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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멋스러운 집 안 꾸임을 도와줄 [가드닝 5] 우리나라 꽃 BEST 8
미니멀 시대에 조상들의 지혜로 아로새겨진 전통 조경 정신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조경을 할 때 인위적으로 장식하거나 변형하는 일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 환경과 조건을 받아들였다. 있는 그대로를 수용한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하니 자연과 환경에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조경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돌이 있으면 돌 위에 정자를 짓고, 물이 고이는 곳이 있으면 물 범람을 방지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 창덕궁 후원,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 강진 다산초당 등 지금까지 남아 있는 정원이나 주택 가운데 빼어난 조경미를 자랑하는 곳은 모두 자연 환경과 조건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인위성을 최소화한 미니멀한 조경을 보여준다. 자연을 빌려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를 부여해 자세를 바로했던 전통 조경 정신을 찾아 나섰다. 격랑의 세월 속에서도 아취雅趣를 잃지 않은 전통 정원과 선조들의 조경 정신을 담고 있는 현대 공간을 살펴보고, 더불어 전통 조경의 뜻을 빌린 화초 데커레이션 아이디어 아홉 가지를 제안한다.

사실 완전한 우리나라 꽃이 있을까? 어떤 것은 중국에서 오래전에 건너왔고, 또 어떤 것은 지구 반대편에서 다른 이름으로 같은 꽃을 피운다. 우리 땅에 터를 잡고 살며 곤충과 사람과 정든 사이에 친근한 우리 꽃으로 인식된 것일 뿐. 집 안 꾸밈에 도움이 될 정겨운 우리 꽃을 소개한다.

개나리 개나리는 3~4월에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며 봄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알리는 꽃이다. 흔하고 익숙해서 예쁘다는 생각을 잘 못하지만, 선명한 노란색으로 집 안에 화사한 봄기운을 전하기 좋은 꽃나무다. 매년 3월쯤이면 꽃 시장에 개나리가 절화로 많이 나온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으며, 봄에 꽃이 먼저 피고 진 후에 잎이 나서 여름 내내 푸르다. 가을에는 열매가 열리는데 해열, 이뇨에 효과가 있어 약재로 쓰인다. 원산지는 중국으로 알려져 있다.

동백 옛날부터 동백나무는 꽃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심었으며 가구재로도 쓰였고 종자에서 짠 기름은 머릿기름과 식용으로 이용되는 등 우리네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었다. 흔히 진한 붉은색의 동백꽃을 떠올리지만, 종류에 따라 흰색과 붉은색, 꽃이 활짝 열려서 피는 것, 반쯤만 열리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2월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3월에 절정을 이루며 4월 초까지 그 멋을 즐길 수 있다. 절화와 화분 모두 판매한다. 동백꽃은 꽃잎이 벚꽃처럼 날리지도 않고 장미처럼 시들지도 않다가 꽃이 지기 전 꽃송이가 통째로 떨어진다. 꽃이 지는 방식이 독특하고 생김이 강렬해서인지 여러 가지 슬픈 전설이 함께 전해진다.

매화 운치가 있고 품격이 높아 예로부터 선비들에게 사랑받아온 꽃나무. 꽃은 2~3월에 잎보다 먼저 연한 홍색으로 잎겨드랑이에 피는데 향기가 짙다. 매화나무의 열매가 바로 매실이며 매실은 여러 가지 좋은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술, 요리, 약재 등에 두루 쓰인다. 원산지는 중국. 관상용으로 마당에 심기도 하고, 꽃 시장에서 절화로 판매된다. 꽃이 아름다우면서도 요란스럽지 않고 가지의 선이 굵어 동양적인 운치를 살리기에 좋다. 초봄에 절화로 판매된다.

조팝 꽃이 핀 모양이 마치 좁쌀을 튀겨놓은 것 같다 해서 ‘조밥나무’라고 하다가, 차차 그 발음이 강해져 ‘조팝나무’가 되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데, 4〜5월에 가느다란 가지마다 휘어질 듯 흰색 꽃송이들이 달린다. 잔잔한 흰 꽃 20~30개가 송이를 이루어 수더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우리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군락을 이루어서 자생한다. 3~5월에 꽃 시장에서 절화와 화분으로 판매한다.

수련 진흙 속에서 고운 꽃을 피우고 그 꽃이 결코 현란하거나 요염하지 않아 ‘꽃 가운데 군자’라 일컬어진다. 선비들의 ‘깨끗한 벗’으로도 칭송받았다. 5~9월에 흰색, 분홍색의 꽃이 피는데 정오경에 꽃이 피었다가 저녁 때 다시 봉오리가 오므라든다. 40종 내외의 기본 종과 많은 인공 잡종이 있으며 모두 수련으로 통한다. 6~8월 여름 시즌 꽃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꽃이 크고 동양적인 느낌이 강해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해준다. 유리 화기나 물확에 띄워놓으면 멋스럽다.

