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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빙디자인페어_ 예술이 된 생활 이야기 리빙디자인페어_트렌드 리포트
매년 3월이면 많은 사람이 ‘올해의 인테리어 트렌드’를 점치기 위해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방문합니다. 올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국가 핵안보 정상회담 일정 관계로 예년보다 2주 앞선 3월 7일에 개최했지만 여전한 인기, 높은 호응 속에 치러졌습니다. ‘일상예술日常藝術’이라는 주제로 매일매일 개인의 생활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디자인 활동에 영감을 불어넣는 다채로운 기획 전시를 마련했으며, 라이프스타일 전문가들의 특화된 세미나는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주최하는 <행복이가득한집>에서는 이번 전시를 속속들이 취재, 2012년 인테리어 트렌드를 제안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디자인 경향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제시합니다. 혹시 전시를 놓쳤거나 다시 보고 싶다면, <행복> 4월호를 꼼꼼히 살펴보세요.


SPACE
강렬한 빨간색, 은은한 나무향이 가득했던 중국 컨템퍼러리 리빙아트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 공간!
DESIGNER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한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씨. 그가 수놓은 공간을 기대하시라.
FURNITURE
디자인, 퀄리티, 합리적인 가격의 삼박자! 국내 최초 디자인 실명제 가구 ‘웰즈 오리지널’이 탄생했다.
TABLEWARE
기품이 느껴지는 순백의 색, 얇고 단정한 맵시의 청송백자가 제품상을 거머쥐었다.

리빙디자인페어 _ 트렌드 리포트
전문가에겐 트렌드를 살펴보는 생생한 필드, 주부에겐 안목을 높여주며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되는 리빙디자인페어. 올해 새롭게 론칭한 가구와 소품, 전시 공간이 돋보였거나 콘텐츠가 훌륭한 제품을 소개한다. ‘일상 예술’ 이라는 주제에 맞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프랑스 클래식 가구의 정수 ‘그랑지’

(왼쪽) 그랑지는 1973년 스위스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서울 고띠에(02-591-9204) 매장을 비롯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에서 그랑지 가구를 만날 수 있다.
(오른쪽) MGBW(MitchellGold+Bob Williams)는 <섹스 앤 더 시티> 등 트렌디한 미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고 백악관에서 사용할 정도로 디자인과 퀄리티 모두 인정받는 제품. 럭스 리빙(02-542-8242)이 수입, 면ㆍ리넨ㆍ모헤어 같은 천연 소재를 가구에 적용해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에도 많은 업체가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문을 새롭게 두드렸다. 참가 동기와 아이템은 제각기지만 포부는 한결같다. ‘대중과 소통하며 브랜드의 모토를 알리고 사업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것. 지난 1년 동안 국내 론칭을 준비하고 리빙페어를 통해 첫선을 보인 프랑스 클래식 가구 그랑지Grange는 이런 점에서 상당 부분 효과를 거두었다. 1904년 리옹 근처 작은 마을에서 교회용 캐비닛과 의자를 만들면서 입소문이나 가족 기업으로 성장한 그랑지는 1백 년이 지난 지금도 전통 클래식 가구 제작 기법을 고수한다. 모든 공정은 프랑스 현지에서 숙련된 장인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며 철저히 주문 생산 방식으로 제작한다. 어느 애서가라도 반할 만큼 충분한 선반으로 구성한 책장, 커다란 접시도 너끈히 넣을 수 있는 그릇장 등 수납 가구는 내가 원하는 대로 선반 개수, 마감재 종류, 깊이, 높이, 폭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드레서의 경우 선반을 빼거나 더욱 촘촘하게 배치할 수도 있고 모양과 컬러, 프린팅이 다양한 콘솔은 장식용 가구로 손색없다. 클래식이지만 모듈 시스템을 적용하고, 스타일 또한 네 가지 라인으로 나눠 캐주얼 라인을 보강하는 등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한다. 그 결과 특정 계층이 선호할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리빙페어에서 다양한 소비층의 적극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한국 론칭을 기념해 리빙페어 오프닝 축사를 맡은 필립 마이어Philippe A. Mayer 회장은 가구 장인으로서 현지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아 현재 프랑스 가구 제조업자 조합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인물. 리빙페어 오프닝 날 전시관을 돌며 관람을 마친 그는 비즈니스와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서로 다른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어 기뻤다며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 남부와 영국 앤티크는 물론 모던한 클래식까지 국적과 시대를 초월해 다채로운 클래식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랑지. 클래식은 반짝 들끓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사랑받는 디자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른쪽)
 한결 젊어진 클래식, 루이 16세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제이콥 컬렉션의 콘솔 서랍장.


