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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25주년, 주거 문화 다시보기 소파의 변천사는 거실 인테리어의 역사
생활을 디자인하면 행복이 더 커집니다! 올해로 창간 25주년을 맞이하는 <행복이가득한집>은 그 뜻 깊은 시간을 되짚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주거 공간에서 제일 큰 영역을 차지하고 가장 보여주고 싶은 거실, 그 안에 꽃이 되는 소파의 변천사를 짚어봅니다.

1987년 창간호 한국의 좌식 문화, 현명한 거실 연출

재미있게도 창간호에 소개한 집의 거실에는 소파가 없었다. 대신 전통 좌식 문화를 아파트에 응용해 한층 운치 있고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 바닥 쿠션과 등받이를 연결해 나지막이 만든 좌식형 소파는 당시 육중한 가죽 소파 대신, 의식 있고 감각 좋은 사람들이 먼저 유행을 이끌기도 했다. 이를 보면 1980년대, 우리나라 주거 문화가 얼마나 한국적인 정서가 깊게 배어 있는지 감지할 수 있다.

1990년 소파의 정석은 가죽 소파?

선택의 여지가 없던 것일까, 아니면 그것이 모두가 원하는 대세였을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등장한 집 거실에는 어김없이 육중한 가죽 소파가 놓여 있었다. 블랙과 브라운 일색인데다, 그 형태는 한없이 푸근하면서도 위엄 있어 보이는 가죽 소파. 형태미보다는 존재 자체로 공간을 압도하는 이 가죽 소파는, 당시 부의 상징 또는 모던 디자인 소파 가구로 진입하는 가교가 되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정말 이 소파는 안락하고 편안해 종일 뒹굴며 TV 리모컨만 누르는 ‘카우치포테이토’를 양산하며 ‘인테리어 테러리스트’나 다름없었다.

1993년 로맨틱 스타일의 등장, 패브릭 소파

이른바 ‘홈패션’이라는 게 존재하던 시절이 있다. 패브릭 소파가 등장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옷감으로 소파에 옷을 입히고, 슬립 커버를 만드는 등 손재주 좋은 엄마들의 정성과 솜씨는 소파 디자이너의 영역을 넘나들 정도였으니. 그리고 이때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바로 ‘샬랄라’ 꽃무늬 되겠다. 보다 클수록, 분홍색일수록 인기가 많았던 꽃무늬 소파. 그래서일까, 이후 소파 천갈이, 슬립 커버 만들기가 크게 유행했다.

1997~99년 소파, 리폼의 대상이 되다

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악화되면서 인테리어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 이에 소파 디자인 역시 기존과 크게 달라질 것 없이 가죽과 패브릭 소파의 공존. 대신 리폼과 천갈이가 대 유행이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소파 디자인이 있었으니, 일 명 ‘ㄱ’자 소파다. 기존 소파가 3인용과 2인용 또는 3인용과 1인용 2개로 한 세트를 이 룬 반면 ‘ㄱ’자 소파는 평면 거실에 입체감을 선사하고 소파 자체가 공간이 되면서 실 용적인 모던 라이프스타일을 선사했다.

2000~05년 스타일 전성시대, 유러피언 클래식 앤티크 소파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이 시기에 좀 꾸몄다 하는 집에는 어김없이 우아한 곡선과 조각 장식 그리고 다마스크 패턴이 들어간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앤티크 소파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이는 ‘리얼 앤티크’일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물론 온 집 안을 앤티크 스타일로 연출한 것이 특징. 당시 혜성처럼 등장한 디지털 문화는 아날로그적인 감성, 향수를 그리워하게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보니, 프랑스의 여성스미, 영국의 기품 있는 고전미가 고루 반영된 유러피언 클래식 앤티크는 여자라면 한 번쯤 시도해 고 싶은 충분한 유혹이었을 듯.

2002년 주상복합 주거가 탄생시킨 세미 모던 클래식 소파

이른바 럭셔리 주거 문화의 꽃, 주상복합아파트가 등장하면서 거실 풍경을 바꿔놓았다. 우선 그 큰 흐름은 패브릭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모던 클래식 오더메이드 소파의 등장이다. 3면 이상 창문으로 처리된 벽면과 불규칙한 각면으로 입체적인 구조를 지닌 주상복합아파트 거실은 소파를 선택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준 것이 사실. 그래서 큰 인기를 얻은 것이 오더메이드 패브릭 소파다. 여기서 소파 자체의 형태는 간결한 직선형 또는 완만한 곡선의 세미클래식 스타일로 양분되었고, 그 공통점이라면 커버링은 최고급으로 선택, 텍스처까지 소파 디자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2005년 모던 미니멀, 세련미를 추구하는 소파
앤티크 열풍이 서서히 수그러들 무렵, 지나친 장식과 기교로 무장한 앤티크 소파는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되었고, 단순한 절제미에 새로운 미적 가치와 실용성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이때 미니멀리즘은 패션에서도 마찬가지. 날렵한 직선형 소파,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소파, 비례미의 진가를 깨닫게 해주는 소파 등. 누군가는 심심하다 느껴 쿠션에 대한 집착이 커졌다는 모던 미니멀 소파는 세련미를 추구하는 <행복> 독자의 집에 어김없이 놓여 있었다. 참, 여기서 한 가지! 이 시기 모던 디자인 소파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양대 산맥으로 나뉘었는데, 역시 모던 디자인 종주국인 이탈리아가 승!

2009년 모던 레트로, 빈티지 감성을 만나다
이제 디자인 역사의 흐름을 간파한 사람들. 특히 가구 소비층이 세대교체가 되면서 소파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친숙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처럼 느껴지는 모던 레트로 빈티지 소파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 ‘카페 소파’라고 일컫는 만큼 흔히 접할 수 있는 모던 레트로 소파는 콤팩트한 사이즈, 다소 투박하지만 안정감 있는 형태로 진중한 멋을 선사한다.

2011년 디자인 소파 전성기를 꿈꾸다
최근 소파의 위상은 그야말로 ‘잇백’이나 다름없다. 주요 가구 브랜드에서 어떤 디자이너가 만드는 소파가 ‘신상’으로 출시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트렌드세터가 늘어나는 추세. 프랑스 디자이너 로낭&에르완 부흘렉은 비트라와 리네로제 등을 통해 조형미 넘치는 소파를, 스페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은 최근 프리츠 한센을 통해 유기적 라인이 돋보이는 소파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는 요즘 <행복>의 핫 트렌드 화보에 실시간으로 등장할 만큼 화제의 중심에 선다. 소파로서의 기능성은 이제 기본 사양. 이제 얼마나 기발한 감각으로 공간을 돋보이게 할 조형미를 지녔는가에 따라 소파의 운명이 달라진다.

정리 이정민 기자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