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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쿠킹] 6인 6색 민어열전
6월에 가장 맛이 좋다는 ‘민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와 전유어, 탕으로 즐겨 먹는다. 이름에 ‘民(백성 민)’ 자를 붙일 만큼 옛날에는 그리 귀하게 여겼던 생선은 아닌 듯 보이는데, 요즘은 무엇보다 값이 무척 비싸기 때문에(5월 중순 현재 1kg당 2만 5천~4만 5천 원) 고급 생선으로 친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 부근에서 잡히는 토착어라 중국을 제외한 외국에서는 만날 수 없는 식재료다. 6월 민어가 맛있는 이유는 산란기를 앞두고 기름이 많이 올랐기 때문. 크기가 클수록 알도 들어 있고 맛도 더 달다. 민어는 껍질은 물론 살과 알, 특히 부레까지 먹어,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특히 부레는 쫄깃한 맛 때문에 날것으로는 최상으로 치며, 탕을 끓일 때도 빼놓지 않고, 부레에 소를 채워 순대도 만든다. 민어는 식욕을 돋우고 신장 기능을 강화시키며, 특히 젤라틴이 주성분인 부레는 노화를 예방하고 피부에 탄력을 준다. 요리사들의 부엌으로 민어 한 마리씩을 보냈다. 한식·중식·일식·프렌치·이탤리언·퓨전 요리에서 손꼽히는 여섯 명의 셰프는 민어를 과연 어떻게 요리했을까?




계절 채소와 민어찜

재료 민어 150g, 계절 채소(당근, 호박, 셀러리, 완두콩,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등) 약간, 쿠르부용 적당량
소스-
생크림·달걀노른자 적당량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민어의 꼬리 부분을 뼈째 썰어 쓰거나, 몸통 부분을 살만 필레로 떠서 사용한다.
2 계절 채소를 조그만 모양으로 썬 후 끓는 소금물(물 1ℓ 기준 소금 25g)에 데쳐 얼음물에 식힌다. 다시 한 번 따뜻한 소금물(물 1ℓ 기준 소금 10g)에 담갔다가 접시에 담는다.
3 뜨겁게 데운 생크림에 달걀노른자를 조금씩 넣어가면 맛과 농도를 맞춘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마무리해 소스를 완성한다.
4 냄비에 쿠르부용을 담고 찜망을 놓은 뒤 민어를 얹어 뚜껑을 덮고 찐다.
5 접시에 ②의 채소를 놓고 ④의 민어를 담은 뒤 ③의 소스를 뿌려 낸다.
*쿠르부용court bouillon은 물에 당근, 셀러리, 양파, 파슬리 줄기, 통후추, 월계수 잎을 넣고 끓인 국물을 말한다.

옻칠과 자개로 만든 테이블 ‘부부Boo Boo’는 Park+Yoo 제품.

“한마디로 민어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생선이다. 민어의 소모되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담백한 제 맛을 온전히 살리기 위해 찜 요리를 만들었다. 프렌치 스타일의 쿠르부용을 이용해 은은한 향이 느껴진다.” -프렌치 레스토랑 ‘서승호’(02-790-9621) 오너 셰프 서승호 씨


민어지지미
재료 민어 800g, 쇠고기 100g, 물 6컵, 고추장 2큰술, 된장 1/2큰술, 애호박 1/2개, 홍고추 1개, 풋고추 2개, 대파 1대, 두부 200g, 다진 마늘 1/2큰술, 다진 생강 약간, 국간장 약간, 쑥갓 30g 고기 양념 소금·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민어는 비늘을 긁어서 내장을 빼고 씻은 후 5~6cm 길이로 토막을 낸다.
2 쇠고기를 기름기가 있는 부위로 얄팍하게 썰어서 양념해 냄비에 볶다가 물을 붓고 끓여 고기장국을 만든 다음 고추장과 된장을 푼다.
3 애호박을 반달 모양으로 1cm 두께로 썰고,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털어내고, 대파도 어슷하게 썬다.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4 장국이 맛을 들면 먼저 생선과 애호박을 넣어 끓인다.
5 생선이 익은 듯하면 홍고추, 두부,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넣고 다시 중불로 끓인다.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 후 잘 어우러질 때까지 푹 끓인다. 마지막에 파, 풋고추와 쑥갓을 넣는다.