리빙 어워드 인기상
냄비 아닌 요술 램프!
다양한 조리 도구를 선보여 토털 리빙 브랜드로 입지를 다진 한국도자기리빙 ‘리빙 한국’이 리빙페어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리한LIHAN(02-2238-3480)을 론칭했다. 한국 식문화에 맞춰 개량한 모로코 냄비 멀티타진, 항공기 알루미늄으로 만든 초경량 에어포트 냄비, 오뚝이처럼 혼자 서 있는 롤리주걱 등 지난 8년간의 연구와 개발 끝에 탄생한 야심작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물이 부족한 북아프리카 모로코 지방에서 수분을 잘 살린 요리를 위해 고안한 조리 도구 타진을 한국 식생활에 맞도록 개발한 멀티타진은 전시 기간 내내 화제를 모은 인기 아이템. 재료 자체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뚜껑의 상부에 닿으면서 수분으로 변하고 그 수분이 고깔 안쪽을 타고 내려와 식재료로 되돌아가는 방식이다. 멀티 타진은 ‘저수분’요리를 비롯해 전골, 찌개 등 한국 요리에 잘 맞는다는 평이다.


소재의 이중 교합,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플라스틱과 니팅 소재가 만났다. 대칭을 이루는 나비의 화려한 날개를 콘셉트로 디자인한 의자는 고현지 씨 작품. 가벼운 느낌을 연출하고자 코바늘 뜨개를 모티프로 활용했는데, 이 손뜨개 등받이는 텐션감이 있어 편안하다. 부드러운 곡선 라인을 완성해주는 플라스틱 시트 역시 막상 앉아보니 무척 포근했다는 사실!

블랙 카리스마

현대에 범람하고 있는 컬러의 무한 변주 속에서 여전히 깊은 매력을 뽐내는 컬러가 바로 블랙이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블랙 컬러가 발휘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수입 가구 전문 업체 막시리빙(02-517-0110)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냥 블랙이라 칭하기엔 저마다 묘하게 다른 색조를 뿜어내는 갖가지 검은색 가구와 소품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는데, 포인트는 벽과 바닥, 가구까지 모두 무채색으로 조합했다는 것이다. 공간을 채우는 블랙 요소들의 몸집에 강약을 조절해 무게감을 덜어내고, 심플한 테이블과 책장 등 라인만 강조한 가구를 활용해 ‘과연 집에 어울릴까?’ 싶은 조금 과장된 듯한 오브제를 매치하니 화려한 비비드 컬러로 포인트를 준 것보다 더욱 강렬한 이미지가 완성되었다.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포인트, 블랙을 잘 살려주는 컬러는 화이트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다이닝 세트와 사람 얼굴 모양의 세라믹 스툴은 막시리빙 제품.


