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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골목길 그 의자
볕 좋은 날 고추 말리는 풍경, 집집마다 하나씩 꺼내어 온 모양도 색깔도 각각 다른 플라스틱 의자, 그리고 그 의자를 쉼터 삼아 저녁상에 오를 반찬거리를 다듬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할머니들…. 과거 ‘골목’ 하면 떠오르던 단골 풍경이다. 을지로 철강소, 계동, 덕수궁 돌담길, 낙산성곽길까지…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는 서울의 골목길을 걸었다. 건물보다 사람, 생활이 먼저 보이는 그곳에서 만난 감성 충만한 ‘스트리트 퍼니처’, 그 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 가도록.

덕수궁 돌담길_ 사색의 자리
서울에서 가장 운치 있는 길로 꼽히는 정동의 덕수궁 돌담길. 덕수궁을 비롯해 구 러시아 공사관, 배재학당, 정동 제일교회까지 구한말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이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스민 근대 문화의 흔적에 저절로 사색에 잠기게 된다. 지난해부터는 영국 대사관이 점유하면서 철문으로 굳게 막혀 있던 100여m의 구간이 개방되어 고종과 순종이 제례 의식을 행하던 길의 일부를 둘러볼 수 있게 됐다.

한옥의 기와지붕, 돌담처럼 담담하게 풍경과 동화되는 아트 퍼니처의 매력! 거대한 스케일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도자 조형물은 이능호 작가의 작품으로 조은숙갤러리 판매. 핑크·블랙·그레이 스툴은 백시멘트를 소재로 수묵화의 농담과 상감기법을 표현한 이머전스 시리즈로 김정섭 작가 작품. 지우산에서 모티프를 얻은 스탠드 조명등과 나주반에서 모티프를 얻은 데이베드는 황태임 작가 작품으로 <슬로우퍼니처> 전시. 장미목에 완초를 올린 메터리얼 컨테이너 스툴과 현무암을 상판으로 사용한 벤치는 서정화 작가 작품. 지우산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홍춘수 선생 작품으로 예올, 달을 형상화한 도자 오브제는 권나리 작가 작품으로 챕터원 판매.

경의선 책거리_ 여행자의 쉼터
수명을 다한 철로를 중심으로 조성한 경의선 책거리. 거리 곳곳에는 출판사가 운영하는 서점 등 부스 열 개가 자리하는데 미래 산책, 창작 산책 등 부스 이름에는 모두 산책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책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길이라는 특성을 살렸다. 그중에서도 여행객의 포토 존으로 유명한 곳은 바로 옛 철로와 역사를 재현한 ‘책거리역’. 도심 한복판 기찻길 쉼터에서 햇살을 즐기며 책 한 권 읽다 돌아가도 좋다. 문의 gbookst.or.kr

산책길을 더욱 경쾌하게 만들어주는 디자인 스툴과 접이식 의자! 나무 벤치에 걸친 러그와 니팅 쿠션은 이헤베뜨 판매. 골드 금속 다리로 포인트를 준 후프 스툴은 주란디자인 제품. 그래픽 패턴이 돋보이는 GUR 러그 시리즈는 오타피스 제품으로 데이글로우 판매. 검은색 접이식 의자는 디자인하우스 스톡홀름 제품으로 이노메싸, 자주색과 노란색 아웃도어 체어는 마이오리 제품으로 마이알레, 갈색 카펫은 이헤베뜨, 그래픽 패턴 러그는 오타피스 제품으로 데이글로우 판매. 플라스틱 섬유를 위빙해 만든 펜던트 조명등은 김유정 작가 작품. 자전거는 루트코리아 판매.

