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찾아서 한韓 스타일 주방으로 유럽을 사로잡다
세계적 스타 디자이너에게는 ‘신상품’을 발표하는 무대, 신진 디자이너에게는 세상을 향한 참신한 도전의 기회.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우리 시대 생활 문화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재치 있게 표현하는 세상의 모든 디자이너의 작품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행복>은 지난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장을 방문해 올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속속들이 취재, 분석했습니다. 여러분의 공간과 삶이 ‘디자인’으로 풍성해질 수 있는 지표, 지금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넵스Nefs

1 전시에 참여한 넵스 정해상 대표.
2 단청 기둥 모티프의 수납장.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 박람회지만 지난 51년간 우리나라 가구 브랜드가 전시에 참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하지만 이제 이 의외의 기록은 깨졌다. 주방 가구 브랜드 넵스에서 2년마다 한 번 열리는 특별 주방 전시 ‘유로 쿠치나’에 참여해 한국의 주방 디자인을 세계 시장에 당당히 소개했기 때문. ‘고향의 봄(Morning Calm)’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넵스의 주방 가구는 세계적 주방 가구 브랜드의 열띤 경연이 펼쳐지는 현장에서 고요한 카리스마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예가 국당 조성주 선생의 한글 캘리그래피를 반투명 에칭으로 표현한 패턴을 도어 표면에 접목해 한국 전통의 미학을 연출하고, 부드럽고 온화한 화이트와 한복 고유의 곡선을 응용해 둥글게 매입한 손잡이 등 섬세한 주방 디자인을 제안한 넵스는 확실히 차별화한 개성을 선보인 것.

“문짝과 손잡이에서 느껴지는 곡선은 한국 자연의 능선을 차용한 것이지만, 누구나 만져보면 편안하고 편리하다 느낄 수 있는 보편적 디자인입니다. 반면 한글 캘리그래피 장식과 단청 기둥은 세계 유일의 차별화된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본 정해상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넵스 주방 가구의 디자인 경쟁력과 뛰어난 시공 능력을 알리는 것은 물론 유럽과 중국, 중동 등 신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넵스의 참여로 국내 가구 브랜드의 위상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의미 있는 수확이었다. 넵스의 ‘고향의 봄’ 주방 가구는 6월 중 서울 삼성동 넵스 전시장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차분하고 깨끗한 스타일을 표현한 ‘고향의 봄’ 디자인.
문의 1566-2300, www.nefs.co.kr

장인 정신이 깃든 ‘모듈’ 디자인
고급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소재는 바로 가죽. 이탈리아 보테가 베네타, 프랑스 에르메스 등 가죽 패션의 최고 브랜드가 만든 가구와 마감재는 하이엔드 인테리어 기준을 새롭게 정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르메스는 가구부터 패브릭, 벽지, 카펫 등 마감재까지 선보인 가운데 일본 건축가 시게루 반과 함께 개발한 ‘모듈 아쉬 Module H’를 대표적 아이템으로 전시했다. 모듈 아쉬는 에르메스 로고인 H를 타공한 알루미늄 패널에 타일처럼 만든 다양한 형태의 가죽 캔버스를 고정하면서 벽면을 커버링하는 시스템 마감재. 간편하게 자유 자재로 원하는 컬러와 패턴을 만들 수 있으며 H 패턴의 알루미늄 패널은 파티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문의 02-3015-3211

보테가 베네타는 가구 전문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와 협업을 통해 모듈 시스템 소파 ‘타셀로Tassello’를 론칭했다. 의자, 침대 겸용 소파, 스툴 등 다양한 종류의 모듈로 구성한 가운데 부드러운 가죽 커버와 고급 다운 소재 및 과학적인 폼을 사용해 구름 위에 앉은 듯한 안락함을 강조한 것이 특징. 각 모듈은 이동하기 쉽게 도와주는 롤러가 장착되어 있다.
문의 02-515-5841

마감재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LG하우시스
비아 토르토나Via Tortona에 위치한 상설 전시장 슈퍼스튜디오Superstudio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 LG하우시스! 지 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밀라노디자인위크에 참가한 LG하우시스는 옥수수 성분의 천연 마감재 지아 시리즈와 데코 시 트, 친환경 합성목재 우젠Woozen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주방 상판이나 테이블뿐 아니라 가전제품의 표면재로 도 사용하는 인조대리석 ‘하이막스’를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터널 모양의 나선형 구조로 된 이색적 전시 공간을 연출해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 한국 기업도 해외 건축장식 자재 시장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LG하우시스는 레드닷, iF, IDEA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에서 매년 수상작을 배출, ‘2012 iF디자인랭킹’에서 전 세계 기업 중 1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 건축장식 자재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문의 080-005-4000

날것의 매력을 보라!
때로는 매끈하고 깨끗한 것보다는 가공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이른바 로에지Raw-Edge 스타일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으면서 이제는 디자인의 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얼룩덜룩하고 빛바랜 듯한 색깔, 거친 질감의 콘크리트 등 재료의 속성을 고스란히 살린 것은 기본. 이제는 나뭇결을 패턴화하고 갈라진 바위 등 자연 풍경을 담은 사진 자체를 전사한 패브릭 등을 접목한 가구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거친 야성미 때문에 오해하지 말 것 하나. 모두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 없는 똑똑한 기능성을 놓치지 않았으니 말이다.

1, 4 포장마차에 쓰는 비닐 같은 소재로 마감한 의자. 제르바소니 제품.
2 빛바랜 듯한 자연스러운 가죽 소파. 박스터 제품.
3 콘크리트 테이블은 디젤 by 모로소.


‘캔버스’가 된 러그
로피에라 전시 부스의 벽면을 장식한 것은 그림이 아닌 카펫! 카펫을 하나의 작품처럼 벽에 걸어 연출한 부스가 많았는데, 진짜 그림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패턴이 다양하고, 디테일은 한층 정교해졌다. 나니 마르퀴나는 일하는 손과 여성의 아름다운 몸을 드로잉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파올라 나보네는 날염 기법으로 청량한 바다를 형상화했다. 또 자연의 패턴을 크게 확대하거나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카펫도 주목받았다. 리처드 우드Richard Woods의 우드 러그는 건축자재 표면에 텍스처를 입히는 프린팅 방법을 도입한 것. 재생 폴리에스테르 섬유로 제작해 부드러운 감촉이 매력적이다. 발아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디자이너들의 아티스틱한 카펫으로 공간에 위트를 더해보자.
문의 웰즈(02-511-7911), 인엔(02-3446-5103), www.kettel.it

1 파올라 나보네가 디자인한 카펫은 kettel 제품.
2 이스태블리시드 앤 선즈에서 선보이는 우드 러그.

글 이정민, 이지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