리빙 어워드 인기상
반전의 재미가 있는 일상예술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전시에 참여하며 ‘인기상’을 거머쥔 까레 디자인. 이번 전시에서 까레 디자인이 제안한 것은 ‘믹스 매치’였다. 1960년대 히피 문화를 반영한 뉴 로맨틱 라인, 내추럴리즘을 강조한 팩토리 라인 등 까레 디자인은 전혀 다른 느낌의 다양한 상품군으로 매 순간 트렌디한 스타일을 충족시켰다. “한 가지 스타일로 공간을 꾸미면 실패할 확률은 적겠지만 지루하지 않을까요? 저마다 개성이 확실한 제품을 믹스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어 공간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어요.” 아시아 세일즈 마케터 안드레아 패티카 씨는 예기치 못한 반전이 숨어 있는 디자인 제품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그가 생각하는 일상예술은 벽과 바닥 그리고 가구 등 고정된 바탕에 의도하지 않은 재미를 주었을 때 생기는 카타르시스다. 손목시계가 벽시계처럼 걸려 있고 테이블 조명등은 조각상이 되는 공간, 굴곡진 거울은 마치 또 하나의 세상으로 연결해주는 신비스러운 통로가 된다. “2013년에는 새로워질 팩토리 라인을 기대하세요. 전 세계적으로 ‘내추럴리즘’ 트렌드를 빼놓을 수 없는데, 까레 디자인에서는 재료의 본질은 살리면서도 트렌드한 감성을 잃지 않는 재미난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위) 반전의 묘미를 주는 토끼 저금통.


올해의 대상
내가 정말 갖고 싶은 방

1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제시하는 m.home.

앗! 세상에서 가장 큰 이삿짐이 전시관으로 들어온다. 포장 박스를 열어보니 여섯 개의 방이 각자의 개성을 뽐낸다. 흔히 볼 수 있는 이삿짐 포장 박스 자재인 플라베니아와 컨테이너 박스로 지은 집, 이곳에는 까사미아 패밀리가 산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리빙페어에서 전시를 펼친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까사미아.
호텔 라까사, 까사밀, 우피아, 시아 등 패밀리 브랜드가 총출동해 디자인과 아트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공간을 선보이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다. 까사미아 디자인 연구소 최윤경 소장은 전시를 통해 까사미아의 브랜드 확장 슬로건인 ‘모빌리티mobility’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삿짐 포장 자재는 이동 가능한 벽이 되고, 컨테이너 박스는 트렌디한 음악이 흐르는 팝업 카페가 되었다.콘셉트 부스 m.home은 까사미아가 제안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로 공간 활용도와 이동의 편리함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각기 다른 주거 환경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조합, 확장할 수 있다. 이 밖에 소품 박스를 쌓아 책장을 만든 싱글 라이프 존 등 기존의 제품을 재해석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라까사 한실룸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푼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관리하기 쉬우면서도 청아한 멋이 살아 있는 이중 거즈로 제작한 이불은 판매 문의가 쇄도한 제품. 한국적인 오리지널리티를 연구하는 까사미아의 기업 비전을 담은 이 공간은 호텔 라까사의 코리아 스타일 룸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문의 1588-3408
 
2 호텔 라까사의 산수山水를 품은 방.


눈에 띄는 제품상
디자인 실명제를 아시나요?

