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이 여름의 맛 동남아 국수] 색다른 향기와 면발이 관건이다
낯선 향신료가 입맛을 돋우는 동남아 국수를 소개한다. 베스트셀러인 베트남의 포부터 샐러드 국수인 태국의 얌운센과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락사까지. 담백하고 개운한 남국의 맛, 동남아 국수로 이 더위를 즐겨보자.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는 가볍고 깔끔한 음식이 생각나는 여름이다. 맛은 특별하면서도 만들기는 번거롭지 않은 일품요리를 찾고 있다면 동남아로 눈길을 돌려보자. 일 년 내내 덥고 습한 동남아 지역의 음식은 살균 작용과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우기 위해 넣는 향신료 때문에 한여름 식탁에 잘 어울린다. 동남아 국수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 쌀가루로 만든 쌀국수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쌀국수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에서 주식으로 먹는데 유독 ‘베트남 쌀국수’라고 하는 이유는 쌀국수의 역사가 베트남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태국이나 베트남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한 끼 이상 쌀국수를 먹어요. 쌀국수는 대부분 뜨거운 국물에 말아 먹거나 소스에 볶아 먹는데 독특한 향이 입맛을 돋워 더운 날씨에도 맛있게 먹을 수 있죠. 간혹 동남아 국수의 향이 부담스럽다는 분들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고수 때문이에요. 고수는 예로부터 스님들이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먹었다고 전해져요. 그래서 고수를 즐길 줄 알게 되면 음식을 먹은 뒤에 개운한 느낌을 얻을 수 있어요. 저는 고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분을 보면 딱 세 번만 먹어보라고 권해요. 선입견 때문에 안 먹던 분도 몇 번 먹다 보면 잠을 자다가도 문득 먹고 싶어질 정도로 동남아 국수의 매력에 빠진답니다.” 에스닉 푸드 전문가 백지원 씨의 설명이다. 먹는 순간 맛있는 음식과 먹고 난 뒤 그리워지는 음식이 따로 있다면 동남아 국수는 후자에 속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남아를 여행하고 돌아오면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그곳의 음식을 먹기 위해 방콕, 싱가포르, 발리에 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입맛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베트남 국수와 태국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면 동남아 요리의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쌀국수 면은 물론 각종 소스와 항신료까지 쉽게 구할 수 있어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야채와 해산물을 듬뿍 넣은 담백한 국수부터 태국 고추나 칠리소스로 맛을 낸 매콤한 국수까지 입맛에 맞는 메뉴를 골라 맛있게 만들어 먹어보자.

동남아 국수에 사용하는 쌀국수와 그 밖의 면
쌀국수는 열을 가한 판 위에 쌀가루 반죽을 넓게 편 뒤 반죽이 익으면 원하는 두께로 잘라 만드는데, 1mm의 가장 가는 면을 ‘버미셀리vermicelli’라 하고 나머지 면은 넓이로 일컫는다. 음식에 따라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볶음국수에는 제일 가는 면, 국물이 많은 국수에는 3mm 면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동남아 현지에서는 건면이 아닌 생면도 많이 이용하는데 현지 시장에 가면 아침저녁 두 번씩, 생면을 바나나 잎에 싸서 판매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건면은 요리에 사용하기 전 물에 1시간 이상 불려서 삶아야 한다.

쌀국수 말고도 동남아 국수에 사용하는 면은 녹두 당면인 ‘멍빈 누들 mung bean noodle’과 밀가루를 달걀물로 반죽해 만든 ‘에그 누들egg noodle’이 있다. 멍빈 누들은 샐러드 국수인 얌운센에 사용하고 에그 누들은 주로 볶음국수에 사용한다.

동남아 국수의 빛나는 조연, 향신료
고수coriander_ 영어로는 코리앤더, 중국어로는 상차이, 태국어로는 팍치라 한다. 향이 독특하고 강하며 동남아 국수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정도로 꼭 필요한 향신료다. 잎은 요리 위에 고명으로 얹어 먹고 열매는 국물을 낼 때 넣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수의 강한 향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따로 그릇에 담아내서 개인의 취향대로 넣어 먹는 것이 좋다.

레몬그라스lemongrass_ 레몬 향이 풍부한 국물 요리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한다. 풀 향기와 레몬 향기가 강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상큼하고 깔끔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레몬lemon_ 동남아에서는 라임을 주로 사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라임을 구하기 어려울 경우 라임 대신 레몬을 사용하면 된다. 국수를 그릇에 담은 후 가장 마지막에 뿌린다.

정향丁香_ 영어로 클로브clove, 중국에서는 백리향百里香이라고도 부른다. 이름 그대로 향이 강한데 주로 카레소스에 많이 쓰인다. 동남아 국수 요리에는 국물을 낼 때 사용한다. 맛이 달면서도 맵기 때문에 식욕 증진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각八角_ 이름 그대로 잎이 여덟 개다. 정향과 마찬가지로 쌀국수 국물이나 소스를 만들 때 사용한다. 감초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가 나며 음식의 나쁜 냄새를 잡아주기 때문에 생선 요리에도 많이 쓴다.

라임 잎lime leaf_ 톰양꿍 소스처럼 강한 라임 향의 국물을 만들 때 사용한다. 라임즙을 넣을 때보다 짙은 라임 향기를 낼 수 있다.

태국 고추Thailand hot pepper_ 태국 요리의 매운맛을 낼 때 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청양고추보다 더 맵기 때문에 조금만 사용해도 강한 매운맛을 낼 수 있다. 매운맛의 국물을 낼 때 함께 넣어 끓이거나 볶음국수를 할 때 썰어 넣으면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동남아 국수 재료 구입처 대형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과 외국 식재료 판매점으로 유명한 해든하우스(02-2297-8618), 한남체인(02-702-3313)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로는 얌(www.yum.co.kr), 웰쿡(www.wellcook.com), 피망샵(www.pmangshop.com), 씨씨하우스(www.cchouse.co.kr), 엔쿡(www.n-cook.co.kr)에서 요리에 필요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레서피와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화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