계동 골목_ 참새 방앗간
옛것들 사이에서 현대적인 것이 싹을 틔우며 변화하는 거리. 계동 골목에 들어서면 유난히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바로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노포의 흔적 때문이다. 40여 년간 고소한 한국의 맛을 지켜온 대구참기름집, 어머니에서 아들로 대를 이어 운영 중인 왕짱구분식, 목욕탕의 흔적을 간직한 쇼룸, 정통 은염 프린트 방식을 고수하는 흑백 사진관…. 골목이 품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는 이 골목을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 듯이 다시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옛 골목에서 흔히 보던 고추 말리는 풍경. 수공예 감성의 대나무 벤치와 컬러 위빙 체어가 정겨운 동네 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기와 모티프 스툴은 류종대 작가 작품. 그릇을 쌓은 형태로 디자인한 쿠엔코 스툴은 요를레이스튜디오, 대나무와 금속 프레임을 조합한 벤치는 보머스디자인 제품. 컬러 그물망을 엮어 손으로 만든 반줄리 체어는 모로소제품으로 모로소 코리아, 벽에 세운 원단은 피에르 프레이 제품으로 다브 판매.

을지로 철공소길_ 활력 넘치는 철의 골목
공구나 철물 등 금속을 다루는 공업소와 인쇄소, 가구·조명등·타일·도기 등을 품목별로 판매하는 상점이 골목마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을지로. 최근에는 세운상가 재생 사업과 복고풍 카페, 청년 예술가의 창작 공간 등 문화적 이슈로 대중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옛 손글씨체 간판이 남아 있는 공업소 사이로 간판도 없는 아지트 같은 새로운 공간들이 스며들어 또 다른 영감을 발현하는 삶의 현장, 을지로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금속이라는 물성에 집중해 자신만의 독창적 디자인 작업을 펼치는 젊은 창작자의 작업이 골목에 생동감을 더한다. 왼쪽의 전봇대 앞에 놓인 박진일 작가의 드로잉 시리즈 체어는 이도갤러리 판매. 나무 다리에 산화한 듯한 금속 상판을 2단으로 조합한 2WEEKS 스툴은 소동호 작가와 김윤진 작가 협업 작품. 사용한 오일 드럼통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테이블은 픽스업사이클링 제품. 철근 파이프 다리가 인상적인 박성철 작가의 파란색 옻칠 스툴은 조은숙갤러리 판매. 미러 가공으로 표면을 마감한 도깨비 스툴은 김지윤 작가, 오직 파이프 프레임으로 형태를 완성한 파란색 코비 하이 체어는 최중호 스튜디오 제품. 골드로 마감한 라스트 스툴은 헴Hem 제품으로 이노메싸 판매.

돈의문 박물관마을_ 건축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서울 골목 투어의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시대 한옥부터 일제강점기의 적산 가옥, 1970년대의 슬래브지붕 집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여러 건축물이 혼재되어 마을 전체가 박물관이자 전시관이 된 것.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전시와 노천 공연이 마련되어 근처 직장인,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나들이객 모두 즐거운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문의 www.DMVillage.info

수백 년간 그 자리에 있는 아름드리나무 그늘 아래, 나무둥치와 새집을 닮은 스툴, 조명등이 살포시 놓였다. 라탄 소재로 새 둥지를 형상화한 스핀 스탠드 조명등과 나무둥치를 형상화한 로그 스툴은 제르바소니, 합판 소재 커피 테이블은 핏츠, 케인 소재로 내추럴한 무드를 극대화한 레 베르나르드LES BERNARDES 벤치는 에이치픽스, 벤치와 의자에 올린 다양한 새 오브제와 실버 물뿌리개는 마이알레 판매. 신비로운 식물 왕국을 표현한 메탈릭한 벽지는 다브 제품.

