수컷이다. 찜, 죽, 조림같이 익히는 요리에는 육질이 연한 수컷이 좋고, 생식용으로는 크기는 작지만 몸이 오톨도톨한 암컷이 좋다. 전복에 숙주와 대파, 깻잎, 오이 등을 넣고 새콤하게 냉채를 만들면 입맛 도는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없다. 새콤하게 식초로 무치는 음식에 참기름을 약간 넣으면 맛이 훨씬 깊어진다.

재료(4인분) 전복 2개(껍데기째 400g 정도), 목이버섯 5g, 대파 1대, 깻잎 5장, 양파 1/4개, 오이 1/2개, 숙주 100g, 소금·참기름 약간씩
소스 진간장 11/2큰술, 식초·레몬즙·설탕·참기름 2작은술씩, 흰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전복은 솔로 껍데기를 문질러 씻은 다음 살을 떼어낸다. 얇게 썰어 끓는 물에 슬쩍 데쳐서 얼음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걷는다.
2 목이버섯은 불려서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군 다음 먹기 좋게 찢는다.
3 대파는 4cm 길이로 채 썰어 찬물에 주물러 씻어 매운맛을 뺀다. 깻잎은 1cm 폭으로 썰고 양파는 채 썬다. 오이는 4cm 길이로 채 썰어 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뺀다. 숙주는 머리와 꼬리를 떼고 데쳐서 식힌다.
4 숙주와 목이버섯에 소금과 참기름을 약간 넣고 무친다.
5 소스 재료를 섞는다.
6 각각의 재료를 그릇에 돌려 담고 소스를 따로 내거나, 모든 재료를 소스에 무쳐서 그릇에 담는다.

풋고추장떡과 깻잎장아찌
고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몸이 차고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가래를 삭이는 작용을 하고 만성 기관지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90~93%가 수분이며 카로틴과 비타민 B1·B2·C가 풍부하고 칼륨, 인, 칼슘 등 무기질도 함유돼 있다. 풋고추는 껍질이 두껍고 씨가 적은 것, 꼭지가 싱싱하며 윤기가 나는 것, 모양이 곧은 것을 고른다. 시금치에 비해 철분 함량이 2배 이상 높은 들깻잎은 30g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철분 양을 섭취할 수 있다. 무기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A 함량도 높다. 한방에서 깻잎은 가슴이 답답할 때 담을 삭이는 작용을 하며, 열을 내리게 하여 열감기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여름 소나기라도 내리는 날, 고추장과 된장을 넣어 진하게 부친 풋고추장떡에 간간한 깻잎장아찌를 곁들이면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풋고추장떡
재료(4인분) 풋고추 200g, 부추·양파 50g씩, 홍고추 2개, 부침가루 1컵(100g), 물 1/2컵, 된장 11/2큰술, 고추장 1큰술,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고추는 송송 썰어서 물에 헹궈 씨를 털어낸다. 부추는 다듬어 씻어서 2cm 길이로 썰고 양파는 굵게 다진다. 2 큰 볼에 부침가루와 물을 넣고 갠 다음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섞는다. 고르게 섞이면 고추와 부추, 양파를 넣고 다시 섞는다.
3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②를 한 숟가락씩 얹어서 노릇하게 지진다.

깻잎장아찌
재료 깻잎 40장 절임 양념 액젓 1큰술, 설탕·마늘즙 1작은술씩, 진간장 1/2큰술 양념장 진간장·채 썬 마늘 1큰술씩, 설탕 1/2큰술, 고춧가루 2큰술, 통깨 1작은술

만들기
1 깻잎은 씻어서 물기를 털고 꼭지 쪽에서 절임 양념을 부어 10분 정도 절인다.
2 양념장을 미리 개어놓는다.
3 절인 깻잎을 물기를 꼭 짜서 한 장씩 ②의 양념을 발라 차곡차곡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두고 먹는다.

요리 연구가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노영희 씨가 차려내는 밥상은 언제 보아도 감동입니다. 메뉴 자체는 낯설지 않은 한식이 대부분이지만 맛과 담음새가 너무도 정갈하고 세련되기 때문이지요. 그의 아름다운 음식을 대하고 나면 한식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집니다. 매달 노영희 씨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로 세련되게 밥상 차리는 법을 제안합니다. 가족을 위해 제철 밥상을 차려보세요. 요리 팁과 스타일링 방법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