사슬적
재료 민어 살 300g , 두부 50g, 다진 쇠고기 100g, 밀가루·식용유 적당량씩 생선 양념 소금 2/3작은술, 간장·참기름 1작은술씩, 청주 1/3작은술, 생강즙·흰 후춧가루 약간씩
고기 양념- 간장·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 1작은술씩, 소금 1/2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민어 살을 길이 6cm, 폭 1cm 크기의 막대 모양으로 썰어 소금을 약간 뿌린 뒤 생겨난 물기를 닦아내고 생선 양념을 넣어 무친다.
2 두부는 으깨서 물기를 꼭 짠 다음 다진 쇠고기와 합해 고기 양념을 넣어 무친다.
3 생선에 0.6cm 간격으로 꼬치를 끼우고 밀가루를 고루 묻힌 다음 생선 사이사이에 고기를 채워서 고르게 눌러 붙인다.
4 팬을 달궈 식용유를 두르고 ③의 한 면이 노릇해지도록 지진 후 뒤집어 불을 약하게 해 지진다. 초간장을 곁들여 낸다.

“옛날 서울에 사는 양반들은 복중에 민어를 선물하곤 했다. 먼저 회로 먹고, 전 부쳐 먹고, 구워 먹고, 남은 것은 고추장 풀어 끓이는데, 이맘때 가장 맛있는 호박, 기름기 있는 쇠고기를 같이 넣어야 맛이 제대로다. 민어 살이 살살 녹아 국물이 걸쭉해지고 뼈가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푹 끓여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궁중음식연구원’(02-3673-1122) 한복려 원장


채소 피클을 곁들인 민어 카르파초
재료 민어 살 100g, 올리브오일·레몬즙·칠리오일 적당량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채소 피클- 팬넬·적양파·파프리카·콜리플라워·셀러리 적당량씩, 스트링빈 5대, 찬물 3컵, 식초 1컵, 설탕 2/3컵, 소금 1/3컵, 월계수 잎 2장

만들기
1 채소는 슬라이스하고, 스트링빈은 삶아 찬물에 헹군다.
2 찬물과 식초, 설탕, 소금, 월계수 잎을 섞은 후 스트링빈을 제외한 채소를 넣고 냉장고에 넣어 하루 정도 절인다.
3 민어 살은 얇게 슬라이스해서 접시에 담고 소금, 후춧가루, 레몬즙, 올리브오일을 뿌린다.
4 ②에 나머지 채소를 섞어 민어 살 위에 올리고 칠리오일을 뿌린다.

화이트 트뤼플오일을 넣은 그릴 민어
재료 민어 살 100~120g,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올리브오일·아스파라거스·완두콩·오븐 드라이 토마토·버섯(느타리, 표고, 새송이) 적당량씩, 래디시·영양부추 약간씩
소스-올리브오일 1큰술, 슬라이스한 표고버섯 4장 분량, 치킨스톡 50ml, 생크림 3큰술, 트뤼플오일·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민어에 소금, 후춧가루를 뿌린 후 오일을 발라 그릴에 굽는다.
2 아스파라거스와 완두콩은 데쳐 찬물에 헹구고, 아스파라거스와 버섯을 5cm 길이로 썬다.
3 팬에 오일을 두르고 버섯을 볶다가 아스파라거스, 완두콩, 토마토를 넣고 볶아 따뜻하게 둔다.
4 팬에 오일을 두르고 표고버섯을 볶다가 치킨스톡을 붓고 양이 반이 되도록 조려 생크림을 넣고 끓인다. 이를 믹서로 갈고 트뤼플오일과 소금·후춧가루를 넣어 소스를 완성한다.
5 접시에 ③을 깔고 민어를 올린 후 ④를 뿌린다. 채 썬 래디시와 영양부추를 올린다.

“민어는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질감이 매력 있다. 부드러운 재료는 조리법이 단순해야 한다. 서양식 회인 카르파초를 아주 차갑게 해서 신맛 나는 피클을 곁들여 입 안에서 녹여 먹으면 민어의 부드러움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요리는 그릴에서 껍질을 바삭하게 굽고 속살은 부드럽게 익혀 식감의 대조를 이루도록 했다. - ‘오키친’(02-797-6420) 오너 셰프 스스무 요나구니 씨


흑초 탕수 민어
재료 민어 살 180g, 달걀흰자 1개, 전분 1/2컵, 당근·오이 적당량씩, 완두콩 20알, 파인애플 1쪽, 목이버섯 2~3장, 튀김용 식용유 3컵 소스-흑초·설탕 4큰술씩, 간장·물전분 2큰술씩, 물 1컵

만들기
1 민어 살은 길이 4cm, 폭 1cm 정도로 썰어 달걀흰자와 전분을 넣고 잘 버무려서 170℃ 식용유에 튀긴다.
2 채소는 3~4cm 크기로 먹기 좋게 썬다.
3 팬에 물전분을 제외한 탕수소스 재료와 야채를 넣고 끓인다.
4 ③에 물전분을 풀고 튀긴 민어를 넣고 잘 버무린다. 빠르게 버무려내야 튀김의 바삭함과 민어 살의 부드러움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네 각이 둥글게 마무리된 화이트 테이블은 인디테일 제품.

