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식 양조간장 ‘기코망 간장’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기코망은 일본의 장류 브랜드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일본식 양조간장의 대표라 할 수 있다. 한국 양조간장에 비해 색깔이 연하고 덜 짜며 감칠맛이 강한 편. 간장을 이용하는 우리나라 음식에 기코망 간장을 사용할 수 있다. 뜨거운 밥에 버터와 기코망 간장, (노른자를 덜 익힌) 달걀 프라이를 넣고 쓱싹쓱삭 비비면 고소하고 부드럽고 간이 적당하게 밴 비빔밥 완성. 장조림이나 찌개에도 이용할 수 있는데, 특히 생선 조릴 때 무와 함께 일본식 양조간장을 넣으면 일식집에서 나오는 것처럼 깔끔한 밑반찬을 맛볼 수 있다.
쇠고기 메추리알 장조림 일본식 양조간장으로 조린 장조림은 단맛이 강한 편이다. 우선 조림장부터 만든다. 조림장은 물과 일본식 양조간장, 설탕, 청주를 섞어 준비한다. 그다음 홍두깨살과 삶아서 껍질을 깐 메추리알, 향신 채소(통마늘과 저민 생강, 통후추, 양파, 대파 줄기)가 필요하다. 홍두깨살을 따로 익혀서 냄비에 담고 조림장과 향신 채소를 모두 넣어 중간 불에서 조린다. 조림장이 반으로 준 다음 메추리알을 넣고 국물이 자박할 때까지 익히면 장조림 완성.
2 깨소스 일본은 즉석에서 사용하는 시판 샤브샤브 소스가 발달돼 있다. 부츠캉 브랜드에서 나오는 고마샤브 제품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샤브샤브 소스 중 가장 대중적인 제품. 깨를 곱게 갈아 만든 페이스트가 기본이 되는 고마샤브 제품은 일명 깨소스다. 맛이 고소하고 간이 적당하게 되어 있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의 입맛에 잘 맞는다. 얇게 저민 쇠고기를 살짝 익혀 깨소스에 찍어 먹으면 요리 솜씨가 다소 부족할지라도 ‘음식 맛 좋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 살짝 익힌 참나물을 깨소스에 무쳐도 잘 어울린다. 간이 이미 되어 있으니 소금이나 파, 마늘은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연두부 깨소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질 좋은 지방 등을 고루 섭취할 수 있는 건강 음식치고 이렇게 레시피가 간단하고 맛까지 좋은 음식은 흔치 않을 것이다. 시판 연두부와 살짝 데친 그린 빈스, 달달 볶은 표고버섯, 기본적인 양념장, 그리고 깨소스만 있으면 된다. 우선 연두부는 진간장과 설탕, 참기름을 고루 섞은 양념으로 밑간을 한다. 그 위에 그린 빈스와 표고버섯을 올린 다음 깨소스를 뿌리기만 하면 완성이다. 노릇하게 볶은 잣과 가늘게 자른 김은 선택 사항이다.
3 유즈폰즈 일본 음식 전문점이나 이자카야에서, 또는 일본 만화책에서 자주 접하는 폰즈 소스. 언뜻 폰즈는 쓰유와 비슷해 보이지만 쓰유가 간장에 가다랑어를 우린 것이라면 폰즈는 간장에 식초를 넣었다고 보면 된다. 신맛이 나는 폰즈는 그래서 날생선을 먹을 때 곁들인다. 유즈폰즈는 향긋한 유자즙으로 신맛을 내고 벌꿀로 단맛을 더한 제품. 구운 생선을 찍어 먹으면 생선 본연의 담백한 맛을 잘 느끼게 하며 샐러드 드레싱으로 사용하면 새콤달콤한 맛을 더한다. 시판되는 폰즈는 희석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샤브샤브샐러드 얇게 저민 돼지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간편한 별미다. 우선 샤브샤브용 돼지고기를 준비한다. 끓는 물에 청주를 조금 넣고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힌 다음 차게 식힌다. 양상추나 대파, 파프리카, 청피망 등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모든 재료를 고루 섞어 유즈폰즈를 뿌리면 완성이니 사실 레시피라고 할 것도 없이 간단하다. 단, 돼지고기와 채소의 물기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훌륭한 샤브샤브샐러드를 만드는 노하우라면 노하우일까?
4 쓰유 간장에 가쓰오부시와 다시마 등을 우린 ‘맛간장’이 쓰유다. 보통 물에 희석하여 사용하며 익힌 재료를 찍어 먹을 때 주로 쓴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튀김. 희석한 쓰유에 찍어 먹으면 아삭아삭한 튀김의 질감과 쓰유의 감칠맛이 잘 어울린다. 가장 간단한 쓰유 레시피는 물을 섞어서 다진 쪽파나 간 무, 고춧가루, 겨자 등을 곁들이는 것. 단, 생선 데리야키나 채소 볶음을 할 때, 생식으로 두부를 즐길 경우에는 희석시키지 않고 그대로 쓴다.
