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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웨어하우스 HM 낡은 창고의 변신
유럽, 뉴욕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아온 디자이너 빈센트 림과 일레인 루가 그들의 다국적 정서를 투영한 주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홍콩섬 남쪽, 산업 단지에 인접한 창고형 아파트먼트. 인더스트리얼 요소를 인테리어에 다채롭게 적용하는 뉴요커의 로프트가 홍콩에 있다면 바로 이런 무드가 아닐까?

낡은 창고를 개조한 홍콩의 아파트먼트. 오픈 스튜디오 형태의 열린 구조로 철문을 사이에 두고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으로 나뉜다. 철제 문 윗부분은 유리로 마감해 거실 쪽의 채광을 침실 안쪽으로도 충분히 끌어들이는 아이디어도 주목할 만하다. 문을 모두 열어두면 반려견과 반려묘가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다.
홍콩섬 남쪽, 산업 시설이 즐비한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한 ‘Warehouse HM’은 그림과 베이킹을 즐기는 작가 부부와 다섯 마리의 반려동물이 함께 사는 공간이다. Warehouse HM이라는 이름처럼 오랜 시간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을 스위트 홈으로 변신시킨 디자이너는 바로 2017 메종&오브제에서 라이징 아시안 탤런트로 선정된 림플러스루Lim+Lu 스튜디오. 코넬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 맨해튼에서 활동한 빈센트 림Vincent Lim과 일레인 루Elaine Lu가 2013년에 설립한 림플러스루는 최근 홍콩으로 이주하며 홍콩 특유의 집합 주택에 다국적 감성을 접목한 작업을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게스트 욕실. 샤워 부스에 밝은색 타일로 포인트를 줬다.

빛이 들어오는 공간은 거실과 그림 작업실 등 부부가 창의적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거실 등 모든 가구는 건축주가 기존에 사용하던 것으로 패브릭 소파에 맞춰 내추럴한 나무 바닥을 선택했다.

빨간색 캐비닛으로 포인트를 준 현관. 현관 입구와 작업 공간은 유지·보수하기 쉽도록 콘크리트 바닥을 시공했다. 왼편의 육중한 철문을 열면 다이닝룸과 거실이 펼쳐지는 구조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집주인을 위한 작업 공간.
“우리는 공간에도 문맥이 있다고 믿어요. 집을 설계할 때는 거주자의 성격이 공간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죠. 집주인은 동물 애호가로도 유명한데, 가장 먼저 다섯 마리의 반려견과 반려묘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을 주문했죠.” 242㎡, 73평 정도의 건물은 이전에 창고로 사용한 탓에 주거 공간에 응당 있어야 할 주방과 욕실 시스템이 없었다. 게다가 건물 한쪽에만 창이 난 구조로 채광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빈센트와 일레인은 산업 단지에 인접한 지역 특징에서 착안해 뉴욕 로프트를 모티프로 오픈 스튜디오 형태의 열린 구조로 큰 틀을 잡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분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 그림 그리기와 베이킹이 취미이며, 집에서 요리 클래스를 진행하는 부부를 위해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다이닝룸을 배치하고, 부부의 사적 영역인 침실과 마스터 욕실을 가장 멀찍이 배치하는 식이다.

사적 공간 가장 안쪽에 자리한 마스터 욕실. 원래 창고이던 건물의 성격을 가장 두드러지게 반영하는 공간으로, 벽면을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철제 문 윗부분을 유리로 마감해 빛이 충분히 들어온다.

오른쪽 베이킹 클래스를 진행하는 다이닝룸. 빨간색 소방 파이프에 착안해 철제 파이프 구조의 다이닝 테이블을 제작한 후 테이블에 바퀴를 달아 이동하기 편리하다.
충돌, 과감한 믹스 매치를 즐겨라
집은 마치 창고 안에 또 하나의 아파트를 지은 것처럼 육중한 철제 문 안쪽으로 침실과 마스터 욕실을 구성한 것 또한 특징이다. 침실과 욕실이 나란히 자리한 구조로 문을 열면 공간이 레이어드되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홍콩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작은 공간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 샘솟아요. 사실 침실과 마스터 욕실은 집 전체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거실과 나란히 자리한 구조로 문을 하나하나 열면 하나로 탁 트여 개방감이 느껴지죠. 가장 안쪽에 있는 욕실까지 채광을 만끽할 수 있도록 철제문 상단을 유리로 마감했고요. 이처럼 아파트의 ‘벽’만 없애도 생활의 구성이 훨씬 다채로워질 수 있어요.” 디자인을 하면서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기존의 러프한 무드를 유지하는 것. 빈센트는 창고의 원형을 유지하며 새로운 것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콘크리트와 고재 나무, 강철 팔레트(징크)를 주 마감재로 활용했다. 이전 창고 건물에서 화재 대비 시스템으로 사용하던 빨간색 파이프도 그대로 뒀는데, 팝한 레드 컬러가 블랙 철제문과 대비를 이루며 공간에 확실한 포인트가 된다. 욕실과 작업 공간의 바닥은 유지·보수하기 쉽도록 콘크리트로 마감해 덥고 습한 홍콩 날씨에 반려동물이 바닥의 냉기를 즐기기 좋다. 반면 생활공간에는 래미네이트laminate 바닥재를 사용해 나무 바닥의 온기는 유지하면서 반려동물의 배설물이나 털을 쉽게 청소할 수 있다. 거실의 화이트 소파와 이케아의 빨간 캐비닛, 중국풍 고재 장식장, 병풍과 도자 등 모든 가구는 건축주가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목재와 콘크리트, 패브릭과 타일 등 부드럽고 단단한 재료를 믹스 매치해 재미를 줬다. “가구나 소품의 믹스 매치뿐 아니라 홍콩의 창고형 공간에 뉴욕 로프트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것 또한 동서양 문화를 조화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와 일레인에게 ‘행복이 가득한 집’의 의미도 그렇습니다. 사람과 동물, 다른 스케일, 컬러와 텍스처, 그리고 좋아하는 모든 것이 믹스 매치되어 서로 즐거운 스파크를 일으키는 공간이 바로 행복이 가득한 집 아닐까요?”


림플러스루Lim+Lu는 빈센트 림Vincent Lim과 일레인 루Elaine Lu가 2013년 설립한 건축·디자인 스튜디오. 빈센트 림은 코넬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KPF 뉴욕의 건축사로 활동했으며, 일레인 루는 티파니를 비롯한 리테일 공간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ICFF 2014에서 가구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으며 홍콩으로 이주해 현재 홍콩을 기반으로 뉴욕, 중국의 호텔과 주거, 상업 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7 메종&오브제에서 라이징 아시안 탤런트로 선정됐으며, 2017 AD 중국이 선정한 100명의 영향력 있는 건축가&디자이너로 꼽혔다. 네리&후의 행보와 마찬가지로 건축·인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주거 공간에서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가구 디자인까지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페어에 출품하고 있다.

글 이지현 기자 사진 니루트 번자반포트Nirut Benjabanpot 취재 협조 Lim+Lu(www.limandlu.com)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