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래된 공구들을 모아놓은 툴바.
2 ,4 야전 의자, 오래된 TV 등 버려진 물건들이 김쾌민 씨의 손을 거쳐 감각적인 소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3 토마토 파스타에는 쌉쌀한 흑맥주가 잘 어울린다.
5 주로 글씨를 만드는 데 쓰는 작은 톱과 탄창박스.
공구로 만든 비스트로, 툴바Tool Bar
논현동 주택가 골목 안쪽, 건물 귀퉁이에 나무로 지은 집이 한적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오래된 나무로 둘러싸여 외관이 마치 창고 같은 이곳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쾌민 씨의 비스트로다. 레스토랑으로는 ‘콰이민스 테이블’과 ‘콰이민스 트리’에 이은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오래된 탄창 박스를 분해해서 크기별로 겹겹이 붙여 유리로 되어 있던 외관을 서슴없이 막아버렸다. 비슷한 스타일의 인테리어에 싫증을 느낀 그는 프랑스 여행 때 들렀던 공구 카페에서 모티프를 얻어 두 달에 걸친 작업 끝에 아지트 같은 공간을 완성했다. 툴바에서는 파스타와 커리 등의 간단한 요리와 맥주,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다. 프랑스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콰이민스 트리의 셰프로도 활동했던 허현영 씨가 비스트로의 특성에 맞게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인다. 메뉴가 많지는 않지만 같은 요리라도 들어가는 재료가 그날그날 달라지기 때문에 단골 손님이 생겼다고. 음식을 먹으면서 오래된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툴바라는 이름에 맞게 철판으로 장식한 한 쪽 벽면에는 목수들이 사용했던 오래된 온갖 공구를 붙여놓았다. 못 쓰게 된 컨테이너 차량의 문을 가공해 철제 대문을 만들고, 미군 부대에서 사용하던 야전의자를 페인트칠해서 쓰는 등 곳곳에 김쾌민 씨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그는“버려진 물건을 그대로 갖다 놓으면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그것들을 잘 다듬어서 정렬해놓으면 또 다른 작품이 되지요. 명확한 콘셉트 없이 비싼 마감재로만 포장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물건들로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낮에는 토스트와 와플 등을 커피와 함께 판매하며, 모든 음료는 테이크 아웃이 가능하다. 토요일은 미리 예약하면 공간 전체를 대여해서 모임을 열 수도 있다.
영업시간 낮 12시~밤 12시 메뉴 파스타·커리 6천 원, 맥주 6천~9천 원, 와인 5만~7만 원 위치 논현동 안세병원 뒤편 문의 02-541-5624
1 대리석으로 마감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내부는 다양한 크기의 룸과 스시 바로만 구성되어 있다.
2 수석 셰프인 노부 구마자와 씨가 35년 요리 경력을 바탕으로 식자재 구입부터 담음새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다.
3 눈으로 먼저 한 번, 그다음 입으로 계절의 맛을느낄 수 있는 가이세키 요리.
서울에서 즐기는 교토 현지 요리, 치요 노 유메
일본 현지에서 먹는 듯한 가이세키 요리(일본 정찬인 혼젠 요리를 간소화한 코스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삼청동에 있는 일식당 ‘치요 노 유메’로 향해보자. 입구부터 이어지는 좁은 통로와 물고기들이 노니는 벽면 하단의 수로를 통해 강이 많은 교토의 느낌을 재현했다. ‘치요 노 유메’의 메뉴는 교토 현지에서 오래 활동한 세 명의 일본인 셰프에 의해 탄생한다. 일본 현지의 맛을 고수하기 위해 참치, 도하새우 등의 주요 식재료와 양념은 모두 일본에서 공수해 온다. 단연 스시가 대표 메뉴인데 매일 새벽 셰프가 직접 엄선한 활어를 여덟 시간 정도 숙성시킨 후 사용하기 때문에 살이 탱탱하다. 2인 이상 가이세키 요리를 주문하면 셰프가 직접 룸으로 와서 초밥을 만들어준다. 생고추냉이 가는 모습부터 스시 손질하는 과정까지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단, 어린이가 있을 경우 안전상 불가능). 5월에는 초밥, 치라시초밥, 튀김 중 한 가지와 소바를 맛볼 수 있는 차소바 정식을 점심 메뉴로 선보인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일품요리를 점심에는 저녁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고 하니 한번 찾아 가보길 권한다.
영업 시간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10시 메뉴 차소바 정식 3만~4만 원 대, 가이세키 요리 점심 10만 원, 저녁 18 만원(부가세 별도) 위치 삼청공원 초입 직전 왼편건물 2층 문의 02-737-9211
1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브리오슈와 파로로 만든 치아바타는 매일 화덕에서 구워낸다.
2 가지, 감자, 호박, 토마토 등의 채소에 싱그러운 새순을 얹은 베제탈리아나 피자.
3 식료품 상점이 모여 있는 오르비에토의 골목길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돌로 벽면을 마감했다.