1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 가구 ‘웰즈 오리지널’. 소파 2백만~6백만 원, 서랍장과 식탁 각각 1백만~2백만 원, 침대 2백만~3백만 원대로 미들 클래스를 위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3월 7일 저녁, 리빙페어 전시관에는 특별한 축하 인사를 건네기 위해 수많은 디자인계 인사가 찾았다. 쇼룸을 가득 채운 제품들은 그들의 ‘부모’인 디자이너와 함께 웰즈 전시장에서 초청 인사들을 맞이했다. 하지훈, 국종훈, 오준식, 김상규 등 외부 디자이너를 영입해 참신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인 가구 브랜드 ‘웰즈 오리지널’의 이야기다. 다른 무엇보다 ‘호적이 있는 가구’를 만들고 싶었다는 웰즈의 양영원 대표. 한샘, 퍼시스를 거쳐 이탈리아의 에드라를 비롯해 보날도, 셀라룽가, 포스카리니 등을 수입하는 가구 숍 웰즈(㈜크레아 디자인)를 운영하면서 ‘언젠가는 내 브랜드를 갖겠다’는 계획을 다지곤 했다는 그가 15년 만에 그 꿈을 이룬 것이다.
“소비자는 어디서 온 디자인인지도 모른 채 사용하고, 생산자는 모르는 척 남의 디자인을 도용하죠. 정당하게 디자인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다년간 쌓아온 웰즈만의 노하우로 퀄리티까지 보장하는 가구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제 곧 이케아도 들어오는데 저희만의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해야죠.”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구를 만드는 것은 경쟁력 없는 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인건비가 비싼 반면 ‘장인’은 찾기 힘들고 소재는 늘 빈곤하기 때문.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웰즈 오리지널은 일본에서 일부 가구를 제작한다. 디자인에 따른 복잡한 공정도 무리 없이 소화하고 퀄리티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앞서 ‘○○○ 디자이너’라는 이름표를 단 가구는 어떤 모습일까? 그 모습이 궁금한 당신을 위해 전시장에서 인기 만발이던 베스트 제품을 맛보기로 소개한다.
문의 02-511-7911

2 왼쪽부터 김상규, 오준식, 국종훈, 송민수, 하지훈, 최경란, 곽철한 씨. 가장 앞에 있는 이가 웰즈의 양영원 대표다.
3 건물 모양의 수납장은 송민수 씨가 디자인한 제품.
4 두 가지 앉는 방식을 적용한 암체어는 김상규 씨가 디자인한 제품.



늘어나는 짐 때문에 고민이라면 ‘테트리스’ 수납장을 선택하라. ㄱ자형 모듈 바가 딱 들어맞는 순간 골칫덩이 살림도 뿅 사라질 테니! ‘픽셀’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가장 먼저 블록 놀이가 떠오르는 이 의자는 관람객이 나무 블록을 끼워보며 동심을 느꼈던 작품. 점점 잊혀가는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두 가구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보자.픽셀 체어는 디자이너 김정희 씨 작품, 송민수 씨가 디자인한 테트리스 수납장은 웰즈.

도시 농부를 꿈꾸는 당신에게
세계적 인테리어 박람회 메종&오브제에서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은 패브릭 화분 바크사크. 사계절이 분명한 우리 나라에서 부식될 염려가 있는 소재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었는데 푹poog(02-2051-9095)에서 선보이는 기능성 화분은 이러한 염려를 한 번에 해결해주는 제품이다. 공기 정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 고기능성 패브릭으로 제작해 식물의 뿌리가 썩거나 화분이 부식될 염려가 없다. 멜리오 리빙(02-579-7735)의 화기 ‘클로에’역시 첨단 기술을 집약해놓았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부식되지 않는 플라스틱 소재로 실내, 실외 어디에서도 빛을 발하는 아웃도어 아이템. 여기에 LED 조명을 더해 인테리어 소품으로서 가치도 높였다. 진화한 가든 라이프를 즐기고 싶다면 이제 소재에 주목하자.


돌아온 섀비시크
지난해 10월 파주에 공방을 오픈한 섀비시크 스타일 가구 브랜드 컴홈COME HOME(070-4236-0409). 화이트, 크림, 아이보리, 페일 핑크, 페일 그린을 기본 컬러로 한 감성적인 원목 가구를 선보이는 곳으로 모든 제품은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한 이수민 대표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 빈티지 워싱 느낌을 살리기 위해 페인트를 베이스로 두 번 칠하고 네 번 덧칠한다. 적송과 애시드 원목을 주 소재로 사용하고 뒤판까지 합판이 아닌 원목을 덧대어 내구성이 좋다. 또 친환경 페인트인 벤자민 무어의 던 에드워드 제품을 사용해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모던한 아파트라면 거실이나 주방에 하나 정도 두어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그릇장이나 캐비닛을 추천.