쓰유 와사비드레싱, 나물 무침장, 장국 쓰유는 드레싱, 나물 무침장, 장국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쓰유를 넣은 와사비드레싱부터 소개한다. 쓰유에 포도씨오일과 현미식초, 후춧가루를 넣고 와사비 갠 것을 섞은 뒤 재료가 분리되지 않도록 거품기로 잘 저어주면 끝. 싱싱한 채소에 곁들이면 새콤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쓰유로 나물 무침장도 만들어보자. 쓰유에 생강즙과 송송 썬 쪽파, 다진 홍고추, 통깨, 참기름을 넣고 섞은 다음 데친 봄나물에 뿌려서 무치면 된다. 마지막으로 끓는 물에 익힌 우동면이나 국수에 곁들이는 장국으로도 쓰유를 이용해보자. 물 1컵에 쓰유 2~3큰술을 넣어 면을 찍어 먹으면 된다.
5 현미식초 현미밥에 누룩과 물을 넣어 자연 발효시킨 현미식초는 맛이 부드럽고 은은한 향기가 난다. 초밥이나 지라시 스시를 만들 때 질이 낮은 식초를 쓰면 자칫 좋지 않은 냄새가 날 수 있는데 현미식초는 그럴 염려가 없다. 현미식초를 연하게 희석하여 음료수 대용으로 꾸준히 마시면 변비를 예방하고 안색이 맑아지며 비만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초밥이나 음료수용 이외에 현미식초는 오이냉채나 샐러드 드레싱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라시 스시 지라시 스시, 일명 섞음 초밥은 한입에 쏙 들어가게 만든 초밥과는 달리 우리네 비빔밥처럼 배합초를 섞은 밥에 여러 가지 식재료를 올린 형태다. 배합초는 밥 세 공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식초 1/2컵에 설탕 2~3큰술과 소금 2/3작은 술을 섞어 만든다. 밥이 뜨거울 때 배합초를 끼얹어 나무 주걱으로 살살 섞는 과정이 중요하다. 보통 밥에 올리는 재료로 연근과 참치가 있다. 끓는 물에 식초를 넣어 얇게 저민 생강과 연근을 살짝 데치고 냉동 참치는 해동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조미된 유부와 가늘게 채 썬 쪽파도 필수. 배합초로 맛을 낸 밥에 준비한 모든 재료를 올리면 된다.
6 가쓰오부시 말린 가다랑어를 대패로 밀어 만드는 가쓰오부시는 일본인들에겐 우리네 ‘베스트 육수 재료’인 멸치와 같은 존재. 감칠맛이 강한 가쓰오부시 육수는 국, 우동, 전골 등 모든 국물 요리에 이용한다. 가쓰오부시는 끓이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물이 끓으면 집어넣고 곧바로 불을 꺼야 한다. 가쓰오부시를 가라앉힌 다음 체에 밭쳐 국물만 사용하는데 이때 가쓰오부시가 아깝다고 짜면 비린내를 더하는 격이다. 가쓰오부시는 다코야키(반죽에 문어를 섞은 것)와 오코노미야키(일본식 빈대떡), 두부, 밥 등에 그대로 뿌려 먹기도 한다.
후리가케 주먹밥 뜨거운 밥에 솔솔 뿌려 비비면 특별한 반찬이 필요 없는 후리가케. 가쓰오부시로 만든 후리가케는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난다. 국물을 우리고 남은 가쓰오부시는 꼭 짜서 물기를 없앤다. 이를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달달 볶는데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며 수분을 최대한 날린다. 보슬보슬하게 볶은 가쓰오부시에 양념을 조금씩 넣어가면서 계속 볶는다. 양념은 청주에 올리고당과 일본식 양조간장, 참기름, 통깨를 섞어서 만든다.
7 메밀국수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 소바는 주로 뜨거운 국물이나 차가운 간장, 쓰유 등에 찍어 먹는다. 소바를 요리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삶은 소바의 물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 그래야 양념 맛이 희석되지 않고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 일본 식재료 전문점의 건조 메밀국수는 메밀 함유량이 많아서 익혔을 때 본연의 구수한 맛이 나고 씹는 맛이 부드럽다. 나른한 봄날 입맛 없을 때 면발이 탱탱한 소바를 쓰유에 곁들이면 별미다.
마를 갈아 넣은 메밀국수 마를 갈아서 넣은 이 요리는 건강식으로 으뜸이다. 미끄덩한 마의 질감과 짭조름한 명란젓, 소바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울리는데 여성들이 주로 좋아한다. 끓는 물에 소바 면을 펼쳐 도중에 젓가락으로 잘 풀어 가면서 끓인다. 5~6분 동안 팔팔 끓여 면발이 익으면 채에 밭쳐 차가운 물에 잘 헹군다. 체에 밭쳐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넓은 그릇에 소바를 담고 껍질을 깎아 곱게 간 마를 듬뿍 올린다. 강판에 곱게 간 무와 송송 썬 쪽파, 가늘게 자른 김, 명란젓, 겨자를 곁들이고 쓰유를 넉넉하게 끼얹어 먹으면 된다.
