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한 숟가락으로 음식 맛이 좌우된다 간장 와인처럼 골라라
간장 한 병 사면 될 뿐인데…. 슈퍼마켓 매대 앞에서 현기증이 밀려온다. 이 많은 간장 중 어떤 제품을 고르면 좋을까? 자칫하면 최상급 한우 불고기에 쿰쿰한 냄새가 배게 하거나 뭉근하게 끓인 미역국을 텁텁하게 만들 수 있다. 한 숟가락으로 음식 맛을 좌우하는 간장. 와인을 고르듯 라벨을 꼼꼼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판단해야후회가 없다. 자, 지금부터 간장을 골라보자.

시판 간장의 대표주자 왜간장
“거기 왜간장 한 수저 넣어라!” 어머니 심부름으로 찬장을 열면 ‘왜간장’이라고 쓰인 간장병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말, ‘왜간장’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일본식 간장으로 지금의 ‘진간장’과 ‘양조간장’을 아우르는 말이다. 왜간장은 시판 간장 중 가장 많이소비되며, 짠맛 외에도 감칠맛과 단맛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1 참숯으로 두 번 걸러 깨끗한 맛을 담은 샘표 참숯 양조간장. 930ml, 5천2백50원.
2 100% 양조간장인 몽고 메주 간장. 900ml, 5천4백50원.
3 장맛의 명지 순창에서 지하 200m 천연 암반수로 만든 청정원 자연 숙성 양조간장. 940ml, 4천7백60원.

왜간장! 뒷면 라벨이 중요하다
한눈에 라벨 읽는 법 제품 뒷면의 ‘식품의 유형’을 살피자.
혼합간장 = 산분해간장 + 양조간장
양조간장 = 숙성, 발효시킨 간장 100%
왜간장은 대체적으로 양조간장 혹은 진간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하지만 혼합간장과 양조간장으로 나눠야 맞는 표현이다. 혼합간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산분해간장을 알아야 한다. 산분해간장은 콩에서 얻은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만든 일종의 인스턴트 간장이다. 반면 양조간장은 탈지대두와 밀을 장시간 숙성, 발효시켜 만든다. 제품 라벨 뒷면 ‘식품의 유형’ 표시에 ‘혼합간장’으로 되어 있으면 산분해간장에 양조간장을 섞어 만든 것이고, ‘양조간장’으로 되어 있으면 100% 양조간장만 담은 것이다.


4 간장의 맛과 영양을 결정짓는 T.N. 값이 1.5% 이상인 샘표 양조간장 501S. 930ml, 4천8백80원.
5 T.N. 값이 1.7% 이상으로 간장 중 가장 높은 등급에 속하는 샘표 양조간장 701. 930ml, 6천3백 원.
6 간장 맛을 좌우하는 숙성 온도에 초점을 맞춘 해찬들 32 숙성 양조간장. 940ml, 3천8백50원.

왜간장의 채점 기준! 원료, 숙성, 발효, 총 질소 함량
양조간장과 혼합간장을 구별했다면 다음으로 체크할 것은 원료, 숙성, 발효 그리고 맛과 영양을 결정짓는 총 질소T.N.(Total Nitrogen) 함량이다. 브랜드별 라벨을 보면 청정원은 공기 좋고 물 맑은 순창에서 만들며 지하 200m 암반수로 6개월 발효시킨 자연 숙성을 강조한다.

또 MSG, 합성보존료, 색소, 산분해간장, 설탕을 넣지 않았다는 표시는 건강한 간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해찬들은 간장 맛을 좌우하는 숙성 온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간장을 숙성시킬 때 숙성 탱크 안의 온도가 높으면 유산균이 활발해져 신맛이 강해지고 반대로 숙성 온도가 너무 낮으면 발효균이 성장하지 못해 풍미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주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샘표는 좀 학구적으로 모든 라벨에 T.N. 값이 적혀 있다. 간장 맛을 좋게 하는 것은 콩 단백질에서 나온 ‘아미노산’인데 T.N.이 높을수록 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아미노산 함량이 높으면 고소한 감칠맛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왜간장의 원조인 일본 간장의 분류 기준에 따르면 T.N.이 1.2% 이상이면 표준 간장, 1.35% 이상이면 상급 간장, 1.5% 이상이면 특급 간장, 1.6% 이상이면 특선 간장으로 분류된다. 샘표 간장은 맛을 한눈에 수치로 볼 수 있어 편리하며 샘표 외에도 몽고간장 일부 제품에 T.N. 값이 표시되어 있다.