내 몸에 맞는 컬러 에너지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몽환적이거나 초현실적인 기운이 감도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 공간 을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빛 아닐까.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감정이 동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빛이 신비한 치료 능력까지 갖췄다면? 여기 치유를 위한 1만 8천8백개의 빛이 있다. 모토 디자인 그룹(02-518-3341)에서 선보인 달걀 모양 엘린 라이트Elinn Light는 컬러가 인체에 미치는 테라피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한 컬러 테라피 조명 기구다. 각기 다른 컬러의 파장과 광자 흐름이 신체 기관이나 세포의 분자 구조에 흡수, 반사되어 두통과 피로 등을 치유하는 제품으로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어디선가 라운지 음악이 흘러나오고 벽에서 반짝이는 그림이 흐르기 시작한다. LED를 이용해 벽면을 대형 스크린처럼 꾸미는 디지털 페인팅을 구현한 W 서울 워커힐(02-465-2222)의 W 라운지. 마치 호텔 로비에 있는 우바woobar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이 공간은 일렉트로닉 선율에, 알싸한 칵테일에, 하트 아이콘에 취한 이들로 연일 북적였다. ‘컬러, 생동감 그리고 아이콘’이라는 키워드로 하트 영상을 비롯한 스무 가지 영상으로 관람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 디지털 페인팅은 미디어 아티스트 이정교 씨가 작업한 것.

건강을 짓다
무공해 마감재 등장은 2012 주거 문화에도 큰 흐름이 될 듯. 이번 전시에서도 친환경 마감재 부스가 눈에 띄었다. 토로 라이프(1644-4562)는 친환경 흙패널을 이용한 흙벽 인테리어를 제안했다. 하지만 전시 부스에 첫발을 들이는 순간, 흙내음이 아닌 싱 그러운 향이 코끝을 스친다. 흙에 허브와 암반수를 넣어 만든 벽재 ‘토로 오리진’ 때문. 토로 오리진은 흙 질감이 느껴지면서도 심플한 아트월 같은 디자인으로 모던한 공간에 잘 어울린다. 흙으로 마감한 공간이 모두 ‘황토집’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예가 된다. 아토피피부염은 물론 두통과 비염 등 질환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에게 유용할 듯.

문구도 친환경!

특수 종이와 특수 인쇄 기술이 만나 탄생한 리빙 디자인 브랜드 티 페이퍼 T-paper (070-4267-3381). 북바인더, 주얼리 박스, 서류 수납함으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리빙 제품을 선보인다. 레드와 그레이, 오렌지와 블랙, 웜 그레이와 다크 그레이 등 멋스러운 컬러 매치가 돋보이는데 모두 인체에 무해한 100% 수성 잉크를 사용한 것. 수성 코팅액, 콩기름 잉크 등을 이용한 친환경 인쇄 공정으로 제작한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니, 이제 인쇄 방법까지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할 듯.