모란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한 모란은 동양에서는 ‘화중지왕花中之王’으로 불리며 꽃 중의 꽃으로 칭송받았다. 부와 풍요를 상징해 ‘부귀화富貴花’라고도 불린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선덕여왕이 중국에서 전해진 모란꽃 그림을 보고 ‘나비가 없으니 이 꽃은 향기가 없을 것’이라 말한 기록이 남아 있다. 실제 모란꽃 그림에는 벌과 나비를 같이 넣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모란에 향기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모란은 매력적인 향을 지니고 있다. 5월에 꽃이 피며 절화로 판매된다.

작약 작약은 모란과 비슷하지만 모란은 나무이고 작약은 풀이다. 모란이 먼저 피고 작약은 뒤이어 5~6월에 피며, 모란이 겹꽃이 많다면 작약은 홑꽃이 많다. 작약은 꽃 모양이 크고 그 풍부함이 함지박처럼 넉넉하다 해서 함박꽃이라고 한다. 꽃은 흰색, 붉은색, 분홍색이 있으며 10장 정도의 꽃잎으로 풍성한 꽃이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핀다. 뿌리는 진통·해열 효과가 있어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꽃이 화려하고 아름다워 한두 송이로도 공간을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5~6월에 절화로 판매한다.

산수국 산수국山水菊은 한자 이름에서 보듯 산에서 피어나는 국화를 뜻한다. 꽃 모양은 국화와 많이 다르지만 그 기품이나 아름다움에 빗대어 이름이 붙여진 듯히다. 산수국은 크게 두 종류의 꽃이 모여 하나의 원반 같은 커다란 꽃차례를 만든다. 가운데 있는 꽃들은 유성화로 번식을 담당한다면, 가장자리의 꽃들은 무성화로 수술과 암술은 퇴화했으나 화려한 모습으로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우리 산야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제주도나 지리산 등지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아는 수국은 일본 원산의 수종으로 화려함은 더하지만 종자를 맺지 못한다. 산수국은 7~8월에 꽃이 피고, 꽃 시장에서 화분으로 주로 판매한다.

꽃 시장, 어디로 가볼까?
서울 양재동 양재화훼공판장(02-579-8100)에 가면 꽃 도매점을 포함해 4백여 개 화훼 및 원예 관련 점포가 있어 다채로운 화분과 절화, 가드닝 도구를 구입할 수 있다. 구파발 화훼단지(보리수화원 02-388-0167), 과천 남서울꽃집하장(정성농원 02-502 -7926), 부산 중앙꽃시장 (051-633-5557), 대구 불로동 화훼단지 (053-982-2300) 등도 저렴하게 꽃나무를 구입할 수 있는 큰 꽃 시장이다. 인터넷으로는 www.treeok.co.kr이나 www.treeinfo.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허브 씨앗에 관심이 있다면 www.herbseed.com, www.herb5.co.kr을, 상추·새싹채소 등 길러 먹는 채소에 관심이 있다면 www.asiaseed.co.kr을 참고하면 좋다.

키우는 기쁨 더해주는 책
<실내 화초 기르기>
(안냐 플레미히 저/ 베텔스만) 여행 갈 때 화초에 물 주기는 어떻게 할까? 화초에 응애가 생겼을 때는? 실내 가드닝에서 부딪히는 온갖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는 책. 화분 자리 정하기, 물과 비료 올바르게 주기 등 기본적인 실내 화초 관리법과 요긴한 토막 정보가 실려 있다. <솟아라 나무야>(임경빈 저/ 다른세상) 풀과 나무의 차이를 아는가? 풀은 겨울 동안 지상부가 없고 나무는 겨울에도 지상부가 존재한다. 당연한 듯 몰랐던 상식부터 생육 조건, 약용 효과 등 수십, 수백 종류의 우리 나무 이야기를 평생 나무를 공부해온 학자 임경빈 씨가 들려준다. 이 땅에서 뿌리 박고 숨 쉬는 나무에 대한 애정 어린 백과사전. <리네아의 이야기>(크리스티나 비외르크/ 미래사) 식물을 좋아하는 리네아가 다양한 식물을 가꾸면서 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간다는 내용. 일러스트 등의 입체적인 구성으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이와 어른이 모두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꼬마정원> <신기한 식물 일기> 등의 시리즈가 나와 있다.

손영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