7 혼합간장인 몽고 진 간장 골드. 900ml, 3천4백50원.
8 100% 양조간장이 담긴 청정원 자연 숙성 진간장. 930ml, 3천5백20원.
9 혼합간장으로 한식 고기 요리에 잘 어울리는 몽고 송표 간장. 900ml, 4천9백80원.
10 해찬들 32 숙성 진간장. 100% 양조간장으로 해찬들 간장은 원터치 캡 용기를 사용해 양 조절을 깔끔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940ml, 3천4백50원.
11 우리나라 혼합간장의 대표주자로 T.N. 값이 1.3% 이상인 샘표 진간장 금F-3. 930ml, 4천 원.

우리나라 전통 간장 조선간장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100% 콩으로 빚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후 메주는 된장으로, 여액은 간장으로 사용했는데 이렇게 만든 간장이 조선간장이다. 조선간장은 국간장이라고도 하는데, 밀이 들어가 단맛이 나는 왜간장과 달리 색이 맑고 맛이 깔끔하기 때문에 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리는 국이나 나물무침에 주로 사용한다.


1 T.N. 함량이 1.2% 이상인 샘표 맑은 국간장은 혼합간장으로 만든 국간장이다. 930ml, 4천7백50원.
2 조선간장 특유의 담백한 맛을 살려낸 청정원 자연숙성 국간장. 840ml, 4천 원.
3 샘표 맑은 조선간장은 집에서 직접 담그듯이 콩과 소금만으로 만들어 전통 조선간장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750ml, 5천5백 원.

조선간장의 발전 선생님표 국간장·맛간장
‘국물 맛’이 관건인 국 또는 찌개를 끓일 땐 요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보자. 명문가의 요리 선생으로 널리 알려진 심영순·최경숙 씨는 사제 간. 이 둘이 각각 이롬과 청정원에서 국간장과 맛간장을 출시했다. 스승인 심영순 씨가 이롬을 통해 선보인 ‘심영순 국간장’은 해물 맛과 쇠고기 맛 두 가지로 분류되며 각각 요리의 특성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또 최경숙 씨가 청정원을 통해 선보인 ‘선생 맛간장 소스 탕·찌개용’ 역시 각종 천연 양념이 들어 있어 별도의 양념 없이 요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국간장 너머 국물에 담긴 요리 선생님의 노하우
청정원의 국선생 시리즈는 엄밀히 말해 간장은 아니다. 해물, 야채, 닭, 쇠고기를 우린 국물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제품으로 국간장을 사용해 간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국선생 시리즈는 앞서 소개한 선생님표 국간장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어르신들이 ‘요즘 여자들 살기 편해졌다’는 말에 청정원의 국선생 시리즈가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간장 하나, 페트병에 담긴 국물 하나면 유명 요리 선생님의 맛을 따라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이다.


4 이롬 심영순 해물 맛 국간장은 다시마, 미더덕, 홍합, 가쓰오부시 등을 넣어 개운한 국물 맛을 낸다. 420ml, 7천9백 원.
5 이롬 심영순 쇠고기 맛 국간장은 쇠고기와 국내산 마늘, 대파, 생강, 청양고추를 넣어 진하고 깊은 맛을 낸다. 420ml, 7천9백 원.
6 청정원 선생 맛간장 탕·찌개용은 건멸치, 건새우, 건다시마 등 10여 가지 재료를 우려낸 국물 요리용 간장. 300ml, 3천8백50원.

국간장은 국물 요리에만 이용할까?
국간장은 국물 요리 외에도 나물을 무칠 때 사용하면 유용하다. 신선한 취나물을 여러 번 씻어 데쳐 식힌 뒤 국간장과 참기름 약간만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취나물 무침이 완성된다. 취나물뿐만 아니라 가지나물, 호박나물 등 각종 나물을 무칠 때 소금 대신 넣으면 다른 양념 없이도 맛을 낼 수 있다.