눈에 띄는 공간상
현대를 입은 전통, 중국 아트 퍼니처의 시대

1 느릅나무로 만든 송타오 씨의 테이블과 벤치.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중국 컨템퍼러리 리빙아트’전. 전시 부스에 들어서니 강렬한 빨간색, 은은한 나무 향 때문에 시각과 후각이 가장 먼저 반응한다. 재료 본연의 질감과 색상을 살리기 위해 표면에 채색이나 인공적인 코팅을 하지 않은 가구.
바로 중국 아트 퍼니처의 시대를 연 1세대 디자이너 송타오 씨의 작품이다. 1천 년 된 고재 느릅나무로 만든 테이블은 고재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그는 고재에 스틸, 아크릴 등 고전적 물성과 현대적 물성에서 나오는 콘트라스트를 잘 잡아내는 디자이너다. 전시관 입구에 놓은 2m 길이 테이블은 1천 년 된 느릅나무 판 끝에 굵은 사다리 모양의 스테인리스 봉을 박은 작품. 이는 공예품과 예술품의 경계가 없던 중국 전통 문인 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오솔길, 누각, 나무, 산 그리고 원림의 태화석을 모티프로 한 오브제, 송나라 문인들이 쓰던 모자 모습을 재현한 벤치, 전통 서예의 글씨체를 형상화한 의자가 그 예다. “문인들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중국 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건축가와의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한국 디자이너와 협업도 기대하고 있어요. 한국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디자이너가 많으나 재료가 풍부하지 않은데, 중국은 아직 고전적 재료가 풍부하니 협업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짝퉁 디자인이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가 주목하는 아트 퍼니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중국 컨템퍼러리 리빙아트’. 송타오 씨는 전시 기간 중 문인 디자인에 관한 세미나도 열었는데, 신청자가 가장 많이 몰렸다고. 중국 현대 문화와 예술의 성장에 비례해 국내에서도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 아닐까. 전 세계 핫이슈인 중국 현대 예술 및 디자인을 어떻게 해석하고 국내에 접목할지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2 디자이너 송타오 씨. 중앙공 업대학에서 그래픽을 전공하고 프랑스 유학 시절 파인 아트를 전공. 중앙미술학교 강사로 활동 중이다.
3 공예품과 예술품의 경계가 없던 문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구와 조명. 대나무를 형상화한 것.


자연에 가까운 가구가 좋은 가구

1 목가구 명인 제갈재호 씨의 부스. 전통 기술에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한 제품을 선보인다.

목가구 이든Iden은 지식경제부가 후원하는 관동대학교 목재가구산업육성사업단(RIS)의 고유 브랜드다. 강원도의 풍부한 삼림자원과 대학의 인적자원이 만나 목재 가공 산업의 활성을 도모하고, 강릉시의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출범했다. 지난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첫 전시를 펼치면서 대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당시 질 좋은 작품을 만들어 상품의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에게 선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힌 사업단 단장 정재국 씨는 꼭 1년 만에 그 약속을 지켰다. 첫 전시 때 전통 짜맞춤 기법을 이용해 견고하면서도 예술적인 아트워크에 집중한 장인 가구를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단가 절감과 양산 과정까지 고려한 생활 밀착형 가구를 내놓았다.
목공예 명장 제갈재호 씨를 비롯해 조훈상, 강신우, 위한림, 류수연, 송윤섭 등 6인의 디자이너가 참여. 디스플레이 소품까지 세심하게 연출해 목가구 특유의 딱딱함 대신 감성을 더했다. 그중 제갈재호 씨의 레드&블루 의자 세트는 그의 열린 사고만큼이나 융통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의자 뒷부분의 나무 핀을 빼내면 등받이가 분리되어 이동하기 쉽고 스툴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 또 송윤섭 씨의 책가도 약장도 눈에 띄었는데, 이처럼 전통의 고유성은 살리되 다양한 문화와 어우러진 작품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민화 프린트가 인상적인 콘솔과 약장은 실크 천에 민화를 디지털 실사 프린팅해 붙인 것으로 자작나무와 민화, 전통과 디지털 기법의 만남이 매력적이다.
문의 033-641-197

2 약장보다 서랍을 크게 디자인해 쓰임새를 높인 송윤섭 씨의 책가도 서랍장.
3 견고한 느티나무를 사용한 류수현 씨의 스툴.
4 위한림 씨의 아일랜드 테이블.


나무처럼 친숙하고 다재다능한 소재는 없을 터. 거칠고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방법도, 곱고 매끈하게 만드는 것도 모두 가능한 소재 아닌가. 유연한 곡선이 특징인 의자는 고온, 고압, 고주파를 이용한 곡면 가구 제작 노하우를 가진 벤텍 퍼니처(031-764-0010) 제품.