이화동 벽화마을_ 쉬어 가게
2006년부터 ‘낙산 공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네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고 공공 예술 작품이 설치되면서 관광 명소로 떠오른 이화동 벽화마을. 한때 재개발 문제로 원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벽화에 기대어 연신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여전히 활기가 가득하다. 마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벤치가 눈에 띄는데,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수고한 방문객이 잠시 앉아 쉴 수 있도록 배려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천사 날개 아래 놓인 펑키한 디자인의 벤치와 의자가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듯 동화된다. 알루미늄의 조합만으로 심플하게 디자인한 의자(빨간 등받이)와 구조 역할을 하는 빔을 조합해 만든 파란색 원 빔 벤치는 모두 피트 헤인 이크 제품으로 에이후스, 채소심다 시리즈 쿠션은 마이알레 판매. 시장에서 쓰다 버린 의자 두 개를 벤치로 만들어 은박지로 래핑한 토킹 체어는 박진우 작가 작품으로 갤러리 커먼룸 전시. 바다 쓰레기와 황동을 조합한 조명등은 이혜선 작가 작품으로 아원갤러리 판매. 의자 위에 금박을 입히고 레진으로 코팅한 웻 페인트 체어Wet paint chair는 박진우 작가 작품.

낙산성곽길_석양을 품다
복잡한 도심에서 사람들과 뒤엉켜 활기찬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야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하는 것 또한 도시 산책의 묘미다. 성곽을 따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다 보면 깊게 물든 하늘 아래 서울의 멋진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낙산성곽길. 해가 어스름해지면 성곽길을 따라 조명등이 켜져 낭만 가득한 인생샷을 남길 수도 있다.

서울의 백만 불짜리 야경을 배경으로 스스로 빛나는 크리스털 가구와 아웃도어 조명등! 책을 모티프로 한 루미오 클래식 조명등은 루밍 판매.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색을 아크릴에 물들여 표현한 크리스털 시리즈 테이블은 윤새롬 작가 작품으로 라흰갤러리, 손잡이가 달린 랜턴 조명등과 개구리 오브제는 이혜선 작가 작품으로 아원갤러리 문의. 내부에 조명을 삽입, 야외에서 조명 박스 역할을 하는 인앤아웃 아웃도어 소파와 오토만은 제르바소니 판매.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란 공원이나 가로 또는 광장 등에 설치된 기물을 말한다. 주택의 방마다 적절한 가구를 갖추어야 집이 안온해지는 것처럼 거리도 가로등, 가로수, 벤치, 의자 등을 적절히 갖춰야 안락한 도시가 된다. 최근에는 ‘공공디자인은 곧 생활’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가구로 인식하는 개념이 강한데, 누구나 함께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스트리트 퍼니처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사용자의 편의는 물론 도시의 미관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스트리트 퍼니처를 디자인할 때는 안정성, 유지·관리의 편의성, 심미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촬영 협조 갤러리 커먼룸(zin227@daum.net), 김유정 작가(kimyoojung.com), 김정섭 작가(ultrasup1@naver.com), 김지윤 작가(02-3334-4999), 다브(02-542-7770), 데이글로우(02-6397-9937), 라흰갤러리(02-534-2034), 루밍(02-6408-6700), 루트코리아(070-8160-1098), 류종대 작가(ryujongdae.com), 마이알레(02-3445-1794), 모로소(02-3442-1952), 보머스 디자인(vomusdesign.com), 서정화 작가(jeonghwaseo.com), 소동호 작가(sodongho.com), 아원공방(02-735-3482), 에이후스(02-3785-0860), 예올(02-735-5878), 요를레이스튜디오(010-9274-5052), 윤새롬 작가(saeromyoon.com), 이노메싸(02-3463-7752), 이도 아뜰리에(02-722-0756), 이헤베뜨(070-8804-6495), 이혜선 작가(chs5482@naver.com), 제르바소니(070-4209-0827), 조은숙갤러리(02-541-8484), 주란디자인(jurandesign.com), 챕터원(02-763-8001), 최중호 스튜디오(joonghochoi.com), 펜타컴(02-547-5905), 픽스업사이클링(fixupcycling.co.kr), 핏츠(070-4206-4228), 황태임 작가(010-3307-2160)

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스타일링 최지아(가라지) | 디지털후보정 박경섭 | 어시스턴트 성하영 인턴 기자, 하해지(가라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