이탤리언 슬로 푸드, 비아 델 솔레
슬로 푸드 운동이 시작된 고성의 도시 오르비에토Orvieto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압구정동에 문을 열었다. ‘비아 델 솔레’라는 이름처럼 햇살이 드는 골목길에 식료품상과 작은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이 인테리어 콘셉트. 벽면을 따라 카페테리아, 피자리아, 초콜릿 숍이 있고, 유기농 파스타와 올리브오일, 향신료 등 다양한 이탤리언 식자재를 만날 수 있다. 슬로 푸드를 지향하는 이곳에서 사용하고 판매하는 거의 모든 식자재는 유기농 및 친환경으로 재배한 것이다. 특히 파로farro와 카무트kamut를 사용한 피자와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 유전자 변형이 안 된 파로와 카무트는 분자 구조가 단순해 소화가 빠르고 먹고 난 뒤에도 더부룩하지 않은 것이 특징. 피자는 직접 도를 반죽해 화덕에서 구워내어 담백하고, 파스타 메뉴 주문 시 판매하는 파스타 면 중 원하는 것을 골라서 변경할 수도 있다. 유화제를 전혀 첨가하지 않은 아메데이Amedei 초콜릿으로 만든 초콜릿 피자는 디저트로 인기다. 앞으로는 화덕에서 구운 스테이크와 생선 요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11시(식사는 오전 11시부터) 메뉴 베제탈리아나피자 1만 6천 원, 아스파라거스와 조개 관자 파스타 1만 5천 원, 아메디아 초콜릿 피자 2만 4천 원(부가세 별도) 위치 압구정 현대백화점 정문 맞은편 스타벅스 뒤편 문의 02-514-9886
1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2 레지아노 치즈로 속을 채운 양송이버섯 샐러드에는 화이트 와인 ‘피노 그리(2002)’가 잘 어울린다.
3 닭다리 살을 각종 허브에 재워놓은 뒤 그릴에 구운 닭 요리.
홍대 앞 고급 와인 바, 8 와인 비스트로
서교동 8번지의 번지수를 따서 이름 지은 ‘8 와인 비스트로’는 ㈜한국폼텍의 김형준 사장이 오픈한 와인 바. 나무와 스틸로 마감한 세련된 내부에 간접조명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1백 27종류의 다양한 와인을 갖추고 있으며, 와인 잔도 신경 써서 종류별로 준비해놓았다. 이곳의 매니저이자 소믈리에인 신정호 씨는 “와인 리스트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와인은 가능한 한 배제하려 했어요.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1865’ 대신 ‘얄리’를, ‘빌라M’ 대신 ‘로사리갈’을 갖추어놓았지요”라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식사와 와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대부분의 요리는 와인과 잘 어울리도록 소스를 배제하고 원재료 자체의 맛을 살렸다. 셰프가 추천하는 메뉴는 닭구이 요리와 양송이버섯 샐러드. 샐러드에서부터 파스타, 스테이크까지 메뉴가 다양하며, 원하는 메뉴를 셰프에게 말하면 만들어주기도 한다. 와인에 어울리는 디저트 메뉴도 보강할 계획.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2시(일요일 휴무) 메뉴 닭구이 요리 2만 5천 원, 양송이버섯 샐러드 1만 8천 원 위치 홍대 스타벅스 뒤편 문의 02-325-0008
1 포치드 에그를 얹은 시저 샐러드와 세 가지 페퍼콘에 매리네이드한 뒤 구워 겉이 바삭한 한우 토시살 스테이크.
2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처음으로 들여온 ‘패이야드’ 매장. 패이야드의 페이스트리와 케이크는 맛뿐만 아니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3 망고 무스와 코코넛 다쿠아즈가 조화를 이루는 스위트 릴리프와 통사과를 얹은 애플타틴.
뉴요커가 사랑하는 페이스트리, 패이야드
뉴욕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맛있는 디저트 카페로 유명한 베이커리 ‘패이야드’가 3월 말 한국 최초로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패이야드는 프랑스 셰프 ‘프랑수아 패이야드’가 만든 페이스트리 전문 숍으로 세계적인 음식 전문 비평지 <자갓 서베이>에서 뉴욕에서 가장 맛있는 페이스트리로 소개한 바 있다. 한국 매장에서는 뉴욕 패이야드 베이커리와 비스트로의 베스트 메뉴만을 엄선해 선보인다. 캐러멜을 입혀 구운 통사과를 올린 애플타틴과 분홍색 마카롱으로 장식한 자동차 모양의 보자르 등 독특한 페이스트리와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베이커리 메뉴는 프랑수아 패이야드로부터 직접 요리 비법을 전수받은 파티시에들이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베이커리에서 만들며, 매장에서는 조선 호텔 출신의 프랑스인 셰프들이 식사 메뉴를 선보인다. 패이야드의 컨설팅 셰프가 메뉴 구성부터 식자재까지 모든 부분을 감수했다. 식사 메뉴로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크로크무슈, 샐러드 등과 파스타, 스테이크까지 갖추고 있다. 매장 내부에서 통유리창 너머로 야외 조각 공원이 보여 햇살 좋은 날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다.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메뉴 페이스트리 5천~6천 원, 음료 7천~1만 2천 원, 식사류 1만~3만 5천 원(부가세 별도) 위치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6층 문의 02-310-1980
- 새로 생긴 레스토랑 테마가 있는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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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교토, 오르비에토, 뉴욕 등 각 도시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레스토랑 다섯 곳을 소개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