눈에 띄는 제품상
너와 나, 모두를 위한 테이블
현대인의 식탁에서도 도자의 활용과 가치를 높이고자 한 리빙페어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 5백여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청송백자(054-870-6226)가 눈에 띄는 제품상을 거머쥔 것이다. 리빙 스타일리스트 문지윤 씨와 협업한 이번 전시는 ‘모두를 위한 테이블’ ‘너와 나를 위한 테이블’ ‘나를 위한 테이블’ 세 가지 테마로 구성. 좌식 탁자와 어울리는 도기를 현대식 입식 탁자에 매치해 색다른 멋을 선사했는데, 군더더기 없는 곡선으로 빚어낸 테이블웨어와 촛대는 서양식 테이블 세팅과는 다른 우아한 매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본질에 집중하는 手作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한 시와Siwa, 다카하시 공예, 금속 공예 브랜드 후타가미Futagami의 공통점은? 종이, 도자, 금속, 나무 등 자연 물성에 집중했다는 것과 슬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리빙 브랜드 마켓엠(02-325-4769)이 선택한 공방이라는 점이다. 이번 전시 역시 소재에서는 돌, 흙, 나무, 쇳 덩이 등 가공하지 않은 ‘날것’이 강세였다. 그중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표면이 드러나는 ‘황동’은 부식에 강해 옛날부터 다양한 분야에 사용한 소재다. 후타가미에서 선보이는 황동 생활용 품은 기능과 디자인 모두 만족하는 제품으로 고운 모래를 첨가해 형태를 만들기 때문에 질감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 트레이나 받침, 문진 등 생활 밀착형 소품으로 활용한다.

가구 디자이너
양재성 씨

현대 디자인을 하지만 과거의 것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디자이너 양재성 씨. 이번 전시에서 주목받은 영 디자인 그룹 디자이너스비스타의 일원으로 ‘우리 것’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아트 퍼니처를 선보였다. 그저 동물의 다리 같은 테이블 다리는 사실 까만 솥뚜껑 위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무쇠 솥뚜껑은 유채유를 발라 직접 구웠고 몸체는 목재를 조각해 솥뚜껑과 탈착이 가능케 했다. 이처럼 잊혀가는 옛 물건에 향수를 느끼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고현지, 김정희, 박혜은, 배세웅, 송시아오 씨의 독창적이고 활발한 활동도 기대해보자.



(왼쪽) 노르딕 디자인 by 이노메싸 부스.
(오른쪽) 조약돌 좌식 의자와 아크릴 체어.


여전히 스칸디나비안
언제나 그랬지만 북유럽 디자인은 참으로 뛰어나다. 실용성만 뛰어난 게 아니라 디자인 자체의 아름다움도, 끊임없이 선보이는 아이디어도 최고다. 전시 내내 수많은 인파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던 곳, 노르딕 디자인 by 이노메싸루밍 부스였다. 특히 캔디 컬러 조명등을 연출한 이노메싸 부스는 관람객이 찾는 포토월 1순위로 등극했다.

의자 맞나요?
성공적인 소통을 위해서라면 생각의 교감이 재미있게 이뤄지는 공간이 전제되어야 한다. 나무 프레임에 아크릴을 적용해 시트가 없는 투명 의자같이 의외성을 지닌 가구를 활용하면 공간은 즐거운 놀이의 장이 될 것. 조약돌 좌식 의자와 아크릴 체어는 리빙페어에서 첫선을 보인 더 체어(02-597-3253) 제품.

‘푹’ 앉아봤으면
전시 기간 동안 리빙페어 현장을 취재하면서 내내 부러웠던 풍경이 있다. 커다란 빈백bean bag 의자에 ‘푹’ 파묻혀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들. 아, 저기에 딱 10분만 앉아보고 싶다! 흔히 비비 체어라고 부르는 빈백 의자는 커다란 부대 같은 자루 안에 충전재 조각을 채워 넣어 사용하는 간편하고 실용적인 물건이다. 그 이름 푹poog(02-2051-9590)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푹 안아주는 포용력은 관람객들의 지친 발걸음을 달래주기 충분했다.

글 이지현 기자 | 사진 김동오,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