8 미소 한국 된장은 주원료가 콩이지만 일본 된장 미소는 콩에 쌀이나 보리, 밀 등 곡물을 섞어 단맛이 난다. 콩 함량이 높은 적된장과 쌀 함량이 높은 백된장이 있다. 미소는 국 외에 조림과 무침, 구이에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의 토종 된장은 오래 끓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지만 미소는 그 반대. 다른 재료를 완전히 익힌 뒤 마지막으로 미소를 넣어 한소끔 끓여 불을 바로 끈다. 미소의 단맛을 줄이고 싶을 때는 한국 된장과 미소를 반씩 섞어 이용해도 된다. 특히 생선을 미소에 재워 구우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간이 적당하게 밴다.
톳나물무침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미소에 무친 톳나물무침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하기 쉬운 봄에 먹으면 좋다. 다소 밋밋한 맛의 톳에 미소를 곁들이면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 우선 미소와 현미식초를 동량으로 섞은 뒤 다진 생강과 다진 파, 설탕, 통깨를 입맛에 맞게 넣어 무침장을 준비한다. 깨끗이 씻은 톳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는데, 찬물에 헹궈야 톳의 탱탱한 질감이 살아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다음 무침장에 고루 버무리면 된다.
9오코노미야키 가루 일본식 빈대떡으로 양배추와 여러 가지 해산물 등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 안주나 간식으로 먹는 오코노미야키. 오코노미야키는 관서식과 관동식이 있다. 관서식은 생김새나 만드는 법이 좀 더 얌전하다. 반죽을 깔고 그 위에 원하는 식재료를 올린 다음 다시 반죽을 올리는 식이다. 그러나 관동식은 반죽에 모든 재료를 섞어 한 번에 구워낸다. 켜켜이 재료를 달리 넣은 관서식 오코노미야키 맛이 더 좋다 .
오코노미야키 시판하는 오코노미야키 가루 2백g 기준으로 물 1컵과 달걀 2개를 넣어 고루 반죽한다. 양배추와 당근은 채 썰고 새우 등 해산물은 소금물에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반죽에 모든 재료를 고루 섞어 빈대떡 굽듯 부치면 된다.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른 프라이팬에 반죽을 올리고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지는데 뒤집을 때 부서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식료품점에서 파는 오코노미야키 전용 소스를 뿌리면 본토에서 먹는 것과 제법 비슷한 오코노미야키 맛을 볼 수 있다. 뜨거울 때 가쓰오부시를 듬뿍 뿌려 내면 된다. 마요네즈를 함께 뿌리면 더 고소하다.
10 우메보시 매실을 식초와 소금에 절여 신맛이 강한 우메보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절임 식품. 1950~196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일본인들에게 우메보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이다. 생활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흰 쌀밥이 가득 들어 있는 도시락 한가운데 우메보시 한 알을 올려두면 그것 하나를 반찬 삼아 한 끼 식사를 했다고 한다. 그 모습이 일본 국기 같다고 하여 ‘히노마루벤토’라는 말이 있을 정도.매실이 해독 작용이 뛰어난 열매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더운 날 우메보시를 잘게 잘라 주먹밥을 만들면 한나절을 두어도 쉰내가 나지 않는다. 곱게 으깬 뒤 체에 걸러 샐러드 드레싱으로 사용해도 입맛을 돋운다.
쑥갓우메보시무침 우메보시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그 신맛에 ‘이걸 어떻게 먹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우메보시는 사용할 만한 데가 많다. 잘게 다져 나물 무침에 넣으면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 우선 우메보시의 씨를 발라내어 과육을 다진다. 양조간장(진간장으로 잘 알려진)으로 간한 다음 살짝 데친 쑥갓에 넣어 버무리면 끝.
일본 식재료, 어디에서 구입할까?
온라인 쇼핑몰 재팬푸드(www.japanfoodmall.com)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후리가케와 식초, 양조간장, 쓰유가 눈에 띈다. 모리나가, 기코망, 니신, 후지야 등 여러 가지 브랜드를 보유한 것이 특징. 니혼마트(www.nihonmart.com)는 식재료 이외에 일본 가정에서 쓰는 여러 가지 조리도구도 함께 소개한다. 상세한 조리법과 제품 설명서가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성게알해파리무침’, ‘삶은 에다마메(풋콩)’ ‘호타루 이카(오징어의 한종류)절임’등 시중에는 잘 판매되지 않는 식재료를 볼 수 있다. 마니아들이 주로 이용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수입 식품 코너 요즘 많은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수입 식품 코너에서는 다양한 일본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점과 신세계 백화점 본점,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 등이 특히 수입 식품 종류가 많다. 대형마트 중에서 홈플러스의 수입 식품 가짓수와 종류가 가장 많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