직접 만든 조선간장을 먹고 싶을 땐 장醬 분양 받으세요!
간장을 직접 담가 먹고 싶다면 희망나무 공동체(0505-572-1009, cafe.daum.net/kong1009)에 문의해보자. 이곳은 미리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 매년 겨울 ‘장醬 체험농장’을 연다. 주말농장이 텃밭을 얻어 농사를 짓는 것이라면, 장 체험농장은 장독을 분양받아 장을 담는 것이다. 희망나무 공동체에서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재배한 토종 콩으로 직접 메주부터 만들며 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담은 장은 각자 분양받은 장독에 넣어 안성 방축분교 양지바른 마당에 보관·관리한다. 또 장을 담근 후 필요할 때 신청하면 본인이 담은 장독에서 꺼낸 간장·된장·고추장을 포장해 택배로 집까지 보내준다. 가족이 함께하면 아이들에게 산교육이 될 이 행사는 매년 1회 열리며 모집 기간에 인터넷 카페를 통해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7 청정원 국선생 시리즈 해물·야채·닭·쇠고기. 가정 요리 전문가 최경숙 씨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30년간 갈고 닦은 그의 맛내기 비법을 고스란히 담은 제품. 10여 가지 천연 원료를 엄선해 우린 국물로 설탕, 합성보존료 및 MSG는 첨가하지 않았다. 국물 요리를 기본으로 죽, 김치 등을 비롯해 중식·양식 요리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1ℓ, 2천4백50원.

특화된 쓰임새를 뽐내는 간장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부엌 찬장엔 간장이 두 가지면 충분했다. 왜간장과 조선간장이면 모든 요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에는 필요한 간장이 더 있다. 염도를 낮춘 저염간장부터 조림간장, 만두나 전을 찍어 먹는 소스장과 풍부한 해물 맛을 담은 어간장까지. 간장 한 숟가락이면 원하는 맛을 얻을 수 있는 기특한 간장들을 모았다.


1 샘표 저염간장, 930ml, 5천2백60원.
2 샘표 유기농 양조간장, 930ml, 6천3백 원.
3 몽고 유자간장, 500ml, 5천4백50원.
4 몽고 복분자 간장, 500ml, 6천8백50원.

간장에 분 건강 바람
건강한 식탁을 지키기 위해 간장도 나섰다. MSG, 합성착색료, 방부제 등 건강에 나쁜 첨가물은 이미 대부분 사라졌지만, 한 발 더 나아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간장들이 슈퍼마켓 진열대 한쪽을 당당하게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병 등 짠 음식을 피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금의 농도를 낮춘 저염간장,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한 콩으로 담근 유기농 양조간장, 상큼한 과일을 첨가해 맛은 물론 향까지도 색다르게 만든 과일 추출물 함유 간장 등. 이제 간장 한 숟가락에도 건강을 담아보자.


1 샘표 조림간장, 930ml, 4천2백20원.
2 샘표 향신간장, 450g, 5천4백 원.
3 백설 한술에 조림맛장, 360ml, 3천7백80원.
4 청정원 자연숙성 조림간장, 500ml, 2천7백 원.
5 청정원 선생 맛간장 조림·볶음용, 300ml, 3천8백50원.

기능이 특화된 조림간장
왜간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요리 중 하나가 조림이다. 또 달고 감칠맛 나는 왜간장의 특성을 가장 잘 살려주는 조리 방법 역시 조림이다. 대부분의 조림간장은 양조간장을 기본으로 각종 천연 재료 추출물이 들어 있어 일반 왜간장으로 조림을 할 때보다 풍부한 맛을 낸다. 조림간장은 보통 둘로 나뉘는데, 간장의 역할이 더 큰 제품과 각종 채소와 향신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조미료·향신료 역할이 더 큰 제품이다. 이 역시 라벨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식품의 유형이 양조간장, 혼합간장으로 되어 있으면 간장 맛이 강하고, ‘소스류’로 되어 있으면 조미료·향신료 역할이 크다.


1 백설 한술에 찍어먹는 맛장 소스, 360ml, 3천7백80원.
2 풀무원 생가득 참깨 간장 드레싱, 250g, 2천5백 원.
3 청정원 어장, 230g, 3천2백 원.
4 제주 해어림 어간장, 900ml, 1만 6천 원.

소스로 먹는 간장

국, 탕, 찌개, 조림, 볶음 외에도 간장의 활약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샤브샤브, 생선구이, 만두 등에 찍어 먹는 소스와 생두부나 샐러드 등에 뿌려 먹는 드레싱용 간장이다. 간장을 소스 또는 드레싱으로 사용할 때는 각종 양념을 더해야 하는데, 전용 제품이 출시되어 반갑다.

콩 없는 간장 어간장
간장은 반드시 콩으로 만든다는 편견을 버리자. 제주 전통 간장인 어간장은 등 푸른 생선인 고등어와 전갱이를 3년 이상 일체의 방부제나 첨가물 없이 전통 옹기에서 자연 숙성, 발효시켜 만드는데, 모든 요리에 간장 대신 사용하면 천연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 청정원의 어장은 멸치, 게, 새우 등
각종 천연 해물에 마늘, 대파, 다시마가 들어 있어 요리의 맛을 한껏 살려주는 다용도 해물 소스다.

이화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