“중국 요리에도 민어는 곧잘 쓰이는 생선이다. 민어가 작을 때는 보통 통으로 찌는 요리를 하는데, 요즘에는 민어에 살이 올라 통으로 찌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살만 떠내서 튀긴 후에 탕수소스에 버무렸다. 바삭한 튀김옷 속에 든 부드러운 민어 살이 입 안에서 녹아내린다.” - 중식당 ‘루이’(02-736-8889) 오너 셰프 여경옥 씨


백된장에 절여 구운 민어
재료
민어 살 150g, 백된장 300g, 청주 200g, 조미술 20g, 우스쿠치쇼유(연한 간장) 40g, 고이쿠치쇼유(진한 간장) 50g, 산초 잎 적당량 채소 절임-연근·오이·소금물·다시마 물 적당량, 물·식초 100cc씩, 설탕 45g, 칠리고추·가쓰오부시 가루 약간

만들기
1 민어는 손질 후 소금 간을 해서 30분 둔다. 잔뼈를 발라낸 후 1인분씩 살을 떠낸다.
2 백된장, 청주, 조미술, 우스쿠치쇼유, 고이쿠치쇼유를 섞어 절임장을 만들어서 민어를 50분 동안 절인다.
3 연근을 꽃 모양으로 깎은 후 식초를 넣은 끓는 물에 데친다.
4 물과 식초, 설탕을 섞은 절임물에 칠리고추를 넣고 ③을 담가 하룻밤 절인다.
5 오이는 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 후 돌려 깎아 소금물에 20분 절인 후 1시간 정도 말린다.
6 말린 오이를 다시마 물에 담가 맛이 배게 한 후 적당한 길이로 썰어 가쓰오부시 가루를 묻힌다.
7 ②의 민어는 절임장을 키친타월로 깨끗이 닦은 후 꼬치에 꿰어 석쇠에 굽는다.
8 접시에 민어구이를 담고 산초 잎을 뿌린 뒤 연근초절임, 오이말림을 곁들여 낸다.

“사실 민어라는 생선을 처음 봤다.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니 커다란 농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민어는 비린내가 강한 편이어서 냄새 제거를 위해 된장과 간장에 절인 뒤 불 위에서 직접 굽는 방법을 선택했다. 날산초 잎의 독특한 맛과 직화로 구운 민어의 맛이 조화롭다.” - 요리 아카데미 ‘츠지원’(02-516-4678) 일식 교수 가와모토 데츠야 씨 


민어전과 커틀릿을 얹은 재스민 라이스 리소토
재료 저민 민어 살 2조각,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밀가루·허브·달걀·빵가루·식용유· 베이비 채소·와인소스 적당량씩, 화이트 와인 식초 1큰술, 올리브오일 3큰술
리소토-재스민 라이스·닭육수 300cc씩, 다진 은행 30g, 다진 잣 50g, 버터, 소금, 후춧가루, 파르메산 치즈

만들기
1 팬에 버터에 녹여 재스민 라이스와 은행, 잣을 볶다가 닭육수를 넣고 끓인다.
2 ①을 소금으로 간하고 후춧가루를 뿌린 후 파르메산 치즈를 넣어 리소토를 완성한다.
3 민어 살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다.
4 ③에 밀가루를 묻히고 다진 허브를 넣어 푼 달걀물을 입힌다. 한 조각은 기름에 지지고, 한 조각은 허브를 넣은 빵가루를 묻혀 기름 두른 팬에 살짝 구운 뒤 170℃ 오븐에서 3분 이상 익힌다.
5 화이트 와인 식초와 올리브오일을 섞은 뒤 베이비 채소를 버무린다.
6 그릇에 와인소스를 깔고 리소토를 담은 뒤 민어전과 민어 커틀릿을 얹는다. 그 위에 ⑤를 올린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매년 여름이면 어머니는 약간 짭조름하게 잣죽을 끓이시고 그 위에 민어전과 고기완자, 은행을 얹어 가족들에게 내주신다. ‘민어’ 하면 떠오르는 어머니의 이 음식을 서양식으로 재해석해보았다.” - 와인 바 ‘뱅가’(02-516-1761) 수석 조리장 노종헌 씨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